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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민을 위한 최소한의 지방선거

한 장의 투표로 바뀌는 내 동네의 미래
최재혁 지음
슬로디미디어

2026년 03월 01일 출간

국내도서 : 2026년 01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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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0.07MB)
ISBN 9791167852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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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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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는 우리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뽑는 절차다.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얼굴을 마주치는 이웃이 기초의원으로 당선될 수 있고, 동네 골목을 누구보다 잘 아는 활동가가 구청장이 될 수도 있다. 민원 전화를 받는 행정의 손길, 불법 주정차 단속을 도는 현장의 눈, 재난문자 발송을 결정하는 판단이 모두 선거에서 이어진다.
이 책은 지방선거를 다시 가까이 들여다보자는 제안에서 출발한다. 지방선거가 왜 중요한지, 사람들의 관심이 줄어든 배경이 무엇인지, 후보를 어떤 기준으로 살펴야 하는지에 관해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가려 한다. 출발점은 생활이다. 버스가 제때 오는지, 물난리가 매년 같은 동네를 덮치는지, 어린이 돌봄이 학교와 마을에서 이어지는지 같은 질문을 한가운데 놓는다. 말만 그럴듯한 것이 아니라 시간을 줄이고 위험을 낮추며 기회를 키우는 약속을 찾는다. 공약은 결국 일정과 예산, 담당자의 책임으로 풀린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멋진 말은 많다. 꿰는 기술이 도시의 품질을 바꾼다.
프롤로그 . 10

PART1 지방선거의 의미와 중요성을 왜 알아야 할까
2026 지방선거를 앞두고 . 19
지방선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인물 . 22
우리나라 지방선거는 어떻게 태동했나 . 26
다른 나라의 지방선거는 어떨까 . 29
시장·도지사는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 32
누가 시장·도지사가 될까 . 34
구청장·기초의원이 꼭 필요한 이유 . 37
누가 구청장·기초의원이 될까 . 39

PART2대한민국의 심장, 서울
지난 서울시장의 정책과 공약 이행률 분석하기 . 46
서울에 필요한 정책 알아보기 . 49
서울시장에 어떤 사람이 출마할까 . 51
서울시장은 차기 대선 후보다 . 53
서울의 주목할 지역, 용산구 . 55
생각해보기: 지방선거 공천 . 58

PART3 1,300만의 도시, 경기
지난 경기도지사의 정책과 공약이행률 분석하기 . 67
경기도에 필요한 정책 알아보기 . 70
경기도지사에 어떤 사람이 출마할까 . 72
대통령 프리미엄이 가장 강한 경기도 . 75
경기가 주목할 지역, 수원시 . 76
생각해보기: 2~3인 선거구? 중·대선거구 . 80

PART4 제2의 도시, 부산
지난 부산시장의 정책과 공약이행률 분석하기 . 89
부산에 필요한 정책 알아보기 . 91
부산시장에 어떤 사람이 출마할까 . 94
경남도지사에 어떤 사람이 출마할까 . 97
부산에는 보수의 힘이? . 100
경남의 주목할 지역, 창원시 성산구 . 102
생각해보기: 교육감은 어떤 사람인가 . 105

PART5 유일한 수도권 광역시, 인천
지난 인천시장의 정책과 공약이행률 분석하기 . 114
인천에 필요한 정책 알아보기 . 116
인천시장에 어떤 사람이 출마할까 . 119
수도권 인근 광역시의 파급력은 어마무시하다 . 121
인천의 주목할 지역, 영종구-서해구 . 124
생각해보기: 기초의원은 겸직이 가능하다 . 127

PART6 보수의 심장, 대구
지난 대구시장의 정책과 공약이행률 분석하기 . 134
대구에 필요한 정책 알아보기 . 136
대구시장에 어떤 사람이 출마할까 . 139
경북도지사에 어떤 사람이 출마할까 . 142
압도적인 대구의 표심을 얻을 수 있을까 . 144
경북의 주목할 지역, 안동 . 145
생각해보기: 정치의 지역 갈등이 격화된 이유 . 148

PART7 충청의 손끝이 승패를 가른다, 대전
지난 대전시장의 정책과 공약이행률 분석하기 . 157
대전에 필요한 정책 알아보기 . 159
대전시장에 어떤 사람이 출마할까 . 161
충남-충북도지사에 어떤 사람이 출마할까 . 163
충청이 캐스팅보트인 이유 . 166
충청의 주목할 지역, 보령-서천 . 168
생각해보기: 정치인의 선거 자금 . 171

PART8 진보의 승자를 가를 광주
지난 광주시장의 정책과 공약이행률 분석하기 . 180
광주에 필요한 정책 알아보기 . 182
광주시장에 어떤 사람이 출마할까 . 184
전남-전북도지사에 어떤 사람이 출마할까 . 186
전라는 민주당의 소유물이 아니다 . 189
전라의 주목할 지역, 담양 . 191
생각해보기: 정치인의 세력 . 194

지방선거에 대한 설명은 거창한 이념을 늘어놓는 일이 아니라 생활의 풍경을 차례로 보여주는 일이다. 버스를 타고 환승 노선 화면을 확인하는 손짓, 골목 가로등 아래를 지나는 발걸음, 방과 후 아이를 맡길 곳을 찾는 부모의 눈빛이 지방선거의 교과서가 된다. 표는 말을 길게 늘어놓지 않는다. 한 번 누르는 도장으로 충분히 설명한다. 그 표가 향하는 곳이 바로 시청과 도청과 구청이라서 지방선거는 언제나 우리 곁에 선다. 먼저 지방선거가 무엇인지부터 풀어본다. 지방선거는 지역을 운영할 사람과 제도를 감시할 사람을 한꺼번에 뽑는 절차다. 광역에서 지역 전체를 조율하는 자리에 도지사가 선다. 대도시에서는 시장이 도시의 방향을 정한다. 시와 구, 군을 책임지는 시장과 구청장, 군수가 생활의 현장을 움직인다. 의회는 이들이 세운 계획을 살피고 예산을 심사하고, 조례라는 생활의 규칙을 만든다. 누군가는 구체적인 사업을 결재하고 누군가는 그 결재가 타당한지 따져 묻는다. 서로 다른 손길이 부딪히고 맞물릴 때 도시의 톱니가 부드럽게 돈다. (p16)

지방선거의 절반을 결정하는 것은 정당의 공천이다. 공천이 바뀌면 판세가 바뀐다. 지역 정서를 읽는 눈, 경쟁력 있는 신인을 발굴하는 귀, 책임 있는 현직을 다시 불러 세우는 손길이 공천의 품질을 좌우한다. 인물의 윤리성에 대한 논란은 지방선거에서 더 치명적이다. 표는 외면으로 가장 빨리 반응한다. 거창한 약속보다 일정을 지키는 사람, 카메라 앞 말발보다 회의실에서 결재를 빨리하는 사람, 센 발언보다 민원 현장에서 문을 먼저 여는 사람을 유권자는 기억한다. 그래서 생활형 캠페인이 중요해진다. 토론회 한 번보다 작은 약속 하나를 지키는 장면이 더 멀리 간다 (p21)

교육 자치도 중요한 변화의 축이다. 한때 교육감은 임명직이었지만, 2000년대 중후반부터 교육감과 교육의원을 주민이 직접 뽑는 쪽으로 제도의 흐름이 바뀌었다. 처음에는 지역별 보궐이나 시범 선거로 시작했고, 2010년 전국 단위 지방선거와 보조를 맞추는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교육정책의 많은 부분이 지역 예산과 연결되어 있고, 돌봄과 방과 후, 학교 시설 안전 같은 생활 현안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교육 자치에 대한 직접선거는 주민의 통제의 실효성을 높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지방자치에 대한 ‘참여’는 투표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주민투표와 주민소환, 주민감사청구 같은 제도가 2000년대 들어 속속 도입되었다. 특정 사업을 진행할지 말지 주민이 직접 묻거나, 선출직에 대한 소환을 추진하거나, 행정에 대한 감사를 요구하는 통로가 열렸다. 참여가 촘촘해질수록 ‘한 번 뽑으면 4년 내내 기다린다’는 무력감이 줄어든다. 물론 남용과 피로의 문제도 따라붙지만, 제도라는 것은 사용하면서 교정되는 법이라 적는 편이 옳다. (p28)

결국 지방선거의 의미는 권력의 배분이 아니라 ‘생활의 품질을 고르는 일’이라 정리할 수 있다. 역사를 훑고 세계를 둘러본 이유는 하나다. 다음 장들에서 각 지역의 정책과 인물을 읽을 때 표가 어디로 가야 생활 서비스가 빨라지고 더 안전해지고 기회가 넓어지는지 가늠할 기준을 세우려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여러 차례 중단과 재개의 시간을 지나 오늘의 지방선거를 얻었다. 이제 남은 일은 간단하다. 생활의 언어로 공약을 읽고, 책임의 이름을 확인하고, 약속의 시간표를 기억하는 습관을 갖는 일이다. 그렇게 한 표를 준비하면 지방선거는 더 이상 덜 중요한 선거가 아니라, 가장 가까운 정치의 이름이 된다. (p31)

시장과 도지사는 지방자치를 통해 사업 방향을 분명히 잡는다. 임기 초 몇 달이 도시의 4년을 좌우한다. 비전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고, 전략을 몇 갈래로 나누고, 과제를 사업 단위로 쪼개고, 지표를 생활 언어로 번역한다. 다음으로 지역 내부의 균형을 세심하게 맞춘다. 신도심이 반짝하면 원도심이 시든다. 산업단지가 커지면 농촌의 길이 좁아진다. 균형 발전은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동네 지도 위의 미세한 수정이다. 의료·교육·문화시설을 생활권 단위로 재배치하고, 대중교통 노선을 외곽과 중심을 잇는 방식으로 다시 설계한다. 균형 발전이 성공하면 주민은 집값이 아니라 생활의 편차로 동네를 선택하게 된다. 요약하면 접근성, 가용성, 안전성의 격차를 줄이는 일이라 한다. 지역의 전략사업을 키우는 일도 큰 축이다. 모든 도시가 모든 산업을 잘할 수는 없다. (p32)

구청장과 의회는 서로의 거울로 움직인다. 구청장은 ‘쓰는 사람’이고 의회는 ‘따져 묻는 사람’이라 흔히 말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구청장은 현장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사람이고, 의회는 그 시행착오가 다음에 반복되지 않도록 ‘규칙의 나사’를 조이는 사람이다. 부딪힐 때는 데이터로 말하고, 합의할 때는 일정으로 말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회의실의 뜨거운 말이 골목의 차가운 바람으로 식지 않게 하려면 서로가 서로의 역할을 인정하는 태도가 먼저다. (p39)

서울은 ‘개발과 보존’이라는 영원한 줄다리기에서도 교과서 같은 도시다. 청계천 복원처럼 상징적인 사업은 도시 정책이 어떻게 국가 정치의 무대까지 번져가는지 보여준다. 도시 정책은 숫자로 설명되지 않는다. 사람의 발걸음과 눈높이, 냄새와 소리, 시간의 감각이 움직여야 설득력이 생긴다. 그래서 서울시장의 언어는 보고서의 문장과 골목의 체온을 함께 가져야 한다. 서울은 한국 정치의 거울이자 생활의 지도다. 이 자리에 앉는 사람은 박수도 욕설을 동시에 감당해야 한다. 그래서 더 궁금하다. 이번에는 누가 이 자리에 앉아 도시의 속도와 품질을 조율할까. 지난 서울시장의 정책과 공약 이행을 생활의 언어로 정리하고, 출마 구도와 판세, 서울이 지금 당장 필요로 하는 해법을 하나씩 벗겨본다. (p45)

공약 설계 단계에서 통제 가능성과 외부 의존도를 구분해 지표를 다르게 세우는 것이 정직한 보고서의 출발점이 된다. 완료의 기준을 운영 개시로 둘지, 준공으로 둘지, 사용자 체감 지표까지 포함할지의 정의도 임기 초에 분명히 해야 한다. 경기도라는 초대형 광역단체는 누구에게나 성과와 한계를 동시에 남긴다. 김문수는 성장의 속도를 올려 ‘기반을 닦았다’라는 평가를 받았고, 남경필은 거버넌스와 청년, 스타트업에서 ‘새 언어’를 만들려 했다. 이재명은 복지와 지역경제에서 ‘체감’을 앞세워 전국적 주목을 받았고, 김동연은 산업 초격차와 균형 발전을 ‘동시에’ 잡겠다고 선언했다. 앞으로의 평가는 두 가지에 달려 있다. 생활의 변화가 얼마나 촘촘히 확인되는지, 장기 과제의 매듭을 어디까지 묶는지다. 경기도의 표는 결국 시간을 줄이고, 위험을 낮추고, 기회를 넓힌 쪽으로 움직인다. 네 사람의 공약이 어디에서 그 답을 냈는지, 또 어디에서 멈췄는지를 차분히 복기하면 다음 선택의 기준이 자연스럽게 선다. (70p)

1,300만을 넘는 도민은 같은 시간표로 움직이지 않는다. 반도체와 물류의 속도를 좇는 남부, 접경과 산지를 품은 북부 및 동부, 공단과 항만이 버티는 서부가 서로 다른 요구를 쏟아낸다. 이 서로 다른 리듬에 보조를 맞추는 사람은 자연스레 전국 무대에서 안정감을 준다. 그래서 ‘대통령 프리미엄’은 경기에서 가장 강하게 작동한다는 말이 나온다. 서울시장도 물론 대권의 ‘상징’으로 불린다. 반면 경기는 상징이 아니라 ‘운영’으로 평가받는다.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가 전국급 정치인으로 도약한 궤적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도시 재정의 건전성, 생활형 복지, 지역화폐와 재난 지원 같은 실험이 ‘지금 내 삶이 조금 편해졌나’라는 질문에 곧바로 답했다. 경기도라는 거대한 무대에서 체감되는 언어를 계속 생산하니 전국적 주목도가 따라붙었다. 도민의 박수가 전국의 관객을 끌어당긴 셈이다. 경기에서 작동한 정책이 다른 광역단체의 표준이 되고 중앙정부 의제로까지 올라간 순간마다 ‘대통령으로 가는 길’이 짧아졌다. (p75)

중·대선거구가 열어주는 또 하나의 문은 인적 다양성이다. 여성과 청년, 생활 현장의 전문가가 ‘두 번째 표심’에 기대 의회로 들어올 가능성이 커진다. 같은 동네에서 업종과 세대가 다른 두세 명을 동시에 뽑을 수 있으니 생활 의제의 스펙트럼이 넓어진다. 의회 구성의 다양성은 곧 정책의 상상력 확대로 이어진다. 교통과 복지, 환경과 재정 같은 상임위에서 서로 다른 언어가 만나야 논의가 깊어진다. 지역의 ‘평균’만 보지 않고 ‘변두리’를 보게 만드는 장치가 바로 다인 선출제다. 물론 단점이 없지 않다. 2인 선거구처럼 작게 설계하면 거대 양당이 한 자리씩 나눠 갖는 관성이 굳어지기 쉽다. 공천만 받으면 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체념이 생기면, 후보의 준비성과 성실함을 가르는 경쟁이 약해진다. (p81)

결국 부산시장은 바다와 도시, 산업과 사람을 한 문장으로 묶을 수 있어야 한다. 박형준은 상징과 운영을 더 촘촘히 잇는 능력을 보여줘야 하고, 전재수는 해양수산의 강점을 생활과 신산업의 언어로 번역해야 한다. 최인호는 생활의 디테일을 대형 의제의 시간표와 결합해야 하며, 조경태는 경제 감수성에 도시의 새 질서를 덧입혀야 확장이 생긴다. 네 사람 중 누가 먼저 ‘오늘의 변화’를 예산과 일정, 책임 주체로 내놓느냐, 부산의 표는 늘 그 답을 좇아 움직인다. (p80)

많은 시민이 교육감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시장·도지사와 어떻게 다른지 선뜻 설명하지 못한다. 그러나 학교 종이 울리는 순간부터 교육감의 결정이 우리 삶을 파고든다. 급식 품질과 무상급식 여부, 교과서 선택과 보조 교재, 교실 냉난방과 공기 질, 학교 안전과 통학로, 교사 정원과 배치, 기초학력 보정과 방과 후 돌봄, 스마트 기기 도입과 디지털 학습 플랫폼까지, 일상의 교육을 교육감의 손이 설계한다. 교육청 예산은 웬만한 기초자치단체보다 크고, 교원 인사권과 학교 신설·이전·통폐합 권한도 교육감 책상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교육감 선거는 ‘학생의 하루’와 ‘학부모의 저녁’을 바꾸는 표라 한다. (p105)

다음으로 중앙정부와 얽힌 큰 과제는 목표를 정직하게 쪼개야 한다. 예비 타당성 조사 통과와 착공, 시범 운영과 정식 운영을 동일한 완료로 포장하면 신뢰가 닳는다. 운영 지표를 약속해야 시민이 체감한다. 마지막으로 재정의 투명성이 공약 이행률을 지탱한다. 어느 사업에서 얼마를 빼고, 무엇을 먼저 넣는지 공개할수록 논란은 줄고 협조는 붙는다. 인천의 생활형 과제는 꾸준히 쌓였고, 초대형 의제는 절차의 강을 건너는 중이라 한다. 남은 숙제는 번지수의 정확도다. 공항과 항만 이용의 속도를 높이는 일, 신도시와 구도심의 간극을 줄이는 일, 광역 교통의 품질을 끌어올리는 일, 매립지와 환경 갈등의 체계를 정리하는 일을 운영의 언어로 끝까지 가져가는 것. 그때 비로소 공약 이행의 문장이 시민의 하루로 내려앉는다. 인천의 표는 늘 거기에서 움직인다. (p116)

대전 표심은 ‘연구의 도시답게 운영으로 논증하라’라고 요구한다. 이장우는 속도에 대한 신뢰를 절차에 대한 설득으로 보완해야 하고, 허태정은 체감 설계를 재정과 일정의 투명성으로 강화해야 한다. 장철민은 디테일과 세대교체를 실무 번들로 증명해야 하며, 박범계는 전국 네트워크를 생활의 시간표로 번역해야 한다. 전체 구도상 더불어민주당 공천자가 앞서 있지만, 마지막 승부는 공사장의 불편을 줄이고, 환승의 오차를 낮추고, 연구 성과를 고용으로 잇는 ‘오늘의 개선’에서 갈린다. (p163)

선거판은 결국 돈의 흐름이 겉과 속을 가른다. 겉은 포스터와 연설이고, 속은 계좌와 영수증이다. 우리나라 제도는 큰 틀에서 두 법으로 돈줄을 다룬다. 선거 기간의 쓰임새는 공직선거법이, 평소의 모금과 지출은 정치자금법이 중심이 된다. 후보는 반드시 전용 계좌를 열어 모든 수입과 지출이 이 계좌로 오가게 해야 한다. 현금은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카드·계좌이체 영수증이 남는 방식만 허용된다. 선거가 끝나면 후보는 선거비용 한도 내에서 쓴 돈과 영수증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하고, 정해진 요건을 충족하면 국가에서 일부를 보전받는다. ‘어디서 들어오고 어디에 나갔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흔적을 남기도록 설계한 셈이다. 누가 돈을 댈 수 있는지, 여기서부터 큰 선이 그어진다. 개인은 법이 정한 한도 안에서 후원할 수 있지만, 법인이나 단체의 직접 기부는 원칙적으로 금지에 가깝다. 특정 직역이나 이해당사자의 돈이 정책과 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막아두는 안전장치다. 개인이 주는 돈도 후보 개인에게 꽂히지 않고, 후보 후원회나 선거사무소 계좌로 들어가야 한다. 봉투는 금물이고, 반드시 입금, 영수증, 기부자 공개의 3단계를 거친다. ‘기부 행위’는 선거 기간뿐 아니라 평소에도 엄격히 금지된다. 후보나 배우자, 캠프 인사가 유권자에게 금품·음식물·교통 편의를 제공하면 법률 위반 소지가 크다. 의도와 액수를 따지기 전에, ‘표를 얻기 위한 제공’이면 위험하다고 이해하면 편하다. (p171)

선거 기술의 관점에서 보면 변수는 세 가지다. 사전투표 설계, 세대별 투표율, 인접 시·군과의 파급력이다. 담양은 고령층 비중이 높지만 청년 귀향과 관광업 종사자도 적잖다. 평일·주말 동선을 가르는 안내와 이동 지원이 정교할수록 조직 격차를 메울 수 있다. 또 하나, 광주 생활권과의 접점에서 어떤 메시지가 오가느냐도 관건이다. 광주의 산업·문화 흐름을 담양의 관광 및 농업과 연결하는 ‘연합 프레임’을 선점하면 소속 정당의 약세를 일정 부분 상쇄한다. (p192)

정치인의 일상은 결국 조직 운영이다. ‘동원’의 정치에서 ‘참여’의 정치로 바꾸려면 장부와 일정이 투명해야 한다. 회의는 짧게, 기록은 길게, 실행은 꾸준히. 주민에게 공개하는 업무 대시보드와 월간 성과 리포트가 있을 때 조직은 ‘줄’이 아니라 ‘역할’로 움직인다. 역할로 움직이는 조직이 위기에 강하다. 악재가 터져도 책임의 분산이 아니라 해결을 위한 분업이 작동한다. 위기를 넘긴 기억이 쌓이면 신뢰는 더 단단해지고, 그 신뢰가 바로 세력의 질량이 된다. 현장에서 종종 보는 실패의 패턴도 적어둔다. 행사 위주의 보여주기, 인맥 유지용 식사 모임, 말만 요란한 포럼이 그것이다. 사람은 모이는데 할 일이 없다면 곧 피로가 쌓인다. SNS에 올라오는 사진은 풍성한데 동네 문제가 진행되는 상황은 비어 있다면 신뢰는 빠르게 빠져나간다. 팬덤 정치의 단맛도 조심해야 한다. (p196)

마지막으로, 전국구로 가는 사람들에게 한 가지를 더 권한다. ‘전국의 단 하나’를 찾는 감각이다. 누구나 말하는 공약이 아니라, 본인이 처음 시작했고 끝까지 가져갈 수 있는 의제를 하나 잡아라. 교통 약자의 이동권, 지방대학 연합 캠퍼스, 재난 대응 데이터 표준화, 군 장병 지역 연계 일자리 같은 분야가 될 수 있다.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이 의제를 모델로 만들고, 언론과 유튜브, 토론회에서 집요하게 반복하라. 해마다 지표를 올려 ‘진행 중’이 아니라 ‘진척 중’임을 보여주면 이미지가 아니라 레퍼런스로 기억된다. 레퍼런스가 곧 세력이다. 사람들은 결국 ‘잘하는 사람’ 옆에 선다.세력은 보이는 숫자보다 보이지 않는 습관에서 나온다. 생활을 달력으로 고치는 습관, 조직을 학습으로 움직이는 습관, 인재에게 지분을 나누는 습관, 자료로 말하는 습관, 반대와도 최소한 협업하는 습관. 이 습관이 쌓이면 지역의 지지망이 넓어지고, 당 안팎의 신뢰가 두꺼워지고, 미디어의 주목이 일시적 노출을 넘어 지속적 레퍼런스로 전환된다. 그때 비로소 ‘나의 사람’이 아니라 ‘일의 사람’이 모인다. 선거는 계절이지만 세력은 날씨다. 계절은 언젠가 끝나고, 날씨는 오랜 시간 평균을 만든다. 정치인의 세력은 그 평균을 어떻게 바꾸느냐에 달려 있다. (p197)

여러분이 지방선거는 멀리 있는 뉴스가 아니라
가까운 일이라고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지방선거는 이렇게 생활의 언어로 쓰인 정치라서, 멀리 있는 구호보다 가까이 있는 계산이 더 중요하다고 여러 차례 적어왔다. 누구를 찍느냐 못지않게 왜 찍느냐가 중요하고, 그 이유는 결국 내 삶을 조금이라도 낫게 만들 도구를 고르는 일이라 본다. 독자가 이 책을 덮고 나면 그 도구를 직접 손에 쥐겠다고 마음먹으면 좋겠다. 말로만 참여가 아니라 발로 가는 참여가 지방자치의 힘을 키운다. 투표는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결과는 오래 남는다고 믿는다.출마자에게도 말을 남긴다. 선거는 이겨도 정치가 지면 아무 소용이 없다. 지방정부는 살아 있는 기계실과 같다. 전등 스위치처럼 눈앞에서 켜지고 꺼지는 결과가 있어야 시민이 신뢰한다. 그래서 자신이 어떤 봉사자가 될지부터 묻고 또 물어야 한다. 속도를 자랑하기 전에 절차를 어떻게 지킬지, 새로 짓기 전에 유지할 것을 어떻게 돌볼지, 추진력보다 설명력으로 갈등을 어떻게 낮출지, 삶을 바꾸는 디테일을 어디까지 준비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공천의 줄보다 인사의 품격, 홍보의 문장보다 근거의 표, 지시의 말투보다 현장의 습관을 더 많이 고민해주기 바란다. 시민은 큰 소리보다 성실을 기억한다. 당장의 박수보다 긴 신뢰를 선택해달라고 말하고 싶다.

인물정보

저자(글) 최재혁

학생 때부터 시사 프로그램을 보며 세상에 잘 드러나지 않은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았고, 9시 뉴스를 보며 정치인이 뱉는 말과 행동에 의문을 가져왔다. 어쩌면 어릴 때부터 품은 궁금증과 의심이 ‘기자’라는 직업을 갖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OBS 사회부 취재팀에서 활동하며 지역의 주요 현안과 시민의 삶에 밀착한 의제를 심층 취재하였다. 이후 월간지『CEONEWS』 편집국장으로 재직하며 경제·경영 분야의 핵심 쟁점을 발굴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리더십 문제를 균형 있게 조명했다.

2022년에는 언론사 ‘CEO저널’을 공동 창간해 공공 정책, 정치, 외교, 사회문제를 독자에게 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현장에서 축적된 취재 경험과 정책 분석 역량을 바탕으로 시민 눈높이에 맞게 복잡한 제도와 공론장을 해설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대통령 선거와 총선에 비해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현실에 문제의식을 갖고, ‘가장 가까이에서 우리 삶을 바꾸는 정치에 왜 무관심할까?’라는 질문에서 이 책의 집필을 시작했다. 기자이자 작가로서 오늘도 시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문제 제기와 탐구를 멈추지 않으며, 정책을 이해하는 시민을 늘리는 것을 저널리스트적 소명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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