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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 미술 여행

오그림 지음
크레타

2025년 12월 07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12월 0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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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63.91MB)
ISBN 9791192742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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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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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 만나는 미술관은 그 도시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도 모두 품고 있는 거대한 아카이브와 같다. 그곳에 놓인 작품들에는 한 도시가 지나온 역사와 나라의 운명을 뒤흔든 사회적 이슈,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동시대의 문화 트렌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세계 일주 미술 여행》은 이러한 보이는 것 너머의 이야기를 짚어내며 각 공간의 의미를 생생하게 풀어내는 책이다.
저자는 문명의 발상지인 이집트의 카이로와 룩소르에서 시작해 르네상스의 심장인 이탈리아 피렌체, 예술의 수도인 프랑스 파리, 제국의 황금빛 흔적을 품은 오스트리아 빈, 서양 예술을 수집하고 재해석해 낸 일본 도쿄, 현대 미술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을 직접 여행하며 느낀 감상과 깨달음을 세밀한 현장 감각과 미술사적 흐름을 더해 이야기해 준다.
무엇보다 저자는 ‘예술이 도시와 어떻게 호흡하며 성장했는지’를 큰 흐름 속에서 바라보도록 우리를 초대한다. 책에서는 개별 작품이나 특정 사조 위주의 기술에서 벗어나 미술관과 작품이 만들어지고 놓였던 시대와 사회,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담아낸다. 그렇기에 독자는 책에 등장하는 장소와 작가, 작품을 하나의 커다란 맥락 안에서 통합적으로 살펴보고 이해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 책은 여행지에서 미술관에 방문해도 감상이 어려웠던 사람들, 유명한 작품이 왜 중요한지 그 맥락을 이해하고 싶었던 이들, 미술과 삶을 연결해 보고 싶었던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줄 것이다. 또한 책에는 저자가 세계 각지의 미술관에서 받은 위로와 용기, 예술이 건넨 질문이 담겨 있다. 그 솔직한 감상과 지적 사유는 예술로 세계를 이해하고, 우리 자신을 격려하는 방식을 알게 해줄 것이다.
초대하는 글

Trip 1 가장 오래된, 가장 위대한 도시_카이로 & 룩소르
파라오에 대한 믿음, 기자 피라미드 & 스핑크스
이집트 왕조의 클래스, 카르나크 신전
전쟁을 멈춘 지혜, 하트셉수트 장제전
드러나지 않아 얻은 유명세, 투탕카멘 피라미드
세상의 모든 지식,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Trip 2 한 시대가 남긴 가장 우아한 흔적, 예술이 유산이 된 도시_피렌체
건축으로 이어진 시간의 다리,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
도시 역사의 산증인,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
한눈에 보는 르네상스 예술, 우피치 미술관
권력과 예술의 역사, 피티 궁전
메디치 가문의 정수, 메디치 리카르디 궁전
Bonus Spot_산마르코 대성당|아카데미아 미술관|바르젤로 국립 미술관|스트로치 궁전

Trip 3 아름다움이 혁명이 되는 도시_파리
루이 14세의 새로운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
혁명이 남긴 위대한 유산, 루브르 박물관
프랑스 미술 전성기의 종착역, 오르세 미술관
모네를 사랑하는 이들의 천국, 오랑주리 미술관 &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
Bonus Spot_퐁피두 센터|피카소 미술관|로댕 미술관|파리 시립 현대 미술관|장식 미술관

Trip 4 일본에서 만난 파리, 예술 백년지대계의 도시_도쿄
서양 미술사가 한눈에 보이는 상설전, 국립 서양 미술관
숲속에 자리한 인상주의의 정원, 폴라 미술관
자연과 예술의 이상적인 조화, 하코네 조각의 숲 미술관
Bonus Spot_아티존 미술관|쿠사마 야요이 미술관|솜포 미술관|모리 미술관|네즈 미술관|DIC 가와무라 기념 미술관|
팀랩 보더리스 & 팀랩 플래닛 도쿄

Trip 5 황금빛 예술로 제국의 마지막 찬란함을 피워낸 도시_빈
왕국 재건의 꿈, 빈 미술사 박물관
자유를 갈망한 예술가들의 아지트, 빈 분리파 전시관
클림트의 마음의 고향, 아터제 호수
합스부르크 왕국의 황금빛 무대, 벨베데레 궁전
클림트와 에곤 실레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공간, 레오폴드 미술관
Bonus Spot_슈테판 대성당|쇤브룬 궁전|호프부르크 왕궁|쿤스트 하우스 빈|클림트 빌라|
알베르티나 미술관|빈 현대 미술관

Trip 6 세계 예술의 심장, 빌딩 사이로 예술이 흐르는 도시_뉴욕
도심에 모인 인류 문명의 백과사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현대 미술의 기준, 뉴욕 현대 미술관
미국 예술의 얼굴, 휘트니 미술관
Bonus Spot_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뉴 뮤지엄|프릭 컬렉션|노이에 갤러리|히스패닉 소사이어티|디아 비컨|
스톰 킹 아트 센터|뉴욕의 갤러리들

여행을 마치며

이집트의 문명을 보면 ‘발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전의 문명은 미개하고 오늘날이 더 발전한 상태라는 보편적인 인식에 의문을 품게 되는 것이죠. 발전의 형태와 추구하는 방향이 달랐기에 다른 표현으로 나타났을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35쪽

자국의 문화와 예술을 보존하며 발전하기를 선택한 이집트인들은 왕조가 이어진 3000년 동안 대부분의 시기에 걸쳐 이 캐논을 이어갔습니다. 그랬기에 오늘날의 우리가 ‘이집트 그림’이라는 말에 모두 비슷한 캐논 스타일을 떠올릴 수 있는 것입니다. 또 이처럼 자신들의 문화를 폐쇄적으로 지켰기 때문에 흔들림 속에서도 그 긴 시간 동안 나라를 견고히 할 수 있었던 것이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40쪽

이처럼 생생한 신체 표현과 생기 있는 얼굴 등이 조금은 과장된 느낌으로 표현된 루벤스 그림의 특징은 바로크 시대와 연결해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르네상스 시기에는 그리스 시대의 조각처럼 상징적이고 전형적인 아름다움을 부활시키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바로크는 조각이 아닌 살아 있는 인간의 생동감을 표현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죠. 그래서 근육이 움직이고 피가 흐르는 상태를 일부러 다소 과장해서 표현했던 것입니다. /84쪽

사냥을 위한 별장을 권력의 중심지로 바꿔낸 루이 14세의 선택은 그저 사냥에 열중했던 루이 13세의 성향과는 뚜렷한 대조를 이룹니다. 두 인물의 확연한 차이는 당대 궁정 화가였던 이아생트 리고(Hyacinthe Rigaud)가 그린 루이 14세의 초상화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화려한 복식과 위엄 있는 자세로 그려진 이 초상화는 단순한 군주가 아닌 국가 그 자체로 군림하고자 했던 태양왕의 정치적 메시지를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하이힐에 매치한 흰색 반 스타킹, 지나치게 긴 망토, 한껏 볼륨을 넣은 파마머리 등 무엇 하나 화려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의 베르사유 궁전과 무척이나 닮았죠. 특히나 저 망토의 길이를 보아서는 루이 13세처럼 사냥을 즐길 수 있는 복장은 아닌 듯합니다. 사실 이 초상화는 단순한 왕의 초상화를 넘어 절대왕정의 시각적 선언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루이 14세는 이 그림을 외교 목적으로 제작해 자신이 프랑스라는 국가의 상징이자 실체임을 강력하게 각인시키고자 했습니다. /100쪽

이러한 바토의 로코코 회화에서 사랑 이야기는 중요한 주제 중 하나였습니다. 〈두 사촌(The Two Cousins)〉에는 두 명의 여자와 한 명의 남자가 등장합니다. 아무래도 두 여자가 동시에 한 남자를 좋아하는 상황인 듯합니다. 그중 한 여성은 자신의 옷고름을 풀어 헤친 상태고, 남자의 시선은 그 여성에게로 쏠려 있습니다. 그림 중앙에 가깝게 서 있는 여성은 뒷모습만 보이는데도 아쉬운 마음이 느껴집니다. 로코코 회화의 대가였던 바토는 안타까운 짝사랑으로 끝날 뻔했던 이 러브스토리에 낭만을 한 방울 떨어뜨립니다. 홀로 남은 여성을 위해 호수 건너편에 비너스와 큐피드 조각상을 그려 넣은 것일까요? 우리는 이 둘의 등장을 통해 이 외로운 여성에게도 곧 사랑하는 사람이 생길 것이라는 걸 예상할 수 있습니다. 따뜻하고 디테일한 마무리입니다. /106~107쪽

부셰가 그린 자신의 초상화가 무척 마음에 들었던 퐁파두르는 작가의 작품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후원했습니다. 이것이 바토에서 시작한 로코코 회화가 부셰에 이르러 만개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이를 통해 앞서 본 이탈리아 르네상스와 마찬가지로 예술은 좋아하고 응원해 주는 사람이 있을 때 더 빛을 발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와 같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이런 아름다움을 끊임없이 찾는 이들이 있기에 그 빛이 지속되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109~110쪽

화려했던 왕조의 절정, 그리고 그 끝을 함께한 로코코의 몰락. 베르사유는 단지 왕의 궁전이 아니라 한 시대의 영광과 쇠락을 고스란히 품은 공간입니다. 프랑스 절대왕정의 정점인 동시에 민중의 분노를 일으킨 출발점이기도 했죠. 로코코 예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장미처럼 우아하고 섬세하게 피어올랐지만, 어느 순간 그 화려함이 지나쳐 시들고 말았습니다.
이 모든 흐름을 바라보다 보면, 우리는 문득 인생의 굴곡을 떠올리게 됩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고, 찬란한 전성기 뒤에는 언제나 침묵의 계절이 따라온다는 사실 말입니다. 오늘날까지도 베르사유가 역사적 유산을 넘어 인간의 권력과 예술, 삶의 굴곡을 되새기게 하는 상징으로 자리하는 이유입니다. /115~116쪽

니케는 제우스 또는 아테나와 함께 전장에 출전해 승리의 순간에만 모습을 드러내는 여신입니다. 그렇기에 이 조각은 전쟁의 승리뿐 아니라 인간의 이상, 성공, 영광 등으로 승화된 감정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오늘날까지도 ‘승리, 도전, 정상에 오르는 것’의 상징으로 널리 사용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루브르 박물관 그랑드 갤러리의 중간 계단 위에 우뚝 선 이 작품은 인간의 이상과 승리의 순간을 향한 경배를 상징합니다. 덕분에 보는 이에게 승리를 향한 용기와 도전 정신을 불어넣기도 하죠.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수천 년이 지나도 여전히 강렬한 기운을 뿜어내는 그 힘이 ‘완벽한 불완전함’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조금은 불완전해 보이는 우리의 삶 역시, 어쩌면 가장 완전한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128~129쪽

루브르 박물관이 기원전부터 1800년대 중반까지의 문화와 예술을 보여준다면 오르세 미술관(Musée d'Orsay)의 전시는 그 이후의 흐름, 즉 1800년대 중반부터 1900년대 초까지의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프랑스 미술의 전성기인 인상주의가 등장한 바로 그 시기죠. 그래서인지 파리에서 단 하나의 미술관에 방문한다고 했을 때 가장 많은 선택을 받는 곳이 오르세 미술관입니다. /133쪽

인상주의의 가장 특별한 점은 아카데미와 살롱전의 권위에 정면으로 도전했다는 것입니다. 마네의 사실주의 때까지만 해도 기존 체제에 반발하긴 했지만 그 기관들의 영향력을 무시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화가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낸 인상주의 사조는 달랐습니다. 그들은 기득권의 영향에서 더 멀어지며 자유로운 작품 거래의 기틀을 닦았습니다. 바로 이 시기부터 ‘미술 작품 거래’라는, 오늘날 갤러리의 역할과 개념이 자리 잡았죠.
/144쪽

이처럼 〈아를의 침실〉은 누추하고 왜곡된 모습이지만, 그 속에는 오히려 더 진실한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그것은 삶에 지친 한 예술가의 바람이고, 마음 둘 곳 없던 고흐의 작은 세계입니다. 침대와 의자, 자화상과 거울, 기울어진 선 하나하나가 모두 그가 느꼈을 불안과 고요, 그 속의 간절함을 담고 있죠. 그림은 그렇게 자기 내면을 정직하게 마주한 한 사람의 마음을 고스란히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160쪽

결국 고갱은 문화적 발달이 덜 이루어진 타히티라는 먼 섬으로 떠났습니다. 그곳에서부터 진짜 원시적이고 가장 원초적인, 우리의 근원적인 것들에 대한 탐구가 시작되었죠. 그는 우리가 어디에서 태어났고, 왜 태어났고, 왜 살아가는가에 대한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며 그림을 그려나갔습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이 등장하며 발전하고 변화가 일상이던 시대에 고갱의 예술은 새로운 것에 관한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그 모든 것의 존재를 가능하게 한 인간의 근본을 탐구한 것입니다. 문득 빠르게 변화하며 새로운 것에 매몰되고는 하는 지금 이 시대에 고갱의 예술 세계는 우리가 더욱 의미 있게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처럼 좋은 예술이란 시대를 관통하며 세기가 지나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문제점에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고, 그것을 직면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165~167쪽

지금은 거장이 된 ‘모네’의 시작에서부터 말년까지의 흔적이 있는 미술관들을 통해 한 사람의 여정과 한 사조의 등장을 만나봤습니다. 언제나 모네를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새로운 도전이 그 시작점에서는 무모하고 무의미해 보일 수 있지만, 그 도전이 일상이 되고 그 일상이 지속된다면 그것은 도전을 넘은 혁신이자 역사가 될 수 있다고 말입니다. 혹시 시작을 망설이고 있는 도전이 있다면, 우리가 함께 본 모네를 떠올리며 첫발을 내디뎌 보길 응원합니다. /193~194쪽

그런데 인상주의 방의 중간에 재미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로댕의 조각입니다. 인상주의 화가의 방에 웬 조각인가 싶다면 프랑스 로댕 미술관에서의 기억을 떠올려 보기 바랍니다. 로댕은 조각계의 인상주의 작가였죠. 두 사람은 같은 시대에 활동한 예술가로, 실제 로댕과 모네는 함께 전시를 하기도 했습니다. 마치 그때 모습을 재현하듯 둘의 작품을 한 공간에 전시한 구성은 작품 감상의 재미를 한층 더해줍니다. /238쪽

재미있는 것은, 우리가 중세 미술부터 한참을 돌아 현대 미술에 도달했는데 다시 원시 미술이나 어린아이와 같은 그림 앞에 서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돌고 돌아 처음의 근본으로 돌아온 것이죠. 우리는 살아가며 늘 새로운 것, 다른 것, 더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며 이를 찾아 나섭니다. 하지만 이미 오랜 시간을 걸어온 역사의 흔적과 그 흔적을 담은 예술은 우리에게 다른 무언가를 말해주는 듯합니다. 예술의 이러한 과정을 살펴보면 어떤 분야에서든 결국 가장 중요한 본질만 남게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243쪽

예술이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라면 레오폴드 미술관은 그 거울을 여실히 들여다보게 해주는 공간으로 다가옵니다. 클림트의 황금빛 찬란함과 에곤 실레의 거친 숨결이 공존하는 이곳에서 우리는 제국의 끝과 그 속에서 피어난 예술의 절박한 아름다움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잠시 그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그들의 감정으로 시대를 느껴본다면, 이곳을 나서는 발걸음이 이전과는 조금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43쪽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수많은 예술품이 진열된 박물관일 뿐 아니라 시대와 문화가 교차하고 문명이 서로를 비추는 하나의 무대와도 같습니다. 특히 19세기 유럽 미술품이 전시된 800번대 갤러리는 인상주의의 태동과 그 확산 과정이 응축된 장소로,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유럽 회화 컬렉션을 자랑합니다. 갤러리 한편에 자리한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샤르팡티에 부인과 아이들(Madame Georges Charpentier and Her Children)〉은 단순 초상화를 넘어, 프랑스 제3공화국 시기 부르주아 사회의 문화적 정체성, 여성성과 모성, 예술 후원의 풍경을 모두 보여줍니다. /369~370쪽

예술이 품은 도시의 시간,
세계의 미술관에서 건져 올린 삶의 질문들

작품을 통해 도시와 세계를 읽고,
결국에는 우리 자신을 이해하게 되는 예술 여정

여행지에서 만나는 미술관은 언제나 조금 특별하다. 익숙하지 않은 언어와 풍경을 지나 다른 차원의 작품 앞에 서면, 마치 그 도시가 조용히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순간이 찾아온다. 미술관에는 그 도시가 지나온 과거와 동시대의 현실, 만들어 갈 미래에 대한 스케치가 겹겹이 아카이빙되어 있다. 《세계 일주 미술 여행》은 그러한 시간의 아카이브로의 미술관을 탐색하며 예술이 어떻게 한 도시의 시간과 표정을 담아내는지 섬세하게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문명의 출발점이자 그 원형이 남아 있는 이집트의 카이로와 룩소르에서 출발해 르네상스가 태동한 피렌체, 예술 혁신의 거점인 파리, 제국의 찬란함이 응축된 빈, 서양 예술을 재해석해 소장한 도쿄, 현대 미술의 최전선인 뉴욕을 직접 여행하며 도시와 작품이 서로를 비추는 방식을 깊이 있게 살핀다. 또한 각 장소에서 느낀 감정과 통찰을 미술사적 흐름과 나란히 놓으며 작품이 놓인 공간을 하나의 풍경처럼 열어 보여준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개별 작품이나 사조를 해설하는 단편적인 관점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작품이 놓인 장소에는 어떤 역사와 의미가 담겨 있는지, 그 시대의 사람들은 무엇을 경험하고 소망했는지, 어떤 사건과 분위기가 예술가의 손끝을 움직였는지 등을 서사적으로 엮어낸다. 예술이 도시와 공명한 방식을 따라가다 보면 작품 너머의 사회적 맥락이 읽히고, 이는 그곳의 역사까지도 이해하는 경험으로 이어진다.
또한 저자가 세계 곳곳의 미술관에서 느낀 감정과 사유의 조각은 이 예술 여행이 미술사를 이해하는 것에만 머물지 않게 한다. 각 도시에서 만난 미술관은 저자에게 용기와 위로, 새로운 시선과 질문을 건넸고, 그 감정과 깨달음의 궤적을 이 책에 충실히 담아냈다. 독자들은 이를 통해 미술관을 여행하는 일이 결국은 자신을 돌아보는 행위와 맞닿아 있음을 자연스레 깨닫게 될 것이다.
《세계 일주 미술 여행》은 미술관을 어렵게만 느꼈던 독자들에게는 이해의 실마리를, 여행에서 감각의 확장을 원하는 독자에게는 새로운 방향성을, 예술과 생활을 연결해 더 풍성한 삶을 기대하는 독자에게는 깊은 사유의 계기를 제공한다. 예술을 통해 도시를 읽고, 도시를 통해 역사를 이해하고, 역사를 통해 다시 자신을 바라보게 하는 이 여정의 끝에서 독자는 깨닫게 될 것이다. 예술이 건넨 새로운 질문과 시선은, 오늘의 나를 더 선명히 마주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말이다.


세계를 마주하고 이해하는 또 하나의 방법,
예술의 흐름을 따라가는 세계 일주

문명의 기원 이집트에서 현대 미술의 심장 뉴욕까지,
도시와 예술의 시간을 읽어내는 여행

여행하듯 가볍게, 감상은 깊이 있게
시선을 넓히고 마음을 움직이는 예술 여정

V 문명의 기원을 담은 도시 ‘카이로 & 룩소르’
이집트 왕조 시대의 연표를 따라가다 보면 인류가 처음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세계를 기록하기 시작한 순간을 마주한다. 당시의 예술은 세계의 질서이자 신을 향한 믿음, 영원을 꿈꾸던 욕망이 인간의 상상력과 만나 탄생한 기념비적 공간이었다. 이를 통해 독자는 예술의 가장 초기 형태가 지닌 상징성과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영향력을 자연스레 체감한다.

V 르네상스가 남긴 가장 우아한 흔적 ‘피렌체’
피렌체는 인간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도시다. 마사초에서 시작된 혁신은 보티첼리와 미켈란젤로, 라파엘로로 이어지며 르네상스의 중요한 흐름을 완성한다. 책에서는 이 예술가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도시를 중심으로 이뤄낸 거대한 변화를 살핀다. 피렌체의 거리와 광장, 성당을 따라 걷는 여정을 통해 독자는 인간 중심 세계관의 탄생과 시대를 바꾼 예술을 목격한다.

V 미술로 사회 변화를 이끌어 낸 혁명의 수도 ‘파리’
파리는 오랜 세월 동안 예술의 최전선에서 끊임없이 변화를 주도해 온 도시다. 책에서는 루이 14세의 베르사유 궁전부터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까지를 아우르며 ‘아름다움’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사회적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시각적 혁명을 만들어 냈는지 보여준다. 예술이 살아서 움직였던 도시의 분위기를 통해 독자들은 예술가의 실험과 혁신이 만들어 낸 시대정신을 읽어낼 수 있다.

V 일본에서 만난 서양 미술의 새로운 관점 ‘도쿄’
도쿄는 서양 미술을 수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색과 관점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우키요에로 대표되는 일본 전통 스타일은 서양 예술가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고, 일본의 기업 컬렉터들은 이를 역수입하며 새로운 예술적 흐름을 만들어 냈다. 독자는 도쿄라는 도시를 통해 예술이 언어와 국경을 넘어 순환하고 확장되는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V 클림트와 에곤 실레가 완성한 황금빛 예술의 교차점 ‘빈’
빈은 제국의 영광과 불안이 공존하던 시대의 공기를 그대로 품은 도시다. 클림트의 황금빛 작품, 에곤 실레의 대담한 선, 빈 분리파가 만들어 낸 실험적 예술은 당시 사회의 균열과 감정의 소용돌이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이러한 작품들은 화려함만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당대의 정서를 예민하게 기록한 시대의 얼굴이 되었다. 이와 같은 작품을 통해 독자는 새로운 시대를 향한 예술가들의 갈망을 맞닥뜨린다.

V 세계 예술의 중심이 된 현대 미술의 심장 ‘뉴욕’
뉴욕은 현대 미술의 실험과 도전이 폭발적으로 이뤄진 도시다. 잭슨 폴록, 마크 로스코, 앤디 워홀 등 미술사적 전환점을 만들어 낸 예술가들이 바로 이곳, 뉴욕에서 새로운 스타일과 언어를 창조했다. 뉴욕은 예술의 규칙이 끊임없이 깨지고 다시 쓰인 실험의 장이며 다양한 문화가 만나 서로를 확장하는 멜팅 팟이다. 이 역동적인 도시를 통해 독자는 오늘날 현대 미술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을 읽어내게 된다.

인물정보

저자(글) 오그림

예술을 경험하는 모든 순간에 함께하는 아트살롱 오그림의 대표이자, 세계의 미술관과 아트페어 현장에서 작품 너머의 이야기를 꺼내며 예술을 통해 삶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는 사람.
미술관에 가면 사회가 말하는 '보통'의 기준과 다른 세계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펼쳐 보인 화가들의 작품이 인사를 건넸다. 작품들은 언제나 내가 가진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커다란 용기로 마음을 채워주었고, 그 감동을 함께 나누고 싶어 아트살롱 오그림을 시작했다. 아늑하고 유쾌한 커뮤니티로 출발한 아트살롱 오그림은 1500회 이상의 VIP와 기업 강연, 해외 아트 투어, 화랑미술제 공식 도슨트 총괄, 키아프-프리즈 도슨트 프로그램 등으로 이어지며 더 넓고 다채로운 세계로 확장되었다. 그 과정에서 예술은 삶의 정답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보게 만드는 질문'을 건넨다는 사실을 배웠다. 예술이 건넨 질문을 품고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익히자, 평험하자고 생각했던 일상도 매일 조금씩 특별해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홈페이지 ohgrim.com
인스타그램 @ohgr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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