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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들의 노래

이동주 지음
현대시문학

2026년 03월 0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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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PDF (6.78MB)   |  260 쪽
ISBN 9791167712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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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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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 번째 시집, 그러나 두 번째가 아닌 출발

이동주의 두 번째 시집 『낮은 자들의 노래』는 단순한 작품집이 아니다. 그것은 한 시인의 문학적 축적과 신앙적 사유, 그리고 존재론적 통과 의례가 응축된 결과물이다. 그는 이미 현대시문학 등단 전후 3–4년간 커피문학상·디카시문학상·삼행시문학상에서 대상과 금상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며 형식적 역량과 응축미를 증명해왔다. 그러나 이 시집은 수상 경력의 총합이 아니라, 언어가 삶을 어떻게 통과했는가에 대한 증언이다.

두 번째 시집은 흔히 작가의 정체성이 굳어지는 지점이다. 첫 시집 『불처럼 바람처럼 함께 가는 길』이 ‘가능성’이라면, 두 번째는 ‘방향’이다. 『낮은 자들의 노래』는 그 방향이 어디를 향하는지 분명히 보여준다. 그것은 높음이 아니라 낮음, 선언이 아니라 품음, 심판이 아니라 안음이다.


2. 낮은 자 ― 사회적 위치가 아닌 존재론적 자세

‘낮은 자’는 단순히 사회적 약자를 지칭하지 않는다. 이동주에게 낮음은 존재의 태도이며, 신학적 선택이며, 시적 전략이다. 그는 이렇게 쓴다.
네 안의 강물과
햇빛이 쏟아지지 않도록
안고 있을게
-이동주 시, 「어느 제빵사의 고백」일부

이 문장은 보호의 윤리를 넘어 존재를 감싸는 우주적 제스처다. ‘강물’과 ‘햇빛’은 생명의 원형 상징이다. 아이를 안는다는 행위는 세계를 안는 행위와 동일해진다. 윤동주가 「서시」에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이라며 수직적 윤리를 택했다면, 이동주는 수평적 윤리를 택한다. 그는 하늘을 우러르기보다 존재를 껴안는다. 이 차이가 이동주 시의 현대성을 만든다.
시인의 말 … 13

제1부. 삼행으로 숨쉬다
불과 글 … 16
종이 비행기 … 17
피아니스트 … 18
눈길 … 19
열쇠 … 20
사랑의 거리 … 21
개미 … 22
봉지라면 … 23
마당 … 24
보름달 … 25
풍뎅이 … 26
달 … 27
형광등 … 28
창문 … 29
회전문 … 30
반고흐, 해바라기 … 31
명품(名品)은 명품(明品) … 32
간장항아리 … 33
이어도 … 34
아내의 맨바닥 … 35
손수건 … 36
선인장 … 37
발뒤꿈치 … 38
설탕 … 39
텔레이오스 … 40
한여름의 침례 … 41
반딧불 … 42
태양 … 43
채송화 … 44
광주리 … 45
접다 … 46
고드름 … 47
전당포 … 48
수박 … 49
에델바이스 … 50
지푸라기 … 51
풀잎이슬 … 52
못, 십자가 … 53
연어 … 54
구슬 (옥玉) … 55
활주로 … 56
여름 … 57
갈대는 언제 피어나는가 … 58
골짜기 … 59
눈, 물 … 60
설총(雪塚) … 61
당신의 손등 … 62
냉과리 … 63
고드름 고드름 … 64
공주그네 … 65
12월에는 … 66
네온사인 … 67
나침반 … 68
바닷새 … 69
독도-가장 먼 곳에서 찾아온 위로 … 70
교회 … 71
복숭아 … 72
얼굴 … 73
세족(洗足) … 74
제비 … 75
길 … 76
어깨동무 … 77
라헬, 슬픔의 어머니 … 78
타코아끼의 사람들 … 79


제2부. 커피 위에 남은 숨
디아스포라 … 82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것 … 85
말의 ‘다시’ 내는 법 … 87
커피와 입술 … 90
커피, 나의 바다여 … 94
믹스커피의 기분 … 97
오후 3시의 커피 … 101
커피꽃은 비온 뒤에 피어나고 … 104
커피숍의 노래 … 106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의 대화 … 108
어린 왕자를 위한 기도 … 110
탕자의 귀향 … 113
필경사(筆耕士)의 밤 … 116
고사리, 그 그늘의 기도 … 118
레몬 커피 우주론 … 121
바다 인류와 커피 … 123
바다 인류와 커피 2 … 125
꽃이 자라나듯 … 128
파편의 밤, 커피 위에 남은 숨 … 131


제3부. 빛은 두 번 태어난다
어느 제빵사의 고백 … 136
겨울에 내린 불 … 138
산등성이 … 140
고래가 사는 집 … 142
기울다 … 144
수국 … 146
무궁화 … 148
별 … 150
물레방아 … 152
화살나무 … 154
타오르다 … 156
벌집 … 158
새와 길 … 160
귀향 … 162
깨꽃(사루비아) … 164
작은 방 … 166
벽화 … 168
상처받은 치유자 … 170
빛은 두 번 태어난다 … 172


제4부. 낮은 자들의 노래
쉐올의 심연에서 … 178
멀리서도 가까운 사랑 … 180
주께서 굽은 등을 안으시네 … 183
조용한 기도의 집 … 185
숨은 등불, 바람속의 집 … 187
당신은 큰 그릇 … 190
신주쿠의 등불 … 193
작은 가게, 큰 기도 … 196
조용한 힘, 깊은 믿음 … 198
숨 … 200
윤호의 길 … 203
다시 숨을 고르는 길 … 206
등불 아래서 … 208
와지로(和白)에 머문 바람 … 210
그릇 하나, 바다 하나 … 212
황혼이 아닌 새벽처럼 … 215
빛처럼 머문 자리 … 217
그대의 이름은 봄꽃입니다 … 220
주님, 내 안의 무거운 짐을 아소서 … 222
그 자리에 계신 당신께 … 224
사가미강가에서 … 226
바위와 샘 – 셀라 마스킬의 노래 … 230

해설(양태철 문학평론가) … 233

『낮은 자들의 노래』
― 낮은 자리에서 시작된 빛의 윤리

『낮은 자들의 노래』는 이동주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지만, 그 문학적 밀도와 사유의 깊이에서 이미 하나의 완성에 이른 작품이다. 이 시집은 화려한 수사나 감각적 기교로 독자를 사로잡지 않는다. 대신, 가장 낮은 자리에서 인간을 다시 묻는다. 그리고 그 질문을 끝까지 놓지 않는다.

이동주의 시 세계에서 ‘낮음’은 패배의 언어가 아니다. 그것은 물이 흐르는 자리이며, 기억이 가라앉는 자리이고, 마침내 빛이 다시 태어나는 자리다. 시인은 그 낮은 자리에서 인간의 존엄과 사랑의 윤리를 길어 올린다.

이 시집을 관통하는 한 문장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네 안의 강물과
햇빛이 쏟아지지 않도록
안고 있을게”

이 고백은 단순한 사랑의 표현이 아니라, 타인의 상처와 빛을 함께 지켜내겠다는 존재론적 선언이다. 이동주의 시는 바로 이 ‘안음’의 윤리에서 출발한다. 낮은 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아니라, 그 곁에 서는 태도. 그것이 이 시집의 중심이다.

시인은 바람, 강, 돌, 불, 별과 같은 자연 이미지를 통해 인간의 기억과 죄, 용서와 시간을 탐문한다. 강은 흘러가지만 기억을 지우지 않고, 바람은 보이지 않지만 법을 넘어서는 양심처럼 스친다. 돌은 침묵 속에서도 오래된 증언을 품는다. 이러한 상징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시대와 인간을 꿰뚫는 구조적 은유로 작동한다.

특히 1부 「삼행으로 숨쉬다」에서는 절제된 언어 속에 응축된 사유가 돋보이며, 3부 「빛은 두 번 태어난다」에 이르면 사랑과 고백, 인간에 대한 신뢰가 더욱 또렷해진다. 이동주의 언어는 점점 덜어내는 방식으로 깊어진다. 그가 선택한 간결함은 빈약함이 아니라, 오래 숙성된 침묵의 밀도다.

『낮은 자들의 노래』는 슬픔을 외면하지 않지만, 절망에 머무르지 않는다. 고통을 통과하되 냉소로 기울지 않으며, 끝내 사랑을 선택한다. 그것이 이 시집이 지금 우리 시대에 더욱 필요한 이유다. 분열과 속도의 언어가 난무하는 시대 속에서, 이 시집은 느리지만 단단한 목소리로 인간의 가능성을 다시 세운다.

이동주의 시는 읽는 순간보다 덮은 뒤에 더 오래 남는다. 조용히, 그러나 깊게 스며들어 독자의 내면에 질문을 남긴다. 우리는 누구의 어깨 위에서 살아왔는가. 우리는 얼마나 낮은 사람들의 침묵 위에 서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지금 누구를 안고 있는가.

『낮은 자들의 노래』는 결국 사랑의 노래다. 그러나 그것은 감상적 사랑이 아니라, 인간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윤리적 사랑이다. 낮은 자리에서 시작된 이 노래는 오래도록 독자의 마음속에서 울릴 것이다.

인물정보

저자(글) 이동주

전북고창출신,
현대시문학으로 시등단,
삼행시 문학상, 디카시문학상,
커피문학상 등 다수 수상,
지금은 일본 요코하마부근에서
선교사로 일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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