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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9월 19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5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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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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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장 싱글맘은 처음이라서</b>
그러니까, 그게 궁금하시다고요?
달밤의 에어로빅
너에게로 가는 길
미역국 끓이는 냄새
아직은 어색한 사이
넷째 아이, 재희
휴식 한 바퀴
젖 말리기
잿빛 늑대의 하울링
태풍이 지나가고
독립의 서막
<b>2장 농담 같은 가족, 가족 같은 이웃</b>
나의 해피밀, ‘커피 Mill’
내가 무릎 꿇던 날
떠돌이 행성을 별로 만든 어벤저스
행복한 카트라이더
할머니 미용사의 충고
택시 예찬
바다 건너 저쪽에 가 보고 싶어
조금 특별한 가족의 탄생
손으로만 펴도 반듯해지는
헤픈 사랑, 헤픈 엄마
So what? 어쩌라고!
너도 할 수 있어, 1급 기능사
착함은 소중함을 지키는 능력
아푸아푸 수족관
<b>3장 나는 여기에 있을 거야</b>
리셋을 완료해 갑니다
그저 잘 보이고 싶었을 뿐
징거버거 사이로 떠나간 사람
나도 외로웠어
간지, 나다!
아빠와 사랑에 빠진 날
그거 하나 모르면서
부부의 세계
칭칭이가 죽던 날
평옥 씨와 개다리춤을
‘뿅’ 하고 나타나는 것
조제의 달걀말이
가장 서러운 거짓말
이별 후에야 알게 되는 말
나는 줄넘기 달리기 선수
햇빛검댕이와의 조우
그 여름의 아맛나
<b>4장 불행이 가져온 행운</b>
미워하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사람
재희 선생
쪼꼬의 자기소개
쪼꼬의 사랑법
쪼꼬의 낼름낼름
철새는 길을 잃지 않아!
‘엄마 되기’를 멈추지 말 것
이야기꾼의 탄생
에필로그
아침과 낮 동안 우울과 불안에 시달리던 나는 해가 지고서야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아기와 대화를 시작할 수 있었다. “재희야, 나갈까?” 하고 창문을 내다보며 어둠을 확인했다. 어둠 속 골목길을 비추는 가로등이 꼭 연극 무대 조명 같았다. 순간 나를 향해 손을 흔들며 무대 끝에서 걸어오는 남편이 보였다 사라졌다. ‘아, 이건 연극 무대니까 진짜가 아니지.’ 잠깐 웃고서 아이를 업고 밤 산책을 나섰다. 다니는 동네 길목마다 남편과 깍지를 끼고 뭐가 그리 재밌는지 웃음을 터뜨리며 지나가는 내가 보였다. 재희를 업은 나는 ‘우리’였을 때의 나를 바라보며 모르는 사이처럼 그들 옆을 지나갔다. - 25쪽
올 사람도 없는데 벨이 울려 나가면 이마트 배달 기사님이 은주 언니 이름이 적힌 주문서와 온갖 종류의 식료품을 들고 서 있었다. 유진 언니는 시시때때로 찾아와 요리와 말동무를 해 주었고, 윤주 언니는 새벽 기도 시간에 내 이름을 빼놓지 않는다고 했다. 가정법원 가는 날엔 친구 혜진이가 달려와 재희를 봐줬다. 수진, 새론, 선영 언니는 기프티콘을 보내며 사랑한다 했고, 경민 언니는 책이며 화장품이며 이것저것 보내오다가 하루는 먼 곳에서 와 재희랑 놀아 주었다. 칼국수 집에서 함께 저녁을 먹은 경민 언니는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애써 감추며 서울역으로 향했다(나는 그 칼국수 맛이 그저 그랬던 게 여전히 걸린다.) 성희 언니는 재희 백일 날 오자마자 대뜸 걸레질부터 하더니 천장에 풍선을 달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 주었다.
다 열거할 수도 없다. ‘넌 혼자가 아니’라고 온몸으로 말하는 그녀들이 어떤 면에서는 나보다 더 필사적이었다. - 80쪽
오늘도 작가계의 1급 기능사를 꿈꾸는 백조 한 마리가 목표를 향해 헤엄쳐 가고 있다. 우아한 척 물밑의 발은 부산스럽다. 목표도 나를 향해 오고 있다. 목표와 헤엄이 서로를 기다린다. 망부석의 기다림이 아니라 엉덩이의 힘으로 우직하게 나아가는 기다림이다. 물론 나아감이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
참, 1급 기능사의 조건이 아예 없진 않더라.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기. 포기하지 않는다면 ‘멋진 인간 되기’만큼은 떼어 놓은 당상이다. - 133쪽
마주 오던 행인이 평옥 씨의 어깨를 툭 치고 그냥 갔다? 우리의 평옥 씨는 참고 넘어가지 않는다. 사과를 요구하고, 사과를 받아 주고, 개다리춤을 췄다(눈을 의심할 필요 없이 개다리춤이라고 쓴 게 맞다). 만약 외삼촌이 “누나, 우리 언제 엄마 모시고 새조개 먹으러 가자!” 했다면 평옥 씨는 “그러니까 언제 몇 시에?” 하고 그 자리에서 약속을 잡는다. 평옥 씨에게 빈말한 자 두고두고 한 소리 들을지어다. 약속의 날 그들의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건 틀림없는 새조개다. 즐거운 평옥 씨는 개다리춤을 추고 개다리춤 신봉자들은 감격의 어깨춤을 춘다. - 188~189쪽
외할머니가 날갯짓을 힘들어하자 딸들과 아들이 번갈아 가며 선두를 지켰다. 그들은 때로 나도 지켜 주었다. 사냥꾼의 총에 맞은 내가 땅으로 처박혔을 때 회복을 도와 다시 대열로 돌아가게 해 주었고, 꽁무니에서 낙오될 위기에 처했을 때도 되돌아와 날갯짓을 맞춰 주었다. 누구 하나 아픔 없는 인생이 없었다. 완벽한 사람이 선두에 서는 것이 아니다. 경험 많고 바람에 저항하는 자가 무리를 이끈다. - 251쪽
<b>내겐 기다리는 사람이 없다</b>
지금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을 뿐
SNS에서 입소문을 타 인터넷신문 《우먼타임스》에 연재되었던 홍소영의 싱글맘 분투기! 출산 직후 떠나버린 남편으로 인해 딸아이와 둘이 남아 허망한 나날을 보내던 소영은 우여곡절 끝에 마음 근육을 만들고 행복한 삶에 안착하게 된다. 떠나간 사랑에 대한 원망을 한걸음 물러서서 바라보며 현재 다가오는 사랑을 알아보게 되기까지, 한 아이의 엄마이자 동화 작가를 꿈꾸는 한 인간으로 회복되기까지, 죽지 말고 살라며 내미는 주변의 손길을 만난다. 떠돌이 행성 같은 자신을 빛나는 별로 만들어 준 어벤저스 언니들, 선두를 바꿔 가며 멀리 비행하는 철새 떼처럼 서로를 지켜 준 가족, 전 남편의 괘씸죄를 또 다른 가족애로 채워 준 전 시부모가 그랬다. 마음의 눈을 뜬 소영은 우연히 들어간 미용실, 버스, 택시, 책과 영화와 드라마, 심지어 틀기만 하면 콸콸 물이 쏟아지는 수도꼭지에서도 따뜻한 손길을 느낀다.
<b>가족의 소멸이 가져온 새로운 가족</b>
구겨진 레이스를 펴는 마음
오묘한 건 사람의 인연도 마찬가지다. 이혼 후에 시부모의 존재는 지워지는 법이다. 그러나 홍소영 작가에겐 시댁이 새로운 가족으로 돌아왔다. 이들의 묘한 관계를 들여다보자. 전 시댁을 방문하면 소영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어머니가 차려준 밥을 먹는다. 식사를 마치고 누우면 꽃 이불이 몸 위에 덮인다. 선잠 사이로 할머니와 손녀의 수다 소리가 스며든다. 그러나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다. 이혼 후, 손주를 보려고 집을 드나들던 시어머니가 카톡으로 구겨진 레이스 펴는 법을 알려주었을 때, 마음이 고슴도치 같던 소영은 ‘그러려니 하세요.’라며 뾰족한 답장을 보냈다. 가슴에 맞고 떨어지는 뭉툭한 화살 자국처럼, 새로운 가족의 탄생에는 욱신거리는 진통이 있었다. 구겨진 레이스를 볼 때마다 소영은 전 시어머니의 마음을 떠올리며 손으로 반듯하게 펴기도 한다.
<b>다시 꿈꾸는 미래</b>
오로라가 춤추는 밤하늘 아래에서
저자 홍소영이 꿈꾸는 미래의 풍경이 있다. 북극의 숲에서 아이와 손을 잡고 밤하늘의 오로라를 바라보는 것이다. 그러나 다시 미래를 꿈꾸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절대 만만치 않았다. 출산 후 몇 년간의 기억이 꿈처럼 모호하다는 소영에게 가장 먼저 닥친 문제는 모성애를 느끼는 일이었다. 갓난아기를 먹이며 로봇처럼 내뱉던 ‘사랑해.’ 그 말이 절절한 진심이 되는 데에는 딸아이가 보낸 무한정의 애정이 있었다. 조리원에서 돌아왔을 때 미역국을 끓여주기 위해 찾아와 미역을 썰던 모친이 도마 위에 내는 칼자국을 보며 저자는 자신의 배에 남겨진 출산 흔적을 떠올린다. 딸아이가 자신에게 보내는 무조건적 사랑은 언젠가 자신이 엄마에게 보냈던, 그 엄마의 엄마에게 보냈을 사랑이기도 하다.
<b>아픔 없는 인생은 없다</b>
길을 잃지 않는 철새들처럼
홍소영 작가는 이혼했다. 그의 부모도 그렇다. 외할머니와 셋째 이모, 외삼촌도 배우자가 있다가 없어졌다. 이들은 마치 철새 떼처럼 가족이라는 대형 안에서 장거리 비행을 한다. 철새는 한 마리가 총을 맞고 추락하면 두 마리가 따라 내려가 보살피거나 임종을 지킨다. 무리의 선두를 지키던 외할머니가 외할아버지와 사별했을 때 그 자식들은 대신 선두를 지키며 외할머니를 보살폈다. 소영이 남편을 잃고 추락했을 때도 그들은 번갈아 가며 저자를 지켜 주었다.
아픔 없는 인생은 없다. 다만 서로를 돌보며 함께 갈 뿐이다. 이것이 소영이 살아가는 힘의 원천이다. 딸과 함께 즐겨보는 그림책 『고슴도치 아이』에 나오는 피오트르처럼 소영의 딸 재희도 언젠가 자신만의 하늘을 향해 날아갈 것이다. 외할머니와 엄마, 이모와 외삼촌이 자신에게 둥지가 되어 주었듯이 소영도 딸에게 약속한다. 힘들면 언제든 다시 오라고.
딸 재희와 반려견 쪼꼬와 포근한 일상을 보내게 된 홍소영 작가. 그의 타고난 낙천성과 유머 감각을 통과한 문장들은 갖가지 시련을 겪으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위로한다. 그의 글에 담긴 삶의 애환과 통찰은 독자들이 배꼽을 잡으며 웃다가도 금세 눈시울을 붉히게 만드는 힘이 있다.
작가정보
인터넷신문 《우먼타임스》에 1년간 「홍소영의 ‘나, 싱글맘’」 칼럼을 연재했다. 복싱을 배우며, ‘공상에 빠지기’, ‘딸이랑 상황극 하기’, ‘즉흥곡 만들기’를 즐긴다. 한국의 조앤 롤링을 미래의 청사진으로 그리며, 기발한 생각이 떠오를 때면 그 즉시 핸드폰 메모장을 열어 기록하는 습관이 있다. 동화 작가와 더불어 오로라 여행을 꿈꾼다. 그리고 여전히, 사랑도.
아기 행성에서 놀다가 나를 발견하고 지구로 날아왔다는 열 살 난 딸 재희, 열세 살 푸들 쪼꼬와 살고 있다. 출산 직후 싱글맘이 되어 오랜 시간 동굴 안에 움츠려 있다가 세상과 소통하고 싶어진 어느 날 페이스북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을 계기로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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