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게 죽지 않는 법
2025년 12월 12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12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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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88901299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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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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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르몬 대체요법은 초기 연구의 오류로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는 불안을 키웠다.
▶ 단 한 명의 주장으로 ‘계란은 콜레스테롤 위험 식품’이라는 잘못된 이미지가 굳어졌다.
▶ 항생제는 안전하다는 믿음 아래 마이크로바이옴 파괴라는 새로운 문제를 불러왔다.
▶ 실리콘 보형물의 안전성 논란으로 이득을 본 것은 변호사들뿐이었다.
아이에게 세 살까지 땅콩을 먹이지 말라는 미국소아과학회의 지침은 미국을 세계에서 땅콩 알레르기 발병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만들었다. 호르몬 대체요법(HRT)은 완경기 여성들에게 대장암, 치매, 골절 예방이라는 이점이 있었지만, 연구 결과가 잘못 해석되면서 유방암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지목되었다. 콜레스테롤이 이토록 끈질기게 심장질환의 원인으로 주목받는 것은 단 한 명의 의사가 주장한 ‘식이지방-심장질환 가설’이 수십 년간 정설처럼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제약 회사의 이해관계와 연구 왜곡이 겹치며 오해는 더욱 공고해졌다. 또한 가장 안전한 실리콘 보형물은 뉴스에서 다룬 몇몇 인터뷰만으로 가장 위험한 물질이라는 오명을 입었고 그 결과 대규모 의료 소송 시대를 탄생시켰다. 가장 큰 피해를 본 건 환자였고 가장 큰 이익을 얻은 쪽은 변호사였다. 전문가들의 믿음과 오판이 초래한 결과였다.
마티 마카리 박사는 『의사에게 죽지 않는다』를 통해 의료진의 잘못된 판단과 과학적 근거의 불충분, 관료적인 집단주의가 얽히고설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진실에서 빗겨 서 있는지 알리고자 한다. 이 책은 출간 즉시 미국을 발칵 뒤집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아마존 건강 분야 1위를 기록하며 베스트 논픽션에 선정되었고, “현대 의학의 가장 위험한 맹점을 파헤친 책”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의료 생태계에서 작동하는 ‘보이지 않는 위험 지대’를 폭로하며 환자와 의료계 모두가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이끄는 안내서이자, 지금 당신이 믿는 불확실한 ‘건강 상식’을 바로잡을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다.
서문
1장 땅콩 마녀사냥: 전문가가 만들어낸 유행병
흐름을 거스른 의사ㆍ악순환을 끊는 법ㆍ민망할 정도로 간단한 연구ㆍ땅콩 알레르기의 실상 | 사라진 책임자들 | 땅콩은 누군가를 살린다 | 아주 단순한 정답 | 무너진 신뢰 되찾기
2장 호르몬 대체요법의 뒷이야기: 사과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
이견을 묵살한 연구자들 | 이미 밝혀진 이점 | 호르몬 대체요법 처방을 거부하는 의사들 | 의학 교육의 한계 | 더 가까이 들여다보기 | 인지기능 저하 감소 | 골절 위험 감소 | 심장마비 예방 | 대장암 위험 저하 | 누군가를 살리는 효과 | 예외는 있다 | 약값 낮추기 | 사과받을 자격 | 불필요한 고통을 덜어내는 법
3장 “항생제는 부작용이 없어요”: 마이크로바이옴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것만 빼면
의대에서 가르쳐주지 않은 것 | 항생제가 과체중이나 질병을 일으킬 수 있을까? | 항생제가 만든 질병 | 고정관념의 전 세계적 유행 | 대장암 발병률의 비밀 | 실마리 찾기 | 무엇이 마이크로바이옴을 변화시키고 있나? | 돌파구의 문턱에서 | 새로운 관점의 연구 | 집이 없는 전문 분야 | 다음 팬데믹 | 당신이 할 수 있는 일 | 경고가 없었을까? | “부작용이 없다”
4장 콜레스테롤의 미신: 주류 의학계의 집단사고가 낳은 오류
계란이 위험해진 세상 | 식이 콜레스테롤의 진실 | 콜레스테롤에 대한 집단사고 | 데이터 결함의 문제 | 반대 의견 묵살하기 | 세 가지 불편한 진실, 그중 첫 번째 타격 | 두 번째 타격 | 세 번째 타격 | 주류 의학계의 현실 | 깊은 각인 | 객관성의 회복 | 커다란 아이러니 | 무엇을 해야 할까? | 60년짜리 실수
5장 광신: 우리는 왜 새로운 아이디어에 저항하는가
인지부조화 | 노력의 정당화 | 예언이 실패할 때 | 편견 줄이기
6장 나쁜 피: 현대 의학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도덕적 딜레마 | 절대적인 증거 | 의료 가부장주의 | 환자의 권리 | 애국자의 등장 | “증거가 없다”라는 말을 주의하라 | 연구 결과라는 증거 | 아서 애시의 죽음 | 다른 국가들은 어떨까? | 너무 일찍 터트린 샴페인 | 희망의 빛줄기
7장 차가운 환영 인사: 태어나자마자 테이블에 눕혀지는 아기들
흰 가운의 시대 | 천사의 손길 | 벽장 속의 아기 | 의료화에서 벗어나기 | 자연의 힘 | 아주 흔한 문제들 | 엄마와 아기는 함께 | 마이크로바이옴 경보 | 적절성의 측정 | 단 한 번의 제왕절개도 문제라고? | 모든 여성에게 유도분만이 필요할까? | 과학적 의문 | 양극단을 오가는 진자
8장 난소암의 진짜 기원: 확신에 의문을 제기하다
과학적 용기 | 난소의 역할 | 내 임상에 찾아온 변화 | 진짜 원인 제거의 기회 | 영구피임을 원하는 부부들 | 이것이 어디로 이어질까? | 최악의 이름 | 부끄러운 의료 가부장주의의 역사 | 암과의 전투에서 맡은 새로운 임무
9장 실리콘은 잘못이 없다: 가슴보형물, 자가면역질환, 오피오이드 위기
코니 청이 지른 산불 | 불안함에 기름을 뿌린 사람 | 의사들의 반발 | 거대한 맹점 | 돈벌이에 뛰어든 변호사들 | 인간이 만든 유행병 | 전쟁이 끝난 뒤 | 대가를 치른 사람들
10장 의료계 집단사고의 역사: 실수 연발 코미디의 행진
제거 문화의 초기 희생자 | 괴짜 천재 | 레몬을 먹으시오 | 농부의 말에 귀를 기울이다 | 두 진료소 이야기 | 대학교에서 해고당한 노벨상 수상자 | 겸손이 주는 영감
11장 복종의 문화: 건설적 토론을 위한 투쟁
순순히 따르거나 아니면… | 엉터리 데이터 | 입 틀어막기 | 회초리는 기득권에게 있다 | 토론의 차단 | 권위를 거부하다 | 물살을 거슬러 오르기 |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 | 새로운 세대
12장 우리는 또 무엇을 잘못하고 있을까?: 바꿀 수 있는 미래
상수도 불소화 | “마리화나는 무해하다” | 발열에는 타이레놀? | 암의 조기발견이라는 성배 | 매년 찾아오는 독감 예방접종 소동 | 테스토스테론 대체요법 | 아동에 대한 토론의 부재 | 혀가 짧아지는 미국 | 목숨을 구하는 약물 GLP-1 | 저위험군 여성 대상의 유방촬영술 | 게으른 전문가들 | 임시로 자신의 편견을 내려놓기 | 질문 던지기 | 미래를 내다보며
감사의 말
주
이 책은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지 않지만, 마땅히 이야기해야 할 건강 관련 주제에 대한 최신의 과학 연구를 다룬다. 나는 의사로서 기자의 역할을 하며 내가 밝혀낸 내용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편으로는 대체 왜 이런 것들을 의대에서 가르치지 않는지 의문도 들었다. 이제 당신은 중요한 진실을 밝혀낸 진정한 의학계 천재들과의 대화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그들과의 대화들은 중요하게 느껴졌고, 나는 이야기 속 핵심 메시지를 추려 일상의 언어로 번역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이 전문가들은 혁신적인 발견을 했지만, 그 발견은 아직 널리 전파되지 못했다. 여러 발견에 대해 읽으면서 땅콩 알레르기와 골절, 알츠하이머병과 암에 이르는 다양한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어째서 널리 알려지지 않았는지 의아해질 수도 있다. 때로는 내가 듣고도 도저히 믿지 못할 이야기들도 있었다. 내가 조사한 혁신적인 연구들은 대체로 과소평가되어 있어서다.
-p.11
나는 두 사람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우리 가족이 살던 이집트에도 땅콩 알레르기는 없었지. 환영해. 여기는 생명을 위협하는 땅콩 알레르기가 엄연한 현실인 나라 미국이야.”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내 친구의 학교가 캠퍼스 내에서 땅콩을 금지했던 일이 생각났다. 실제로 학교 행정실에서 금속 탐지기로 땅콩을 감지할 수 있는지 보안 당국에 물어보는 일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비상사태가 터졌다. 통학버스 바닥에서 굴러다니던 땅콩 한 알이 발견된 것이다. 마치 이라크에서 사제폭탄이 발견된 것처럼 난리가 났다. 아이들은 조용히 일렬로 줄을 지어 버스에서 내리라는 지시를 받았고, 누군가가 와서 버스를 ‘제독(decontamination)’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다행히 땅콩이 폭발하지 않아 다친 학생은 없었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을까?
-p.26
나는 루소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았다. “그 연구에서 유방암의 연관성이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었나요?”
“유의성의 문턱에 근접했지만 완전히 유의미하지는 않았죠. 명목상으로는 유의미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를 여러 번 살펴보고 보정한 후에는 유의미하지 않았습니다.”
뭐라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는 것을 참 이상한 방식으로 인정하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결과를 이런 식으로 ‘마사지’해서 말하는 사람은 내 의사 경력을 통틀어 처음 봤다. 이것은 전혀 말이 안 되는 얘기다. 그다음에는 그의 연구나 다른 연구에서 호르몬 대체요법이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률 증가와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혀진 적이 있었는지 물었다. 그는 없었다고 말했다.
놀랄 노자다.
-p.65
나는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해 크리스의 엄마와 긴 대화를 나누었다. 항생제는 일부 유형의 장내세균을 죽이는데, 그 결과로 다른 세균들이 자라서 그 빈자리를 채운다. 이것이 자연적인 균형을 깨뜨려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면 항생제는 저염증성 세균을 죽여 염증을 키우는 세균이 번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그럼으로써 염증을 유발시킬 수 있다. 의사들은 이런 문제에 ‘세균 과증식 증후군(bacterial overgrowth syndrome)’이라는 포괄적 진단명을 붙이기도 한다. 현대의 비극 중 하나는 미국에서 처방되는 항생제의 절반 정도는 불필요하게 처방된다는 점이다. 이런 추정치는 몇몇 연구를 통해서도 재확인된 바 있다.
-p.96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것이 결코 진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연구에 연구가 이어졌지만 식이 콜레스테롤과 심장질환 사이에서, 혹은 식단의 콜레스테롤 양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사이에서 연관성을 밝히는 데 거듭 실패했다. 오히려 강력한 과학 연구를 통해 냉혹한 현실이 드러났다. 식사를 통해 섭취한 콜레스테롤은 일반적으로 몸에 흡수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식품에 든 콜레스테롤의 대부분에 부피가 큰 곁사슬 분자가 연결되어 있어서 흡수될 수 없기 때문이다(과학 용어로는 식이 콜레스테롤이 ‘에스테르화(esterification)’되어 있다고 한다).
-p.138
한 사회적 실험에서 페스팅거 박사와 그의 동료 제임스 칼스미스 박사는 1시간 동안 지루한 작업을 수행하는 대가로 돈을 지불했다.7 한 집단에는 20달러를, 다른 집단에는 1달러를 주었다. 그런데 1달러를 지급받은 참가자들이 이 경험을 더 재미있었다고 평가했다. 왜 그럴까? 자신의 인지부조화를 해소할 방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루한 일을 1시간 하는 대가로 1달러를 받는 것은 불합리한 일이다. 이것은 조화롭지 못한 상황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참가자들은 이것이 재미있는 일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이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다. 재미있는 과제라면 1시간에 1달러를 받고 하는 것도 그렇게 불합리한 일은 아니지.
-p.178
놀라운 일이다. HIV 바이러스가 득실거리는 혈액을 수혈받은 환자들 중에는 수혈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가 많았다. 의사는 2단위 수혈의 전통을 따르기 위해 1단위 수혈만 필요한 환자에게 2단위 수혈을 오더하면서 사실상 HIV 감염의 위험을 두 배로 높이고 있었다. 1995년과 2005년 사이에 발표된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를 보면, 미국에서 이루어지는 수혈 중 최대 40퍼센트는 불필요한 것이었다.5 나는 “우리 지역에서 혈액 공급이 심각하게 부족하다”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우리 지역에서 심각할 정도로 수혈이 남용되고 있다”라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p.198
“이제 뭘 해야 하죠?” 내가 물었다.
“아기한테 작업을 해야지.” 그가 대답했다.
작업을 한다고?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었다.
레지던트는 귀여운 아기를 보며 “세상에 온 것을 환영한다”라고 말하고 테이블 위에 눕혔다. 첫 번째 과제는 아기에게 자극을 가해서 반사 자극성 점수를 측정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지난 60년 동안 일상적으로 시행되어온 아프가 평가(Apgar assessment) 중 일부다. 내가 가장 생생하게 기억하는 것은 레지던트가 아기의 항문에 금속 체온계 탐침을 삽
입하던 장면이었다. 나는 이 레지던트와 사이좋게 지내고 있었기 때문에 내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었다. “그건 새로 태어난 인간을 환영하는 방법으로 썩 좋아 보이지 않네요.”
-pp.224-225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벌어졌던 미국의 우생학 운동은 끔찍한 관행을 낳았다. 우생학자들은 가장 ‘바람직한’ 유형의 아이를 낳도록 장려했으며, 이들의 관행 중에는 반항기나 알코올중독처럼 ‘바람직하지 못한’ 형질이 유전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남성과 여성에게 불임수술을 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었다. 1907년, 인디애나주는 유전학 원리의 바탕 위에서 불임수술을 강제, 혹은 강요하는 정책을 처음으로 실시했다. 1931년에는 30개 주에서 그와 비슷한 법을 제정했다. 매년 수천 명의 여성이 불임시술을 받았고, 대부분은 가난한 유색인종이었다. 1950년대에 들어서 우생학은 잠잠해졌지만, 다른 이름으로 이어졌다. 연방 기금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 아래 이루어지는 불임수술을 금지하는 규정은 1979년에야 발효됐다. 이것은 의학의 가부장적 문화에 뿌리를 둔 부끄러운 역사다.
-p.278
케슬러가 실리콘 보형물을 금지하고 1년이 지났을 때 그의 FDA 당국에서는 퍼듀 파마에서 제출한 옥시콘틴 승인 신청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남용 가능성이 적을 것”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그다음 해에 대단히 중독성이 강한 이 약을 승인했다. 이 승인은 골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14일간의 임상시험을 근거로 이루어졌다. FDA 측에서는 약물 의존성 같은 부작용을 감시하려는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
FDA의 웹사이트는 1995년 12월에 이루어졌던 이 약물의 승인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FDA는 서방형 제제인 옥시콘틴이 남용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이런 의견은 어떤 정당한 데이터를 근거로 나온 것이 아니었다. 그저 퍼듀 파마 측의 주장에 불과한 것이었다. 하지만 케슬러의 FDA는 그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p.296
★ 출간 즉시 아마존 건강 1위 ★
★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
★ 2024년 아마존 에디터 선정 베스트 논픽션 ★
“전문가들의 오만이 수많은 건강 위기를 재촉했다”
전문가의 확신, 검증되지 않은 관행,
그리고 수십 년간 반복된 의료계의 오류
현대 의학은 언제나 과학의 최전선에서 증거를 바탕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문가’라는 권위 아래 검증되지 않은 가설이 절대적인 지침처럼 굳어지기도 한다. 『의사에게 죽지 않는 법』은 바로 이 지점에서 이야기를 출발한다. 저자 마티 마카리는 땅콩 알레르기, 호르몬 대체요법, 항생제의 남용, 콜레스테롤에 대한 오해, 난소암의 기원 등 지난 수십 년 동안 의료계가 만들어낸 잘못된 통념이 어떻게 환자들의 몸과 삶을 뒤흔들었는지 탐구한다.
가장 널리 알려진 사례는 영·유아의 땅콩 섭취를 피하라는 오래된 권고안이다. 이 지침은 충분한 검증 없이 영국에서 시행된 권고안으로 출발했다. 많은 부모는 ‘의료 전문가들의 조언’이라는 이유만으로 의심 없이 따랐지만 그 조언은 오히려 알레르기 유병률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렸다. 부모들은 “아이가 이렇게 된 게 고작 엉터리 문서 한 장 때문”이라며 분노했다. 당시 면역학계는 이미 조기 노출의 이점을 알고 있었지만, 관련 과학자들은 권고안을 만든 소규모 위원회에 포함되지 않았다. 서로 다른 전문 분야가 제대로 소통하지 않는 구조적 단절, 오래된 가설을 유지하려는 집단적 관성이 결국 국가적 건강 위기를 만든 셈이다.
“의학적 오류는 불편한 증거를 배제하는 방식에서 생겨난다”
땅콩 알레르기부터 마이크로바이옴, 수혈, 콜레스테롤까지
거대한 오해의 구조를 파헤치다
이 책은 현대 의학이 만들어낸 대표적인 오류들을 하나의 서사로 묶어낸다. 특히 여성의 호르몬 대체요법은 의료계가 한 연구 결과를 과도하게 일반화하며 만들어낸 오해의 전형적인 예다. 초기 연구가 절대적 진리처럼 받아들여지자, ‘유방암 위험을 높이는 치료’라는 공포로 자리 잡았고 수많은 여성이 효과적인 치료 기회를 잃었다. 이후 정교한 연구들이 그 전제의 핵심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드러냈지만, 이미 확고해진 의료계의 인식과 관행은 쉽게 수정되지 않았다. 항생제가 ‘부작용이 없다’는 믿음 아래 남용되며 한 세대의 장내미생물을 파괴한 일, 콜레스테롤에 대한 단순한 오해가 저지방·고탄수화물 식단의 유행을 불러온 일 역시 이러한 흐름과 닮았다.
저자는 이 사례들을 단순히 과거의 오류로 기록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배경을 깊이 추적하며 “왜 이토록 분명한 사실이 오랫동안 외면되어왔는가”라고 질문을 던진다. 페스팅거의 인지부조화 이론처럼 전문가들 역시 자신이 믿어온 가설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데이터를 의심하고, 기존 권고안을 번복하는 일을 꺼리며, 뿌리 깊은 관행을 무너뜨리는 증거를 불편해한다. 과학의 영역에서 벌어지는 이 전문가의 저항은 결과적으로 환자들의 건강과 삶에 직접적인 피해를 가져왔다. 저자는 의료계 내부의 오랜 폐쇄성을 드러내며, 우리가 신뢰해온 ‘건강 상식’ 대부분이 사실은 더 정교한 데이터가 도착하기 전 만들어진 임시적 가정이었음을 밝힌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과학적 근거를 믿어야 한다”
현대의학의 맹점을 걷어내고,
새로운 질문으로 건강의 기준을 세우는 법
『의사에게 죽지 않는 법』은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건강 조언을 다시 살피게 한다. 병원 진료실에서 듣는 의사의 한 문장, 뉴스 속 전문가의 한 인터뷰가 어떻게 국가의 정책이나 병원의 흔한 관행이 되어 결국 우리 몸을 좌우하게 되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많은 결정이 얼마나 허술한 근거 위에서 반복됐는지를 밝혀낸다. 의학은 완벽한 답을 가진 체계가 아니다. 애초에 틀릴 수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되며, 시간이 흐를수록 더 정확한 방향으로 수정되고 보완되며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마카리 박사는 이 책을 통해 의료에 대한 비관이나 불신을 부추기지 않는다. 의료의 진정한 회복은 전문가의 권위가 아니라 과학적 절차의 회복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증거에 열린 마음으로 반응하는 태도, 기존의 믿음을 기꺼이 수정하려는 용기, 그리고 ‘근거는 무엇인가’라는 가장 단순한 질문이야말로 현대 보건의료가 다시 건강하게 작동하기 위한 토대라고 말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과거의 의학적 오류를 비난하기보다는 더 나은 질문을 던지며 의학이 더 투명한 근거 위에서 작동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물정보
존스홉킨스대학교 의과대학 외과 교수이자 미국 국립의학아카데미 회원이다. 202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으로 임명되어 의약품과 백신, 식품 안전 등 미국 보건정책의 핵심 현안을 총괄하고 있다. 버크넬대학교를 졸업한 뒤 토머스제퍼슨대학교 의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하버드대학교 공중보건대학원에서 보건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젊은 시절부터 학문과 현장의 경계를 넘나들며 ‘좋은 의료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놓지 않았다. 이후 전 세계 25개 이상의 의과대학에서 초빙교수로 강의하며, 의료의 본질과 윤리에 대한 담론을 꾸준히 이끌었다. 또한 임상외과 전문의로서 췌장·간담도 수술과 복강경 위장수술 분야에서 활약했고, 수술실의 경험을 넘어 세계보건기구(WHO)의 수술안전프로그램 개발에도 참여해 환자 안전을 위한 국제적 기준을 세우는 데 기여했다.
존스홉킨스대학교에서는 환자 안전과 의료의 투명성을 주제로 한 연구를 주도해 불합리한 의료비 청구 관행과 의료 부채 문제를 사회적 화두로 끌어올렸다. 의료 시스템의 책임을 묻는 그의 목소리는 학계의 담론을 넘어 의료 정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의료계의 구조적 문제와 의료비 폭증의 원인을 날카롭게 짚어낸 저서 『책임지지 않는 (Unaccountable)』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미국 내 의료 개혁 논의의 전환점을 만들었다는 평을 받는 『우리가 지불하는 가격(The Price We Pay)』은 2020년 ‘올해의 비즈니스 도서상’을 수상했다.
지금까지 250편이 넘는 연구 논문을 발표했고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에 꾸준히 글을 기고했다. 현재도 세계 각국의 의과대학에서 객원 교수로 활동하며, 의료의 신뢰와 정의를 회복하기 위한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치과의사의 길을 걷다가 번역의 길로 방향을 튼 번역가. 중학생 시절부터 과학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때마다 틈틈이 적어 온 과학노트는 아직도 보물 1호로 간직하고 있다. 물질세계의 법칙에 재미를 느끼다가, 생명이란 무엇인지가 궁금해졌고, 결국 이 모든 것을 궁금해하는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생겨났는지가 몹시도 궁금해졌다. 이런 관심을 같은 꿈을 꾸는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경희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 경희의료원 치과병원 구강내과에서 수련을 마쳤고, 현재 출판번역 및 기획그룹 바른번역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늙어감의 기술』로 제36회 한국과학기술도서상 번역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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