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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투

안녕, 클래식01
낭독자 연오
블루스토브

2026년 01월 14일 출간

총 시간
1시간 32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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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북 상품 정보
듣기 가능 오디오
제공 언어 한국어
파일 정보 mp3 (127.00MB)
ISBN 9791193473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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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투 총 1회
1회. 외투

92분 127.00MB

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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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인간, 아카키예비치.
그에게 새 외투는 존재감 없는 그를 세상이라는 무대 위로 끌어올린 화려한 의상인 동시에, 가혹한 운명의 서막을 여는 도구였다. 한 벌의 옷을 얻기 위해 사투를 벌여야 했던 한 남자의 기묘한 삶은, 시대를 초월해 왜 우리에게도 짠내 폭발하는 공감을 일으키는 걸까.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가 “우리는 모두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라고 고백하게 만든 걸작『외투』. 구부정한 뒷모습이 서글프게 다가오는 그 남자의 서글프고도 아름다운 뭉근한 이야기 속으로 초대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연봉 4백 루블 남짓으로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는 치명적인 숙적이 하나 있었다. 흔히들 건강에 좋다고들 하지만, 이 적의 정체는 다름 아닌 북부의 추위다. 아침 9시, 각 부처로 출근하는 관리들로 거리가 가득 차면, 이 추위는 대상을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의 코를 날카롭게 깨물기 시작한다. 그럴 때면 가난한 관리들은 코를 어찌해야 할지 몰라 쩔쩔매곤 했다. 지위가 높은 관리들조차 추위로 이마가 욱신거리고 눈물이 날 정도인데, 가엾은 9급 관리인들은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추위에 노출되곤 한다. 그들의 유일한 대책이라곤 얇디얇은 외투를 걸친 채 가능한 한 빠른 걸음으로 대여섯 개의 거리를 가로질러 가는 것뿐이었다.

아카키 아카키예비치는 최대한 빨리 가로질러 가려 애썼음에도, 요즘 들어 등과 어깨에 유난히 고통이 느껴졌다. 마침내 그는 그 이유가 낡아빠진 자기 외투 때문은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와 외투를 꼼꼼히 살펴본 그는 코트의 등과 어깨 부분이 거즈처럼 얇아진 것을 발견했다. 천은 너무 닳아 거의 비칠 지경이었고, 안감도 너덜너덜 찢어져 있었다.
아카키 아카키예비치의 외투는 동료 관리들 사이에서 늘 조롱거리였는데, 그들은 그의 외투를 망토라고 비하해서 불렀다. 실제로 외투의 상태는 기괴하기 짝이 없었다. 해마다 해진 곳을 덧대기 위해 깃을 잘라낸 탓에 깃은 점점 작아져만 갔다. 게다가 덧댄 솜씨도 형편없어 외투 모양은 제멋대로 뒤틀리고 보기 흉했다.

"그게, 여기··· 페트로비치. 외투 천이··· 여기 보다시피, 여기저기 아직 아주 튼튼해. 먼지가 좀 앉고 낡아 보이긴 해도 새것이나 다름없네. 다만 여기 한 군데가 조금··· 등 쪽이랑, 여기 어깨 한쪽이 좀 해졌어. 그래, 여기 이 어깨가 조금··· 보이나? 그게 전부야. 수선할 곳도 별로 없고······. "
페트로비치는 외투를 받아 일단 탁자 위에 펼쳐 놓고는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그러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창틀 위에 놓인 코담배 상자로 손을 뻗었다. 상자 위에는 어떤 장군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었지만, 얼굴 부위가 닳아 문드러진 데다 네모난 종이가 붙어 있어 도무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었다. 코담배를 한 움큼 집어넣은 페트로비치는 외투를 들어 올려 불빛에 비추어 보더니 다시 한번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고는 종이가 덧대진 장군 초상화 뚜껑을 다시 열어 코에 담배를 가득 채우고는, 상자를 닫고 마침내 입을 열었다.
"아니요, 수선할 수 없습니다. 이건 형편없는 누더기예요!"

그제야 아카키 아카키예비치 새 외투 없이는 도저히 지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마음이 바닥까지 내려앉았다. 대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그 돈을 어디서 마련한단 말인가? 물론 크리스마스 상여금을 어느 정도 기대해 볼 수는 있었지만, 그 돈은 이미 오래전부터 쓸 곳이 정해져 있었다. 새 바지도 한 벌 맞춰야 했고, 낡은 장화의 목 부분을 갈아준 구두 수선공에게 갚아야 할 오래된 빚도 있었으며, 재봉사에게 셔츠 세 장과 속옷용 리넨도 주문해야 했다. 요컨대, 모든 돈을 다 써야만 했다. 설령 국장이 자비를 베풀어 상여금을 40루블 대신 45루블, 아니 50루블을 준다 해도, 외투를 맞추는 데 필요한 비용에 비하면 그저 바다에 떨어진 물방울이나 다름없었다.

하루라도 빨리 새 외투를 갖고 싶었던 그는 페트로비치와 함께 쇼핑을 나섰다. 그들은 아주 좋은 옷감을 적당한 가격에 샀다. 6개월 동안 고민해 온 데다, 매달 상점들을 돌며 시세를 확인해 둔 덕분이었다. 페트로비치 자신도 이보다 더 좋은 옷감은 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감으로는 면 소재를 골랐는데, 어찌나 튼튼하고 두툼한지 페트로비치는 실크보다 낫고 심지어 더 예쁘고 윤기까지 난다고 말했다. 담비털은 사실 너무 비싸서 사지 못했지만, 대신 그 상점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고양이 가죽을 골랐는데, 멀리서 보면 담비털로 착각할 만한 품질이었다.

인물정보

러시아 리얼리즘 문학의 문을 연 선구자 니콜라이 고골은 우크라이나 소지주의 아들로 태어나 열아홉 살의 나이에 원대한 꿈을 품고 페테르부르크로 향했다. 그러나 야심 차게 출간한 『한스 큐헬가르텐』이 혹평을 받자 실망한 나머지 모두 소각해 버렸다.
그러나 이후 내놓은 『디칸카 부근 마을의 야화』가 단숨에 주목받으며 1834년 대학에서 중세사를 가르치기도 했으나 1835년 교수직을 사임했다. 그후 「코」, 「광인 일기」, 「넵스키 거리」 그리고 불후의 명작 「외투」를 통해, 거대한 관료 조직 속에서 외투 한 벌에 목숨을 거는 소시민의 삶을 해학과 비애가 교차하는 필치로 그려냈다.
그의 펜 끝은 예리한 칼날과도 같았다. 희곡 『검찰관』으로 부패한 권력층의 민낯을 폭로해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았으며, 러시아 농노제의 모순을 풍자한 『죽은 혼』로 사회의 심부를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그러나 완벽을 향한 그의 집념은 결국 독이 되었는데, 집필 중이던 『죽은 혼』 2권의 원고를 불태우는 정신적 혼란을 겪으며 병상에 누워 음식을 전혀 먹지 않았고, 9일 후 극심한 고통 속에서 자신의 글만큼이나 기괴하고 서글픈 42년의 생을 마감했다.

낭독 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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