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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개

추정경 지음
다산책방

2019년 01월 07일 출간

국내도서 : 2019년 01월 0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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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3.34MB)
ISBN 9791130620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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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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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빛 테니스 코트 위에 선 소년, 그가 파헤친 진실!
《내 이름은 망고》, 《벙커》의 저자 추정경의 장편소설 『검은 개』. 유소년 테니스계의 검은 손을 집요하게 찾아내 실체를 낱낱이 밝혀내는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다. 유소년 테니스계의 유망주라 칭송받던 십팔 세 소년 임석. 어느 날 스폰서의 초대를 받아 비밀에 싸인 별장으로 흘러든 임석은 별장을 벗어나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까닭 없이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그 후 눈을 떠보니 병실이었고, 그를 둘러싼 건 경찰 둘과 사색이 된 엄마뿐. 삭제된 기억 속에서 어느새 임석은 교통사고의 가해자가 되어 있었다. 차에 치인 동갑내기 김유진은 사경을 헤매고 있는 상황. 형사 처분을 받게 되면 테니스 선수로서의 인생은 끝장난다. 어떻게든 누명을 벗고자 단서를 모아보지만, 네비게이션도 길을 표시하지 않는 별장까지의 경로에는 CCTV 기록이 모두 지워져 있었고 바로 전날까지만 해도 동료였던 친구들은 임석을 범인으로 지목한다.

수없이 헤아려도 도무지 밝아지지 않는 깜깜한 기억, 실낱같은 희망조차 보이지 않을 때 임석에게 변호사 임지선이 찾아온다. 한때는 세상의 중심에 있었던, 그러나 이제는 벗어날 수 없는 덫에 걸린 소년은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동안 켜켜이 가려져 있던 추하고 고린내 나는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절대 악과 맞닥뜨렸음에도 외면하고 도망쳤던 과거와 달리 이제부터 그는 어둠 속으로 달려들어야만 한다!
프롤로그 9

테니스 소년병의 시작 29
적의 발톱 61
임석 스캔들, 게임의 시작 88
소년 정치범 126
난쟁이 집, 감별소, 칼 159
29호 229
심판이 지배당하는 경기의 법칙 288
임 변과의 복식 329
타이 브레이크 357
그 밤의 개, 구성구 409

에필로그 437
작가의 말 476

“어차피 사고 분석 나오면 네가 입 아프게 무죄라고 말하지 않아도 무죄라고 나와.”
“전 무죄라고 안 했는데요?”
“뭐?”
“무슨 죄인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무죄라는 건데요?”
머리 큰 체크무늬 조사관의 입이 굳게 다물어졌다. 남자의 시선이 컴퓨터 안에 새겨진 숫자를 읽고 있다. 십팔 세, 임석, 맹랑한 새끼네. 조사관에게서는 담배를 끊을 무렵 아버지에게 나던 은단 향이 피어올랐다. 그의 손이 신경질적으로 셔츠 주머니를 더듬는 것은 담배를 끊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증거였다.
“제가 운전한 거 맞아요? 블랙박스에 그렇게 찍혀 있어요?” {중략}
“네가 양촌에서 운전하는 걸 본 사람이 있고 구성구는 네가 횡설수설하며 논두렁에 처박힌 차를 끌어 올리려다가 사람을 치고 의식을 잃었다는데 넌 기억이 없고. 그래서 묻는 거야. 이 모든 게 약과
는 상관이 없나.”
섬광처럼 짧은 기억 하나가 튀어 올랐다. 운전대가 달려들어 내 코를 물어뜯던 기억을 끝으로 모든 것이 암전이었다.
“그냥 기절한 것처럼 의식이 끊겨 있었어요.” _ 본문 96쪽

보이는 게 다라고 믿는 건 순진한 게 아니라 머리가 나쁜 쪽일 텐데. 테니스에서 가장 비싼 몸값은 라켓이 아닌 결승 코트임을 녀석들은 알지 못하는구나. 그 코트 안에 들기 위해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며 전국 유소년 대회를 뛰어다녀야 하고 땡볕에 살갗이 까지도록 훈련을 하는 지옥 같은 날을 보내야 함을. 그것이 행간을 읽을 수 없는 녀석이 모르는 내 세계다. 성공과 실패가 철 수세미처럼 똘똘 뭉친 이 세계를 취객의 주머니나 털고 본드나 빨던 녀석이 뭘 안다고.
“씨팔! 얘기 좀 하자니까 모가지에 깁스했네. 혓바닥도 반 토막이고.”
“난 가진 거 좆도 없어.”
그 말에 해골이 킥킥대며 다가와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툭툭 어깨를 치며 나를 보는 녀석의 눈빛이 날카로웠다. 해골이 나이가 많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존대를 하지 않은 건 빌어먹을 근성 때문이다.
“너 신문에도 나오는 유명한 선수라며? 뭐 호주인지 어딘지 간다고 대문짝만 하게 나오고 그랬다던데.”
대답을 듣기 위해 해골의 얼굴이 바투 다가왔다. 새카맣게 마른 그 입술은 내 테니스 인생이 끝났다는 말을 들을 때까지 물러서지 않을 듯했다.
“별로 상쾌한 얘기가 아닌가 보네. 알았어, 그만 짐 풀고 편히 있어. 어차피 유진인가 그 여자애 죽으면 네 인생은 호주가 아니라 똥통으로 직행일 테니까.”
해골의 손이 내 뺨에 닿았다. 뺨에서 잠시 멈췄던 그 손은 벽에 붙은 또 다른 나방파리를 손바닥으로 짓이겨 죽였다. 보란 듯이, 겁을 먹으라고. _ 본문 130쪽

“그래서 그 10년 때문에 머리가 어깨에 가 붙어 앉은 거냐? 구대철이 정말 테니스를 못 하게 할까 봐? 너 등신이야? 호구 새끼야? 그 말을 듣고 그 새끼 코뼈 하나 안 부러뜨려 놓고 그대로 내보내?
그런 양아치 다리병신 만들어 놓을 배짱도 없이 이 지옥을 버티고 있는 거냐고!”
“…….”
“말을 해, 새끼야! 그쪽도 다시는 테니스로 장사 못 하게 해준다고.”
어금니를 깨물었지만 눈시울이 붉어졌다. 힘을 준 손가락 마디마디가 끊어질 듯 위태로웠다. (중략)
감당할 수 없는 감정들이 한순간에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임 변은 틈을 주지 않고 나를 다그쳤다.
“테니스 인생이 끝인지 아닌지를 정하는 건 구대철이 아니라 너야. 그 인간이 아니라 너라고! 10년? 개수작 말라고 해.”
“내가 코트에서 어떤 놈인지는 모르잖아요.”
“이 전쟁터에서 네가 어떤 놈인지는 잘 알아. 그 전쟁터에서도 마찬가지일 테고.” (중략)
“그래서 내가 코트에서 마린 실리치처럼 성공할 수 있다고 믿어요? 정말 믿어요?”
“……석아.”
임 변은 처음으로 내 이름을 불렀다. 단 한 번도 이름을 부르지 않음으로 제대로 선 긋기를 하고 있던 금기를 깨버리며 말했다.
“너, 지금 감별소 안에서 제일 요주의 인물이야. 아이들, 선생님들, 원장까지 모두 너만 보는 것 같다. 너는 이 검은 바닥에서 야광 물고기 같은 놈이야. 사람들을 홀리는 놈이라고.”
임 변은 가방에서 근육통에 쓰는 로션을 꺼내 내 앞에 내놓았다.
“의무실에 기

제4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 작가 추정경의 신작 장편
핏빛 테니스 코트 위에서 벌어지는 치열하고도 숨 가쁜 이야기

유소년 테니스계의 유망주 십팔 세 임석.
정신을 잃고 쓰러진 후 눈을 떠보니 교통사고 가해자가 되어 있었다.
어둠 속에서 아가리를 벌린 채 집어 삼킬 타이밍을 엿보는
검은 개를 피해 도망칠 것인가 혹은… 달려들어 물어뜯을 것인가.
심판이 종료를 선언해도 끝나지 않는 게임이 시작된다!

“주저앉지 마. 넌 시작도 안 했어.
끝인지 아닌지를 정하는 건 세상이 아니라 너라고.
십 년? 개수작 말라고 해.”

제4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내 이름은 망고』로 ‘청소년문학의 미답지를 개척’했다는 평을 받은 추정경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검은 개』가 출간되었다. 『내 이름은 망고』, 『벙커』, 『죽은 경제학자의 이상한 돈과 어린 세 자매』에 이어 그가 풀어가기로 결심한 이야기는 유소년 테니스계의 검은 손을 집요하게 찾아내 실체를 낱낱이 밝혀내는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검은 개』다. 구원받지 못한 외로운 영혼들을 향한 끝없는 연민으로 써내려간 이 소설은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흡인력 있는 문체, 휘몰아치는 사건의 연속,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로 읽는 이로 하여금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지는 페이지터너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
유소년 테니스계의 유망주라 칭송받던 십팔 세 소년 임석. 그는 어느 날 스폰서의 초대를 받아 비밀에 싸인 별장으로 흘러든다. 별장을 벗어나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임석은 까닭없이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그 후 눈을 떠보니 병실이었고, 그를 둘러싼 건 경찰 둘과 사색이 된 엄마뿐. 삭제된 기억 속에서 어느새 임석은 교통사고의 가해자가 되어 있었다.
차에 치인 동갑내기 김유진은 사경을 헤매고 있는 상황. 형사 처분을 받게 되면 테니스 선수로서의 인생은 끝장난다. 어떻게든 누명을 벗고자 단서를 모아보지만, 네비게이션도 길을 표시하지 않는 별장까지의 경로에는 CCTV 기록이 모두 지워져 있었고 바로 전날까지만 해도 동료였던 친구들은 임석을 범인으로 지목한다. 감별소에 갇혀 있는 동안 수없이 헤아려도 도무지 밝아지지 않는 깜깜한 기억, 실낱같은 희망조차 보이지 않을 때 임석에게 변호사 임지선이 찾아온다.
한때는 세상의 중심에 있었던, 그러나 이제는 벗어날 수 없는 덫에 걸린 소년은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동안 켜켜이 가려져 있던 추하고 고린내 나는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절대악과 맞닥뜨렸음에도 외면하고 도망쳤던 과거와 달리 이제부터 그는 어둠 속으로 달려들어야만 한다.

어스름한 빛이 내리비치는 그들의 세계에 농도가 다른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다. 이 어둠 속으로 기어들어 오라고. 그들의 거친 숨소리가 내게 말했다. _328쪽

『검은 개』에 대해 추정경 작가는 “젊은 세대와 나이 든 세대의 갈등,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들의 극한 대립 속에서 교묘히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있는 검은 밤을 검은 개의 눈으로 좇고자 하는 과정”이라고 소개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검은 밤에 갇혀 밤이 보내는 신호를 외면해왔다면, 자기 안에 도사리고 있는 검은 개의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들은 적이 있다면 지금부터는 『검은 개』를 정면으로 마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첫 장을 넘긴 순간 휘몰아치는 서사 속으로 빨려 들어갈 때, 그 뒤에 어떤 진실이 또다시 숨통을 조여올지 두려워 망설일 때, 추정경 작가는 소설 속 인물 임지선 변호사로 분하여 독자들을 향해 이렇게 말한다.

“주저앉지 마. 넌 시작도 안 했어. 끝인지 아닌지를 정하는 건 세상이 아니라 너라고! 십 년? 개수작 말라고 해.”

작가정보

저자(글) 추정경

울산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 부산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방송 작가로 일했다. 엄마와 캄보디아로 떠나 온 열일곱 살 소녀의 좌충우돌 모험담을 그린 『내 이름은 망고』(2011)로 ‘청소년문학의 미답지를 개척’했다는 평과 함께 제4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강대교 밑 비밀스러운 벙커로 숨어든 상처 입은 소년들의 이야기 『벙커』(2013), 감가하는 돈으로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 『죽은 경제학자의 이상한 돈과 어린 세 자매』(2017)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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