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면서 생각한 것들
2026년 01월 07일 출간
국내도서 : 2026년 01월 0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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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ePUB (13.99MB)
- ISBN 9791198886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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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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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법서가 아니다. 누구나 쓸 수 있다고 다소 무책임하게 응원하는 책도 아니다. 이 책은 특유의 냉철한 시선과 솔직한 언어로 글쓰기를 둘러싼 환상을 걷어내고, 그 이면의 진실을 드러낸다. 그 어떤 결과가 보장되지 않아도 '글을 쓰지 않으면 못 견딜 것 같은' 사람들에게 전하는, 글쓰기에 대한 정직하고 내밀한 고백이다. 저자는 전업 작가로 글을 쓰며 보낸 지난 세월 동안 깨우친 글쓰기라는 행위의 본질에 대해,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고 아무도 말하지 않는 작가업의 빛과 그늘에 대해 이야기한다. 산문 《자유로울 것》에 수록했던 글쓰기에 관한 8편의 글도 치밀한 수정보완을 거쳐 이 책에 보탰다.
1장 글쓰기의 본질
진실하고 진정한 곳
집중과 몰입
누가 글을 쓰는가
성장기의 얼룩
영감은 어디에서 오는가
고통은 글을 쓰게 하는가
나에게 재능이 있을까
2장 글쓰기의 고민
자기 검열
반드시 소설을 써야 하는가
자기 의심과 믿음
글을 위해 자신을 좋은 상태에 두기
질투와 모멸감
예술가가 되기 싫은 마음
AI와 함께 글을 쓸 수 있을까
3장 글쓰기의 경험
자유로운 영혼과 통제된 몸
편애하는 문체
원고 수정은 어렵다
아이를 키우면서 글을 쓰는 일
작업용 카페의 조건
첫 장편소설의 기억
미친 사랑에 대해 쓰는 사람들
작품을 평가하는 것에 대해
4장 작가로 사는 인생
누가 작가인가
예술가의 삶
글을 써서 밥벌이하기
이름이 알려진다는 것
작가와 소셜미디어
운명과 귀인
독자는 가고 온다
어떻게 나아갈 수 있을까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일렁이는 마음을 헤아려본다. 글이라는 것은 확실히, 너무나 ‘요물’이다. 멀쩡한 사람을 취약하게, 그 앞에서 작아지게 만든다. 그만큼 글은, 정확히는 잘 쓴 글은 어마어마한 힘과 압도적인 매력을 가진다. _8쪽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정확히 알아야 문장과 표현들이 명료해지는데, 우리는 그것을 두고 ‘표현력이 부족해서’ ‘어휘가 달려서’ ‘그냥 막혔다’고 착각한다. 실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가 애초에 내면에서 제대로 정리가 안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_31쪽
10대 시절 마냥 행복했던 이들은 훗날 글을 쓰지 않을 것 같다. 각자의 방식으로 부대끼거나 상처 입거나 힘겹게 보낸 사람들이 나중에 자라서 작가가 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_37쪽
영감은 ‘거슬리는’ 감각이다. 내 안에 누적된 어떤 장면과 감각이 평소엔 전혀 의식하지 않고 살다가 외부의 사소한 자극과 만나 파장을 일으킨다. 이때 느끼는 특별함에는 뭔가가 딱 맞아떨어지고 완전한, 우연인데 운명처럼 보이는 확신이 있다. _41쪽
예술 분야의 일에서는 부족한 재능을 후천적인 노력이 채워주는 경우도 있지만, 어느 정도 선천적인 재능이 없으면 지속적으로 애쓰는 것 자체가 고역이다. 재능이 없으면 열정도 오래 못 버티고, 그러면 실력이 늘면서 재능이 ‘발휘’되는 기회도 얻기 어렵다. 열정에 비례하는 좌절과 불안만 강해질 뿐이다. _59쪽
‘남들은 다 잘나가는데 나만 이렇게 초라해’라고 느껴질수록 무심함이 필요하다. 스스로를 외부로부터 보존하는 것. 끊임없이 주변 모든 것들에 적당히 초연한 것. 휩쓸리지 않는 것.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을 식은 눈으로 보는 것. 시선을 안으로 돌리는 것. 그래도 괜찮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_96~97쪽
모든 고통에도 불구하고 그 안의 아름다움을 들여다보고 발견할 수 있는 사람, 그래서 또 아침에 일어나면 새 마음으로 그 일을 하러 제 발로 걸어가는 사람. 아무래도 예술은 그런 사람들의 몫인 것 같다. _108쪽
AI에게 고유한 글쓰기의 권한을 위탁한다면 애초에 글쓰기의 목적은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책을 출판하는 것’ 혹은 ‘수익 극대화의 가능성 모색’이 될지도 모른다. 자기 이름 박힌 책을 내고 나서 그게 많이 팔리기만 하면 그만인가? _117~118쪽
모든 저자들이 고유한 문체를 가진 것은 아니다. 고유한 문체를 지니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야 한다. 문체는 작가 자신이다. _135쪽
하물며 실패하는 편이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않는 것보다 낫다. 그러니 우리는 일단 해야 할 일-계속 써나가는 것, 계속 만들어나가는 것-을 하기로 한다. 언젠가는 내 작품을 알아봐주는 누군가를 만날지도 모른다. 아니, 누군가의 평가에 흔들리거나, 누가 알아봐주는 것을 예전처럼 중요하게 느끼지도 않을 것이다. _179쪽
얼마나 더 오래 글을 쓸 수 있을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그리고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나는 들뜨지 않고 주제 파악을 잘하면서,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아주 조금씩 더 잘 써나가고 싶다. 나머지는 어디까지나 부차적이다. _252쪽
누구나 글을 쓰는 시대, 다시 되새기는 야멸찬 글쓰기의 본질
저자는 취미를 넘어선 글쓰기, 진짜 글쓰기에 부과되는 가혹함을 여과 없이 짚어낸다. 그 글은 내면 깊은 곳에서 길어 올린 ‘진정한 그 사람의 것’인가? 자의식이나 검열 없이 ‘나 자신을 잊고’ 쓴 진실한 글인가? 간절하고 절실하게 이야기하고 싶어 속에서 넘쳐흐를 정도인가? 표현력의 부족이나 슬럼프로 치부하지만 실은 우리 안에 ‘정말로 간절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을지도 모른다. 기교의 측면에서 ‘잘’ 쓰는 것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문제다.
글쓰기에 샛길이나 요령은 없다. 다른 사람이 대신 해줄 수도 없다. 그래서 그 고통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한편 저자는 감수성이 가장 예민한 성장기의 경험들이 글쓰기의 원동력이 된다고 말하는데 그중에서도 삶의 핵심 경험이자 자주 책의 소재가 되는 ‘고통’의 이야기를 어떻게 글로 써야 하는지, 그 올바른 태도에 대해서도 다룬다. 또한 세간에서 부풀려진 ‘영감’과 ‘재능’의 개념도 냉철하게 성찰한다. 영감이 어디서 오는지, 재능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저자의 답은 우리가 기대하는 낭만적이라기보다 지독하게 현실적이고, 때로는 가혹하다. ‘작가’라는 타이틀이 주는 아우라에 미혹되지 않고 ‘글’에 진심인 사람, ‘글을 쓴다’를 ‘고치고 또 고친다’로 이해하고 그 비효율적인 과업을 수도승처럼 실천하는 사람만이 글을 쓰는 사람으로 남을 것이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글쓰기란 결국 쓰고, 고치고, 또 고치는 일의 반복이기 때문.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거나 자기 이름이 박힌 책을 출간하고 싶다거나 작가로 호명받길 원한다거나. 그러한 본질 밖의 욕망들은 글을 쓰는 데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글쓰기는 글을 쓰는 행위 자체의 절실함과 기쁨에서 시작한다.” _32~33쪽
아무도 말하지 않는 작가의 내면, 그 지옥에 대한 통렬한 고백
저자는 매년 한 권씩 꾸준히 책을 내면서 겪은 내면의 변화무쌍한 풍경을 허심탄회하게 고백한다. 어쩌다 운 좋게 책을 내고, 심지어 한 번쯤은 세간의 눈길을 크게 끌 가능성도 있지만 부지기수의 작가가 사라진다. 살아남았다 해도 매번 ‘다음 책을 또 써낼 수 있을까’ 하는 그 불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글을 쓰면서는 자기 재능이나 실력에 대한 의심과 자괴감이 교차하고, 숱한 시선들을 의식하며 자기 검열을 하는 스스로를 발견하기도 한다.
동료 작가들과 동병상련을 느끼다가도 때로는 남몰래 질투와 모멸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절대적인 몰입을 필요로 하는 원고 작업을 하는 동안 황폐해지는 사생활과 인간관계로 인한 고민은 덤이다. 저자는 이 모든 고통을 “작가의 내면 지옥”이라 부르며, 그 속사정을 누구보다 정직하게, 아프게,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그조차도 작가 자신이 자발적으로 선택한 것. 성숙하고 사회화된 인간이 못 될 가능성을 감수하고서라도, 끝내 더 깊은 자신에게로 파고들어 계속해서 ‘나의 글’을 써야 겨우 유지되는 것이 저술업이다. 저자는 ‘작가’라는 호칭에 대한 손쉬운 환상을 깨트리며 담담하게 묻는다. 여전히 글이 쓰고 싶은지를.
“질투나 모멸감 같은 아픈 마음은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 남과 나를 비교하기를 그만두는 것? 내가 이미 가지고 이룬 것을 곱씹으며 감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 (…) 우리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은 행동이고, 그것은 다른 게 아니라 차분히 ‘나의 글’을 계속 써나가는 것.” _100쪽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쓴다는 것, 그 양면성에 대하여
그러나 글을 쓰는 일이 그저 힘겹기만 한다면 세상에 이렇게 많은 글이 존재하지는 않을 것이다. 마음의 진실을 따라가는 일은 나 자신에게로 제대로 돌아왔다는 확실한 감촉을 주고 가장 매혹적인 상태의 자신이 되는 일이기도 하다. 글을 쓰는 과정은 사무치게 고독하나, 그 고독한 몰입의 심연에서 신성함에 다가간다. 경쟁과 질시, 상대적인 초라함과 자괴감, 출판계 안팎의 온간 사정들이 정신을 사납게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무화하는 압도적인 감동을 만날 때도 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이런 양면적이고 역설적인 두 세계를 일상적으로 오가는 일이다. 또한 내 글을 세상에 내놓는다는 것은 비판과 평가 앞에 서는 일. 부당한 평가를 받거나 내심 실패했다고 생각해도 다시 책상 앞에 앉는 사람들, 좌절감에 멈추거나 만족감에 안주하지 않고 무언가 의미 있는 것을 만들어내는 본질적인 기쁨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쓰는’ 사람들이 아닐까.
그 외에도 재능과 노력을 넘어 ‘운’이 작용하는 영역, AI 시대의 글쓰기의 의미, 작가와 독자의 적당한 거리, 글을 계속 쓰게 만드는 뜻밖의 ‘귀인’ 등 저자는 저술업을 둘러싼 다양한 틈새 문제에 대해 흥미로운 통찰로 풀어낸다. 작가업의 현실적인 문제들도 빠짐없이 다룬다. 글을 써서 밥벌이를 하는 일이 가능한가? 독자는 왜 오고 가는가? 작가로 사는 인생이란 무엇인가?
“작가라 불리든 말든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글을 쓰려고 늘 갈증을 느끼며 무진장 애를 쓰는, 작가라는 호칭이 아니라 ‘글’에 진심인 사람을 우리는 기다리는 것이다. 원고를 겨우 두 번 수정한다고? 당신은 작가가 아니다.” _190쪽
《태도에 관하여》 저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글쓰기의 태도’
저자의 20만 부 스테디셀러 산문 《태도에 관하여》가 저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태도’를 담은 책이라면, 《글을 쓰면서 생각한 것들》은 저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글쓰기의 태도’에 대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 어디에도 흔히 접할 법한 위로나 응원, 빈말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 솔직하고 담백하며 건조한 이 책을 읽다 보면 조금 쓰리거나 아플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겉핥기식 충고가 아닌 오로지 ‘보다 나은 글’을 함께 쓰자는 저자의 깊은 진심이다. 《글을 쓰면서 생각한 것들》의 표지 그림처럼, 글을 쓰는 사람들이란 하늘의 별을 붙잡아보려고 뛰어다니는 말 위에서 뒤뚱뒤뚱 아슬아슬하게 애쓰는 어릿광대가 아닐까?
인물정보
12년간의 직장생활 후, 2005년부터 산문과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산문 《태도에 관하여》,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평범한 결혼생활》, 《다정한 구원》, 《교토에 다녀왔습니다》, 《자유로울 것》, 《나라는 여자》, 《엄마와 연애할 때》, 소설집 《호텔 이야기》, 《곁에 남아 있는 사람》, 《어떤 날 그녀들이》, 장편소설 《다 하지 못한 말》, 《가만히 부르는 이름》, 《나의 남자》, 《기억해줘》, 좋아하는 작가에 대해 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을 비롯하여 다수의 책을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하는 동안, 압도적으로 아름다운 순간들을 자주 마주한다. 내 것이 아니어도 알아보는 귀한 재능, 어떤 작품의 절대적인 아름다움에 느끼는 서늘한 감동, 작업하면서 느끼는 신성한 몰입 같은 것.” _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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