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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하버쿡 젭슨의 진술

기묘한 바다 이야기 01
블루스토브

2026년 03월 0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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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4.22MB)   |  약 2.2만 자
ISBN 9791193473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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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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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2년 12월, 대서양 한복판에서 발견된 유령선 메리 셀레스트호

선원도, 승객도, 시신도 없다. 식사는 차려져 있고, 짐은 그대로인데 사람들만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들은 과연 어디로 사라진 걸까?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는 이 미스터리를 이 미스터리는 당시 언론과 수많은 학자가 해적 설부터
거대 오징어 습격 설까지 온갖 가설을 쏟아냈지만, 정작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1884년 영국의 권위 있는 잡지 《콘힐 매거진》에 익명의 투고자가 보낸 기묘한 소설 한 편.
사건 발생 10여 년 만에 나타난 죽음을 앞둔 노학자의 처절한 〈J. 하버쿡 젭슨의 진술〉이었다.
그는 그 배에 타고 있었던 유일한 생존자였다.
항해 내내 자신을 감시하던 미스터리한 동승객, 연이어 벌어지는 의문의 죽음들,
그리고 아프리카 사막 한복판에서 마주한 기괴한 의식과 한 남자의 냉혹한 고백.
젭슨 박사의 진술은 세상이 끝내 알지 못했던 그날의 전말을 낱낱이 담고 있다.

당시 독자들은 이 작품을 실제 생존자의 진술로 믿어 영국 정부에 재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이 빗발쳤다.
실화의 뼈대 위에 허구를 너무나 정밀하게 쌓아 올린 탓이었다.
진술만큼 미스터리한 익명의 투고자는 다름 아닌 아서 코난 도일.
셜록 홈즈를 세상에 내놓기도 전에, 그는 이미 이 작품 하나로 현실보다 정교한 이야기를 만드는 작가임을 증명해 보였다.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혹은 셜록 홈즈의 팬이라면, 이 저주받은 항해를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진술을 시작하며
J. 하버쿡 젭슨의 진술

우리는 버려진 메리셀레스트호에 직접 들어가 보았고, 이 사건을 다각도에서 살펴보기 위해 데이그라티아호 선원들에게도 질문해 보았다. 그들은 메리셀레스트호가 발견되기 몇 주 전부터 완전히 방치되었다고 한다. 선실에서 발견된 항해일지에는 이 배가 10월 16일 보스턴에서 리스본으로 항해를 시작했다고 적혀 있었다. 그러나 일지가 제대로 보관되지 않아 쓸만한 정보는 거의 없다. 악천후와 관련된 날씨에 대한 기록은 없으며 실제로 선박의 페인트와 돛의 상태를 보면 어떤 이유로든 배가 버려졌다고 보기 힘들다. 배는 물이 새지 않았고 투쟁이나 폭력의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으니, 승무원들의 실종에 관해서 설명할 단서가 없다.

대중들을 위해 요약하자면, 메리셀레스트호와 탑승자들에 대한 정보는 지난 10년 동안 미스터리를 푸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나는 이제 이 불운한 항해에 대해 아는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자 펜을 들었다. 이것이 내가 사회에 빚진 의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는 몇 달 안에 이 정보를 말과 글로 전달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진술에 앞서 내가 누구인지 밝히겠다. 나는 하버드 대학 의학 박사이자 브루클린 사마리아 병원 전 의료 고문 조셉 하버쿡 젭슨이다.

10월 23일.
막연한 무거움과 불행함을 느끼며 잠에서 깨어났다가 잠시 생각에 잠긴 후에야 전날 밤의 실종을 기억해 냈다. 갑판에 올라 보니 불쌍한 선장이 배 뒤쪽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나는 그에게 말을 걸어보려 했지만 그는 무뚝뚝하게 고개를 숙인 채 갑판을 서성거리기 시작했다. 진실은 너무나도 분명하지만, 그는 보트나 풀어 놓은 돛을 지나칠 때면 유심히 그 아래를 들여다보았다. 그는 어제 아침보다 열 살은 더 늙어 보였다. 어린 도디를 예뻐했던 하튼도 상심이 컸으며 고링 또한 안타까워했다. 선장은 하루 종일 선실에 틀어박혀 있었는데 마치 우울한 몽상에 빠진 것처럼 양손에 고개를 파묻고 있었다. 우리야말로 그 누구보다도 우울한 항해자들이 아닌가 싶다. 내 아내가 이 끔찍한 소식을 듣는다면 얼마나 충격을 받을까.

11월 13일.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하이슨이 어이없는 실수를 했거나 알 수 없는 자기력이 선박 장치를 교란시켰으리라. 날이 밝을 무렵 갑판에 나가 있던 선원이 파도 소리가 들린다고 소리쳤고, 하이슨은 어렴풋이 나타난 육지를 본 것으로 생각했다. 우리 중 누구도 포르투갈에 예상보다 빨리 도착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니 새벽녘에 드러난 그 장면을 보고 우리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양쪽으로 길게 펼쳐진 파도가 거품이 되어 부서지고 있었고, 파도 뒤에는 무엇이 있었던가! 포르투갈의 해안이 높은 절벽이 아니라 거대한 모래 해변이 뻗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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