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난 세계
2026년 01월 15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9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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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PDF (10.37MB) | 475 쪽
- ISBN 9791167527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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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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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그것은 우리의 삶의 여정과 궤적을 통해 확실하게 증거되는 부분입니다. 죽음으로 귀결되는 운명 앞에 누구도 패배와 단절, 그리고 이별의 아픔을 벗어날 길이 없습니다. 어떤 크기나 형태로든 부정적인 느낌으로 감지되는 〈구멍〉을 메우기 위해, 혹은 망각하거나 속이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학습하고, 경험을 쌓고, 목표를 달성하고, 남들과 비교하며 아등바등 살지만, 결국엔 실패하고 맙니다. 모든 생명의 탄생과 만남은 반드시 죽음으로 귀결되기 때문입니다. 명료하면서도 명백한 우주적 진실입니다. 이 이야기는 그 〈구멍〉에 대한 짤막한 묘사입니다.
저에게 〈구멍〉이 발견된 장소는 아프리카였습니다.
미래의 계획들을 공유하며 함께 아프리카를 여행하던 동반자를 사고로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그 장소를, 그 순간을 떠올리면 여전히 억울하고 후회스럽고 가슴 한구석이 쓰라리게 아파 옵니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소중했던 시간과 장소에 예고도 없이 찾아온 〈구멍〉은 사랑하는 저의 친구를. 선량한 아프리카인들을. 그리고 그들이 꾸던 꿈들을 모조리 빼앗아 갔습니다. 돌이키고 싶지 않은 〈구멍〉과의 대면이었습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다시 그들과 함께였던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이토록 끝없는 후회 가운데 간절히 거부하고 싶던 〈구멍〉이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 세계의 참모습을 동일한 〈구멍〉을 통해 엿보게 된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입니다. 그렇게 〈구멍〉 주위를 맴돌며 살았습니다. 구호단체 직원으로 아프리카 구석구석을, 상처와 아픔을 간직한 지구적 재난의 현장 들을 찾아다니며 친구가 꾸던 꿈을 좇고 그가 사랑하던 사람들에게 속죄하는 심정으로 살아온 지 어느덧 십 년이 흘렀습니다. 이 이야기는 그 〈구멍〉에 대한 기나긴 여정의 기록입니다.
프롤로그
1부
두 세계
세계의 끝
검은 대륙
2부
중간 지점
버스 터미널
첫 번째 마을
두 번째 마을
세 번째 마을
세상의 끝 너머
우주의 모양
구멍 난 세계 속으로
“시간이 지나면 잊을 수 있을 거야. 모든 것이 차츰 나아질 거야.”
‘잊고 싶지 않아요.’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단다. 그건 누구도 피할 수 없어.”
‘헤어지고 싶지 않아요.’ (p.95)
짙게 내려앉은 어둠 속에서도 그렇게 밝고 화려하게 빛나고 있을 도시는 대륙 전체에 ‘황금의 도시’밖에 없었다. 휘황찬란한 야경이 내가 있는 곳으로부터 꽤나 떨어져 있었으나 시각적으로는 흡사 검은 바다에 떠오른 환상의 섬처럼 뚜렷하고 선명하게 내비쳤다. (p.215)
‘구름의 골짜기’로 도착한 난민들은 화덕, 냄비, 담요, 플라스틱 시트 등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품들을 지급받은 뒤 저마다 배정된 땅으로 인도되게 된다. 가구마다 서류상 30제곱미터쯤의 땅이 주어지지만 숲에 우거진 잡목들 때문에 실제로는 그보다 좁은 땅이 허용된다. (p.304)
최근 몇 년 동안 우기가 점점 늦게 찾아오고 길이도 짧아지며 ‘버림받은 황야’에서 물이 사라지고 있다고 했다. 반복되는 가뭄과 비정상적인 강우 때문에 차를 타고 아무리 달려도 생명의 신호 대신 뜨거운 바람만 줄기차게 불어왔다. (p.353)
‘진정한 친구라면 가만히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겠어요?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조용히 아픔을 이해해주고, 포기하지 않고 기다려 주는 것만으로도. 그렇게 ‘함께’가 되어 주는 것으로도 친구에겐 충분하죠.” (p.395)
별들은 반짝반짝 빛나면서도 까마득하게 떨어져 있어 쓸쓸해 보였다. 침묵을 지키다 때가 되면 스러져버릴 외롭고 허무한 운명들이었다. 가슴 가운데에 생겨난 구멍이 여전히 아파왔다. (p.402)
그것은 태초부터 나를 둘러싸고 있던 더 큰 세계로 인도되는 비밀스러운 통로였다. 영원한 시간과 만물의 공통어와 창조의 질서와 관계에 깃든 언약과 모든 피조물들의 순수한 정체성이 까마득한 우주 공간에 별 가루들처럼 흩날리며 소용돌이쳤다. 혼란스러우면서도 너무나 조화롭고, 질서정연하면서도 너무나 자유분방한 운동이었다. (p.452)
그러니 우리가 막 도착한 이곳은 진정 세계의 끝이라 불리기에 합당했다. 지금의 나는 나의 시간이 끝이 나고 우리의 시간이 시작되는 지점, 그러니깐 두 세계의 명백한 경계이면서도 완벽하게 하나로 일치된 지점에 서 있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p.457)
"놀랍게도 『구멍 난 세계』는 나를 구해주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여러분도 결핍이 아닌 채움을 경험하시길 바랍니다."
-김혜자(배우)-
“성취의 기쁨, 만남의 축복, 상실의 아픔이 이 책에 있습니다."
-김재원(KBS 아나운서)-
누구나 저마다의 ‘구멍’을 안고 살아갑니다.
삶의 상실과 결핍을 직시한 기록, 『구멍 난 세계』
“돌이키고 싶지 않은 구멍과의 대면이었지만,
그 속에서 나는 세계의 참모습을 보았습니다.”
『구멍 난 세계』는 우리가 누구나 안고 살아가는 결핍과 상실, 그로 인해 생겨난 ‘구멍’에 대한 기록이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패배와 단절, 이별의 아픔은 결국 모든 인간이 맞닥뜨리는 운명이다. 이 책은 그 보편적 결핍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한다.
이야기는 아프리카 여행길에서 동반자를 잃는 비극에서 출발한다. 예고 없이 찾아온 구멍은 한 사람의 상처를 넘어, 사랑하는 이들, 선량한 아프리카인들, 그들의 꿈까지 삼켜버린다. 이후 이어지는 긴 여정 속에서 ‘구멍’은 인간이 서로의 고통을 이해하고 다시 연결되는 통로로 확장된다.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 형식의 서사 속에서, 주인공 버든과 채트인의 이야기는 우리가 어떻게 삶의 무게와 상실을 짊어지고도 다시 길을 찾아가는지 보여준다. 절망과 후회, 돌이킬 수 없는 결핍 앞에서도 인간은 여전히 ‘함께’ 살아갈 이유를 발견하며, 그 과정에서 구멍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구멍 난 세계』는 아프리카라는 낯선 풍경 속에서 우리 모두의 내면에 존재하는 공허를 성찰하게 한다. 동시에 그 구멍은 단절이 아니라, 오히려 타인과 연결되는 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절망을 극복하여 연대와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이 이야기는 “구멍 속에서도 기적 같은 채움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전한다.
오늘을 살아가는 독자라면 누구나 자기 안의 ‘구멍’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구멍 난 세계』는 그 마주침을 두려움이 아닌 성찰과 위로의 순간으로 바꿔주는, 간절하고도 묵직한 문학적 증언이다.
인물정보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에 재직하며 방송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대학 시절 2년간 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지구촌의 불편한 이야기들을 전하며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월드비전에 입사하여 KBS, SBS, MBC, EBS, JTBC, TV조선, 채널 A 등 미디어 채널에서 절대 빈곤과 재난의 현장들을 전하며 틈틈이 『구멍 난 세계』를 집필했습니다. 『구멍 난 세계』는 아프리카에서 겪은 인간의 좌절과 고통에 대한 세밀한 묘사이자, 그 아픔을 통해 나를 둘러싸고 있는 더 큰 세계와 대면하는 과정을 담은 모험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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