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프네를 죽여줘
2025년 12월 24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12월 17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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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75771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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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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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우울증, 자살, 청부살인, 폭력 등 심각한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저자 특유의 경쾌한 감각으로 거부감 없이 이야기를 이끌고 나갈 뿐 아니라 가벼운 분량과 끝없이 이어지는 유쾌한 반전들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폭발력이 뛰어난 작품이다. 특히 주인공 ‘다프네’는 만성 우울증에 시달리며 몇 차례의 자살을 시도하지만 깊은 내면에는 인간과 세상에 대한 애정, 그리고 자신을 구하고자 하는 의지를 지닌 인물로, 복잡하고 문제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사랑스러운 양면적인 인물을 설계하는 작가의 역량이 백분 발휘된 캐릭터다.
출간 직후 프랑스 독자들 사이에서 “이 소설의 모든 페이지를 사랑한다”, “폭력적이면서 유머러스하고, 거칠면서 동시에 감동적이다”, “‘생존’이 평생의 과제인 사람만이 구사할 수 있는 뼈아픈 유머” 등의 극찬과 함께 큰 화제를 모은 《다프네를 죽여줘》는 프랑스 문학의 대표주자 아멜리 노통브에게 “이것이 바로 재능이다”라는 찬사를 받을 만큼 작가의 뛰어난 문장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어둡고 파격적인 전개 속에서도 사랑, 친절, 웃음, 유대와 같은 인생의 가치를 긍정하여 삶의 지속성에 의문을 가진 이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치유의 소설로서도 손색이 없다.
1장~36장
에필로그
감사의 말
그렇다. 나는 악녀고, 화냥년이고, 쌍년이고, 창녀다. 뭐라고 불러도 좋다.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라는 것을 눈치챘는가? 뭘 선택해도 좋다는 뜻이다. 나는 화냥년이다. 나는 쌍년이다. 또 나는 창녀다. 차이가 느껴지는가? 진짜, 정말 원하는 대로 부르면 된다. 개인적으로 나는 매우 고전적인 단어인 잡년을 좋아한다. 적극적이고 명예롭기까지 한 호칭이다. 잡년은 여자에게 주어진 인생 첫 주인공 역할이고 나머지 셋은 모두 엑스트라에 불과하다. 나는 몇 번 바람을 피웠다. 몇 번이냐면…… 다섯 번 정도. 한 번은 손으로만 했으니까 정확히는 네 번이다. 네 번! 원, 투, 쓰리, 포. 네 번! 그런데 알렉시는 한 번도 눈치챈 적이 없다. 내게는 큰 상처였다. 나는 바람을 피울 때마다 자기를 생각했는데. 이제 상관없다.
--- p.31-32
나는 섹스를 좋아했다. 오르가슴은 날개가 없는 피조물들을 위해 신이 만들어준 선물이다. 잠깐! 너무 멋진 말이잖아! 내가 생각해 낸 건가? (…) 점점 숨이 막혀왔다. 두려움이 공포로 변했다. 나는 본능만 남은 괴물이 되었다. 괴물이 시스템을 장악했다. 자동차 문을 열고 차고 입구로 뛰쳐나갔다. 신선한 공기가 폐 속으로 들어오자 구토를 하고 바닥으로 쓰러졌다. 나는 패배했다. 하지만 목숨은 잃지 않았다.
다음 날 의식을 되찾았다. 쓰러지면서 돌멩이에 부딪혔는지 뒤통수에 혹이 생겼다. 도대체 내 안에 있는 무엇이 그토록 살고자 한 것일까? 모르겠다. 어쨌든 다음에는 그것에게 의견을 묻지 않을 방법을 찾아야겠다.
--- p.46-47
“마르탱, 마르탱 마르텔입니다.”
“저는 다프네 플로레스예요.”
내가 노트에 이름을 적는 것을 보더니 여자가 한마디 했다.
“그런 거 적을 시간 없어요!”
나도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좋아요. 그럼, 말 돌리지 말고 나한테 뭘 원하는지 말해보세요.”
“제가 진짜 죽고 싶은지 알고 싶어요.”
“농담하는 건가요?”
하지만 여자의 진지한 태도와 거의 애원하다시피 하는 목소리로 보건대 농담은 아닌 것 같았다. 나는 턱으로 남자를 가리키며 오만하게 물었다.
“그럼, 이분은 어떻게 오셨죠?”
“그게…… 어…….”
여자가 대답을 주저하자 남자가 끼어들었다.
“여기 여자분을 죽여도 되는지 답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 p.52-53
하지만 25년 동안 내 머릿속은 최전선이자 참호였다. 이제 나와 나 자신의 전투를 멈춰야 할 때가 왔다. 둘 중 하나는 패자가 될 것이다. 그게 뭐가 중요한가! 내 머릿속의 진흙탕을 헤매는 일은 이제 그만두고 싶다.
정확히 나의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물론 우울증을 앓고 있지만 우울증은 결과지 원인이 아니다. 그런데 무엇의 결과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그것과 함께 세상에 왔으니 내가 사라져야 그것도 없어진다. 사람들과의 관계가 문제인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나의 냄새를 맡지 못한다. 내 고양이들도 그랬다. 세 마리가 있었는데 한 마리가 동물병원을 다녀온 직후 다른 두 마리로부터 무자비한 공격을 받았다. 냄새가 달라져서 두 마리가 친구를 알아보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 나에게서는 다른 사람들과 같은 냄새가 나지 않는다. 그래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데 분명 나는 뭔가 잘못됐다.
--- p.72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래요. 그래서 실수한 거예요.”
“스트레스? 경험이 많다고 했잖아요!”
“허풍을 좀 쳤어요.”
“지금 나한테 한 번도 누구를 죽여본 적 없다고 말하는 거예요?”
“음…… 이제 한 명이 됐네요.”
“도대체 우리가 무슨 짓을 한 거죠? 선로에 누워 있어야 할 사람은 난데!”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내가 죽으려고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말을 들으니 약간 당황스러웠다.
--- p.94
나는 출구가 없는 우울증 말기 환자다. 모나 선생님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다. “누군가를 구원할 수는 없다. 다만 사랑해 줄 수 있을 뿐이다.” 아나이스 닌이 한 말이다. 바보 같은 소리! 세상에 단 한 가지 변하지 않는 진실이 있다면 그것은 ‘내가 문제가 아니라면 내가 해결책도 아니다’, 바로 이것이다. 모나 선생님에게 편지를 써야겠다. 편지에 그 말을 적으면 좋을 것 같다. 마르탱에게 편지를 전달해달라고 부탁해야지.
모나 선생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짠해진다. 선생님은 마르탱과 나를 차갑게 대하고 있지만 언뜻언뜻 내비치는 다정함은 숨기지 못했다. 고통도 느껴졌다. 언론에서는 선생님을 괴물 취급했지만 진짜 괴물은 엘리즈 베르제다. 괴물은 다른 괴물을 이용하지 않는다. 자신에게는 없는 인간애가 있어야 자신의 계획을 성공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엘리즈 베르제는 모나 선생님에게서 인간애를 본 것이다. 그런 이유로 지금 나는 노력하는 척하고 있다. 이미 결심이 섰지만 그래도 내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선생님에게 말해주고 싶기 때문이다.
--- p.137
“잘 들어요. 죽음은 영원하지만 문제는 영원하지 않아요.”
--- p.211
열흘 안에 죽어야 한다
열흘 안에 죽여야 한다
실패하면, 모두 살해당한다!
다프네는 죽고 싶다. 어린 시절 경험한 가정폭력의 트라우마와 만성 우울증에 시달리던 다프네는 직장에서 해고까지 당하자 두 차례 자살을 시도하지만 모두 실패로 끝난다. 결국 다프네는 다크웹을 통해 자신을 죽여줄 사람을 구한다. 의뢰를 받아들인 사람은 청부살인 조직의 초보 킬러 마르탱. 두 사람은 마르탱이 달리는 열차로 다프네의 등을 밀어버리는 데 합의한다. 약속한 당일, 마르탱은 승강장에서 자신을 향해 미소 짓는 여자를 발견하고 열차가 들어오는 순간 여자의 등을 밀어버린다. 하지만 모든 일이 끝났다고 안도하는 마르탱 앞에 곧 ‘진짜 다프네’가 나타난다. 엉뚱한 여자의 등을 밀어버린 것이다!
선로에 박살 난 머리통을 보자 자신이 정말 죽고 싶은지 확신이 서지 않는 다프네. 그러나 한번 계약을 맺은 이상 의뢰를 완수하지 못하면 또 다른 킬러가 찾아와 다프네와 마르탱 두 사람을 모두 죽여버릴 것이었다. 주어진 선택의 시간은 열흘. 제삼자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두 사람은 심리상담가 모나 샴스를 찾아가 다프네가 정말 죽고 싶은지 상담을 통해 정신적인 진단을 받아보기로 한다. 그러나 모나 샴스는 환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가 그 환자가 살인을 저지르는 바람에 정신과 전문의 자격을 박탈당한, ‘정신 나간 정신과 의사’로 악평이 자자한 인물이었는데…….
그리고 어딘가에서, 청부살인 조직의 한 킬러가 의뢰를 완수하지 못한 채 사라진 다프네와 마르탱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금기도, 한계도 없는 자유로운 이야기의 세계
광기와 유머가 동시에 번뜩이는 사이코 범죄 스릴러
도발적인 설정, 어둡고 거칠지만 생생한 캐릭터, 빠른 호흡과 리드미컬한 문장으로 속도감 있게 읽어나갈 수 있는 《다프네를 죽여줘》는 흡인력이 뛰어난 페이지터너 소설이다. 저자 플로랑스 멘데즈는 이 소설에서 자폐스펙트럼과 우울증을 극복한 자신의 경험을 살려 무거운 주제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동시에 코미디언으로서의 눈부신 재능을 여지없이 발휘해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신랄한 유머로 중간중간 독자들의 웃음을 유발한다. 또한 성과 죽음, 폭력 등 금기시되는 이야기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 뿐 아니라 모든 예상을 비껴가는 예측 불가능한 전개로 독자를 빠르게 마지막 페이지까지 데려다 놓는다.
죽고 싶은 여자 × 못 죽이는 킬러 × 죽음을 앞둔 의사
벼랑 끝 세 사람의 기묘한 하모니
《다프네를 죽여줘》는 냉소적인 이야기로 보이지만 저변에는 뜻밖에도 따스한 인간애가 숨어 있다. 다프네는 해로운 사랑밖에 할 줄 모르고 직장에서는 사건 사고를 몰고 다녀 해고당하기 일쑤다. 마르탱은 ‘남성성’에 대한 강박으로 포르노와 폭력에 중독된 상태며, 모나는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왔던 환자가 살인을 저지르는 바람에 의사로서 모든 걸 잃었다. 세 사람은 모두 사회 부적응자이면서 동시에 ‘부적격자’들이다. 그런 세 사람이 죽음을 매개로 만나 이상한 위로를 주고받는다. 모자라고, 스스로를 죽도록 미워하며, 치명적인 도덕적 결함을 가진 그들은 그럼에도 서로에게서 선한 부분을 발견하고 치유받는다. 저자 플로랑스 멘데즈는 감각적인 묘사를 통해 양면적인 인물들의 매력을 선보이며 끝내 독자가 그들에게 애정을 품게 만드는 탁월한 재주를 발휘한다.
특히 ‘표적’과 ‘킬러’의 관계였던 다프네와 마르탱이 모나의 도움으로 서로의 본질을 알아가게 되고 그 결과 자기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는 이 이야기에는, 자신이 ‘평범한’ 사람과는 다르고 그래서 이 세상에는 자신의 자리가 없다며 방황해 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뜨거운 생명력이 담겨 있다. 진정한 회복으로의 험난한 여정에 첫발을 뗀 두 사람의 서툰 용기는 삶의 가장 어두운 곳에서도 웃을 수 있는 유연함과 희망을 선택할 힘이 우리 내면에 존재한다는 진실을 분명하게 비추고 있다. 독자들은 결말에 이르러 ‘다프네를 죽여줘’라는 한국어판 제목이 ‘다프네를 살려줘’라는 상반된 의미와 결국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또한 각자의 이유로 삶을 끝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소설이 전하고자 하는, ‘인생을 괴롭히는 문제들은 언젠가 반드시 끝난다’라는 진솔한 격려의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인물정보
Florence Mendez
코미디언이자 작가. 1987년 벨기에에서 태어났다. 영어와 네덜란드어 교사를 하다가, 자폐스펙트럼과 정신장애를 극복한 저자 자신의 경험을 소재로 스탠드업 코미디 〈델리케이트Déicate〉를 선보이며 코미디언의 길로 들어섰다. 프랑스 유명 시사 TV 프로그램 〈피캉트Piquantes〉와 공영 라디오 방송 프랑스 앵테르의 〈라 방드 오리지널La Bande Originale〉에서 시사비평가로 활약하는 등 사회적 약자,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며 사회적 규범과 편견에 거침없이 부딪히는 경쾌한 감각의 예술가이자 사회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소설 집필 역시 저자가 인생 전반에 걸쳐 꾸준히 탐구해 온, 정신질환으로 인한 소외의 문제를 더욱 깊이 성찰하기 위한 방식 중 하나다. 첫 작품인 《다프네를 죽여줘》는 다크웹에 자신을 죽여달라고 의뢰한 여자와 의뢰인을 착각해 엉뚱한 사람을 죽여버린 초보 킬러가 서로를 통해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우울증, 자살, 정신장애, 다크웹, 청부살인, 폭력 등 민감한 소재가 뒤엉켜 빠르게 질주하는 한편, 어둡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와 신랄한 유머의 조합이 돋보이는 한 편의 블랙코미디이자 범죄스릴러다.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기 어려운 이들이 자기 내면의 힘과 가능성을 발견하길 바라는 저자의 바람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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