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장이 왕 9
2026년 01월 09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12월 1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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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75919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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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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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권에서는 지금까지 쭉 협력 관계로 보이던 에메랄드 형제와 에이어리가 대립한다. 에메랄드 형제는 마법의 힘을 지키기 위해 자기들이 100년 동안 준비한 일을 드디어 실행에 옮기려 하고, 반면 에이어리는 루 도인의 생명을 지키는 선택을 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에이어리를 9권에서 만나 본다.
2장/ 프락시스 아가소에게 손님이 찾아와서 며칠이 지나도록 떠나지 않는다
3장/ 다이아몬드 카분이 잠시 앉아서 쉴 안식처를 발견하고 원하지 않았던 일에 휘말린다
4장/ 황제의 목숨과 제국 수도의 소유를 둘러싸고 격렬한 전투가 벌어진다
5장/ 영원히 굳건할 것 같았던 황제와 제국의 삶이 단숨에 결정된다
6장/ 불안감에 휩싸인 에이어리가 데스커드와 함께 비밀 실험을 계획한다
7장/ 에젠 황제 오셀롯이 다시 군대를 긁어모아 최후의 전쟁을 준비한다
8장/ 피에스가 오직 레푸스 부부를 위한 사형대 건설을 명령한다
9장/ 재주 없는 자켄이 자유 동맹에서 생겨난 불온한 기운을 저지한다
10장/ 에이어리가 마법의 근원 속에 갇혀 자유를 잃는다
11장/ 나, 관찰자가 라토와 아리셀리스의 마지막 대화를 엿듣는다
12장/ 하나가 도망친 마법사 왕국에 둘이 새로 들어와 결말을 예비한다
13장/ 오랜 인연의 복수자가 협박과 설득으로 전사의 굳건한 마음을 움직인다
14장/ 에이어리의 마음이 온갖 생각으로 휘몰아치는 가운데 손님이 찾아온다
15장/ 플리니 섭정공과 오셀롯의 군대가 격돌하고 루 도인이 루 도인을 만난다
특별 좌담
삶의 방식이 생각을 지배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 또 있을까요? 농부들은 생각을 경작하고, 사냥꾼들은 생각을 사냥하며, 왕은 생각을 지배하고, 마법사는 생각을 흐르게 두는 법입니다.. (본문 30쪽 중에서)
최초의 대장장이 왕이 말했다. “우리가 생명을 만들었네. 인간을 만들었어.” 최초의 마법사 왕 세타세가 대답했다. “우리가 만든 것은 인간이 아니네. 인간처럼 보이는 물건이야.” (본문 122쪽 중에서)
그러나 이 무렵 에이어리는 초대 대장장이 왕을 만난 경험 이후 탐구를 계속한 끝에 그 원리를 꽤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신의 힘과 마법의 힘은 완전히 이질적인 것이 아니라 같은 힘의 서로 다른 발현 양상이었다. 그는 신의 힘을 변환시켜 마법의 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이론을 세웠다. 그 결과 완전히 같지는 않아도 대략 비슷해 보이는 힘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근원은 같지만 대립하는 두 힘을 섞을 수만 있다면 루 도인
과 같은 속성을 지닌 실험체를 만드는 일은 전혀 어렵지 않았다. (본문 184쪽 중에서)
에이어리의 손이 어떤 물질에라도 접촉한다면 그는 구조와 형태를 변형시켜 탈출할 능력이 있었다. 라토는 그것을 잘 알았기에 에이어리의 양손을 공허 속에 두었다. 물질과 접촉해야 비로소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대장장이 왕에게는 손이 필요했다. 그는 입을 벌려 말하는 것만으로 물건을 창조해 내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는 신이 아니라 인간이었다. (본문 193쪽 중에서)
우리는 어둠을 모르고 살 수 없다. 모두가 어둡고 좁은 공간에서 몸을 웅크리고 자라다가 마침내 세상으로, 빛 속으로 터져 나오게 된다. 태아는 빛을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리는데 그것은 마침내 어둠에서 해방되었다는 기쁨의 눈물이요, 또한 다시 어둠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아쉬움의 눈물이기도 하다. 그 시절의 기억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많은 것이 뚜렷하고 명확하게 밝혀질 것이다. (본문 194쪽 중에서)
에이어리는 알로말을 떠올렸다. 어렸을 적 아무 생각 없이 만들었던 물건은 나중에 알로말의 가슴에 다는 장치가 되었다. 그러나 지금 상상 속에서는 아무것도 만들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아이가 자라면서 어른이 되었고, 단서 없이 무에서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존재가 된 탓이었다. (본문 259쪽 중에서)
“우리는 흔히 빛의 부재를 어둠이라고 칭합니다. 저 유명한 까마귀들이라면 어둠의 부재를 빛이라고 부르겠지요, 하하하.” 학생들은 이 농담에 웃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는 정상적인 동물이 아닌 생물을 모두 괴물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니까 정상의 부재를 괴상함이라고 칭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렇습니까?” 학생들은 이번에도 반응하지 않았다. “동물과 괴물의 경계는 그렇게 뚜렷한가요? 무엇이 동물을 정상적으로 만듭니까? 빛은 때로 어둠과 섞여 침침한 공간을 만들어 냅니다. 그곳은 빛도 어둠도 완전히 지배하지 못하는 영역입니다.”
플리니 교수는 더 열정적인 목소리가 되었다. 볼이 붉게 상기되었고 눈은 사교성 없는 광채를 띠었다. “둘이 섞일 수 있다면 둘은 처음부터 대립적인 것이 아닙니다. 동물과 괴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생물 분류는 천 년 넘게 흄 알라비드의 지배를 받아 왔습니다. 그동안 우리의 이해는 그 가르침을 따르느라 조금도 발전하지 못했어요.” (본문 270쪽 중에서)
“나는 박물학자야. 세상 모든 생물을 평생 연구하고 알게 된 것이 있네. 도망치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기는 것은 인간뿐이야.” “그것이 인간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닙니까?” (본문 288쪽 중에서)
“도망치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기는 것은 인간뿐이야.”
삶의 목적이라고 생각하고 투신하고 있는 것들의 무의미함에 대하여
판타지에서는 전쟁 자체가 목적일 때가 많고, 목적을 수행해 승부를 결정지으면 서사가 종료된다. 반면 이 작품은 전쟁 바깥에서 전쟁이라는 게 도대체 어떤 구조로 이루어지는지를 관찰하고 있다. 전쟁에 대한 메타적인 인식을 보여 주는 것처럼 말이다. 작가는 여러 인물들의 목소리를 통해 어떤 사람이 세상을 다스려야 하는지, 왜 당신은 세상을 다스리는 사람이 될 수 없는지, 정말 황제를 죽일 이유가 있는지 이야기한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한 번도 그런 걸 물어보지 않았다. 선한 자가 악한 황제를 물리치는 것에 대해 그 이유를 궁금해하지 않고 쟁취의 결과를 확인하는 데만 급급했다.
본문 중에 늙은 까마귀가 자기의 죽음을 예감하면서도 가만히 둥지에 앉아 죽는 방식을 선택하지 않고 패배를 예감하면서도 맹금류한테 도전하는 이유는 장렬한 최후만이 그 삶에 합당한 결말이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해 놓고, 그러나 젊은 시절 작은 이 연설에 감동을 받았으나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고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다. 이를 보면 작가는 전쟁을 통해 우리가 삶의 목적이라고 생각하고 투신하고 있는 것들의 무의미함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부정적인 의미의 허무주의가 아니라, 우리가 그렇게 경합하고 전쟁하는 것들을 한 번 들여다보자고 하는 것이다. 현실 속 우리들의 삶의 방식을 작품 속 전쟁이라는 틀 안에서 계속 반복하며, 그것이 유일한 목적일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신의 힘과 마법의 힘은 완전히 이질적인 것이 아니라
같은 힘의 서로 다른 발현이었다.”
단언하지 않는 ‘비명제적 진실’의 가치에 대하여
이 작품은 그 어느 것도 단언하지 않고 모든 것을 불확실하고 불분명한 경계에 걸쳐 있는 것으로 둔다. 파워풀하거나 스펙터클하지 않고 정의가 관철되지도 않는 것으로 그려지는 전쟁이 그렇다. 이 서사는 전쟁이 정의가 아니라 개인의 욕망이 관철되는 방식임을 밝히고 있다. 터지는 폭탄을 멀리서 보면 화려하고 멋있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그건 그냥 수많은 생명체가 스러져 버리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독자에게 전달한다.
인물이나 상황 또한 이분법적인 구도에 두지 않고 다면적으로 그린다. 악인인 줄 알았던 어떤 인물이 뒤에 가서 보면 이런 모습도 있었구나 하고 새삼 달리 보게 되는 장면이 여럿 있다. 인간은 일면적이지 않다. 인간은 다면적이고 그 다면성은 어떤 상황에 놓이느냐 혹은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이렇듯 인물이나 상황의 복잡성 같은 것을 일면화시키지 않는다..
사람들이 괴물을 정의하는 것에 대해 반박하는 장면도 이런 맥락으로 읽을 수 있다. “우리는 정상적인 동물이 아닌 생물을 모두 괴물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니까 정상의 부재를 괴상함이라고 칭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렇습니까?”라고 작중 인물을 통해 작가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우리가 세계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어 준다. 쉽게 단언하지 않는 ‘비명제적 진실’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만든다.
인물정보
표지 일러스트
홍익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했다. 갯강구는 필명이다. 공간과 여행을 주제로 삼은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으며, 기성출판과 독립출판을 통해 드로잉 에세이북과 만화 등을 제작하고 있다. 여행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그린다 . 낯설어 보이는 장소,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는 장면을 수집하고 있다. 국내를 넘어 중국, 유럽의 회사들과 협업하여 광고, 상품 일러스트레이션 작업과 전시활동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서른 살에 스페인』에 앞서 2016년에 한 달 간의 유럽 여행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툰 『갯강구 씨 오늘은 어디가요』를 쓰고 그렸다. 『일 퍼센트』의 그림을 그렸다.
일러스트 구현성
본문 일러스트
보편적인 형식과 서사보다는 실험적이고 변칙을 추구하는 만화와 일러트스레이션을 작업하고 있다. 기존의 구조와 형태를 해체하거나 재구성하거나 파괴함으로써 얻어지는 특이점과 이질적인 아름다움을 구현한다. 대표작으로 [망상의 집] [smog] [unspace] [undead] 등이 있고, 『별무리』 『인코그니토』 등의 책과 여러 컨셉아트 포스터를 작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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