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의 얼굴을 한 한국 무속사회
2026년 01월 0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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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PDF (0.73MB) | 125 쪽
- ISBN 9791124239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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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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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성과 과학이 삶을 지배하는 시대에, 왜 점과 사주, 굿과 신탁은 사라지지 않는가.
이 책은 무속을 미신으로 규정하거나 문화적 잔재로 치부하지 않는다.
대신 묻는다.
무속은 무엇을 대신하고 있는가.
그리고 무엇이 비어 있기 때문에, 그 자리에 무속이 들어오는가.
저자는 예측 사회, 감정의 정치경제학, 조직과 미디어, 알고리즘과 플랫폼을 가로지르며 현대 사회 곳곳에 스며든 ‘무속적 합리성’을 추적한다.
개인의 불안, 책임의 과잉, 설명되지 않는 고통 앞에서 인간이 어떻게 의미를 찾고 위로를 선택하는지를 사회학적·철학적으로 분석한다.
이 책에서 무속은 특정 집단의 문제가 아니라, 근대 이후 인간 조건 그 자체다.
우리는 이미 데이터를 통해 점을 치고, 알고리즘의 신탁에 기대며, 감정과 위로를 소비하는 무속적 인간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무속을 없애자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무엇을 믿고 있는지를 자각하자고 제안한다.
조롱이 아닌 이해로, 배제가 아닌 성찰로 나아가기 위한 지적 지도다.
1부 무속은 사라지지 않고 변형되었을 뿐이다
1장 탈주술화 근대이론이 설명하지 못한 한국 사회
2장 무속은 종교가 아니라 인지 구조, 판단 양식이다
3장 권위는 사라졌지만 신탁은 남은 유교 이후의 무속
2부 예측 사회의 탄생
4장 불확실성과 예언 욕망
5장 점, 사주, 알고리즘 예측을 신뢰하는 방식의 진화
6장 선택의 책임을 대신 떠안는 무속
3부 감정은 어떻게 권력이 되는가
7장 한과 공감의 정치경제학
8장 망자의 권위, 추모 신성화 상징 정치
9장 문제 해결보다 위로를 선호하는 사회, 굿으로 대체되는 제도 개혁
4부 근대 조직 속의 무속적 합리성
10장 합리적 조직의 비공식 결정들-기업과 관료제 내부의 미신
11장 신탁을 찾는 불안한 리더의 권력
12장 신의 이름으로 책임 없는 선택과 결정을 정당화
5부 미디어 자본주의와 무속의 결합
13장 콘텐츠가 된 무속의 방송 유튜브 플랫폼의 신탁
14장 조회수로 검증되는 신뢰의 알고리즘화
15장 소비되는 믿음, 현대 무속 산업의 탄생
6부 우리는 왜 이 구조를 버리지 못하는가
16장 모든 선택을 혼자 떠안는 개인화된 사회의 공포
17장 무속은 설명되지 않는 문제에 의미를 제공
18장 합리성의 한계에서 태어난 과학 이후의 믿음
7부 무속을 넘어서기 위해 무속을 이해하다
19장 무속을 조롱하는 계몽주의 사회의 빈곤과 오만
20장 무속은 실패한 근대가 아니라, 또 다른 경로
21장 예측하고 위로받고 싶어하는 무속적 인간
에필로그
도시 한복판에는 여전히 점집이 존재하고, 온라인 플랫폼에는 사주와 운세 콘텐츠가 넘쳐난다. 취업과 이직, 결혼과 이혼, 투자와 이사 같은 중대한 선택의 순간마다 많은 이들은 계산과 정보 수집 이후에 다시 한 번 묻는다. 지금 움직여도 되는가. 이 선택은 나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가.
이런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다. 그것은 불확실한 미래를 혼자 감당해야 하는 개인이 느끼는 구조적 부담에서 비롯된다.
근대 이후 한국 사회는 빠른 속도로 개인에게 선택의 자유를 부여했지만, 그 선택이 실패했을 때의 책임 역시 개인에게 집중시켜 왔다. 제도는 기준을 제공했지만 위로를 제공하지 않았고, 과학은 설명을 제공했지만 의미를 대신해 주지는 않았다.
이 틈새에서 무속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변형되었다. 전통적 의례의 형태를 벗어나 일상적 판단의 언어로, 종교적 신앙이 아니라 인지적 장치로 재구성되었다. 한국 사회에서 무속은 믿음의 대상이기보다 결정의 부담을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기능해 왔다.
한국은 이 책에서 근대 이후 사회가 어떻게 불확실성과 책임을 관리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선명한 사례로 등장한다.
유교적 권위가 해체된 이후에도 신탁이 사라지지 않은 이유, 합리적 조직 내부에서 비공식적 판단이 반복되는 이유, 미디어와 알고리즘이 새로운 예언 장치로 기능하는 이유는 한국 사회를 통해 가장 집약적으로 관찰된다.
이 책은 ‘무속’을 다루지만, 실제로는 현대 사회의 합리성 자체를 묻는 책이다.
왜 우리는 미래를 견디지 못하는가.
왜 책임을 혼자 떠안는 선택 앞에서 위로를 원하게 되는가.
그리고 왜 예측과 의미를 제공하는 구조는 형태만 바꾼 채 계속 반복되는가.
저자는 무속을 단순한 신앙이나 미신으로 환원하지 않고, 근대 이후 사회가 만들어낸 감정의 구조이자 선택의 기술로 해석한다.
점과 사주, 굿에서 시작해 기업과 관료제의 비공식 결정, 미디어와 플랫폼의 알고리즘까지, 이 책은 무속적 사고가 현대 사회의 핵심 작동 방식과 어떻게 결합되어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특히 이 책의 강점은 비판보다 성찰에 있다.
무속을 조롱하는 계몽주의적 태도도, 무속을 미화하는 문화주의적 접근도 넘어서, 왜 인간은 설명보다 위로를 선택하는지를 차분하게 분석한다.
그 과정에서 독자는 무속을 이해하는 동시에, 자기 자신의 불안과 믿음을 다시 보게 된다.
이 책은 답을 주기보다 질문을 남긴다.
그리고 그 질문은 무속에 관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사회에서 어떤 인간으로 살아가고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합리성 이후의 합리성을 고민하는 모든 독자에게 의미 있는 사유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인물정보
저자(글) 현택수
고려대 사회학과 졸업
프랑스 Paris 8 대학 사회학 석사
프랑스 Paris 4 대학 사회학 박사
한국방송개발원 선임연구원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방문 교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
저서, 역서로서 100여 권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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