이코
2019년 03월 20일 출간
국내도서 : 2018년 12월 01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16.76MB)
- ISBN 9791155351802
- 쪽수 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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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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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인터뷰 79
남자는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나는 나무다. 나는 돌멩이다. 나는 상처받지 않는다. 나는 흔들리지 않는다. 부끄러움을 모르고 분노를 느낄 줄 모른다. * 10면
둘의 눈은 마주쳤다. 떨리는 그의 눈동자와 달리 그녀의 눈동자는 차분하다. 그 순간 그는 마스크를 벗고 그녀의 이름을 외칠 뻔했다. 하지만 참아야 한다. 그 이름을 꺼내는 순간 치즈가 눈을 뜰 것이다. 할퀴고 물어뜯을 것이며 그 이름을 찢어 놓을 것이다. 그는 목구멍 깊숙한 곳에 이름을 머금고 있다가 그냥 삼켰다. * 14면
미이는 주우의 입술을 다정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치즈라고. 네 고양이 이름 말이야. 친하게 지내야 해. 싸우지 말고, 무서워하지도 말고. 무엇보다 절대로 헤어지면 안 돼. 치즈를 쉽게 다룰 순 없겠지만 그래도 주우 네가 주인이야. 그걸 잊으면 안 돼. 알았지? * 19면
그때 왜 갑자기 사라졌어? 미이는 티슈를 곱게 두 번 접어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젓가락으로 락교를 집어 입에 넣고 우물거렸다. 몰라. 근데 너 이렇게 사는 꼴 보니 그러지 말 걸 그랬다.* 30면
맞아. 난 다큐멘터리에 출연했어. 그땐 꽤 유명했지. 사람들이 알아보고 사진도 찍고 사인도 해줬으니까. 그땐 마스크를 벗고 당당하게 사람들 틈 속에서 살았어. 노트에 글자를 쓰지 않았고 치즈가 나쁜 말을 할 땐 사람들에게 왼쪽 가슴에 달고 있는 명찰을 보여 줬어. 틱 장애인입니다. 갑자기 나쁜 말을 하더라도 이해해 주세요. 사람들은 놀라긴 했지만 명찰에 적힌 걸 읽고 고개를 끄덕였으며 내 모든 말을 이해해 줬어. 그런데 난 착각했던 거야. 좀 나아진 걸 괜찮아진 걸로. 바보처럼 나는 사람들의 변화를 그냥 믿어 버렸어.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내 상황을 알고 있고 진짜로 이해해 준다고 말이야. * 44면
*<테이크아웃> 시리즈*
동시대 젊은 작가들의 참신한 이야기에 몰입하는 기쁨
그들이 구축한 촘촘한 이야기의 세계를 <테이크아웃>으로 나눈다
미메시스는 2018년 6월부터 2030세대를 대표하는 소설가와 일러스트레이터의 단편 소설 시리즈 <테이크아웃>을 출간한다. 2018년 하반기부터 2018년 12월까지 매달 2-3종, 총 20종을 발행했다. 이야기의 순수한 즐거움을 전달하고자, 독특한 발상과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이야기 세계를 구축해 가는 젊은 소설가 20명을 선정했고, 이들의 단편 소설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지로서 대중과 성실히 소통하는 일러스트레이터 20명을 매치해 새로운 이미지를 탄생시켰다.
누구나 부담 없이 공평하게 즐길 수 있는 매체인 <이야기>는 무한히 확장될 수 있으며 누구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자신만의 것을 지어 갈 수도 있다. 미메시스는 본 시리즈로 이러한 이야기의 훌륭한 습성을 작고 간편한 꼴 안에 담아 일상의 틈이 생기는 곳이면 어디든 <테이크아웃>하여 독자들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젊은 크리에이터들이 즐기는 각기 다른 모양의 <이야기>를 통해 일상의 기쁨이 전달되길 바란다.
스스로를 미워하는 것 외에
달리 살 방법이 없는 존재들의 이야기
2030세대를 대표하는 소설가와 일러스트레이터의 단편 소설 시리즈 '테이크아웃'의 열여덟 번째 이야기는 정용준과 무나씨가 전하는 「이코」이다. 인간의 몸과 병 그리고 한계에 질문을 던지는 작가 정용준은 틱 장애를 가지고 자신과 세상을 신뢰하지 못한 채 숨어 말의 문을 닫아 버린 청년의 가난한 사랑의 노래를 그리고 있다. 무나씨는 서로의 존재를 온전히 인식하고 그 말에 집중하려는 존재들의 운명적인 연결을 강력하고 아름다운 검은색과 그 사이에서 소중하게 빛나는 노랑으로 비추고 있다.
작가정보
그림/만화 무나씨
한국 미술을 전공했다. 마음과 자아라는 주제에 관심을 두고 그림을 그린다. 전시 활동 이외에도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작가,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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