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왈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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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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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막 아포칼립스 D-4, 9일 월요일
제3막 아포칼립스 D-3, 10일 화요일
제4막 아포칼립스 D-2, 11일 수요일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의 삶은 다음 세 가지 영향하에 놓인다.
유전 25퍼센트
카르마 25퍼센트
자유 의지 50퍼센트
절반에 해당하는 마지막 자유 의지가 우리 삶 전체를 결정할 수 있다.
부모의 직업과 삶의 방식을 그대로 따르는 것은 유전의 영향 때문이다.
꿈과 직관 등을 매개로 무의식이 우리에게 영혼의 사명을 추구하게 하는 것은 카르마의 영향 때문이다.
- 1권 9면
땅에 어둠이 짙게 깔려 있다. 별들이 송송한 하늘에는 눈썹 같은 은빛 초승달이 걸려 있다. 입구가 세모꼴인 동굴 앞 공터에서 모닥불이 타고 있다.
그녀와 똑같이 짐승 가죽을 걸친 사람들이 타닥거리는 불앞에 둘러앉아 있다. 한 1백여 명은 돼 보인다. 후덥지근한 공기에 나무 타는 냄새와 시큼한 땀 냄새가 뒤섞여 있다.
외제니는 자신이 짐승 가죽을 걸치고 바닥에 앉아 있는 젊은 여성의 몸속에 들어와 있음을 지각한다. 주변 사람들이 그녀를 특별히 눈여겨보는 것 같지는 않다. 지금 모두의 시선은 하얀 수염을 길게 기른 남자에게 쏠려 있다. 역시 연갈색 짐승 가죽을 걸친 그의 목에 파란색 반투명 돌을 꿰어 만든 목걸이가 여러 개 걸려 있다.
- 1권 37면
「주술사가 얘기를 하는 동안 내가…… 다시 말해 과거의 나인 젊은 부족 여성이 그의 얘기를 기록으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녀는 손에 피를 낸 다음 뾰족한 나뭇가지를 펜 삼아 무두질한 토끼 가죽 위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이야기 순서에 따라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열 줄의 그림이 완성되었죠. 믿기세요? 최초로 문자를 발명한 사람이 어쩌면…… 나였는지도 모른다고요!」
- 1권 47면
「마음껏 말하게 놔둬요. 언론이 하는 말에 세뇌된 저런 사람들은 어차피 진실을 똑바로 보지 못해요. 너무 혼란스러우니까.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장애인이 아니라 보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 진짜 장애인이에요. 언젠가는 저들도 깨닫게 될 거예요. 그날이 너무 늦게 오지 않기를 바랍시다.」
- 1권 253면
종말은 바로 오늘의 뉴스에서 시작된다!
양극화와 폭력, 혐오와 야만의 시대를 아포칼립스로 그려낸 베르베르의 신작
선거철마다 더 거칠어지는 말들, 극단으로 갈라지는 정치, 일상처럼 반복되는 폭력과 혐오의 뉴스는 우리에게 묻게 만든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는 정말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가. 혹은 문명이라는 이름 아래, 더 깊은 야만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영혼의 왈츠』는 바로 이러한 불안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이 소설이 그려 내는 아포칼립스는 먼 미래의 공상도, 현실과 동떨어진 판타지도 아니다. 사회를 지탱하던 믿음이 무너지고, 이성이 증오의 도구로 쓰이며, 공동체가 서로를 밀어내는 순간들이 겹쳐질 때가 바로 종말(아포칼립스)이다. 베르베르는 지금 우리가 뉴스 속에서 매일 목격하는 균열이 종말의 시작이라는, 그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우리를 끌어들인다.
그렇기에 『영혼의 왈츠』의 위기는 낯설지 않다. 독자는 소설 속 파국을 따라가면서 동시에 오늘의 현실을 떠올리게 된다. 이 작품은 〈인류는 왜 폭력과 퇴행을 반복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베르베르 특유의 거대한 상상력을 지금 이 시대의 가장 가까운 불안과 연결한다. 『영혼의 왈츠』가 단순한 종말 서사가 아니라, 오늘의 세계를 비추는 소설로 읽히는 이유다.
이 이야기는 12만 년 전부터 시작됐다
전생을 따라 인류 문명사의 비밀을 추적하는 거대한 시간 여행
『영혼의 왈츠』는 세상에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경고에서 시작된다. 외제니 톨레다노는 쓰러진 어머니에게서 믿기 힘든 말을 듣는다. 다가오는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현재가 아니라, 과거의 여러 삶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는 말처럼 들리지만, 외제니는 내면 여행 체험을 통해 이전 생의 기억들을 마주하게 되고, 그 경험이 단순한 환상이 아님을 깨닫기 시작한다.
그렇게 이야기는 현재에서 출발해 무려 12만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인류가 불을 발견한 선사 시대의 동굴, 문자가 태어나고 기록이 쌓이던 문명의 초창기 수메르와 이집트, 그리고 〈수학〉과 〈철학〉이 탄생한 그리스로 이어지는 고대 세계가 하나씩 펼쳐진다. 외제니가 마주하는 것은 단순한 과거의 풍경이 아니다. 인간이 어떻게 세계를 만들었고, 어떤 지식을 남겼으며, 또 무슨 힘이 그 세계를 무너뜨리려 했는지에 대한 거대한 단서들이다.
베르베르는 이 방대한 시간의 여정을 어렵게 설명하지 않는다. 전생 체험이라는 흥미로운 장치를 통해 독자를 과거의 한복판으로 데려가고, 모험과 미스터리의 리듬으로 인류 문명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통과하게 만든다. 과연 외제니는 과거의 삶들 속에서 현재를 구할 열쇠를 찾을 수 있을까. 오래전부터 반복되어 온 파국의 흐름을 멈추고, 인류는 다른 미래를 선택할 수 있을까.
반복되는 파국 앞에서, 인간은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기록과 지식, 기억과 자유 의지에 관한 베르베르식 문명 서사
『영혼의 왈츠』가 끝내 묻는 것은 종말이 실제로 닥칠 것인가가 아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인간은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가. 문명은 왜 어렵게 쌓아 올린 것을 스스로 무너뜨리는가. 그리고 모든 것이 이미 정해진 것처럼 보이는 순간에도, 우리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가.
이 작품에서 문명은 단순히 기술의 발전이나 거대한 도시를 뜻하지 않는다. 불을 지키고, 문자를 만들고, 기록을 남기고, 다음 세대에게 지식을 전하려는 노력 전체가 문명이다. 반대로 문명을 무너뜨리는 것은 무지와 폭력, 타인을 지배하려는 욕망, 기억을 지우고 역사를 끊어 내는 힘이다. 베르베르는 이 두 흐름이 인류의 역사 속에서 어떻게 반복되어 왔는지를 한 개인의 전생 여행과 종말의 미스터리 안에 엮어 낸다.
독자가 『영혼의 왈츠』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소설에는 세계의 끝을 막아야 한다는 강한 서스펜스가 있고, 12만 년을 넘나드는 압도적인 스케일이 있으며, 전생과 문명사와 아포칼립스가 맞물리는 베르베르 특유의 지적 상상력이 있다. 동시에 그 모든 장치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우리는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가. 무엇을 다음 세대에 남겨야 하는가. 세계가 무너져 가는 것 같은 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우리는 희망을 꿈꿀 수 있는가.
그래서 『영혼의 왈츠』는 거대한 모험 소설이자, 오늘의 독자에게 건네는 문명의 경고다. 종말을 상상하게 만들지만, 끝내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은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임을 보여 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인물정보
Bernard Werber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여덟 살 때부터 단편 소설을 쓰기 시작한 타고난 글쟁이다. 1961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나 법학을 전공하고 고등 언론 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과학 잡지에 개미에 관한 글을 발표해 오다가 1991년 『개미』를 출간해 전 세계 독자를 단순에 사로잡으며 〈프랑스의 천재 작가〉로 부상했다. 이후 영계 탐사단을 소재로 한 『타나토노트』, 세계를 빚어내는 신들의 이야기 『신』, 제2의 지구를 찾아 떠난 인류의 모험 『파피용』, 꿀벌이 사라진 지구를 구하는 『꿀벌의 예언』, 세 혼종 인류와 그들을 창조한 알리스 카메러가 만드는 신세기 『키메라의 땅』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써냈다. 그의 작품은 35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 3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과를 졸업했다. 파리 제3대학 통번역대학원 번역 과정과 오타와 통번역대학원 번역학 박사 과정을 마쳤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겸임 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퀸의 대각선』, 『꿀벌의 예언』, 『베르베르씨, 오늘은 뭘 쓰세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 『행성』, 『문명』, 『고양이』, 『심판』, 『기억』, 『죽음』, 『잠』, 『제3인류』(공역), 『파피용』,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
의 백과사전』(공역), 『만화 타나토노트』, 토마 피케티의 『평등의 짧은 역사』, 에마뉘엘 카레르의 『리모노프』, 『나 아닌 다른 삶』, 『콧수염』, 『겨울 아이』, 카롤 마르티네즈의 『꿰맨 심장』, 아멜리 노통브의 『두려움과 떨림』, 『배고픔의 자서전』, 『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 기욤 뮈소의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사랑하기 때문에』, 『그 후에』, 『천사의 부름』, 『종이 여자』, 발렝탕 뮈소의 『완벽한 계획』, 다비드 카라의 『새벽의 흔적』, 로맹 사르두의 『최후의 알리바이』, 『크리스마스 1초 전』, 『크리스마스를 구해줘』, 알렉시 제니 외의 『22세기 세계』(공역) 등이 있다. 〈작은 철학자〉 시리즈를 비롯한 어린이책도 여러 권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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