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328번 남았습니다
2026년 01월 28일 출간
국내도서 : 2026년 01월 28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25.26MB) | 약 9.1만 자
- ISBN 9791175771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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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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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정해졌을 때 비로소 시작되는 가장 보통의 기적
소중한 사람과 함께할 수 있는 ‘남은 시간’을 알게 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 책의 또 다른 단편들은 ‘남은 횟수’라는 하나의 설정을 각기 다른 삶의 결로 변주한다. 과거나 미래의 자신에게 전화를 걸 수 있는 횟수, 수업에 나갈 수 있는 횟수, 불행이 찾아올 횟수, 거짓말을 들을 횟수, 놀 수 있는 횟수 그리고 살 수 있는 날수까지. 각자의 삶에 켜진 카운트다운은 ‘마지막’이 눈앞에 보였을 때 마주하게 되는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숫자가 줄어드는 것을 지켜보는 동안 독자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하루를 되짚게 된다. ‘나중에’로 미뤄둔 한마디, 당연해서 건너뛰었던 안부, 괜히 아껴두느라 놓쳐버린 웃음과 대화…. 이 책은 그 모든 것을 조용히 ‘오늘’로 데려오며, 독자의 삶에도 소중한 ‘카운트다운’이 이어지고 있음을 깨닫게 만든다.
당신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5번 남았습니다
당신이 수업에 나갈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1만 6213번 남았습니다
당신에게 불행이 찾아올 횟수는 앞으로 7번 남았습니다
당신이 거짓말을 들을 횟수는 앞으로 122만 7734번 남았습니다
당신이 놀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9241번 남았습니다
당신이 살 수 있는 날수는 앞으로 7000일 남았습니다
옮긴이의 말
…이런 숫자가 보이지 않았더라면 나는 좀 더 순수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었을까?
어머니의 집밥을 피하지도, 버리지도 않고. 어머니에게 맛있다고 솔직히 말하고, 이사할 때 어머니가 싸준 주먹밥을 볼이 터져라 집어 먹고.
그랬다면 어머니와의 사이도 지금과 달라졌을까? (중략)
하지만 이 숫자가 보이지 않았더라면 어머니의 집밥을 이토록 깊이 생각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어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런 건 언제든 먹을 수 있다고 착각하며 살았겠지. 그래서 어머니도, 집밥도 소홀히 여기지 않았을까? 숫자가 눈에 보였기에 이렇게 깨달은 걸까? _41쪽
나는 무너지듯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공중전화에 매달려 소리 내어 울었다.
“고맙습니다”라는 한마디로 이토록 마음이 달라질 줄 알았다면 두 분이 살아 계셨을 때 더 많이 고맙다고 말할 걸 그랬다. 단 1분이라도 더 길게 말할 걸 그랬다.
그나마 오늘은 단 한 번이라도 고맙다고 말할 수 있었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응어리가 풀린 듯 마음이 편안해졌다. _89쪽
고마워. 불행의 편지. 콘택트렌즈를 산산조각 내줘서. 도시락에 생당근만 달랑 넣어줘서. 도시락을 바꿔치기해 줘서.
그 불행이 없었다면 나는 오늘 계장님과 이런 대화를 나누지 못했을 것이다. 단둘이서 걷는 행운도 없었을 테고, 고깃집에 같이 가자는 약속도 없었겠지. 나는 고기가 든 도시락을 껴안았다.
살면서 어떻게 행복하기만을 바랄 수 있을까.
불행이나 불운을 극복해야만 거머쥘 수 있는 행복도 있는 법이다. _152~153쪽
“왜 거짓말을 해?”
나는 고통스러워하는 하세베에게 물었다.
“거짓말 아냐.”
그 말에 또다시 숫자가 줄어들었다. 이상한 거짓말하지 마. 오늘 만우절도 아니잖아. 나는 이렇게 대꾸했을 것이다. 하세베가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헤어지고 싶은 이유가 정말 그뿐이야?”
나는 고개를 떨구고 대답을 기다렸다. 이 물음에만큼은 사실을 말해주길 바랐다. 진실을 말해준 뒤에 헤어지자고 했더라면 나는 다른 말을 할 수 있었다. 다른 길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리고….”
하세베는.
“하루카, 네가 싫어졌어.” _196~197쪽
나는 하세베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말했다.
“나, 하세베를 좋아해.”
하세베가 수십 번이나 말했던, 혹은 하세베에게 수십 번이나 말하도록 시켰던 그 말을 나는 해본 적이 거의 없었다. 겸연쩍기도 했고, 말하지 않더라도 내 마음을 알아줄 거라 여겼다.
그래도 지금은 소리 내어 말하고 싶었다.
“하세베는 지금껏 내게 많은 걸 줬어. 즐거운 시간, 행복한 시간… 이번에는 내가 하세베한테 그걸 주고 싶어.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둘이서 함께 시간을 보내자. 하세베를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하세베가 고개를 숙였다. 나는 그래도 눈을 돌리지 않고 말을 이었다.
“설령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나는 하세베 네 옆에 있고 싶어.” _206쪽
“학생 때가 진짜 좋았는데 말이야. 좋아하는 음악에 집중할 수 있었지. 재능은 없었지만 꿈은 있었어.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재능은, 있었잖아?”
“어?”
“음악을 즐기는 재능이 있었잖아. 분명 너한테는.”
나는 입을 다물었다. 옛날에 할아버지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설령 한 줌 안에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나오야한테는 음악을 즐기는 재능이 있어. 할아버지는 말주머니에서 꺼낼 말을 고르고 고르다가 입을 열었다.
“지금은 하나도 즐거워 보이지 않는구나.”
“….”
“꿈은 제멋대로 사라지지도 않고, 네 곁에서 달아나지도 않잖아?” _287~288쪽
“즐거웠던 과거를 굳이 버릴 필요는 없어. 허나 과거가 자꾸 눈에 어른거려서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면, 그리고 그게 괴롭다면… 과거가 아닌 다른 걸 보면 된다.”
한 마디. 한 마디. 할아버지가 단어를 확인하듯 차근차근 말했다.
“미래를 상상하는 것이 즐거울 때도 있고, 괴로울 때도 있지. 지금 넌 괴롭다고 여길지도 모르겠구나. 허나… 내가 보기에 지금 넌 앞뒤 따지지 말고 무작정 나아가야 그 응어리가 풀릴 것 같구나.” _299~300쪽
최우식 · 장혜진 주연
영화 〈넘버원〉 원작 소설!
“이 이야기가 진심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시대에
편히 마음을 둘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_김태용 감독
평범한 일상의 가치를 되돌아보게 하는
알싸하고 따스한 일곱 편의 이야기
“당연하다고 믿는 모든 순간에는, 반드시 마지막이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영원히 살 것처럼 오늘을 보낸다. 내일도 어머니는 밥을 차려주실 것이고, 친구와는 언제든 만날 수 있으며, 거짓말 같은 불행은 나를 비껴갈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328번 남았습니다》는 이 안일한 믿음을 흔드는 서늘하고도 따스한 질문을 던진다.
영화 〈넘버원〉의 원작 소설인 이 단편집은 특별한 영웅이 아닌 평범한 이들에게 갑작스럽게 나타난 카운트다운을 통해 삶의 민낯을 비춘다. 숫자는 거대한 운명을 예고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무심코 흘려보내던 순간, 미뤄두었던 말, 애써 외면했던 마음을 정확히 겨냥한다. 그래서 이 책의 장치는 화려하기보다 잔인할 만큼 현실적이다.
표제작에서 열 살의 아이는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328번’이라는 숫자를 목격한 뒤, 횟수가 ‘0’이 될까 두려워 어머니의 밥상을 피한다. 사랑하는 이를 지키겠다는 결심이 오히려 서로를 멀어지게 만드는 아이러니 속에서, 이야기는 묻는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유한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지.
이어지는 여섯 편의 단편은 모두 ‘남은 횟수’를 장치로 삼아 조금씩 다른 삶과 인간관계를 건드린다. 원하는 시간대의 ‘나’에게 전화를 걸 수 있다면 과거의 비극을 바꿀 수 있을지, 도저히 채울 수 없는 수업 횟수 앞에서 한 학생은 어떤 선택을 할지, 장난처럼 도착한 ‘불행 예고’가 실제 현실이 될 때 우리는 어떤 태도로 하루를 보낼지, 거짓말의 숫자를 세며 사람을 멀리하던 아이는 ‘숫자가 줄지 않는 고백’ 앞에서 무엇을 회복할지. 미래를 위해 ‘놀 수 있는 횟수’를 아끼던 사람은 지금을 즐기는 첫사랑에게 어떤 용기를 배우고, ‘살 수 있는 날수’를 아는 사람은 꿈과 생계 사이에서 무엇을 끝까지 붙잡을지. 남은 횟수’라는 단 하나의 설정은 삶의 여러 국면을 지나는 얼굴들을 각기 다른 온도로 비춘다.
평범한 한 끼, 한 통의 전화, 한 번의 대화…
끝이 정해졌을 때 비로소 시작되는
가장 보통의 기적!
이 작품을 쓴 우와노 소라(そら)는 과장 없이 담담한 문장으로 상실과 그리움, 사랑과 후회를 직조해 내며 일본 독자들에게 ‘일상의 시인’이라 불린다. 숫자가 보이든 보이지 않든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언제나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 수 있게 된다.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삶은 끝이 있기에 현재가 더욱 빛나는 거라고.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328번 남았습니다》는 우리가 영원히 살 것처럼 흘려보내던 하루에 ‘마지막’이라는 밑줄을 긋는다. 그러나 그 밑줄은 슬픔이나 공포가 아니라 현재에 충실할 이유가 된다. ‘다음에’라며 미뤄둔 한마디, ‘언젠가’라며 넘겨버린 약속, 너무 익숙해져 소중함을 잊은 어머니의 집밥. 남은 숫자가 0이 되기 전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바로 ‘지금’ 마음을 표현하는 게 아닐까?
“일곱 번 재미있지만 여덟 번 맛있는 책!”이라는 독자평처럼, 이 책을 읽다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다가 이내 웃음이 터지고, 결국에는 울컥하게 되는 감정의 진폭을 오롯이 느끼게 된다.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즈음, 당신은 인생의 ‘남은 횟수’을 셈하는 가운데 삶의 선명한 목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인물정보
上野 そら
2017년 그림책 《나의 하인(わたしのげぼく)》으로 등단했다. 평범한 순간 속에 깃든 애잔하고 서정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해 내는 작가로 일본 독자들에게 ‘일상의 시인’이라 불리며 순식간에 주목받았다. 소설 투고 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서 활동하며 표제작이 화제에 올랐고, 출판사의 의뢰로 같은 소재의 단편을 추가로 집필해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작가의 문장은 과장 없이 담담하지만 누구나 한 번쯤 겪은 상실과 그리움, 사랑과 후회가 고스란히 녹아 있어 독자들의 마음 깊은 곳을 울린다. “처음부터 각오하고 읽었지만 오열하고 말았다”라는 독자평처럼, ‘제한 횟수’라는 소재를 통해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찬란한 순간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소중한 이의 존재를 느끼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유한한지 깨닫게 만든다.
1987년 서울에서 태어나 한성대학교를 졸업했다. 마음에 깊이 남는 일본 소설을 소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다카노 가즈아키의 《건널목의 유령》《죽은 자에게 입이 있다》, 모리 히로시의 《모든 것이 F가 된다》《웃지 않는 수학자》《환혹의 죽음과 용도》를 비롯하여 《사쿠라코 씨의 발밑에는 시체가 묻혀 있다》《법정의 마녀》《토스카의 키스》《거울 속은 일요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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