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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인생 수업

나관중 지음 | 강현규 옮김
메이트북스

2026년 01월 10일 출간

국내도서 : 2026년 01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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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6.07MB)
ISBN 9791160024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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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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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전 시장에서 삼국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전투와 전략 중심의 서사를 넘어, 인간의 선택과 태도를 읽고자 하는 독자층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장년층 독자들은 삼국지를 더 이상 영웅담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그들은 인물들이 어떤 기준으로 결단했고, 그 선택을 어떻게 감당했는지에 주목한다. 이 책 『삼국지 인생 수업』은 이러한 독서 흐름의 변화에서 출발한 책이다. 이 책은 방대한 삼국지 원전을 요약하거나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지 않는다. 대신 삼국지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인 ‘사람’과 ‘장면’을 정면에 세운다. 인물이 가장 그 사람답게 드러나는 순간을 포착해 독자 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인다. 그 장면 속에서 인물은 설명되지 않고, 스스로 말하게 된다. 독자는 그 선택을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이 책이 삼국지를 다시 읽는 방식이자, 지금 이 시대에 삼국지가 필요한 이유다.
『삼국지 인생 수업』은 관우·제갈량·조조·유비·장비·조운·손권 등 일곱 인물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 인물들은 영웅이어서 선택된 것이 아니다. 각자가 세운 기준을 끝까지 책임졌다는 공통점을 지녔기 때문에 선택되었다. 관우의 의리는 숭고하지만 동시에 고독을 동반한다. 조조의 냉철함은 강력하지만 늘 불안과 함께한다. 제갈량의 책임은 존경스럽지만 끝없는 소모를 요구한다. 이 책은 그 빛과 그림자를 함께 담는다. 어느 한쪽만을 미화하지 않는다. 인물의 위대함보다 인간적인 결을 먼저 보여준다. 독자는 인물을 닮고 싶어 하거나 평가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대신 자신의 기준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된다. 삼국지가 AI 시대인 지금에도 살아 있는 고전으로 읽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엮은이의 말_ 삼국지의 명장면으로 사람을 읽고 삶의 지혜를 얻다

1장 관우 편: 스스로 세운 기준을 끝까지 책임진다

함께 짊어진 순간부터 이미 운명이 된다
떠나는 길에서도 의리는 남는다
은혜는 갚되 사람은 바꾸지 않는다
목표를 이루기 전에 은혜부터 먼저 갚는다
진짜 패배는 마음이 꺾이는 것이다
홀로 버티는 한 사람이 세상을 지탱한다
승리는 잠깐이고, 교만은 오래 남는다
명예는 이름이 아니라 책임이 지킨다
칭송이 높아질수록 외로움도 깊어진다
가장 위험한 적은 내 안에서 자란다
승리는 앞만 보지만, 패배는 뒤까지 살핀다
혼자 끌어안는 전선은 끝내 무너진다
진정 강한 사람은 약한 사람부터 챙긴다
고독한 지도자는 스스로를 먼저 붙잡는다
퇴각은 패배가 아니라 내일을 위한 준비다
가장 깊은 어둠에서 사람이 드러난다
슬픔과 울음은 지나가고, 책임만 남는다
말보다 훨씬 묵직한 약속이 있다
살기 위해 굴복하면, 살아도 남는 게 없다
쓰러지는 그 순간에 사람이 드러난다
무너진 성은 재건할 수 있지만 무너진 마음은 되돌릴 수 없다
도망이 아니라 나아가야 할 길이 있다
은혜는 갚고 떠나야 길이 바로 선다


2장 제갈량 편: 책임 앞에서 추호도 물러서지 않는다

천하를 바꾸는 일은 한 사람을 바꾸는 데서 시작된다
사람을 움직이려면 그가 따라갈 미래를 보여주라
사람을 먼저 본 자가 천하를 먼저 얻는다
속도보다 기초가 먼저여야 나라가 무너지지 않는다
계산을 다한 뒤 한 걸음은 하늘에 맡긴다
패배 속에서 드러나는 마음이 진짜 힘이 된다
승리는 한 번의 기적이 아니라 끝없는 준비의 결과다
지혜는 자리를 구하는 게 아니라 짐을 짊어지는 일이다
지도자의 말 한마디는 병사 천 명의 마음을 바꾼다
공을 세우는 것보다 공을 지키는 게 더 어렵다
군주의 분노를 막는 것이 진짜 충성이다
충성은 명령이 아니라 스스로 한 맹세다
진심의 말 한마디가 천 명의 칼보다 깊다
돌진이 용기일 때도 있지만 멈추는 용기도 꼭 필요하다
전쟁은 적을 꺾는 게 아니라 사람을 얻는 것이다
패배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뜻이 흔들릴 때 찾아온다
연민이 아닌 기준 위에 신뢰를 세운다
실패는 멈춤이 아니라 길을 다시 찾는 일이다
두려움을 이기는 건 칼이 아니라 마음이다
입이 아니라 일관성이 사람을 움직인다
작은 허점 하나가 한 나라를 기어이 무너뜨린다
이끄는 자는 공을 감추고 책임을 드러내야 한다
지도자의 마음이 흔들리면 천하가 흔들린다
이끄는 자는 두려움 대신 믿음으로 조직을 세운다
가장 깊은 전략은 상대가 모르게 하는 것이다
삶의 끝은 멈춤이 아니라 책임을 비우는 일이다


3장 조조 편: 승리보다 중요한 것은 패하지 않는 것이다

두려움을 넘는 자가 인재를 얻는다
두려움은 사람을 굴복시키지만 용서는 마음을 굴복시킨다
의로움은 때로 손해를 부르고, 이로움은 나라를 살린다
두려움이 먼저고, 통치는 그다음이다
모략은 칼보다 깊고, 승부는 보이지 않게 갈린다
의심은 권력의 그림자이고, 그림자는 결코 떠나지 않는다
진짜 승부는 칼이 아니라 눈빛에서 시작된다
모든 길은 살고자 하는 자에게 열린다
지금의 패배는 운명의 한 줄일 뿐이다
실패는 깃발에서 시작되지 않고 마음에서 시작된다
감정은 군주의 사치이자 패자의 위안이다
때로는 거짓도 진실을 위한 도구가 된다
지혜는 순결하기보다는 끝없는 자기 의심이다
인재는 믿는 것이 아니라 형세 위에 세워 쓰는 것이다
지도자는 욕을 먹기에 나라를 지킨다
권력은 ‘때’를 잃는 순간 모래처럼 흩어진다
한 사람의 완벽함을 하늘은 오래 허락하지 않는다
천하를 얻는 일보다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더 어렵다
야망은 자신의 죽음조차 계획에 포함시킨다


4장 유비 편: 상대의 마음을 진심으로 먼저 세워준다

큰 일은 힘센 칼보다 먼저 마음을 얻을 때 시작된다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는 선택을 절대로 바꾸지 않는다
믿음은 힘없는 자의 마지막 무기다
비록 느리게 가지만 결코 길을 잃지 않는다
사람을 먼저 세우는 자가 마음을 먼저 얻는다
마음을 지켜주는 사람이 결국 마음을 얻는다
사람을 얻는 일은 멀기에 서두름보다 기다림이 만든다
의로움이 먼저 있고, 전쟁은 그 뒤에 온다
마음을 잃지 않는 사람이 끝까지 간다
신의는 땅보다 무겁고, 권력보다 길다
신의로 지킨 땅은 언젠가 다시 돌아온다
권좌 위에 세워지는 명분은 가벼워서는 안 된다
패배는 길을 잃는 게 아니라 길을 바꾸는 것이다
큰 뜻을 지닌 자는 작은 승리를 두려워한다
정의의 칼은 나라를 지키지만 분노의 칼은 자신을 벤다
도는 사람을 살리지만 사람을 태우기도 한다
패배의 불꽃은 다음 길을 비추는 빛이 된다
크게 잘못한 것이 있다면 백성에게 머리를 숙여야 한다
패배의 한복판에서도 군주는 군주다워야 한다
용서는 약함이 아니라 가장 강한 힘이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혈통보다 나라를 우선시하다


5장 장비 편: 흔들림 없는 진심으로 의리를 지킨다

함께하자며 맺은 약속은 평생의 기준이 된다
의리는 한 번의 결심이 아니라 평생 지켜야 할 태도다
강함은 앞서는 힘이 아니라 뒤를 살피는 책임이다
의리가 빠진 싸움은 먼저 스스로를 무디게 한다
분노를 나누지 말고, 신뢰를 함께 짊어져라
분노는 파괴가 아니라 질서를 세우는 힘이 될 수도 있다
큰소리는 허세가 아니라 남겠다는 약속이다
진정한 용기는 두려움을 안고 설 때 생긴다
말은 칼보다 가볍지만 사람의 마음을 흔들 수 있다
이름보다 먼저 지켜야 할 것은 사람의 자리다
적을 먼저 읽는 자가 결국 싸움에서 이긴다
강한 자는 적에게서도 기개와 의리를 본다
대담함은 소리가 아니라 버티는 태도에서 나온다
가진 힘이 커져갈수록 먼저 다스려야 할 것은 자기다
분노는 버릴 것이 아니라 다스려야 할 힘이다
백성은 칼을 보면 숨고, 마음을 보면 따른다
싸움에서 중요한 것은 사람 수가 아니라 마음이다
분노는 그를 밀어냈고 의는 그를 멈춰 세웠다
방향을 잃은 분노는 끝내 자신을 해친다


6장 조운 편: 맡은 일은 언제나 빈틈없이 완수한다

목숨을 버리는 용기는 많지만 사람을 지키는 용기는 드물다
앞에서 빛나긴 쉽지만 뒤를 맡기는 어렵다
장수의 칼은 적을 향하지만 마음은 백성을 향한다
기세는 돌격에서 나오지만 승부는 퇴로에서 갈린다
두려움 대신 신뢰를 세워야 백성을 얻는다
지도력은 처벌이 아니라 질서를 세우는 데 있다
백성을 지키는 싸움이 가장 강한 싸움이다
명예는 남이 주는 게 아니라 남이 빼앗지 못하는 것이다
두려움을 아는 장수는 끝까지 무너지지 않는다
내 안의 두려움을 인정해도 결코 물러서지는 않는다
충성은 드러내지 않고 그저 맡은 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충성은 주군의 명이 아니라 주군의 고독을 지키는 것이다
진짜 충성은 주군보다 나라를 향한다
진정한 용기는 명령이 아닌 양심에서 자란다
진정한 강함은 고요 속에 있다
용기는 마지막 순간까지 책임과 품위를 지키는 것이다
끝까지 남은 자의 몫은 책임 하나뿐이다
진정한 영웅은 끝을 조용히 남긴다


7장 손권 편: 흔들림 없는 균형감으로 통치한다

젊음은 약점이 아니라 책임을 맡을 수 있는 시간이다
결단은 목소리가 아니라 탁자를 부수는 행동이다
강한 자에게 무릎 꿇지 않는 것, 그것이 왕의 첫 싸움이다
불길은 명령이 아니라 결단에서 시작된다
가슴 벅찬 승리의 날에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자신이다
사람을 쓰는 일은 의심보다 믿음이 먼저다
때를 아는 자는 이기는 순간에 들뜨지 않는다
한쪽을 고르지 않는 선택이 나라를 살리는 때가 있다
승리는 끝이 아니라 경계를 시작하는 지점이다
승리를 과시하지 않고, 이긴 뒤에도 기반을 다진다
지도자의 자리는 외로움을 견디는 자리다
나라를 지키는 일은 사람의 마음을 지키는 일이다
사람을 쓰는 일은 그를 의심하지 않는 일이다
체면을 지키는 승리보다 기준을 지키는 패배가 낫다
승자가 오래가는 이유는 멈출 줄 알기 때문이다
가장 위험한 순간은 충분하다고 느낄 때다
사적인 정은 접고, 공적인 기준을 세우다
지도자의 분노는 마지막 수단이어야 한다
군주의 마지막 일은 자리를 비워주는 일이다


8장 기타인물 편: 혼돈의 시대를 각자의 결로 건너간다

힘이 아무리 커도 믿음이 없으면 오래 못 간다
살아남는 자는 말보다 판단을 끝까지 아낀다
승리한 날이 가장 위험하니 그 하루를 먼저 경계해야 한다
전장은 칼로 싸우지만 승패는 판단에서 갈린다
사람이 아닌 기준을 따르는 것이 진정한 충성이다
조용히 쌓인 공은 끝내 사라지지 않는다
속도만으로는 길을 열 뿐, 나라를 지킬 수는 없다
나라를 지키는 것은 버티는 시스템이다
극단을 고르지 않은 사람이 나라를 살린다
때로는 먼저 손해를 감수할 때 비로소 판이 완성된다
천재는 순간의 번뜩임이 아니라 계산된 설계로 증명된다
쓴소리는 듣기 불편해도 나라를 살리는 경고음이다
분노가 방향을 잃는 순간 힘 역시 제 갈 길을 잃는다
승부가 갈리는 순간에는 대담함이 전장을 정리한다
전장은 장병의 숫자가 아니라 마음이 무너질 때 끝난다
사람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배워가며 달라질 수 있다
나가서 싸울 때와 물러나 지킬 때를 분별해야 한다
나라가 사라진 뒤에도 버티는 마음은 남는다
주군을 떠날 수는 있어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있다
판단을 잘못 맡기면 지혜도 함께 무너진다
충언이 사라질 때 조직은 안에서부터 무너진다

조조의 대군이 적벽에서 오·촉 연합군에게 크게 패한 후 북으로 달아났다. 불길은 아직 강 위를 타고 있었고, 패잔병들은 강둑을 따라 정신없이 흩어졌다. 관우는 냇물을 건너며 퇴각로를 주시했다. 그 길은 조조가 일찍이 그에게 은혜를 베풀었던 하북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장비가 말을 몰아 관우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형님과 중원을 세우려면, 지금 끝을 봐야 합니다. 조조를 놓쳐선 안 됩니다.”
관우는 칼끝을 북쪽으로 겨누었다가 이내 거두며 말했다.
“조조가 나를 살려 보낸 은혜가 있다. 은혜를 갚지 않고는 의를 말할 수 없다.”
조조의 기병은 이미 흙먼지를 일으키며 시야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관우는 칼을 거두고, 그대로 길을 열어주었다. -〈1장 관우 편: 스스로 세운 기준을 끝까지 책임진다〉 중에서

관우가 성루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아이를 안은 어머니가 떨리는 손으로 성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관우는 곧바로 외쳤다.
“문을 열어라! 백성이 먼저다!”
성문이 다시 열리고, 병사들이 노부모와 아이들을 부축해 안으로 들였다. 관우는 마지막 한 사람까지 들어오는지 직접 세어가며 지켜보았다. 관우가 장수들에게 말했다.
“강한 자가 먼저 살면 모두가 죽는다. 약한 자가 먼저 살면 모두가 산다.”
-〈1장 관우 편: 스스로 세운 기준을 끝까지 책임진다〉 중에서

제갈량이 처음으로 촉의 재정을 정리하던 날, 장수들은 불만을 감추지 않으며 말했다.
“왜 이리 느리고 조심합니까? 적이 코앞입니다!”
제갈량은 장부를 덮고 고개를 들며 말했다.
“나라가 무너지는 건 전쟁 때문이 아니라 준비를 소홀히 해서다.”
그날 그는 군창의 곡식부터 세기 시작했다. 창문 너머에서 장수들은 탄식했지만, 제갈량은 밤이 깊어질수록 횃불을 더 가까이 당겼다.
-〈2장 제갈량 편: 책임 앞에서 추호도 물러서지 않는다〉 중에서

전각에 장수들이 도열했다. 유비는 제갈량을 앞으로 불러 세우고 묵직하게 물었다.
“그대는 이 무게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
제갈량은 잠시 눈을 감고 숨을 고른 뒤,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지혜가 깊을수록, 책임은 더 무겁습니다.” -〈2장 제갈량 편: 책임 앞에서 추호도 물러서지 않는다〉 중에서

조정의 신하들이 앞다투어 외쳤다.
“원한을 씻어 원씨의 잔당을 모두 제거해야 합니다!”
조조는 잠시 등을 돌린 채 그들의 얼굴을 살폈다. 패한 자의 얼굴이 아니라, 쓰일 자의 눈이었다.
조조는 손에 들고 있던 잔을 천천히 내려놓으며 말했다.
“나는 하늘을 두려워하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원소의 장수들은 사형대로 끌려가지 않았다. 그들의 발끝은 조조의 군문을 향해 조용히 돌려졌다. -〈3장 조조 편: 승리보다 중요한 것은 패하지 않는 것이다〉 중에서

병사들이 절망 섞인 외침을 터뜨렸다.
“주군! 이제 끝입니다!”
조조는 진흙에 쓰러진 몸을 이를 악물고 일으키며 한 걸음을 뗐다.
“죽음을 두려워하면 죽고, 살고자 하면 산다.”
그는 패주 속에서도 길을 찾았다. 살겠다는 불굴의 의지가, 살아남을 질서를 다시 세우기 시작했다. -〈3장 조조 편: 승리보다 중요한 것은 패하지 않는 것이다〉 중에서

조조의 군세가 북쪽에서 밀려오고, 곳곳의 성은 문을 닫기 시작했다. 유비가 기대던 세력도 더는 그를 품기 어려웠다. 병력은 흩어졌고, 밤마다 진영에서 사람이 사라졌다.
허창으로 향하는 길에 남은 것은 말 몇 필과, 끝까지 떠나지 못한 백성 몇 사람뿐이었다.
장비가 술기운을 못 이겨 소리쳤다.
“형님, 이게 무슨 꼴입니까? 우리는 언제까지 도망만 다녀야 합니까?”
유비는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조조는 앞서 달리고, 손권은 강동을 지킨다. 나는 늦다. 그러나 나는 길을 잃지 않았다.” -〈4장 유비 편: 상대의 마음을 진심으로 먼저 세워준다〉 중에서

초가집에 눈보라가 창틈을 흔들었다. 유비는 이미 두 번이나 헛걸음을 했다. 장비가 팔짱을 끼고 투덜거렸다.
“그 젊은 선비 하나 만나려고 이 고생을 한다고요?”
유비는 털옷을 여미고 문을 두드렸다.
“큰 뜻을 함께할 사람은 기다려도 된다.”
세 번째 두드림에 문이 열렸다. 유비는 깊이, 더 깊이 제갈량에게 허리를 숙였다. 그 한 번의 절로, 천하삼분의 서막이 열렸다. -〈4장 유비 편: 상대의 마음을 진심으로 먼저 세워준다〉 중에서

남양 일대는 이미 질서가 무너져 있었다. 황건적의 난을 피해 떠돌던 백성들이 성문 앞에 몰려들었고, 아이와 노인, 짐을 이고 진 사람들이 길을 막아 더는 움직일 수 없었다. 군은 이동해야 했고, 적의 동향도 살펴야 했다. 그러나 백성들은 어디로도 물러설 곳이 없었다.
혼란이 커지자 병사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갔다. 군을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말과, 백성을 두고 갈 수 없다는 말이 맞섰다. 그때 장비가 갑옷을 벗어 들고 앞으로 나섰다.
“아이와 노인이 먼저 간다.”
잠시 주변이 조용해졌다. 늘 전장에서 가장 앞에 서던 장비가, 그날만큼은 가장 약한 사람들부터 길로 내보내고 있었다. 그 선택은 전술이 아니라 기준이었다. -〈5장 장비 편: 흔들림 없는 진심으로 의리를 지킨다〉 중에서

고을에 도착한 장비는 가장 먼저 갑옷을 벗었다. 그는 관아로 곧장 들어가지 않고 시장부터 걸었다. 상인의 말을 들었고, 농부가 한 해 동안 거둔 곡식의 양을 직접 물었다. 명령을 앞세우지 않았고, 판단을 서두르지도 않았다.
장비는 이렇게 말했다.
“백성은 칼을 보면 숨고, 마음을 보면 따른다.”
그는 술자리를 줄였고, 벌은 가볍게 하되 기준은 분명히 했다. 밤이 되면 직접 고을을 돌며 꺼진 등잔을 다시 세워주었다. 그날부터 백성들은 장비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5장 장비 편: 흔들림 없는 진심으로 의리를 지킨다〉 중에서

유비는 끝까지 백성을 버리지 못하고, 가장 뒤처진 이들까지 이끌며 강으로 향했다. 그때 외침이 들렸다.
“유황숙의 아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혼란 속에서, 먼 곳에서 한 기병이 먼지를 가르며 나타났다. 조운이었다. 그는 말 아래에 아이를 품고, 말 위에서는 적을 막아내며 좁은 길을 스스로 열고 있었다.
유비는 그 모습을 보고 낮게 말했다.
“목숨을 버리는 용기는 많다. 그러나 사람을 지키는 용기는 드물다.”
유비는 아이보다 먼저 조운의 두 어깨를 붙들었다. -〈6장 조운 편: 맡은 일은 언제나 빈틈없이 완수한다〉 중에서

조운은 말에서 내려 병사들 앞에 섰다. 그는 칼을 뽑지 않았고,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았지만 단호히 말했다.
“백성의 것을 빼앗지 마라. 우리가 지키려는 것을 우리가 먼저 부수지 마라.”
그 말 뒤에 처벌은 없었다. 대신 조운은 직접 말고삐를 잡고 민가 앞을 지나갔다. 병사들은 그 등을 보고 발걸음을 거두었다. -〈6장 조운 편: 맡은 일은 언제나 빈틈없이 완수한다〉 중에서

적벽의 승리가 굳어지자, 전장보다 조정이 먼저 술렁이기 시작했다. 여몽과 노숙, 주유의 이름이 오르내리며, 누가 더 공이 큰지를 놓고 말들이 이어졌다.
손권은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공의 크기를 따지기보다, 공을 바라보는 태도를 문제 삼았다. 그리고 신하들에게 분명히 말했다.
“의심이 먼저 오면, 사람은 한 걸음도 못 걷는다.”
손권은 공을 한쪽으로 몰아주지 않았다. 대신 역할을 구분했고, 책임을 나누었다. 힘을 흩뜨린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지 않도록 묶는 방식이었다. -〈7장 손권 편: 흔들림 없는 균형감으로 통치한다〉 중에서

적벽 이후, 형주는 비어 있었다. 연합의 명분 아래 함께 다루기로 했던 땅이었지만, 유비는 먼저 들어가 자리를 잡고 물러나지 않았다. 강동의 조정은 곧 술렁였다. 함께 싸운 동맹이었지만, 결과만 보면 일방적으로 빼앗긴 형국이었다.
신하들의 분노는 거셌다. 지금 바로 군사를 일으켜 형주를 되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손권은 즉각 반응하지 않았다. 그는 강가로 나가 흐르는 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강은 서쪽의 물도, 동쪽의 물도 담아 같이 흘러간다.”
그 말은 유비의 행동을 정당화한 것이 아니었다. 지금 이 순간, 어느 한쪽에 서는 것이 강동에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이었다. 그는 한쪽을 고르지 않았고, 그 보류의 선택이 다음 싸움을 가능하게 했다. -〈7장 손권 편: 흔들림 없는 균형감으로 통치한다〉 중에서

적벽을 앞두고 강동의 장수들은 연일 승산을 따졌다. 병력의 차이, 보급의 한계, 바람의 방향까지 모두 계산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계산만으로는 조조의 의심을 넘을 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었다. 결정적인 한 수가 필요했다.
황개는 그 해답을 자기 몸에서 찾았다. 그는 고육계의 역할을 자청하며, 스스로 매를 맞는 계책을 택했다. 주변에서 만류하자 황개는 담담히 말했다.
“내가 다치면, 적이 믿는다.”
그 선택은 명예로운 돌격도, 화려한 전공도 아니었다. 오히려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결단이었다. 그러나 그 상처가 있었기에 조조는 방심했고, 불길은 옮겨 붙었다. -〈8장 기타인물 편: 혼돈의 시대를 각자의 결로 건너간다〉 중에서

여몽은 오랫동안 무장으로만 살아온 사람이었다. 전장에서는 앞에 섰고, 싸움에서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나 판단과 계책이 오가는 자리에서는 늘 한발 뒤에 머물렀다.
그를 바꾼 것은 손권의 한마디였다. 싸움이 아니라 공부를 권하는 말이었다. 여몽은 그 권유를 흘려듣지 않았다. 그는 칼을 내려놓는 대신 책을 붙잡았다. 글을 읽고, 말을 익히고, 사람을 이해하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다시 전장에 섰을 때, 그의 움직임은 전과 달라져 있었다.
여몽은 스스로 이렇게 말했다.
“칼만 들면 강해 보이지만, 배우면 진짜 강해진다.”
그의 변화는 재능의 각성이 아니었다. 배움이 시야를 넓히고, 판단의 깊이를 바꾼 결과였다. 여몽은 무장에서 장수로, 장수에서 전략가로 옮겨갔다. -〈8장 기타인물 편: 혼돈의 시대를 각자의 결로 건너간다〉 중에서

인생 필독서 ‘삼국지’
삶의 지혜가 담긴 아포리즘으로 재탄생!
이 책은 삼국지를 해설하지 않는다. 삼국지 속 사건을 요약하거나 의미를 대신 설명하지도 않는다. 고전은 설명할수록 멀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삼국지 인생 수업』은 서사의 장면을 먼저 건넨다. 독자는 장면에 몰입해 보고, 판단은 스스로 하게 된다. 이 방식은 독자의 감정과 경험을 적극적으로 호출한다. 삼국지를 이미 여러 번 읽은 독자에게는 새로운 시선이 열린다. 처음 삼국지를 접하는 독자에게는 부담 없이 인물에 다가갈 수 있는 입구가 된다. 전투와 계략에 피로감을 느꼈던 독자에게는 완전히 다른 삼국지로 다가온다. 특히 인간관계와 책임의 문제에 민감한 40~50대 독자에게 강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 책이 ‘전투 없는 삼국지’로 불리는 이유다. 사람의 선택이 중심이 되는 순간, 삼국지는 현재형의 이야기로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구성 또한 이 책의 중요한 특징이다. 각 인물마다 약 20여 개의 칼럼이 배치되어 있다. 이는 인생이 하나의 연속된 서사가 아니라 여러 순간의 결이 쌓인 결과라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독자는 사건의 흐름이 아니라 기준의 흔적을 따라 인물을 읽게 된다. 위대한 순간뿐 아니라 망설임과 후회가 담긴 장면도 함께 제시된다. 한 인물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의도된 구성이다. 문장은 가능한 한 짧게 유지되지만, 가볍게 흘러가지는 않는다. 한자어 병기를 덜어내 독서 흐름을 살렸고, 문장의 호흡을 세심하게 조율했다. 시간 순서를 따르되 단순한 연대기로 읽히지 않도록 주제를 엮었다. 독자는 책을 덮을 때 인물의 이름보다 질문 하나를 남기게 된다. “나는 어떤 기준으로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삼국지 인생 수업』은 바로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기획된 책이다.

■ 추천사

나이가 들수록 인간관계에서 쌓인 서운함과 후회가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젊을 때는 넘길 수 있던 일들이 왜 이리 무겁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더군요. 이 책을 읽으며 관우와 제갈량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중요한 것은 옳고 그름보다 “내가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대했는가?”라는 질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삼국지를 이렇게 조용히,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으로 읽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박여정(47세 여성)

회사에서 매일 선택을 내려야 하지만, 그 선택이 옳은지 확신할 수 없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성과를 내야 하고, 사람도 챙겨야 하는 자리에서 늘 마음이 갈라졌습니다. 이 책 속 조조와 유비는 리더십을 기술이 아닌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책임감으로 보여줍니다. 덕분에 ‘어떻게 이길 것인가’보다 ‘어떻게 버틸 것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김도현(53세 남성)

자기계발서도, 위로의 말도 한동안은 도움이 되었지만 오래가지는 않았습니다. 이 책은 성공을 말하지도, 감정을 달래주지도 않습니다. 대신 혼란 속에서 각자가 세운 기준을 끝까지 감당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그 점이 오히려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삼국지가 이렇게 현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책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이소연(56세 여성)

삼국지를 여러 번 읽었지만 늘 전투와 책략 위주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이야기의 속도를 늦추고, 인물의 한 장면 한 장면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합니다. 제갈량의 책임, 관우의 고독, 조조의 불안이 이렇게 선명하게 다가오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삼국지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야 제대로 읽은 느낌입니다.
최윤석(47세 남성)

인물정보

저자(글) 나관중

羅貫中
14세기 원말명초의 격변기에 활동한 중국의 소설가이자 사상적 서술자다. 그는 혼란과 분열의 시대를 온몸으로 통과하며 인간과 권력, 충의와 배신, 이상과 현실의 긴장을 가장 집요하게 파고든 이야기꾼이었다. 나관중은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는 데 머물지 않고, 역사의 균열 속에서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를 서사로 조직해냈다. 그의 대표작 『삼국지연의』는 왕조 교체기의 정치사나 전쟁사가 아니라, 혼돈의 시대에 인간이 스스로의 기준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묻는 거대한 인간 드라마였다. 『삼국지연의』의 문장은 전쟁을 묘사하지만, 그 안에서 진짜로 움직이는 것은 칼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었다.
나관중의 서사는 이후 수백 년 동안 동아시아의 정치관, 인간관, 리더십 이해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삼국지연의』는 단순한 고전 소설을 넘어 인간을 쓰는 법과 권력을 다루는 법, 그리고 혼란 속에서도 스스로를 잃지 않는 기준에 대한 집단적 사유의 보고가 되었다. 그는 영웅을 이상화하지 않았다. 관우의 의리에는 고독과 파멸을, 조조의 지략에는 냉혹함과 불안을, 제갈량의 지혜에는 끝없는 책임과 소진을 함께 담아냈다. 그는 승자와 패자를 가르기보다, 각 인물이 무엇을 기준으로 행동했는지, 그리고 그 기준이 끝내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를 끝까지 따라갔다. 충과 의, 권모술수와 전략, 명분과 생존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얼굴을 통해, 그는 도덕적 교훈이 아닌 선택의 무게를 독자에게 남겼다. 나관중의 이야기는 완성된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독자 각자에게 묻는다. 당신은 어떤 기준으로 움직일 것인가. 그래서 『삼국지연의』는 시대가 바뀌어도 계속 읽히며, 흔들리는 시대마다 삶의 기준으로 다시 살아난다.

번역 강현규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으며 대학 졸업 후 줄곧 출판기획자의 길을 걸 어왔다. 최근에는 ‘고전 다시 읽기’라는 취지로 고전들을 원전의 가치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흥미롭게 재구성해 엮어내고 있다. 엮은 책으로 『쇼펜하우어의 인생 수업』 『세네카의 화 다스리기』 『에픽테토스의 인생을 바라보는 지혜』 『키케로의 우정에 대하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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