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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이 버린 남자: 왕의 유령

새로운 길을 위한 법도
양범 지음
북랩

2026년 01월 16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12월 1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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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PDF (34.53MB)
ISBN 9791172249939
쪽수 2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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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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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명분은 백성을 구할 수 없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법도로만 열린다!

광해군과 허균이 꿈꾼 실리와 능력의 정치가
오늘을 향해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장대한 역사소설

『조선이 버린 남자: 왕의 유령』은 허균이라는 한 인물의 실패를 기록한 소설이 아니다. 이 소설은 시대의 구조 속에서 자신의 재능과 꿈을 잃어야 했던 사람들, 태어난 배경 때문에 선택조차 허락받지 못했던 이들에게 건네는 ‘늦은 위로’다. 시대는 변했지만, 보이지 않는 장벽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왜 우리의 시간이 누군가의 기득권을 지키는 데 쓰여야 하는가.
허균은 이 질문 앞에서 주저하지 않았다. 낡은 질서 안에서 정의를 기다리는 대신, 스스로 새로운 길을 만들기로 선택한다. 왕실의 숨겨진 재정을 혁신의 자금으로 바꾸고, 혈통이 아닌 능력으로 사람을 세우며, 바다 위에 새로운 공동체 국가, 율도국(律島國)을 띄우는 길. 그의 혁명은 파괴가 아니라 건설과 창조에 가까웠다. 혁명을 끝까지 지탱한 것은 칼이 아니라 기록이었다. 허균의 누이 난설헌은 「빈녀음」을 통해 조선의 차별이 한 여인의 삶을 어떻게 무겁게 짓눌렀는지 고요하게 노래한다. ‘남을 위한 혼례옷을 만들지만, 해마다 나는 홀로 잠든다.’ 허균은 자유를 꿈꾸지만, 사람들은 익숙한 굴레를 택하는 모습을 보며 한계에 직면한다. 결국 그는 체제의 화살에 쓰러지지만, 율도라는 발상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 소설은 독자에게 조용히 묻는다. ‘분노는 세상을 무너뜨리는 힘인가, 아니면 더 나은 길을 만드는 시작인가.’ 바다는 모든 눈물을 기억한다. 『조선이 버린 남자: 왕의 유령』이 자신만의 길을 찾는 이들에게 작은 용기가 될 수 있을 듯하다.
서장: 용은 아직 바다를 모른다

제1부 밀약密約- 얼음과 불의 계약
얼어붙은 옥좌
호민(豪民)의 눈
지적좌절(知的挫折): 사조(四祖)의 족쇄와 꺾인 붓
겨울 궁궐의 밀담: 대의를 건 두 이단아의 계약
불온한 연합(不穩連合): 통치 위임 계약의 해지
내탕고의 설계: 비밀 자본의 탄생
어둠의 회계사, 내수사 깊은 곳의 그림자
꺾인 날개들
금강의 비술: 영혼을 거스르는 변장술
남대문의 거짓 깃발: 형벌의 선고
영혼의 변장술과 작별의 연서: 형장의 기만극
새벽의 강릉길: 유령의 그림자와 벼루의 온기

제2부 창업創業- 바다 위에 나라를 세우다
강릉의 붉은 돛(1618년 가을, 출항)
율도 헌장의 초안: ‘능력의 평등’과 난설헌의 서명
흔들리는 방주, 떠오르는 규율(1619년 겨울, 출항 1년)
활빈당의 재탄생: 의적에서 행정 예비군으로
검은 깃발의 이방인(1620년 봄, 류큐 해역)
총과 비단의 거래(1620년 봄, 포르투갈 함대의 갑판)
유령왕의 담판
류큐, 신녀의 땅(1621년)
뱀의 머리가 될 것인가, 용의 꼬리가 될 것인가(1621년)
율도, 첫 깃발을 올리다(1621년, 건국 1년)
공동 상단 율도국(1622년, 건국 2년)
배당금의 윤리학: 자존심과 동업자 정신
낙원의 균열: 창조와 수성의 대립(1623년, 건국 3년)
왕의 그림자: 북쪽의 고독(1623년 봄, 조선)
강철의 외교와 동쪽에서 부는 바람(1623년 봄, 율도)

제3부 역풍逆風- 유령의 귀환
한양에 내린 서리(1623년 봄, 조선)
끊어진 밀서, 부서진 나침반(1623년 봄, 율도국)
대의인가, 분노인가(1623년 봄, 율도국 항구)
명분과의 전쟁: 조롱받는 재조지은(1623년 봄, 기함 갑판)
해방자인가, 침략자인가(1623년 음력 6월, 동해 해상)
거짓 환호: 민심의 동요(1623년 음력 6월, 강릉 시내)
고향이라는 이름의 성벽(1623년 음력 6월, 강릉 관아)
해변의 설교(1623년 음력 6월, 경포 해변)
그들이 사랑한 사슬(1623년 음력 6월, 동해상)
조국이 쏜 화살(1623년 음력 6월, 동해 해상)

종장: 바다는 모든 눈물을 기억한다(1623년 음력 6월, 동해)

에필로그: 바람이 전하는 노래(1653년, 율도국)

후서: 유령의 왕- 동방(東方)의 밤(夜)
강화도의 마지막 기도(1623년 봄, 강화도)
회춘술의 고통과 유령의 탄생
나가사키 항구의 눈(1623년 여름)
페레이라의 도박과 비극의 소식
율도국으로 향하는 왕의 맹세

작가의 말

용상에 앉은 사내는 제왕이었다. 그러나 그의 눈에 담긴 것은 천하가 아닌, 창살 없는 감옥의 시린 풍경이었다. 광해(光海). 그의 이름은 빛나는 바다였으나, 정작 그가 딛고 선 땅은 사방이 절벽으로 막힌 얼음의 섬이었다.
p.10

그때부터 허균의 고행이 시작되었다. 그는 묵묵히 가파른 산길을 오르내리며 물을 길어 독에 부었다. 붓만 잡아 왔던 선비의 몸으로 감당하기엔 너무나 고된 노동이었다. 어깨는 벗겨지고 손바닥은 터져 피가 맺혔다. 업동은 흙을 이겨 깨진 틈을 막아보려 했지만, 물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번번이 터져 나왔다.
p.47

“조선에서 우리는 낡은 법도의 파괴자였다. 탐관오리들의 곳간을 터뜨리고, 약탈한 금은을 백성들에게 나누어주던 의적들이었다. 너희가 사람들을 도울 때, 너희는 영웅이었다. 너희의 칼은 정의의 칼이었고, 너희의 손은 구원의 손이었다. 그러나….”
p.83

신녀의 향주머니는 보이지 않는 옥새(玉璽)였다. 허균은 이제 류큐의 정신적 권위를 등에 업었으나, 그 ‘신(神)의 옥새’만으로는 아직 슈리성을 옥죄고 있는 사쓰마의 노골적인 탐욕과 칼날을 직접 상대할 수 없었다. 그는 ‘영혼’을 얻었으므로, 이제 ‘현실’을 쥘 차례였다.
p.119

결국 명나라는 양보했다. 율도국은 조총과 대포 제조 기술의 일부를 명나라에 전달하기로 합의하고, 대신 동아시아 무역의 중립적 중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았다.
p.155

그 순간, 허균의 손이 떨렸다. 그는 군중을 향해 내밀었던 손을 천천히 거두었다. 손끝에는 아직도 햇살이 닿아 있었지만, 그 온기는 이미 식어 있었다. 그는 깨달았다. 자신이 5년간 세운 율도국의 이상(理想)이, 저들의 익숙한 감옥보다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사실을. 자신의 ‘호민론’이, ‘항민’의 관성을 뚫지 못했음을.
p.191

인물정보

저자(글) 양범

1977년 겨울, 수원 화서고개길을 오르던 택시 안에서 태어났다.
낮에는 〈(주)YAB커머스〉와 〈주식회사 맨땅(이태리방앗간)〉을 이끄는 기업인으로, 밤에는 삶의 서툰 고백들을 시로 빚어내는 시인으로 살아간다.
한성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경희대학교 MBA 과정에 재학 중이다. 비즈니스를 공부하고 있지만, 그의 영혼은 늘 문학을 향해 있었다.
이해조 문학상 최우수상, 강릉문학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시집 『모든 점들은 결국 별이 된다』, 『모든 길은 결국 집이 된다』, 『모든 지도가 당신에게 닿는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도 괜찮은 날의 시집』을 출간했다.
‘과자 굽는 작가’로 불리며, 딱딱한 오란다를 부드럽게 빚어내듯, 삶의 단단한 순간들을 말랑한 온기로 바꾸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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