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화초
2025년 09월 19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12월 1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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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7174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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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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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을 주절거리며 그것을 글로 쓰면서 나만의 자유를 누렸다.
낯선 곳을 찾아갈 때면 다시 돌아오는 것을 대비해 표지판이나 간판에 쓰인 상호를 눈여겨 봐둔다.
글을 쓰는 것이 한 번은 꼭 가야 할 길의 표지판이었다는 것을 꾹꾹 눌러 숨겨왔던 시간이 너무 길었다.
낯선 길이 두려워 사방을 둘러볼 때 떡하니 서서 버팀목이 되어준 이것에 보란 듯이 기대려고 한다.
혼자서 공깃돌을 튕기던 아이가 뱅 둘러선 아이들 앞에 가위바위보를 외치고 있다.
- 〈프롤로그〉 중에서
■ 《엄마의 화초》는 진솔하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는 박보인 첫 작품집!
작가의 첫 작품집인 《엄마의 화초》는 박보인 작가가 그동안 써온 수필 39편, 소설 3편, 시 11편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의 모든 작품은 실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소재들을 다루고 있다.
작품집은 수필, 시, 소설로 크게 2부로 나누고, 다시 수필 39편은 3개의 장(1장. 엄마, 우리 엄마, 2장 _ 여자, 여자, 여자, 3장 . 당신은 소중합니다)으로 나눠 편집했다.
작가의 실생활에서 얻은 체험들을 바탕으로 한 모든 작품들이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작가의 어머니와 우리네 이웃들의 이야기로 고달프고 어려운 삶을 살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이야기들로 잔잔한 감동과 따스한 미소를 자아내게 한다.
제1부. 수필
1장 _ 엄마, 우리 엄마
우리는 엄마와 여행을 떠났다
엄마의 세례
항아리
엄마의 화초
엄마의 빨간 꽃
엄마의 일기
아버지의 젤소미나
2장 _ 여자, 여자, 여자
여자, 여자, 여자
4호선 창동역
그녀의 사랑
그녀에게 함부로 돌을 던질 수 없다
한겨울의 댄스
강남행 시외버스
언니들 만세!
석류
그녀의 용꿈
같은 하늘 아래
3장 _ 당신은 소중합니다
웃음소리
양옥집 그 아이
순천이 언니
아들의 ‘외다리 병정의 모험’
고향의 호두나무
달맞이 소원
그들만의 주소
큰스님께
구멍 없는 피리
고마운 당신
흐려지는 지문
나무늘보 이야기
그들의 만다라
젠가 놀이
당신의 뜨락
설악초
짧은 동행
지뢰꽃길 시 낭송회
철원의 글쟁이들
인연
제2부. 시(詩)
풍경 소리
마음 종지
방생
수행(修行)
공(空)
너도 꽃이란다
소묘(素描)
편지
행운목
꿈
환갑
제3부. 소설
낮달
당신에게는 별것 아닌 달 이야기-여자 이야기
만화경
에필로그
말수가 적고 숫기가 없던 나는 그렇게 책 속으로 빠져들었고
혼잣말을 주절거리며 그것을 글로 쓰면서 나만의 자유를 누렸다.
낯선 곳을 찾아갈 때면 다시 돌아오는 것을 대비해 표지판이나 간판에 쓰인 상호를 눈여겨 봐둔다.
글을 쓰는 것이 한 번은 꼭 가야 할 길의 표지판이었다는 것을 꾹꾹 눌러 숨겨왔던 시간이 너무 길었다.
낯선 길이 두려워 사방을 둘러볼 때 떡하니 서서 버팀목이 되어준 이것에 보란 듯이 기대려고 한다.
혼자서 공깃돌을 튕기던 아이가 뱅 둘러선 아이들 앞에 가위바위보를 외치고 있다.
- 〈프롤로그〉 중에서
“봤니? 이삭 핀 것? 히힛.”
잎사귀 사이에 꽃이 피어 있었다. 벼 이삭을 닮은 꽃이었다. 줄기마다 꽃들이 제법 달려 있었다.
그해 늦가을 성당에 가래떡을 나누어 주고 싶어 하는 엄마를 위해 싸래기를 들고 갔을 때 엄마는 자랑스럽게 그 열매를 보여주었다.
단호박처럼 둥근 열매는 희끄무레 한 것도 있었고, 짙은 남색 빛을 띤 것도 있었는데 옹골찬 것들이 제법 단단했다.
“이게 뭔데?”
“봐라. 죽기 전에 내가 할 일이 있다. 이 집안은 할머니가 금강산을 찾아가 불공드려 사대 독자인 네 아버지를 얻은 집이다. 네 오빠 동훈이. 그 녀석도 그곳에 있을 거다. 난 우리 아버지 만나러 세례를 받았지만.”
엄마는 그 열매 가운데 달린 길쭉하게 마른 대를 일일이 잘랐다. 항상 울면서 끝내는 엄마의 푸념을 피해 나는 더 묻지 않았었다.
- 수필 〈엄마의 화초〉 중에서
*
“엄마. 엄마가 없으니까 화초들이 다 죽어 가. 엄마가 올 때까지 물 안 줄 거야. 알았지?”
엄마는 말을 알아들었는지 웅얼거리며 손사래를 쳤다.
엄마는 팔순을 넘길 때 교통사고를 입어 허리 수술을 한 뒤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 있어야 했다. 엄마가 아끼던 화초들로 자극을 준 동생의 으름장 덕분이었을까?
엄마는 의사들의 우려와 달리 보란 듯이 회복을 했고 잘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엄마가 집에 돌아오자 집 안의 구석구석 마다 생기가 돌았다.
말라가던 화초들이 다시 물을 빨아올려 초록으로 살아났고, 동네 노인들이 수다를 떨기 위해 드나들기 시작했다.
- 수필 〈엄마의 빨간 꽃〉 중에서
*
아버지가 제주도에서 지내던 어느 날, 그녀가 과자 선물 세트와 과일을 들고 집으로 찾아왔다. 엄마는 막내를 업고 안채 마루의 쪽 문을 통해 함께 세 들어 사는 미장원으로 몸을 피했다.
나는 다락으로 올라갔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어두운 다락방에서 알전구를 켠 채 계몽사 문학 전집을 꺼내 읽었던 것 같다.
그녀는 엄마 대신 나선 도미 엄마에게 자신이 찾아온 용건을 꺼냈고, 그것을 소문으로 퍼뜨린 도미 엄마는 아마도 엄마에게 머리채를 잡아 뜯겼던 것 같다.
- 수필 〈그녀의 사랑〉 중에서
*
“여기는 일본이랑 똑같아. 너도 좋지?”
그 동네는 만화책 속에 나오는 근사한 양옥집들이 즐비했고, 담이 너무 높아서 고개를 뒤로 젖혀야 담 밖으로 넘쳐나는 꽃나무들을 볼 수 있었다. 가지마다 가득 달린 고것들이 조금씩 떼어먹던 솜사탕 같아서인지 코로 입으로 단맛이 가득 퍼지는 것 같았다.
“목련. 꽃도 이름이 있어. 목련이야.”
순천이 언니는 들뜬 얼굴로 내 손가락 끝에 머문 흰 꽃의 이름을 말해주었고, 이름을 듣고 나니 더욱 그럴싸해 보이던 그 꽃들은 손에 닿지 않아서 더욱 눈부셨다.
나는 예쁜 꽃의 이름을 알았다는 것에 기분이 좋았지만 순천이 언니는 자꾸 코를 훌쩍거렸다. 울고 있었다.
- 수필 〈순천이 언니〉 중에서
*
꽃밭 축제를 보러 온 가을 관광객들이 식당을 찾아 읍내로 나오는 것 같았다. 장흥리에서 오는 차들은 계속 이어졌다.
그때 달려오던 흰색 승용차가 갑자기 멈춰 섰다. 뒤에 오던 차들도 덩달아 멈춰 섰다.
나는 그 순간 멈춰 선 운전자의 시도를 알게 되었다. 나는 턱이 높은 보도블록을 피해 평지로 비켜나 있던 모자를 향해 손을 들어 길을 건너라는 신호를 보냈다. 횡단보도로 건너는 나와 거리를 두고 그들이 지나갔다. 내가 빠르게 길을 건넌 후 뒤를 돌아보니 휠체어를 밀고 가던 청년의 어머니가 운전자를 향해 인사를 하며 하얀 승용차 앞을 지나고 있었다.
모자가 길을 다 건너자 흰 승용차가 다시 움직였다.
배려였다.
- 수필 〈고마운 당신〉 중에서
*
“그 아저씨가 쓰러졌어. 뇌수술을 하고 집에 와 있었지. 얼마 전에 목욕차도 왔었어.”
“많이 안 좋으세요?”
“자식들이 요양병원으로 보냈어. 다 소용없어. 소방관을 오래 해서 연금이 나오니까. 어휴. 그 돈으로 요양비 내면 되니까. 암튼 종일 부지런했다니까. 그 손에서 빗자루를 놓은 적이 없이 여기저기 쓸고. 여자 저리 가라야. 그 화초 가꿔놓은 것 좀 봐. 불구덩이에서 사람도 여럿 살렸을 텐데. 사람이 열심히 살아도 끝이 좋아야 하는데.”
혀를 차며 몹시 안타까워하던 반장 아주머니가 돌아간 뒤에 나는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 수필 〈설악초〉 중에서
*
외사랑에 타버린 까만 씨앗이
야트막한 초겨울 볕 아래
시린 서리를 무던히 녹여내어
나팔꽃 덩굴로 감아 오르는
호르르 호르르 호르르
땅으로 하늘로 들며 나며
모이다 흩어지다 물들고 물들이는
이 세상.
너도 꽃이란다.
- 시 〈너도 꽃이란다〉 중에서
*
“야, 뭣들 하냐. 여기 와보라, 도둑년이다, 도둑년.”
“홀랑 벗겨서 싸악 다 뒤져 보라.”
달려온 영자 씨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다급히 올라온 함 기사는 머쓱해하면서 거실로 나갔다. 삼 층에 쌓인 원단들을 둘러보려고 들렀던 딸이 그녀의 옆에 서서 눈짓으로 무슨 일이냐고 내게 묻고 있었다.
“내 염주를, 가져가신 염주를 돌려주신다고. 가방을 열어보라고 하셨어요.”
“벗겨서 찾으라니까. 뭣들 해. 내 목걸이 훔쳤다. 반지도. 이년이.”
그녀가 내 손목을 놓더니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이런 일들은 주로 영자 씨가 겪던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나 또한 이런 일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을 뿐 아니라, 도둑년 취급을 당할 때마다 팔팔 뛰며 억울해하는 영자 씨를 건성으 로 다독이곤 했었다.
-소설 〈낮달〉 중에서
*
‘괜찮아. 잘하고 있다. 미자야. 힘 빼.’
미자는 주문을 외듯이 자신을 다독거렸다. 그 덕에 자칫 놓칠 뻔했던 감각을 다시 찾아 허리를 가볍게 앞뒤로 움직였고 몸통이 더는 흔들리지 않았다.
‘좌로, 미자야, 괜찮아. 그래, 이젠 우로. 옳지.’
안정권을 유지한 미자의 시야에 각목을 든 채 단상으로 달려오는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미자야, 겁먹지 마. 오늘이다. 오늘이야. 날아보자. 미자야.’
미자는 두려움에 움츠리는 자신을 타이르며 이를 악문 채 훌라후프를 돌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때, 순식간에 단상으로 뛰어올라온 미자의 남편이 각목으로 냅다 미자의 머리를 휘갈겼고, 옆에서 훌라후프를 돌리던 뚱보의 비명과 함께 미자의 몸은 단상 밖으로 날아갔다.
미자는 조회대 바로 아래 상품으로 줄 세워 놓은 자전거들 위로 떨어졌다.
-소설 〈당신에게는 별것 아닌 달 이야기-여자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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