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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의 경계

접촉과 혐오와 친밀감이 만나는 곳
스마트북

2026년 08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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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AI(생성형) 활용 제작 도서
파일 정보 ePUB (0.57MB)
ISBN 9791176555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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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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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 의자에 앉은 사람이 울음을 멈추지 못한다. 옆에 있던 사람이 잠시 망설이다가 그의 어깨에 손을 얹는다. 『피부의 경계』의 출발점은 작은 불편을 크게 설명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피부를 단순한 외피가 아니라 접촉, 동의, 혐오, 질병, 돌봄, 상처와 기억이 만나는 살아 있는 경계로 읽는다. 우리가 자주 지나치는 단서를 하나씩 되돌려 놓는 데 있다. 첫 장 「1장. 피부는 어디까지 나인가」은 가장 가까운 문제부터 시작한다. 「2장. 접촉이 친밀함이 되는 조건」에서는 그 문제를 만든 배경을 분리하고, 중반의 「6장. 질병 서사에서 피부가 경계가 될 때」는 서로 다른 선택이 왜 같은 결과로 보이거나 같은 선택이 왜 다른 비용을 만드는지 보여 준다. 마지막 「10장. 접촉을 거부할 권리와 관계의 윤리」은 해석을 다시 독자의 행동 기준으로 바꾸어, 읽은 내용을 다음 판단에 연결한다. 따라서 이 책은 지식을 많이 나열하기보다 손을 내미는 의도보다 상대가 물러날 수 있는지 묻는 몸의 윤리을 중심에 둔다. 무엇을 확인할지, 어느 시점에 멈출지, 어떤 대안을 남겨 둘지 같은 구체적인 질문이 장마다 반복되어 하나의 사고 습관을 만든다. 주제에 따라 연구와 제도, 문학 장면과 생활 사례가 교차하지만, 근거가 말하는 범위를 넘지 않도록 선을 분명히 긋는다. 친밀함과 돌봄의 장면에서 접촉의 윤리와 몸의 권한을 함께 생각하고 싶은 독자라면 빠르게 답을 얻기보다 오래 쓸 기준을 얻을 수 있다. 읽고 난 뒤에는 같은 사건을 보면서도 단순한 감정 평가나 숫자 하나에 결론을 맡기지 않고, 실제 조건과 책임의 위치를 더 세밀하게 볼 수 있게 된다. 세부 절의 설계도 이 책의 실용성을 높인다. 「1절. 닿기 전에 이미 시작되는 경계」에서 가장 작은 단서를 확인하고, 「1절. 증상과 인물 사이」에서는 중간 단계의 판단이 어디서 흔들리는지 살피며, 「4절. 접촉 이후에 남는 책임」에서는 마지막 결론을 다시 다음 행동과 연결한다. 이처럼 장과 절의 질문이 서로 이어져 있어 독자는 제목만 훑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사례를 어느 단계에 놓아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프롤로그. 한 손의 두 얼굴

1장. 피부는 어디까지 나인가
1절. 닿기 전에 이미 시작되는 경계
2절. 안과 밖을 나누는 가장 얇은 기관
3절. 괴물의 피부와 독자의 첫 판정
4절. 피부의 기억은 누구의 것인가

2장. 접촉이 친밀함이 되는 조건
1절. 같은 압력, 다른 의미
2절. 기억과 관계가 손길에 붙는 방식
3절. 돌봄·욕망·소유 사이의 거리
4절. 접촉의 문법을 배우는 장소

3장. 같은 손길이 침범이 되는 순간
1절. 허락은 한 번의 승인이 아니다
2절. 가족이라는 이름이 경계를 지울 때
3절. 말보다 먼저 굳는 몸
4절. 거절 뒤에 드러나는 권력

4장. 씻기와 오염의 상상력
1절. 물이 지우지 못하는 것
2절. ‘더럽다’는 말이 만드는 질서
3절. 격리된 방과 가족의 청결
4절. 씻는 사람과 씻겨지는 사람

5장. 혐오가 피부의 차이를 만드는 방식
1절. 혐오는 대상보다 거리를 만든다
2절. 보이는 몸에 붙는 사회적 판정
3절. 괴물의 외피와 인간의 잔혹함
4절. 아름다움만으로 혐오를 고칠 수 없는 이유

6장. 질병 서사에서 피부가 경계가 될 때
1절. 증상과 인물 사이
2절. 보호를 위한 거리와 버림의 거리
3절. 아픈 몸을 비유로 소비하지 않는 법
4절. 의료 기록과 환자의 목소리

7장. 돌봄의 손과 허락의 문제
1절. 돕는 손도 상대의 몸 앞에서 멈춰야 한다
2절. 돌봄 노동의 리듬과 피로
3절. 접촉하지 않는 돌봄의 가능성
4절. 기술과 장비가 손을 대신할 때

8장. 상처와 흉터가 증언이 되는 경우
1절. 피부에 남은 사건과 말해지지 않은 역사
2절. 『빌러비드』의 등과 타인의 해석
3절. 흉터를 진실의 자동 증거로 만들지 않기
4절. 상처를 보여 줄 의무는 없다

9장. 옷·장갑·벽이 만드는 두 번째 피부
1절. 몸을 감싸는 것은 보호막인가 표식인가
2절. 통과하는 피부와 사회의 시선
3절. 장갑·방·제복이 만드는 접촉의 정치
4절. 화면과 원격 접촉의 빈자리

10장. 접촉을 거부할 권리와 관계의 윤리
1절. 친밀함은 접근권이 아니다
2절. 거절 뒤에도 관계를 남기는 언어
3절. 피부의 윤리: 네 가지 독법
4절. 접촉 이후에 남는 책임

에필로그. 닿지 않고도 곁에 있는 법

참고문헌

병실 의자에 앉은 사람이 울음을 멈추지 못한다. 옆에 있던 사람이 잠시 망설이다가 그의 어깨에 손을 얹는다. 손은 세게 누르지 않는다. 물러날 틈을 남긴 채 잠깐 머문다. 울고 있던 사람은 몸을 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굽었던 등이 조금 풀리고, 숨이 길어진다. 그 손은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혼자 견디지 않아도 된다는 뜻을 피부의 온도로 전한다. 다른 방에서 비슷한 손이 뻗는다. 이야기를 끝내고 나가려는 사람이 문 쪽으로 몸을 돌리자 상대가 팔을 붙잡는다. 말은 부드럽다. 잠깐만 더 듣고 가라는 부탁이다. 그러나 손은 놓이지 않는다. 붙잡힌 사람은 팔을 빼려고 힘을 주고, 어깨가 올라가며, 몸의 축이 문에서 멀어진다. 여기서도 손은 따뜻할 수 있다. 관계가 가까울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접촉은 위로가 아니다. 물러날 권리를 빼앗았기 때문이다. 두 장면의 차이를 손의 세기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위로의 손도 때로는 무겁고, 돌봄의 손도 때로는 아프다. 상처를 씻거나 환자의 몸을 옮길 때는 일정한 힘이 필요하다. 반대로 아주 가벼운 접촉도 원치 않는 사람에게는 침범이 된다. 피부가 받아들이는 물리적 자극과 사람이 경험하는 의미는 겹치지만 같지 않다. 정서적 촉각 연구는 털이 있는 피부를 천천히 쓸어 주는 자극이 촉감의 정서적 측면과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 주지만, 어떤 신경 반응도 동의를 대신하지는 못한다. 피부는 끊임없이 바깥과 교섭한다. 표피의 가장 바깥층은 물이 빠져나가는 것을 줄이고 외부 물질이 쉽게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피부가 완전히 닫혀 있다면 우리는 온도도 압력도 통증도 느끼지 못한다. 땀과 피지와 체온은 바깥으로 나가고, 빛과 바람과 손길은 안쪽의 감각으로 번역된다. 살아 있는 경계는 막기만 하지 않는다. 받아들임과 밀어냄의 정도를 계속 조절한다. 피부가 바깥과 안을 완전히 가르지 않는다는 사실은 관계를 보는 방식도 바꾼다. 사람은 타인의 말과 시선, 온도와 냄새, 공간의 압력을 몸으로 받아들인다. 그렇다고 타인의 감정이 그대로 내 것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경계는 교환을 가능하게 하면서도 차이를 유지한다.

현실의 문제는 대개 한 가지 원인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피부의 경계』은 단순한 정답 대신 조건과 책임의 지도를 건넨다. 피부를 단순한 외피가 아니라 접촉, 동의, 혐오, 질병, 돌봄, 상처와 기억이 만나는 살아 있는 경계로 읽는다. 이 책은 주제를 찬반이나 성공·실패의 구도로 밀어 넣지 않는다. 독자가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장면과 조건을 먼저 붙잡고, 감정이나 통념이 그 위에 어떤 해석을 덧붙이는지 분리한다. 그래서 읽는 동안 무엇을 믿을지보다 무엇을 확인할지가 더 선명해진다. 구성도 실용적이다. 「1장. 피부는 어디까지 나인가」은 문제의 첫 신호를 포착하고, 「3장. 같은 손길이 침범이 되는 순간」는 초기에 놓치기 쉬운 분기점을 드러낸다. 후반의 「9장. 옷·장갑·벽이 만드는 두 번째 피부」와 「10장. 접촉을 거부할 권리와 관계의 윤리」에서는 앞선 분석을 다시 책임과 선택의 문제로 돌려놓는다. 독자는 장을 따라가며 처음의 감정적 판단이 어떻게 더 구체적인 문장으로 바뀌는지 경험하게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은 손을 내미는 의도보다 상대가 물러날 수 있는지 묻는 몸의 윤리을 제안한다. 어느 하나의 기술이나 명언을 만능 해답으로 만들지 않고, 같은 방법도 조건에 따라 효과와 비용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끝까지 유지한다. 그 덕분에 독자는 자신의 상황을 책의 사례에 억지로 맞추지 않고, 필요한 변수만 골라 비교할 수 있다. 친밀함과 돌봄의 장면에서 접촉의 윤리와 몸의 권한을 함께 생각하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의 가치는 분명하다. 모호한 불안이나 익숙한 확신을 그대로 두지 않고, 다음 행동을 바꿀 수 있는 기준으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정보를 더 많이 쌓는 데서 끝나지 않고 무엇을 먼저 보고, 어디에서 멈추고, 어떤 책임을 다음 단계로 넘길지 결정하게 한다. 『피부의 경계』은 독자를 대신해 결론을 내려 주는 책이 아니다. 대신 결론에 도착하는 길을 더 투명하게 만든다. 그래서 한 번 읽고 끝나는 설명서보다, 비슷한 문제가 반복될 때 다시 꺼내 쓸 수 있는 판단의 도구에 가깝다.

인물정보

기술과서사 편집실은 몸, 기술, 사물과 서사가 만나는 지점을 탐구하는 편집·집필팀이다. 문학의 장면과 과학·사회적 개념을 교차해 익숙한 비유를 다시 검토하고, 독자가 관계와 세계를 구체적인 조건 속에서 읽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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