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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광희 최광희입니다

최광희 지음
크레타

2025년 08월 07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8월 0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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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8.69MB)
ISBN 979119274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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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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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희는 영화평론가다. 동그란 안경과 중절모를 쓰고 매주 금요일 〈매불쇼〉 ‘시네마지옥’ 코너에서 영화를 추천한다. 그는 “미치광희”라는 별명과 함께 다닌다. 이 별명을 지어준 〈매불쇼〉 진행자 최욱은 방송에서 그를 이렇게 소개한다. “미치광희 최광희 님 어서 오십시오~” 반가운 인사말과 닮은 《미치광희 최광희입니다》는 지천명을 지나온 작가가 살아오며 축적한 경험과 감정을 솔직하게 풀어낸 에세이다.
사람들은 그에게 묻는다. “왜 그렇게 삐딱하세요?” 생방송 뉴스 도중 예상에서 벗어난 질문을 앵커에게 던지거나 논란이 될 게 분명한 내용을 SNS에 올리기 때문이다. 이에 그는 꼿꼿하게 답한다. “제가 삐딱한 게 아닙니다. 세상이 삐딱하고 저는 똑바로 서 있습니다.”
이쯤 되니 작가의 세계를 탐구해 보고 싶어지는데, 이 책을 한장 한장 넘기다 보면, 그동안 알던 “미치광희 최광희”와 다른 모습의 최광희를 만난다. 그를 둘러싼 세상과 사람들, 그 속에서 얻은 통찰과 의미들, ‘전문’이라는 수식에 갇히지 않고, 즐겁게 평론하기를 좌표로 삼기까지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의 ‘미치광희적’인 생각에 공감하는 지점에 다다른다.
추천의 글
프롤로그
1부
가장 높은 곳의 가장 낮은 집
기분 문제 아니던가
궁핍은 그저 불편일 뿐
도망치는 것은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오늘 생존법
우다다 달리는 고양이들만 있으면
작은 탐험
추방의 기억
굶지 않는 백수는 얼마나 축복인가
도박 같은 삶
인간의 열세 살은 언제나 맑다
수줍은 아이, 시큰한 콧등
소우주의 별
참아주는 마음
관용 받아요, 배려 받아라
걷는다는 것이 이토록 아름답다니
패션에 대해 말하자면
약자였던 사람이 잘 아니까
백수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에 지녀야 하는 인연
까미노 아미고
도착통
오르막 숲을 오르자
그게 내게 여행이다
착하게 살고 싶어서
언덕길에서 채집한 것
화양연화
위층 아저씨
친구 어머니의 모과차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
최광희TV의 실험
모순이 차고 차서 흘러넘치면
노력하지 않기 위한 노력

2부
파도가 다가올 땐 정면승부
그람시가 말한 대로
릴에 사는 그의 고향은
파리 사람들 그리고 수정 씨
그래서 어쩔 건데
진짜 원흉
사람이 아니라 개다?
대화의 ABC를 건너뛰면
그들이 틀어진 이유
어느 날 귀인을 만났다
사실은 정중한 그
연예인병
춤추는 평론가
왕관도 쓰지 못했는데 무게를 견디라니
솔직할 각오
느낌력
긍정으로 포장된 침묵
젠틀한 허세
설익어서 맛없다
노년의 두 모습
언제 한번 밥 먹자
갑의 언어
미스터 황과 그의 작은 고릴라
새한테 한 욕
너는 누구니?
다양하니까 예뻐
미워하기 때문에
좀비를 보았다
뒤처질까 두려워
조커는 없다
욕망의 전송
반쪽짜리 태평성대
탄수화물 끊기보다 어려운 건
별종의 좌표

에필로그

탈출하는 게 청춘의 유일한 꿈이었던 나는 아파트를 버리고 야산의 땅굴 속으로 기어들어 온, 이곳의 거의 유일한 중년이 아닐까. 탈출하려 했던 곳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곳이 언덕 꼭대기의 반지하 집이라는 건 상징적이다. /21~22쪽

이 정도 수준의 화장실은 살면서 아주 흔하게 접한다. 그러나 그 화장실이 우리 집에 있다는 게 중요하다.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갈 때마다 나는 퀴퀴한 반지하 집에서 세련된 호텔의 잘 꾸며진 공간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그렇다. 기분 문제다. 사실 삶의 모든 국면은 기분 문제 아니던가. /27쪽

무언가를 추구하고 그것을 성취하며 사는 삶은 근사해 보인다. 그러나 그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나처럼 도망치듯 사는 길도 과히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걸 한다’는 것과 ‘하기 싫은 건 참지 않는다’는 정반대로 보이지만 동전의 양면과 같다. 하기 싫은 걸 억지로 참느니 도망치는 것도 삶의 방편이고, 그 길에서 진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을 수도 있다. /32~33쪽

집이 위태롭다는 인식은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 물론 그 동네 다른 집들과 비교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다. 부와 빈의 차이에 대한 맹아적 인식이 싹튼 셈이었다. /46쪽

누구라도 먹고 살기 위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 할 필요는 없다. 사정이 허락한다면 놀고먹는 건 아주 권할 만한 삶의 방식이다. 굶지 않는 백수는 얼마나 축복인가. /50쪽

사람이 살아갈 힘을 잃게 되는 것은 쌀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경멸 때문이다. 아무 쓸모 없는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주위 사람들의 경멸. 인간이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타인의 경멸을 내면화하면 스스로를 타인의 시선으로 경멸하게 된다. /88쪽

어떤 인연은 배낭이 아닌 몸에 지녀야 한다. 잃어버리면 내가, 내 정체성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릴 수 있는 인연이니까. /98쪽

누군가 내게 왜 영화를 보느냐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착하게 살고 싶어서요. 잘 살려고요. 그러기 위해 지구상의 숱한 고통과 그로 인한 감정을 더 많이 수집하려고요.” /119쪽

다른 목소리는 공포가 지배하는 사회에선 묻히기 일쑤다. 오히려 그런 목소리를 냈다고 마녀사냥을 당한다. 수정 씨도 프랑스에서의 다른 목소리를 열심히 한국으로 전달하려고 애쓰다가 “미친년”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그래도 그는 쉽게 내상을 입는 나와 다르게 이에 굴하지 않고 용감하게 다른 목소리를 낸다. /165쪽

층간소음 때문에 싸우는 건 이웃의 잘못인가. 공사 기한을 단축하고 공사비를 아끼려고 데크를 안 깔기로 한 건축주의 잘못인가. 대개 사람들이 짜증 날 때는 짜증이 나게 만든 진짜 원흉의 잘못은 희석되어 있다. 그리고 편리하게 즉각 눈에 보이는 사람을 탓한다. 사실 우리는 이 허약한 구조에서 같은 처지인데, 서로를 탓하도록 유도된 희생양들이 아닐까./169~170쪽

나는 마침내 알게 되었다. 수많은 교사가 왜 거리에 나서고 있는지를. 학생과 학부모의 낮은 문해력은 내가 한 말의 전후 맥락을 다 거세했다. (…) 아이들에게 착하게 살라고 말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적개심을 품은 이들에 의해 나는 너무 쉽게, 너무 빠르게 악마가 되었다. /172쪽

최욱의 특징은, 방송 중에 출연자들과의 공적 관계를 사적 관계로 치환해 버린다는 점이다. 방금 만난 사람과도 알고 지낸 지 10년은 넘은 동네 형이나 동생처럼 대한다. /189쪽

여전히 진실을 코미디로 승화하는 게 진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생각될 때마다 고통스럽다. (…) 극복해야 할까? 극복해야 한다. 답답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놀림거리가 되는 것이 나는 못나게도 아주 힘들지만 최욱을 보며 참는 것이다. /193~194쪽

나는 생각했다. 이들은 팬이라고 해놓고 나에게 이토록 무례한 언행을 저지르는구나. 그래서 나는 그런 태도를 갑질이라고 부르고 싶다. /200~201쪽

빈말을 한다는 건, 대게 자신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수사법을 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대에 대한 적당한 관심을 드러내며 당장의 수고는 면하겠다는 꼼수. 너무 쉽게, 툭하면 빈말을 해버리는 것은 자신과 똑같은 감정 체계를 지닌 상대에 대한 결례다. 그러니 만나고 싶은 마음이 우러나오지 않는 이에게 “언제 한번 밥 먹읍시다”라고 얘기하면 안 되는 것이다. 어쩌면 그 빈말로 인해 상대는 세상이 참 엿같이 느껴질 수도 있으니까. /217쪽

영화 〈조커〉에서 어릿광대 분장을 한 아서 플렉을 숭앙하는 이들은 마치 부자들의 사회를 전복시킬 것처럼 으르렁대고 폭동을 일으킨다. 그러나 그들은 절대로 사회를 변화시키지 못한다. 광대 마스크 뒤에 자신을 숨겼기 때문이다. (…) 혁명은 모든 것을 내걸고 자기 자신으로 선, 근대적 실명의 목소리로부터 출발한다. /256쪽

천연덕스러운 생각의 향연,
통념과 고정관념에 반하기

지구라는 시공간에서 인간은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고정관념에 물들지 않는 방법이 있기나 한가.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은 어렵고 때론 두렵다.
최광희는 타인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글과 말로 표현한다. 그 내용이 통념이나 고정관념을 깨서, 다수의 사람에게 불편한 이야기로 받아들여져 비난을 받게 되더라도 말이다.

“그렇게 해서 내가 욕을 먹는다 하더라도 저 사람은 왜 저런 말을 할까? 하며 한 번쯤 생각해 보는 이들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는 희망 때문이다.”(13쪽)

그의 말처럼 “왜 저런 말을 할까?” 싶은 생각이 드는 글들이 이 책의 군데군데 놓여 있다. 1부에 있는 ‘관용 받아요, 배려 받아라’ 편을 보면, 빨래방 세탁기에 운동화를 넣었다가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고 ‘세탁기에 사과’한 일화가 나온다. 삐딱해 보이기도 하고 왜 그렇게까지 하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타인에게 관용을 베풀지 않는 우리 사회의 민낯을 꼬집는 작가의 생각을 읽어보면, 세탁기에 대고 한 사과가 일순간 기발함으로 변모한다.

그의 ‘천연덕스러운 생각의 향연’에는 다채로운 이야기가 차려져 있다. 작가에게는 이야기꾼의 면모가 보이는데, 과거 사회부 기자로서 현실 세계의 사건을 낱낱이 파헤쳤었고, 후에는 “지구상의 숱한 고통과 그로 인한 감정을 더 많이 수집할 수 있는”(119쪽) 일인 영화평론가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그의 글엔 현실이 뚜렷하게 조명되고, 복잡한 감정을 가진 인간의 특성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서핑을 통해 얻은 지혜, 어쩌다 새한테 욕한 사연, 연예인병에 걸렸던 일, 귀인을 만나 펍을 운영하고 늦깎이 중학교 교사가 되어 겪은 에피소드와 십 년 가까이 함께 방송하고 있는 최욱 진행자에 대한 이야기, 이 밖에도 사회의 부조리함과 일상에서 얻은 빛나는 통찰 등이 실렸다. 《미치광희 최광희입니다》는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 어려운 이들에겐 해방감을, 색다른 관점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반가움을, 나답게 주체적으로 살고자 하는 이에게는 자극이 되어줄 것이다.

봉천동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와 온전한 ‘나’

봉천동은 어린 시절 작가가 자란 공간이자, 이혼 후 돌아온 장소이다. 1부 곳곳에 배치된 봉천동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들은, 복닥복닥한 동네 정취와 그 속에서 길어 올린 가족사와 작가 내면의 소리가 어우러져 있다.

“너무 일찍 떠난 아버지. 평생 이렇다 할 직업이 없어 가난을 물려주고 간 아버지. 아들에게 아버지 되기의 롤모델을 보여주지 않은 아버지. 그래서 내겐 아버지 콤플렉스가 잠재돼 있었다. 아마도 내가 자식을 낳지 않은 것은 좋은 아버지가 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56쪽)

“어쩌면 누군가에게 아무 조건 없이 베풀고 싶은 마음이 어머니의 천성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운명적인 가난이, 그래서 남편, 자식들과 돈 때문에 악다구니를 쓰며 살아야 했던 세월이, 어머니의 심성을 모질게 만들어 왔던 것이 아닐까.”(127쪽)

“작은형은 신용불량자다. 매일 우편함에 독촉장이 쌓인다.(48쪽)
“작은형은 내게 화낼 권리가 없다. 나는 어린 시절 그에게 ‘존나게’ 얻어터지고 백수가 된 중년의 형을 어루만지는 글을 쓴다.” (84쪽)

아버지의 삶을 한국 현대사의 맥락 속에서 재구성하며, 그가 왜 도박 같은 삶을 살았어야 했는지 가늠하는 아들. 10원짜리 하나에도 덜덜 떨며 산 어머니가 치매에 걸린 뒤 이웃에게 베푸는 모습을 보이자 사실 그러한 모습이 어머니의 천성이 아니었을까, 추측하는 아들. 어린 시절 형에게 맞고 살았지만, 이제는 집안의 약자가 되어버린 형을 용서하는 동생. 작가는 감정적으로 판단을 하지 않고, 식구들이 처했던 상황을 고려하고 납득해 나간다. 이러한 그의 관점은 도리어 선명한 여운을 남긴다.

“나는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고 챙겨주는 관계 안에서 온전히 나 자신이 된다. 그런 관계망 속에서 너는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결혼이 도대체 무엇인지 잘 헤아리지 못하고 가족을 이루느라 놓쳤던 것들을 찬찬히 끄집어내 복원하려고 한다.”(93쪽)

또한 전처와 서로의 삶을 응원하고 격려하며 따듯한 감정을 나누는 작가의 모습을 통해, 사람은 소중한 관계 속에서 온전히 ‘나 자신’이 되며 성숙한다는 것을 환기하게 된다.

코믹평론 개척자
대체불가 캐릭터 “미치광희”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과, 타인이 생각하는 나의 모습이 크게 다를 때 사람은 괴리감을 느낀다. 작가는 “미치광희”라는 대체불가 캐릭터로 〈매불쇼〉에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었지만, 괴리감으로 인해 방송을 떠난 적이 있다.

“관심의 형식은 두 가지로 나뉜다. 칭찬하는 형식, 저주하는 형식 (…) 그래서 나는 그때 그만두었던 것이다. 더 하다간 우울증이나 공황장애에 걸릴 수도 있겠다 싶었다.”(192쪽)

“나는 불합리와 부조리를 참지 못하는 성미를 가지고 있다. (…) 그런데 부조리 속에서 웃음을 뽑아내야 한다는 강박은 나를 두 배 더 고통스럽게 만든다.”(193쪽)

그는 한 해 동안 유럽을 떠돌고, 방송에 복귀한다. 이전보다 유연해진 마음으로 “어쩌면 평론의 근엄한 젠체를 깨는 시도가 될 수도 있다”며 사고의 전환을 한다. 영화란 본디 일상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한 도구가 아니던가? 그래서 작가는 지루한 평론을 하는 것은 ‘배신과 죄악’이라는 통념을 깨는 철학을 몸에 두르고 평론가로서 자신의 좌표를 설정한다.
그는 여전히 (스스로 ‘연예인병’이라 일컬으며) 괴리감을 지고 살아가지만, 여러 가지 일이 중첩되며 어느새 “미치광희”라는 별명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밝힌다. “미치광희”에 붙은 괴로운 부분까지 감당하려 애쓰는 작가의 생각을 읽어나가다 보면, 사람이 무언가를 하기 위해 견뎌야 하는 어려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인물정보

저자(글) 최광희

영화평론가 겸 글 짓는 이.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서 도발적이고 엉뚱한 언행을 일삼아 “미치광희”라는 별명을 얻었다. 2023년부터 중학교에서 도덕, 사회, 영화 인문학 등을 가르치는 강사로 일하고 있다.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의 다가구 주택 반지하에서 두 살 많은 작은형과 함께 산다. ‘평화로운 가난 속에서 단정하게’를 모토로, 필요한 만큼만 벌고 쓰며 불합리한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로운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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