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뉴 스위밍 클럽
2025년 12월 04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11월 1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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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24128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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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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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열정 같은 건 시간이 지날수록 닳는 건 줄 알았거든요.”
우리 사회는 2024년 12월 23일 기준 65세 이상이 전체 주민등록 인구의 20퍼센트를 차지하며 이른바 ‘초고령사회’가 되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더욱 확장될 노년의 삶에 대한 준비보다 ‘노 시니어 존’, ‘영포티’ 따위 혐오의 언어들을 양산하며 차별과 소외로 그들을 생리적 죽음에 앞서 정신적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그들과 함께 동행하고자 하는 마음의 자리가 아닐까. 잔잔하게 노인들의 모습을 풀어낸 이번 『브랜뉴 스위밍클럽』은 독자들에게 ‘노인’들과 함께하는 공존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미래 삶에 대해서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것이다.
“할머니 그거 얼마 안 나가. 그냥 봐. 내가 내줄게.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써야지. 아, 답답해.”
편견이 만든 또 하나의 차별과 소외, ‘노인’
‘늙은이로서 썩 많은 나이’라는 고령의 삼례와 옥정 그리고 강일, 이번 작품 『브랜드 스위밍클럽』의 주인공인 이들은 언제부턴가 눈치 없고, 염치없고, 젊은이의 미래를 훔치는, 차별을 넘어 혐오의 대상이 된 ‘노인’들이다.
일흔여섯의 삼례는 “아무도 왜 이걸 써야 하는지 알려주지도 않”고 아들이 “그냥 이제는 이걸 써야 한다고 하길래”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됐다. 멋모르고 동영상을 시청했던 삼례는 요금으로 큰돈을 쓰게 된 후 전전긍긍한다. 그런 삼례의 모습이 손녀 이영에게는 답답할 뿐이다.(「브랜뉴 스위밍클럽」) 아파트 경비를 하던 여든의 강일은 해고된다. 아버지뻘 되는 경비원들을 위아래로 훑으며 면전에 대고 “몸도 성치 않아 보이는데 아파트를 어떻게 지킨다는 건지”라고 중얼거리는 관리소장은 ‘젊은 인력으로 교체’를 표면적인 명목으로 내세우며 고령의 경비원들을 내쫓는다. 관리소장이 리베이트를 받았든 아니든 강일의 ‘늙음’은 입주민들을 설득할 만한 명분으로 충분했다.(「우리와 함께하시겠습니까」) 딸 윤주가 중학교에 입학할 때쯤 쓰기 시작한 세탁기보다 손빨래에 익숙한 옥정은 하얀색 티셔츠나 블라우스 같은 빨래는 직접 손이 닿아야 직성이 풀렸다. 그런 옥정에게 “그냥 세탁기에 빨아도 다 깨끗하게 빨린다”는 윤주의 말은 옥정의 노동을 헛일로 만들어버린다.(「남의 사랑」) 일생 “몸이 고달프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건 없었”던, 심지어 “온몸이 바스러질 것같이 일했어도 받아야 하는 대가도 제대로 못 받은 적이 수두룩했”던 삼례, 35년간 해양경찰로 근무하며 건강한 구릿빛으로 망망대해 바다를 순찰했던 강일, “눈앞에서 지워지는 얼룩을 보며 희열을 느끼는” 옥정의 젊은 날은 삭제되고 지금의 환경에서 지금의 잣대로 평가받는 그들은 사회에서 무용의 존재일 뿐이다.
주문은 키오스크로 하셔야 해요. 벌서듯 서 있던 시간이 10분은 되었을 거다. 화가 난 친구가 그런 건 아까 말해줬어도 되지 않았냐며 큰소리를 냈다. 이런 경우 사람들의 빈축을 사는 건 가게 사정을 이해하지 못한 노인들이었다. 삼례는 일제히 꽂히는 시선에 조용히 친구의 팔을 끌고 나왔던 기억이 떠올랐다.
_「브랜뉴 스위밍클럽」에서
“쓸모에 지쳐 괴로워해놓고 관성처럼 내 쓸모를 찾게 되더군.”
하루하루를 빗금으로 지워가는 ‘무용’의 시간
삼례는 “달력에 빗금을 치듯 언젠가 돌아올 마지막 날을 향해 매일 어렵게 지워내”며 하루를 보낸다. 노년의 삶이란 “모든 것이 자라는 것 같으면서도” “모든 것이 떠나는” 것만 같은 강일 역시 몇 달 뒤에 잡힌 골다공증검사 예약 날짜에 그때까지 살아 있을지를 생각한다. 자신의 쓸모를 증명해야만 가치를 인정받는 사회에서 그들은 살기 위해 매 순간 건강함을 증명하고 비난받지 않기 위해 나잇값에 대한 자기 검열을 한다. 딸 윤주를 “제일 사랑했고” 자신의 “모든 사랑을 쏟아 자란 윤주의 사랑까지 지켜볼 수 있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아버지 없이 자란 아이가 가엾은 적은 있어도 남편이 없는” 자신을 “스스로 안타까워한 적은 없었”던 옥정의 “너한테 나 책임지라고 안 해”라는 말은 훗날 버려지지 않았다고 자위하기 위해 앞질러 내뱉는, ‘짐’이 되지 않겠다는 선언 같다. 어쩌면 그들은 ‘편안하게 늙을 권리’를 허락받지 못하고 무용한 존재로 삶을 견디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고작 식탁에서 다용도실까지 걸었을 뿐인데 목에 걸리는 숨소리가 탁했다. 이제는 가만히 앉아 있어도 숨이 거칠어지는 때가 있었다. 한번 기침이 시작되면 쉽게 멈추질 않고 시도 때도 없이 사레가 들렸다. 강일은 그럴 때마다 귓가에 들리는 본인 소리에 서러움이 도졌다. 스스로 멈추지 못할 때 강일은 나이듦을 느꼈다.
_「우리와 함께하시겠습니까」에서
“하루에 딱 한 번 내게 충실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문을 밀어 열었다.”
젊음을 마주하는 비밀의 공간, ‘브랜뉴 스위밍클럽’
삼례는 손녀딸 이영이 등록해준 회원권으로 ‘브랜뉴 스위밍클럽’에서 수영강습을 듣는다. 한 달에 5만 원이나 하는 강습비가 아까워 환불하라고 이영을 다그쳤지만 평생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당첨’의 기회를 위해 목욕비를 생각하면 온수로 씻기만 해도 본전이라는 이유를 만들어내고 ‘브랜뉴 스위밍클럽’으로 향하고, 옆 동네 아파트 경비 자리를 잃은 강일은 어느 날 ‘브랜뉴 스위밍클럽’에서 보낸 구인 엽서를 받고 수영강사로 취업을 하게 되고, 맞벌이를 하며 세 살배기 아들을 키우는 딸이 안쓰러워 손주의 육아를 맡고 살던 옥정은 사위의 권유로 ‘브랜뉴 스위밍클럽’을 오게 된다. 사실 옥정은 처음 사위에게 수영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땐 집안일을 하고 애를 보는 것도 피곤한데 운동까지 해야 하는 상황을 꺼렸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윤주의 사랑을 지키는 일이기에 수락을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들이 떠밀리듯 찾아든 ‘브랜뉴 스위밍클럽’은 샤워실에서 하얀 가루가 맞으면 몸이 젊어지는 마법의 공간이다. 무용의 시간에 찾아온 젊음을 마주한 그들은 무엇을 원할까.
“반가워서요…… 불쌍하기도 하고요.”
테이블의 분위기가 급히 숙연해졌다. 짧은 침묵은 공감의 표시였다. 적어도 삼례는 그랬다. 치열하기만 했던 젊은 시절을 생각하면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단연코 한 번도 해본 적 없었다. 젊은 시절에는 오늘처럼 유리잔에 비친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볼 시간조차 없었다. 그래서 더 낯설었는지도 모른다. 제대로 살펴본 적이 없어서.
_「브랜뉴 스위밍클럽」에서
‘젊음’의 미래 ‘늙음’, 동반자로 존중받는 사회
노년의 시간을 ‘자유’와 ‘성찰’의 시간으로, 경험이 축적된 지혜의 시간으로 말하던 이들도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젊은이들은 노인의 경험을 믿고 조타기를 맡기지 않는다. 사회의 급속한 변화는 노인의 경험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그들을 울타리 밖으로 밀어내버렸다. 하지만 ‘나이듦’은 ‘젊음’의 ‘내일’인 탓에 그들과의 동행은 노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로비에 꽉 차게 들어앉아 면접을 기다리던 사람들. 그곳에서 살아남고 싶다고 생각했던 자신. 여든이 되어서도 끝이 없는 치열함”에 대한 강일의 의문은 그만의 것이 아닌 것처럼. 그렇기에 강일을 통한 저자의 물음들, “감히 견디면 된다는 말을 이영에게 쉽게 해도 되는 건지. 우리는 왜 멈추는 것을 두려워하는지. 대책도 없이 길기만 한 수명은 대체 우리에게 어떤 걸 가져다주는지”는 모두의 미래를 준비하는 질문일 것이다.
지금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과연 몇 살까지 좋아할 수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70세가 되어도 우즈(WOODZ)의 음악을 듣고, 그의 콘서트에서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방방 뛸 수 있을까? 좋아하는 영화 굿즈를 모아 방 한편에 진열하며 기뻐할 수 있을까? 그때까지 살아남을 수는 있을까? 기지 같은 것은 왜 가장 필요한 시기에 가지고 있지 않고, 삶을 소진해야만 얻을 수 있는 걸까? 그렇다면 그 모든 것을 얻은 뒤의 삶은 오직 순수한 재미만 남는 걸까?
_「작가의 말」에서
우리와 함께하시겠습니까
남의 사랑
작가의 말
탈의실 안은 전부 노인이었다. 고개를 돌리는 곳마다 살이 축축 늘어지고 얼굴과 몸 곳곳에 주름이 졌다. 머리는 절반이 하얗게 셌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잦은 염색으로 인해 머리카락이 눈에 띌 정도로 얇거나 정수리가 훤했다.
_「브랜뉴 스위밍클럽」에서
처음인가봐. 놀랄 만하지. 물가에 앉아 속닥거리는 사람들의 말소리에 삼례 역시 수영장에 들어설 때 어색하게 쓸어내렸던 팔뚝을 손으로 주물렀다. 뽀얗게 드러난 허벅지도 바라봤다. 모든 게 팽팽했다. 주름진 곳 없이 탄탄하기만 했다. 한번도 사용한 적 없는 새것 같았다.
_「브랜뉴 스위밍클럽」에서
내 배 아파 낳은 내 아들인데 살다보니 어느새 남이 되어 있었다. 그렇다고 아들과 서먹한 사이는 아니지만 분명 가깝지도 않았다. 아주 솔직한 마음으로 어떤 날엔 한 달에 한 번씩 방문하는 보건소 직원이 더 가깝다고 느낀 적도 있었다.
_「브랜뉴 스위밍클럽」에서
인생에서 무언가 ‘당첨’이 되어본 적이 있었나 곰곰이 생각해봤다. 없었다. 몸이 고달프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건 없었다. 심지어 온몸이 바스러질 것같이 일했어도 받아야 하는 대가도 제대로 못 받은 적이 수두룩했다.
_「브랜뉴 스위밍클럽」에서
플랫화이트, 플랫화이트, 플랫화이트. 여기서는 노력하지 않아도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것을 까먹지 않지만, 탈의실로만 가도 어떤 날은 몽롱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플랫화이트. 쓴맛이 지나고 나면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남는 커피는 플랫화이트. 삼례는 그날 머리를 감으면서도 내내 중얼거렸다.
_「브랜뉴 스위밍클럽」에서
삼례는 짧은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도 아파트 위를 힐끔힐끔 쳐다보는 리가야의 등을 차를 향해 떠밀었다. 굿 잡, 굿 잡. 삼례가 조용히 속삭이듯 말했다. 떠밀기와 토닥이기 사이의 힘. 그 힘에 밀려난 리가야가 차에 구겨지듯 올라탔다. 운전석에 앉은 사람 역시 리가야와 비슷한 얼굴을 가지고 있는 여자였다.
“노 씨 유 어게인, 오케이?”
_「브랜뉴 스위밍클럽」에서
아내와 스무 살에 만나 아이 없이 40여 년을 행복하게 살았던 공간을 쉽게 떠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좁은 바닷가 마을에는 마땅히 오갈 병원 하나 없었다. 건강검진을 받으려면 한 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큰 도시로 넘어가야 했는데 해가 지날수록 동네 사랑방인 기원보다 병원 갈 날이 늘었다.
_「우리와 함께하시겠습니까」에서
어디가 나가는 문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꽉 막힌 사각형 안으로 들어온 기분이 들었지. 그제야 덜컥 겁이 났어. 평소에 가은이에게 ‘이 할아버지는 충분히 살았으니 좋은 게 있으면 너 다 하라’고 했던 게 반은 거짓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
_「우리와 함께하시겠습니까」에서
쓸모라는 게 참 웃기지. 쓸모에 지쳐 괴로워해놓고 관성처럼 내 쓸모를 찾게 되더군. 다시 한번 정말 그 일을 하겠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어. 마지막 질문이 좀 인상적이었어. 다시 젊어지면 뭘 하고 싶냐고 묻더라고. 우스갯소리로 당신과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어. 그냥 젊어져보기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_「우리와 함께하시겠습니까」에서
사람들과 어울려서 별것 아닌 것에도 웃음이 나는 건지, 몸이 젊어져서 실없는 것에도 웃음이 나는 건지. 확실히 전보다 웃는 날이 많아졌어. 집에 와서 가만히 앉아 있어도 불안하지 않아. 내일 할일이 잔뜩 기다리고 있으니까.
_「우리와 함께하시겠습니까」에서
그냥 신기해서요. 대단하세요. 저는 지금 뭘 배우고 싶지 않거든요. 강일님은 저보다 열정이 많으신 거 같아서. 그게 신기해서 물어보고 싶었어요. 저는 열정 같은 건 시간이 지날수록 닳는 건 줄 알았거든요.
_「우리와 함께하시겠습니까」에서
뒤늦게나마 낯선 곳에서 애처로운 헤엄을 시작할 이영에게 운의 높낮이에 너무 상심하지 말라고 답해주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웠다. 살면서 몸에 부딪히는 파도들에 쉽게 깎여나갈 필요가 없다는 사실도. 우리는 모두 끝이 없는 수평선의 중앙, 아무도 가본 적 없는 망망대해 그 아래로, 우리가 사는 시간은 결국 검푸른 우주 속으로 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_「우리와 함께하시겠습니까」에서
쿵 소리와 함께 방바닥이 울리도록 거의 내던져진 소반 위에는 하얀 쌀밥과 멀건 된장국이 올라가 있었다. 나는 아직도 종종 소파에 등을 대고 앉아 있을 때 그 향이 코끝에 맴돈다. 그때만큼 고통스러웠던 시간이 없으니 그리운 것은 아닌데 내 몸은 주기적으로 그 시간을 멋대로 돌이켰다.
_「남의 사랑」에서
뇌를 면포 주머니에 넣고 꾹 짜내듯 오래된 기억을 비틀어놓으면 그제야 어떤 목소리가 떠오른다. 윤주 코는 나랑 똑같아, 당신 코는 주먹코잖아, 하고 킬킬대며 나를 놀리던 낮고 깊은 목소리.
_「남의 사랑」에서
“나는 너희 둘이 편히 살면 그걸로 충분해.”
그러니까 나의 사랑이란 건 너무 어색했다. 그 말과 형태 자체가 원래 존재했던 것이었는지도 가물가물할 정도로. 나에게 사랑은 오로지 윤주였다. 분명 내가 할수 있는 사랑이 윤주뿐이라 슬퍼했던 날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날도 다 지나간 시간일 뿐이었다.
_「남의 사랑」에서
수영장에 가면 ‘나’에 대해 쉽게 잊었다. 같은 윤옥정이지만 내가 한번도 살아본 적 없는 내가 되었다. 손자도, 매번 여름이 오면 담가야 하는 오이지도, 주문처럼 강박적으로 외우는 건조기 사용법 같은 건 전부 잊을 수 있었고 잊어도 상관없었다.
_「남의 사랑」에서
복희가 더는 재현이 내게 관심이 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다만 아랫배에 닿아오는 재현의 손바닥이 움직이는 범위가 점점 넓어졌다. 은근슬쩍 등허리를 쓰다듬거나 팔뚝을 매만지기도 했다. 분명 남이 함부로 내 몸을 만지는 것은 당연히 화가 나야 하는 일이다. 그런데 나는 재현이 도대체 내게 왜 그랬을까? 하고 그 이유를 찾으려고 했다.
_「남의 사랑」에서
언젠가 은우에게 내가 더이상 필요하지 않을 때가 되면 제자리로 돌아갈 생각을 가끔 한다. 사실 지레 겁을 먹은 거다.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뿐인데 마치 버려지는 기분일까봐.
_「남의 사랑」에서
보잘것없던 여기나, 빛나 보이던 거기나 여기저기 훈장처럼 남은 수술 자국들이 ‘같이’ 삐그덕댄다는 것. 차포를 다 떼고 수영복뿐인 이 자리에서 이제야 인간 대 인간으로 평등해진다는 것. 물 안에서 고작 숨을 쉬고 뱉을 따름인데, 어쩌면 모두가 이만큼이었을지 모르는데 꼭 그렇게밖에 지나올 수 없었던가.
_이은선(소설가)
주인공들의 일상을 따라가다보면 그 태도가 의아하다가 한순간 깨닫게 된다, 묘약을 얻어도 파국에 이르지 않는 비결을. 젊음이 아쉬운 것은 지나가서가 아니라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모든 시간은 사용하지 않는 순간 늙어가는 것이라는 것도.
_한지혜(소설가)
경기도의 숨겨진 보물, '히든작가'를 만나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작가들이 한국 문학의 내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경기히든작가’ 프로젝트로, 소설 부문 당선작인 장상미 연작소설 『브랜뉴 스위밍클럽』이 출간되었다. 이번 작품은 ‘브랜뉴 스위밍클럽’이라는 ‘젊음’의 판타지 공간을 배경으로 삼례, 강일, 옥정의 세 인물이 겪는 노년의 존재 가치와 열정, 사랑을 그린 세 편의 연작소설을 담았다. “‘브랜뉴 스위밍클럽’은 늘 곁에 있을 줄 알았던 할아버지가 떠나신 뒤, 삶을 되돌아보며 탄생한 상상의 공간”(「작가의 말」)이기에 더욱 인물들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정갈한 문체로 완성도 높게 펼쳐낸 이번 작품은 사회적으로 큰 갈등을 빚고 있는 노인문제를 ‘공감’과 ‘공존’의 영역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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