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말
2025년 08월 18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6월 27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29.18MB)
- ISBN 9791173554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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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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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거대한 정원에서 하루하루 무던하게 살아가던 ‘나’의 삶에 특별한 사건이 개입한다. ‘사랑’이라는 단 하나의 꽃말을 찾아 펼쳐지는 서사는 담담하고 조심스러운 듯하나, 은근한 서스펜스를 내포하고 있다.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에서부터 슬그머니 피어오르는 불안과 욕망, 이로 인한 감정적 파동에 이르기까지. ‘꽃과 말’이라는 간결한 제목 안에는 그로부터 파생된 무수한 감정과 관계의 연결고리가 함께 내포되어 있다. 겨울에서 시작해 다음 겨울로, 계절을 따라 전개되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사랑’이라는 단어 속에 담긴 무수하고도 다면적인 감정의 결을 느끼게 될 것이다.
2장. 파종
3장. 채홍
4장. 발아
5장. 꽃봉
6장. 장마
7장. 개화
8장. 만개
9장. 낙엽
10장. 안개
11장. 월동
12장. 햇살
13장. 결실
“좋은 아침입니다.”
그녀가 인사말을 건넸다. 순간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미소를 유지한 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표정을 읽었을 때 멈춰 있던 사고와 입술이 작동하였다.
“좋은 아침이네요.”
나는 답하였다.
“오늘부터 이 정원의 관리를 맡게 된 ‘루실’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 「연화」 중에서
“처음부터 사실대로 말씀하셔도 돼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니까요. 뭐든 처음이 있고 별거 아닌 일에도 시작이 있는 법이니까요. 말했듯이 잡초를 뽑으실 때 제가 뽑은 것처럼 뿌리도 같이 뽑아주셔야 해요. 그래야 꽃을 해치는 잡초가 다시 자라는 것을 막을 수가 있어요.”
() 보라색 꽃이 발밑에 피어있었다. 그녀는 무릎 꿇고 앉아 꽃 바로 옆을 바라보았다. 길쭉이 자란 꽃잎을 손등으로 어루만졌다.
“이 꽃은 보라색 데이지네요. 이곳은 데이지밭으로 해도 좋을 것 같아요.”
- 「파종」 중에서
그러나 으스스한 분위기가 어린 저에게는 신비로움을 자아내기도 했어요. 마을 이곳저곳을 둘러봤어요. 꽤 큰 마을이었죠. 마치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은, 지도에 나오지 않은 저만의 마을을 찾아낸 것만 같았어요. 꼭 꿈처럼요. (…) 그리고 하늘에서 신기한 광경을 목격했죠. 해가 보이지는 않아 밝지는 않았지만 어둡지 않은 하늘에 선명하게 흰 꼬리가 보였어요. 길게 떨어지고 있었어요.
- 「채홍」 중에서
단전에서 꿈틀거리는 불안한 마음이 몸 전체를 움츠리게 했다. 누군가에게 이 내용에 대한 상담을 나눌 수 없었다. 기댈 곳이 없다는 사실과 혼자서 끌어안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두려웠다. 쉽게 해결될 리 없었다. 최근의 행복한 기운에서 불안을 느꼈던 이유가 이제야 깨달았다. 늦게 찾아온 어둠이 일시적이었던 빛을 감싸 가려냈다.
- 「만개」 중에서
사랑은 고결하고 소중한 감정이야. 만약 사랑을 느꼈다면 그 감정을 느낀 순간을 소중히 여기게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러운 현상에 잃어서는 안 되네. 그러니 자네에게 사랑을 주고 자네가 느낀 누군가를 소중히 대해주게나.
- 「낙엽」 중에서
계절을 따라 스며든 사랑,
그 끝에 도달한 결실의 순간
거대한 정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느리고 조심스러운 사랑 이야기
소설은 2월의 중순을 넘어간 어느 늦겨울 무렵, 고요한 대저택의 소유주인 ‘나’의 시점으로 시작된다. 저택에는 마을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거대한 크기의 정원이 있다. 야생화와 같이 자연의 흐름에 따라 살아가는 나에게는 특별한 불만도, 욕망도 없다. 그저 주어진 삶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순응해 살아갈 뿐.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이곳의 새로운 정원사가 되었다며 등장한 낯선 여성, ‘루실’이 ‘나’의 삶에 불쑥 끼어든다. 둘은 천천히, 그러나 여과 없이 서로에게 끌리기 시작한다. 그들은 매일 만나 정원을 걷고, 오래도록 대화를 나눈다. 지난 자신의 과거를 조금씩 꺼내놓는 그들의 모습에서는 상대의 삶에 은근하고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개입하고자 하는 내밀한 마음이 엿보인다. 그러는 동안 계절은 어느덧 겨울에서 봄으로, 봄에서 여름으로 흐른다.
계절을 따라 흘러가는 그들의 사랑 이야기는 얼핏 순항하는 듯하나, 마냥 순조롭지만은 않다. 뜻밖에 펼쳐지는 일련의 사건으로 ‘나’의 삶에 침투하게 된 불안은 관계의 미세한 균열로 이어진다. 풋풋한 봄꽃의 이야기에서 시작된 여정은 곧 꽃이 시들고 지는 겨울꽃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봄의 경치를 뜻하는 ‘연화’에서부터 마침내 당도하게 된 ‘결실’의 순간까지. 서사를 따라가다 보면 인물들을 둘러싼 계절과 감정의 흐름 속에 흠뻑 빠져들게 될 것이다.
이 순간, 문득 떠오르는 이름이 있는 당신이라면 지금 즉시 이 한 권의 소설을 꺼내 들길 바란다. 한 계절의 끝머리에서 전하는 『꽃과 말』의 이야기와 함께라면, 의식하지도 못한 사이 가슴 깊은 곳에 숨어 있던 옛사랑의 조각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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