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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항아리

2023년 05월 19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5월 0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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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90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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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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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났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을 계속할 것입니다we will keep at it.”_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 2022년 6월 잭슨홀 연설

현 연준 의장 제롬 파월이 여러 차례 제목을 인용한, 역대 최고의 연준 의장 폴 볼커의 회고록 Keeping At It이 드디어 국내에 번역 출간되었다. 금융 및 경제정책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 소식 밝은 이들은 이미 원서를 구해 읽기도 했다는 필독서 중의 필독서다. ‘권총을 품고 다니면서까지 고물가 정책을 펼친 의장’ ‘인플레이션 파이터’ ‘볼커 룰의 입안자’ 등 그 쟁쟁한 이력과 인상적인 별명을 아는 이도 많을 것이다. 파월의 언급이 보여주듯, 볼커는 지금도 경제정책 분야에서 아주 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며 타계할 때까지도 종종 ‘의장님Mr. Chairman’으로 불리곤 했다.
연준 의장으로서 198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을 제어해낸 것이 볼커의 가장 유명한 업적이다. 그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에서 경력을 시작하여 연준 의장 외에도 재무부 차관,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직을 역임하는 등 30년 가까이 미국 정부에서 직접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한 굴지의 경제 관료다. 고정환율제가 종료된 국제금융의 역사적 순간에도 그가 있었으며, 퍼스트펜실베이니아, 콘티넨털일리노이 등 여러 대형 은행이 파산할 때마다 성공적으로 대처하여 거대 금융 위기를 막아내기도 했다.
이 책에서 볼커는 지난 세기 중후반 세계 경제가 요동치던 현장 속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낀 바를 상세하게 서술한다. 그는 공직자들의 권한보다 책임을 중시하며, 물가안정이라는 경제기관의 중차대한 임무를 강조하고, 어떻게 하면 국민의 삶을 이롭게 할 ‘유능한 정부’가 가능할지 묻는다. 근시안적인 욕망 때문에 파멸로 치닫지 않도록 ‘건전한 금융’을 바로 세우는 것 또한 그의 오랜 관심사였다. 이 책을 읽은 독자는 볼커가 국제금융에 남긴 영향력을 새로이 알게 되는 것 외에도, 경제정책이 실제로 어떻게 기획되고 실행되며 정치와 상호작용하는지, 효율적인 정책 결정을 위해서는 어떤 조건과 태도가 필요한지를 1인칭 시점으로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추천사
한국어판 서문
들어가며: 어느 지혜로운 늙은 앵무새
1장 공직자의 아들
2장 프린스턴, 하버드, 런던
3장 젊은 이코노미스트
4장 워싱턴으로
5장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일자리
6장 통화개혁, 좌절되다
7장 다시 출발점으로
8장 인플레이션과의 전쟁
9장 국내 그리고 국제 금융위기들
10장 미완의 임무: 금융시스템의 복구
11장 연준 이후
12장 수많은 의장직
13장 진실함을 좇다
14장 회계기준 제정
15장 새로운 금융의 세계: 붕괴와 개혁
16장 세 가지 진정한 가치
나가며: 칭송받아 마땅한 사람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일대기

찾아보기

“정치적 압력(대통령의 직접적 압력을 포함하여)에다 경제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비록 통계로는 그러한 징후가 보이지 않았지만)까지 더해지면서 연준은 자금 차입 기회를 줄일 수 있는 소소한 조치들마저도 취하기를 꺼려했다. 어딘지 익숙한 모습 아닌가? 당시에도 중앙은행은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의 초기 단계에서 물가상승 압력에 대응하는 것을 너무도 자주 망설였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연준은 이 되풀이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_46쪽

“나는 식사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게 삿대질을 하며 다가서는 벨기에 중앙은행 총재로부터 언어적인 (그리고 거의 신체적인) 공격을 받았다. ‘당신이 밖에 나가서 자유변동환율제에 대한 이 모든 얘기를 부추긴다면 투기 세력이 브레턴우즈시스템을 붕괴시킬 겁니다. 그 피는 당신 나라인 미국의 이마에서 흘러내릴 거요!’”_111~112쪽

“나는 내가 대통령에게 말하려 했던 사항 세 가지를 끄적거려둔 약국 처방전을 발견했는데, 내용은 이렇다. 저는 연준의 독립성이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과 전면전을 벌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밀러 의장이 유지해온 통화정책 기조보다 더 긴축적인 기조를 지지합니다.”_172쪽

“나의 방향에 재차 확신을 준 다소 극적인 계기가 하나 있었다. 1982년 1월 전국주택건설협회 연례 회의의 연사로 초청을 받았는데, 놀랍게도 회의 장소가 라스베이거스였다. 회의장으로 가는 길에 우연히 성격이 좀 괴팍하고 불친절한 상원의원을 만났는데, 그는 이렇게 말했다. ‘여기서 대체 뭐 하는 거요? 주택 건설업자들이 당신을 죽일 거요.’”_189~190쪽

“중앙은행의 신뢰성은 한번 잃어버리면 되찾기 힘들다. 우리가 새로이 강조하고 있던 통화공급 증가 억제라는 전략을 철회하려면 신뢰성의 상실로 부정적 영향이 초래될 위험을 감수해야만 했다. 좀 심하게 과장하자면, 끝까지 멈출 수 없는 배에 올라탄 운명이었다. 물가안정을 추구하면서 ‘돛대에 묶여’버렸던 것이다.
당시 우리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할 수 있게 되기까지 금리가 얼마나 상승할지를 내가 알고 있었을까? 아니다. 지금 돌아봤을 때, 더 나은 방법이 있었을까? 내가 아는 한 없었다. 이 생각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_195쪽

“돌이켜보면, 오늘날의 라틴아메리카 상황은 오랫동안 방만하게 지속된 경제정책으로부터 잉태되어 은행의 무모한 대출 관행이라는 거름을 먹고 자라난 부채위기를 열정적이고 건설적으로 수습하려 했던 노력의 참담한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든다.”_225쪽

“버냉키가 2006년 2월 연준 의장에 취임한 후 그와 처음 만났을 때, 나는 반 농담으로 향후 5년 내에 대규모 금융위기가 발생할 것이라는 개인적 전망을 언급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과 몇 년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는 예의바른 웃음만 지었다.”_329쪽

“금융위기가 발생한 후로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바쁘게 움직이는 다람쥐 같은 로비스트들이 궁극적 목적은 숨긴 채로 효율성과 단순함(그 자체로는 좋은 것이지만)을 제고시킨다는 명분하에 금융질서의 새로운 안전판들을 조금씩 갉아먹는 상황에 놓여 있다.”_332쪽

“나는 여러 국가가 하나씩 하나씩 파괴적인 인플레이션을 경험하면서 물가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 후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승리가 눈앞에 보이면, 통화 당국은 긴장을 풀고 경기를 부양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약간의 인플레이션’을 수용한다. 그 결과 인플레이션의 확산 과정이 다시 처음부터 전개된다. 많은 라틴아메리카 국가의 참담한 경제정책 역사에서 그 예들을 찾을 수 있다.”_352쪽

인플레이션과의 전쟁
1970년대 후반, 잇따른 석유파동과 달러화 약세로 인한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이 미국을 휩쓸었다. 폴 볼커가 연준 의장에 취임한 것이 바로 이 시점, 1979년이었다. 그는 임명 직전 카터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연준의 독립성이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과 전면전을 벌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밀러 의장이 유지해온 통화정책 기조보다 더 긴축적인 기조를 지지합니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연준 의장이 될 가능성을 날려버렸다’고 친구들에게 이야기했지만, 이튿날 아침 대통령으로부터 의장으로 임명되었다는 전화를 받았다. 바야흐로 볼커와 인플레이션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그는 취임 열흘 뒤 곧바로 재할인율을 10.5퍼센트로 인상했다.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은 연간 15퍼센트 이상이었고, 긴축을 미룰 여유가 없었다. 금리 조정으로는 부족했던 나머지 그는 통화공급 또한 억제하기 시작했고, 시중 금리가 21.5퍼센트라는 최고 수준을 기록하기에 이른다. 미국 금융 역사에서 금리가 그렇게 높았던 적은 없었다. 불만을 가진 농부들이 워싱턴으로 몰려와 연준 빌딩을 트랙터로 에워싸기도 했고, 무장한 남성이 연준 건물에 난입해 이사들을 인질로 삼으려 한 일까지 생겼다. 연준은 볼커에게 경호를 붙이려 했다. 그는 권총을 몸에 지니고 다녔다.
하지만 그는 회고록 제목처럼 온갖 위협과 경기침체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계속해나갔다. 고통스러운 시간이 지나고 1982년 여름, 인플레이션율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이후 미국의 경기는 회복되어 1990년대 이르러서는 찬란한 호황기가 찾아온다. 볼커의 승리였다.
그의 투쟁은 연준에 규칙 하나를 만들어냈다. 중앙은행의 신뢰성은 한번 잃어버리면 되찾기 힘들다. 강경한 전략을 철회하면 신뢰성을 잃어버리고, 이는 더 큰 부정적 결과를 부른다. 볼커는 당시의 상황을 ‘돛대에 묶여’버린 거나 마찬가지였다고 비유한다. 금리를 어디까지 올려야 하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지만, 그것만이 방법이었고 그는 그 방법을 끝까지 고수해낸 것이다.

국가는 파산하지 않는다?
그는 1970년대 말에 이미 금융계가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고 회고한다. 규제의 허점을 노린 금융상품이 늘어났고 근시안적인 이익 추구가 모두를 위험에 빠트렸다. 대표적인 사례는 크라이슬러 구제금융 사건과 ‘헌트 형제’가 초래한 ‘은의 목요일’ 사태, 그리고 콘티넨털일리노이 은행의 위기였다. 특히 헌트 형제 사건은 무분별한 투기 관행이 불러온 참사였으며, 콘티넨털일리노이 위기는 무리한 대출 채권 사업이 여러 금융기관을 거꾸러트릴 뻔한 사건이었다.
1980년대 초 멕시코에서 시작된 라틴아메리카의 대규모 금융위기도 볼커를 시험대에 올렸다.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이 상환능력 이상으로 자금을 차입하다가 결국 한계를 넘어버린 것이다. 국제적 협력을 통해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아낸 볼커는 당시의 사건이 오랫동안 방만하게 지속되어온 경제정책과 은행의 무모한 대출 관행이 합쳐진 결과라고 이야기한다. “국가는 파산하지 않는다”며 호언장담했던 월터 리스턴의 시티뱅크가 이 사태에서 가장 큰 손실을 입었다는 사실은 그저 아이러니이기 이전에, 볼커가 우려한 금융시스템 불건전성의 명백한 예시일 것이다.
의장직을 내려놓은 후 UN과 세계은행 등을 거치며 공적 활동을 이어가던 그는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의 자문위원회 의장을 맡음으로써,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침체가 도래한 금융시스템을 복구하는 데 전력했다. 자문위원회는 도드-프랭크법을 제정하여 대형 금융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고, 볼커의 이름을 딴 ‘볼커 룰’이 그 규제에 포함되었다. 상업은행의 투기적 활동을 금지하는 조치였다. 하지만 그는 “트레이더들이 어떤 식으로든 그 경계선을 시험하게 되리라는 점은 확실하다”고 예언했다. 15년이 지난 지금 또 다시 여러 은행이 파산하고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어쩔 도리 없이 볼커의 말을 떠올리게 된다.

정책은 권한이 아닌 책임이다
볼커는 정책의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실행이 방해받는 사례를 수도 없이 겪었다. 의장으로 지낼 때는 레이건 대통령이 비공식적인 자리를 만들어 ‘선거를 위해 금리를 더 이상 올리지 말라’고 압박했고, 그 전에 카터 대통령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도우려는 의욕이 앞섰던 나머지 신용통제조치를 발동하여 연준의 정책 계획을 어그러뜨렸다. 그러니 볼커가 연준이 정치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함을 강조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책은 실패할 수 있지만, 실패가 지속되도록 용인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행정을 효율화하고 유능한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직자들의 책임감이 필요하다. 인상적이게도, 볼커는 ‘권한’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도 될 것 같은 자리에 ‘책임’이라는 단어를 더 자주 쓴다. 공직자로서 정책을 결정하고 실행하는 것은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후생을 증진시키는 ‘책임’을 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금융위기를 막아낸 볼커의 공적을 읽는 것 외에도, 이런 공공정책에 대한 그의 우려와 고민을 따라가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또 다른 의미다. 어느새 ‘좋은 정부’라는 말이 농담이 되어버린 오늘날, 수십 년간 공직에 헌신한 그가 전해주는 공공정책에 대한 통찰은 한 권의 회고록을 좀더 나은 사회를 위한 제언으로 격상시킨다. 사회의 분열과 불안, 정책의 비효율성이 우리 삶을 괴롭히는 지금이야말로 어느 때보다 볼커의 메시지에 귀 기울여야 할 시점일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폴 볼커

Paul A. Volcker, 1927~2019
1979년부터 1987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역임하는 등 약 30년간 미국 정부에서 일했다. 그 전에는 재무부 통화부문 담당 부차관과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를 지냈다.
연방준비제도를 떠난 후에는 ‘볼커 연맹’ 의장,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의장, UN 원유식량교환프로그램 조사위원회 의장, 나치 희생자들의 스위스 은행 계좌 조사를 위한 위원회 ICEP의 의장으로서 공적 활동을 이어갔다.
프린스턴대학, 하버드대학, 런던정경대학에서 공부했으며, 모교를 비롯해 여러 대학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았다.

Christine Harper
『블룸버그마켓』 편집장. 20년 이상 금융 분야 기자 및 편집자로 활동했다. 『블룸버그뉴스』의 글로벌 금융 기업 부문 편집국장을 역임했다.

2001년 한국은행에 입행했으며, 이후 금융시장국, 조사국, 통화정책국 등을 거쳐 현재 국제국 국제금융연구팀장으로 재직 중이다. 2013년에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학에서 Essays on Housing and Monetary Policy라는 논문으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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