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에 길들여진 인간

추천과 피드가 만든 자아를 철학과 심리로 해부하다

사유의서재 지음

스마트북 2025년 11월 03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아침의 첫 스크롤이 하루의 판단을 바꾼다면, 우리는 무엇을 설계당하고 무엇을 되찾아야 할까. 이 책은 추천 알고리즘과 무한 피드가 어떻게 우리의 주의, 보상, 습관을 재배선해 ‘데이터가 만든 자아’를 고정시키는지 철학과 심리의 언어로 해부한다. 클릭률과 체류시간 같은 목적함수의 전제를 꺼내 검토하고, 간헐 강화·예측오차·필터버블·프로파일링이 일상을 설계하는 방식을 구체적 장면과 체크포인트로 보여준다. 개인에게는 신호 선택, 마찰 재설계, 낯섦 쿼터, 되돌리기 가능한 결정 등 즉시 실행 가능한 루틴을 제안하고, 공론장에는 다양성 하한·설명 가능성·공통 노출 창 같은 제도적 해법을 제시한다. 빠름의 기술을 거부하지 않되, 느림의 리듬으로 의미를 회수하는 법을 한 권에 담았다.

목차

프롤로그: 내 취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제1장: 추천 알고리즘의 철학적 전제

제2장: 데이터가 만든 자아—행동 기록이 정체성이 될 때

제3장: 주의의 경제학—피드가 습관 회로를 설계한다

제4장: 보상의 심리—간헐 강화와 기대가 욕구를 재배선한다

제5장: 필터버블—확증 편향의 알고리즘적 증폭

제6장: 권력과 감시—프로파일링이 일상을 규율하는 방식

제7장: 자율성과 조종 사이—넛지, 슬러지, 알고리즘적 유도

제8장: 관계의 재구성—소셜 피드가 타자와 만남을 바꾸다

제9장: 취향의 표준화—랭킹과 트렌드가 미학을 정형화하다

제10장: 언어와 사유의 편향—프레이밍과 의미의 자동화

제11장: 공적 영역의 개인화—교육·정치·문화에 미친 파장

제12장: 해독과 저항—디지털 습관 설계와 선택의 복원

에필로그: 인간의 속도, 알고리즘의 속도

책 속으로

피드는 보상을 배달하지 않고 가능성을 배달한다. 뇌는 결과보다 예측과 오차에 반응하기에 간헐 강화가 유지되면 다음 스크롤의 기대가 이어진다. 좋아함보다 원함이 앞설 때 체류는 길어지고 기억은 옅어진다. 기록은 거울처럼 보이지만 주형처럼 작동한다. 과거의 선택이 프로파일을 만들고, 프로파일이 다음 노출을 결정하며, 노출이 다시 행동을 제한할 때 정체성은 해석의 산물에서 측정의 산물로 이동한다. 해결은 금욕이 아니라 배치다. 자동 재생을 멈추고, 다음으로 넘어가기 전 짧은 멈춤을 두고, 주 1회 낯섦 쿼터를 생활에 끼워 넣으면 모델은 다른 나를 학습한다. 플랫폼의 목적함수와 나의 목적함수가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설명 가능한 이유와 되돌리기 쉬운 결정만 남기는 규칙을 세워라. 빠름은 탐색을, 느림은 의미를 담당한다. 속도를 나눠 쓰는 손끝의 작은 설계가 자율의 근육을 만든다.

출판사 서평

당신의 취향과 판단은 얼마나 ‘설계된 결과’인가. 추천과 피드는 중립적 목록이 아니라 순서의 장치이며, 순서는 판단을 만들고 반복은 신념을 만든다. 우리는 편리함과 속도라는 편익을 얻는 대신, 필터버블과 과잉 확신, 기록이 자아를 고정시키는 역설을 일상에서 겪고 있다. 이 책은 철학의 질문과 심리학의 근거로 그 장치를 해부하고, 개인과 플랫폼, 공동체가 각각 어디에 개입해야 하는지 구체적 작업서를 건넨다. 목적함수의 다원화, 시간 창의 확장, 설명 가능성과 되돌리기의 표준화, 다양성 하한과 탐색 예산, 신호의 선택과 마찰의 배치 같은 실천적 해법을 한 흐름으로 엮어, 독자가 지금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작은 설계를 제시한다. 장별로 주의의 경제학, 보상의 심리, 관계·취향·언어·공론의 재구성까지 넓게 다루되, 각 말미에 체크포인트와 실행 문장을 붙여 ‘읽고 끝’이 아니라 ‘읽고 바꾸는’ 경험을 설계했다. 이 책을 덮고 나면 자동의 강을 흘러가던 화면이 선택의 운하로 바뀌는 감각을 얻게 될 것이다. 오늘의 한 번의 멈춤과 한 줄의 기록이 내일의 자율을 만든다. 지금, 당신의 피드에 인간의 속도를 설치하라.

인물정보

저자(글) 사유의서재

사유의서재는 철학·과학·역사 등 인문사회 전반의 고전과 현대 담론을 교차 분석해 실행 가능한 인문 기술서를 집필하는 프로젝트 그룹이다. 철학을 감상의 언어가 아닌 운영과 성장의 언어로 번역하며, 질문–적용–점검 루틴을 통해 독자가 스스로 사고 체계를 세우도록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