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 『시학』, 드라마의 비밀

카타르시스와 플롯, 급전과 발견, 오류·성격·사상으로 무대의 작동 원리를 해부하다

사유의서재 지음

스마트북 2025년 11월 03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비극은 감정의 폭발이 아니라 이해의 전환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해, 『시학』의 핵심 개념을 오늘의 무대 언어로 번역한다. 카타르시스가 언제 작동하는지, 플롯이 왜 최우선인지, 급전과 발견이 어떻게 필연으로 느껴지게 하는지를 사건과 인과, 정보와 타이밍의 설계로 풀었다. 성격과 사상, 대사와 비유, 장관과 음악 등 여섯 요소의 힘 배분을 실제 설계 규칙으로 정리하고, 문턱과 핵행동 같은 실무 도구로 장면 전환을 재현 가능하게 만든다. 우연한 구원이나 장치의 과잉 없이도 납득과 울림이 남도록, 압력표와 4칸 점검표 등 즉시 적용 가능한 체크리스트를 제공한다. 고전의 이론을 해설서가 아닌 작업대의 도구 상자로 바꾸고 싶은 창작자·독자 모두에게 유용한 안내서다.

목차

비극은 왜 우리를 정화시키는가

제1장 카타르시스, 감정이론을 넘어 무대의 작동원리로

제2장 모방, 현실을 닮되 현실을 초월하는 기술

제3장 여섯 요소, 비극의 뼈대와 힘의 배분

제4장 플롯의 통일성, 시작·중간·끝이 살아 움직이게 하라

제5장 급전과 발견, 반전은 왜 진짜 인과를 드러내는가

제6장 오류, 선악 이분법을 넘어선 비극적 결핍

제7장 성격과 사상, 행위가 말보다 앞서게 하라

제8장 대사와 비유, 잊히지 않는 한 줄이 태어나는 과정

제9장 장관과 음악, 보조요소가 본질을 가릴 때

제10장 단순과 복합, 어떤 플롯이 더 강한가

제11장 서사시와 비극, 같은 재료 다른 무대

제12장 작가의 작업대, 오늘의 드라마로 옮기는 실천법

정화가 남긴 흔적, 다음 장면으로 건너가는 법

부록

책 속으로

카타르시스는 외부에서 주입되는 감정의 폭발이 아니라 내부에서 완성되는 이해의 전환이다. 반전은 방향을 뒤집는 장치가 아니라, 오래전에 심어 둔 내부 원인이 제때 돌아오는 순간이며, 발견은 사실의 총량을 늘리는 일이 아니라 의미의 지도를 재배열하는 일이다. 성격은 말로 규정하는 속성이 아니라 반복되는 선택의 궤적이고, 사상은 표어가 아니라 인과의 질서다. 장면 전환은 이동이 아니라 발생이어야 하며, 문턱을 넘는 작은 소리와 행동이 다음 사건을 스스로 불러와야 한다. 대사는 감정을 드러내기보다 선택을 전진시키고, 은유는 놀라움이 아니라 인과의 투명성을 높인다. 장관과 음악은 감탄을 강요하지 않고 원인과 결과의 접점을 비춘다. 결말은 수습이 아니라 귀속이다. 누가 무엇을 떠안는지가 생활의 단서로 명료해질 때 관객은 설교 없이도 납득에 도달한다. 이해가 전환되면 감정은 자연히 가라앉고, 그 잔향이 오래 남는다.

출판사 서평

좋은 드라마가 관객을 움직이는 순간은 눈물이 쏟아질 때가 아니라 세계를 읽는 좌표가 바뀔 때다. 이 책은 아리스토텔레스 『시학』을 감상문이 아닌 설계도로 재구성해, 카타르시스와 플롯, 급전과 발견, 오류와 통일성 같은 작동 개념을 오늘의 무대와 스크린에서 바로 쓸 수 있는 규칙으로 정리한다. 핵갈등을 한 문장으로 고정하고, 필요성과 개연성으로 장면 전환을 설계하며, 대사는 감정 진술이 아닌 선택을 전진시키는 문장으로 가다듬는다. 성격은 반복되는 미세 선택으로 증명하고, 사상은 설교가 아닌 인과의 질서로 체험되게 하며, 장관과 음악은 감탄이 아니라 의미의 가로등으로 기능하도록 배치한다. 초반에 심어 둔 되돌아올 씨앗으로 결말을 우연이 아닌 필연으로 닫는 법, 보조 곡선이 메인 플롯을 보강하도록 리듬을 배분하는 법, 첫 장면·중간·마지막을 같은 규칙이나 사물로 꿰어 여운을 길게 남기는 법까지, 창작의 전 과정을 촘촘한 점검표로 안내한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독자는 장면을 화려하게 꾸미는 대신 필연의 선을 드러내는 쪽으로 손이 먼저 움직이게 될 것이다. 지금 당신의 대본과 연출 노트, 비평의 문장에 가장 필요한 것은 거창한 슬로건이 아니라 작고 정확한 설계다. 오늘 한 장면을 고치고 내일 한 문장을 줄이는 일부터 시작하라.

인물정보

저자(글) 사유의서재

사유의서재는 철학·과학·역사 등 인문사회 전반의 고전과 현대 담론을 교차 분석해 실행 가능한 인문 기술서를 집필하는 프로젝트 그룹이다. 철학을 감상의 언어가 아닌 운영과 성장의 언어로 번역하고, 질문·적용·점검의 루틴을 통해 독자가 스스로 사고 체계를 세우도록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