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정원

카노 아라타 , 신카이 마코토 (원작) 지음 | 유경주 옮김

대원씨아이 2019년 11월 29일 출간 종이책 : 2018년 10월 25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우렛소리 희미하고 구름이 끼고 비라도 내리면 그대 붙잡으련만.”
사춘기 마음의 미묘한 움직임을 섬세하게 그려내면서,
주인공 타카오의 심정에 한층 더 다가가는 최신작.

구두장이를 꿈꾸는 고등학생 타카오는, 비가 오는 날에는 학교 수업을 빼먹고 공원으로 구두 스케치를 그리러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연히 만난, 신비로운 느낌의 연상의 여성, 유키노. 이윽고 두 사람은 특별한 약속을 하지 않아도 비 오는 날만의 밀회를 계속 이어가면서, 점점 마음이 통하게 되지만, 장마는 어느새 끝나가고 있었다…….

*본 도서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언어의 정원> 원작을 소설화로 풀어낸 '카노 아라타'의 작품으로 도서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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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신카이 마코토의 「언어의 정원」의 세계,
카노 아라타가 초록빛 비 너머에 숨겨져 있던,
주인공 타카오의 새로운 이야기를 지금 공개합니다.

“저기요…….”
“네?”
여자가 고개를 들었다.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아서요.”
“응? ……아닐걸.”
“아, 미안해요. 사람을 잘못 본 것 같네요.”
“괜찮아.”
영어 회화 예문 같은 대화가 끝나버리자 다시 침묵이 주위에 꽉 찼다.
후회는 바로 찾아왔다. 생각도 없이 말을 걸었다. 이래서야 마치 촌스러운 수법으로 접근하려고 한 것 같잖아. 역시 남이 있는 자리에 앉는 게 아니었다. 나는 수치심을 느끼며 노트에 아무 의미 없는 기하학적인 모양을 그리기 시작했다. 연필이 미끄러지는 소리가 정적 속에서 크게 귀를 찔렀다. 조금 떨어진 장소에서 입맛을 다시는 소리와 함께 맥주를 마시는 소리가 들린다. 먼 하늘에서는 어렴풋이 천둥소리가 울린다. 바람에 떠밀린 단풍나무 가지에서 일제히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도 들린다.
문득 옆에서 정체 모를 압력이 느껴졌다.
여자가 빈 캔을 벤치에 놓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몸을 내밀고 이쪽을 보는 기척이 느껴졌다.
왜 몸을 내미는 거지.
비가 그친 하늘에서 작은 천둥소리가 울린다.
여자의 목소리가 말했다.
“……본 적이 있을지도.”
“네?”
나는 고개를 들었다. 여자의 얼굴은 역광으로 실루엣만 남아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
“……우렛소리 희미하고.”
벤치에 기대두었던 우산을 들고 여자가 일어선다.
“구름이 끼고 비라도 내리면…….”
붉은 우산이 펼쳐진다.
“그대 붙잡으련만…….”
여자는 그렇게 말하고 걸어갔다. 보폭이 크고 빠른, 시원시원한 걸음걸이였다. 우산을 쓴 뒷모습은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다.

- 본문 중에서 -

작가정보

저자(글) 카노 아라타

소설가. 극본가. 잡문가. 아이치 현립 대학 문학부 국문학과 졸업.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을 소설화하는 작업에 다수 참여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초속 5 센티미터. one more side」, 「너의 이름은. Another Side : Earthbound」가 있다.

저자(글) 신카이 마코토 (원작)

1973년 나가노 현 출생. 애니메이션 감독.
애니메이션 『별의 목소리』,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초속 5센티미터』, 『별을 쫓는 아이』, 『언어의 정원』을 연이어 발표하여 국내외에서 수많은 수상을 했다. 그리고 2016년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을 발표하여 크나큰 인기를 얻었다.

원작 신카이 마코토

1973년 나가노 현 출생. 애니메이션 감독.
애니메이션 『별의 목소리』,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초속 5센티미터』, 『별을 쫓는 아이』, 『언어의 정원』을 연이어 발표하여 국내외에서 수많은 수상을 했다. 그리고 2016년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을 발표하여 크나큰 인기를 얻었다.

번역 유경주

번역가. 다양한 장르의 일본 서적을 접하면서 일본 문화에 익숙하며, 소설, 실용서 등 많은 분야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