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응원봉 걸스
2025년 12월 05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12월 03일 출간
- 오디오북 상품 정보
- 듣기 가능 오디오
- 제공 언어 한국어
- 파일 정보 mp3 (343.00MB)
- ISBN 9791193235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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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분 7.00MB
35분 32.00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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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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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태 이후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린 가운데, 언론와 정치를 비롯한 대한민국 시민들의 주목을 단숨에 받은 이들은 ‘응원봉을 들고 거리로 나온 여성들’이었다. 강렬한 사운드와 중독성 있는 가사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각기 다른 색의 응원봉을 흔들며, 이들은 시위 현장의 분위기를 바꾸고 형형색색의 빛으로 광장을 물들였다.
같은 시각, 오랜 케이팝 팬인 세 친구 희주, 일석, 구구 역시 시위 현장에 있었다. 그리고 문득 궁금해졌다. 콘서트장에서 하나의 응원봉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던 이들이, 응원봉을 들고 거리에 나온 이유가 말이다. 찬란한 빛에 가리어진 그들의 진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세 사람은 ‘응원봉 걸스’라는 이름을 내걸고 ‘응원봉을 들고 거리에 나온 여성들’을 수소문하기에 이른다. 그 시도 끝에 만난 여섯 명의 인터뷰이(해련, 유원, 숨눈, 팝콘, 젤리, 콩알)와의 대화를 정리해 이 책으로 묶었다.
‘네오문화기술연구소’라는 깃발을 들고나온 해련, 보이그룹의 팬이지만 걸그룹 응원봉을 챙긴 유원, 민중가요를 즐겨 듣는 아이돌 팬 숨눈, 중소 기획사 아이돌을 선호하는 팝콘, 정치인을 꿈꾸는 열혈 시민 젤리, 스스로를 지키는 일에서 용기를 얻은 콩알. 이 여섯 명의 팬걸들과의 자리에서 우리가 확인한 것은 새로운 분석이나 획기적인 해석은 아닐지 모르다. 다만 분명한 것은, 각자 들고 있는 응원봉의 모양과 빛의 색으로 광장에서 서로를 발견했듯, 일상으로 돌아간 지금 이들이 직접 전하는 말들 속에서 여전히 우리가 조금씩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은 연결이 훗날 우리를 다시 광장에 모이게 하기를 희망한다.
인터뷰1 어, 난데, 여기 고척 아니고 남태령이야
-엔시티 팬 깃발 ‘네오문화기술연구소’ 기수 ‘해련’
인터뷰2 걸그룹과 보이그룹 사이, 온라인 활동과 오프라인 활동 사이
-엔시티 팬이지만 걸그룹 응원봉을 들고나온 ‘유원’
인터뷰3 민중가요 「단결투쟁가」와 키의 「가솔린」의 공통점은?
-지구야 미안해, 라고 외치며 앨범을 사는 비건 샤월 ‘숨눈’
인터뷰4 핫 데뷔! ‘인간 인기가요’의 광화문 집회 데뷔 일기
-동네 같은 팬덤에서 평화를 느끼는 비비 ‘팝콘’
인터뷰5 어제의 ‘홈마’, 내일의 정치인을 꿈꾸다
-사랑과 정치가 교차하는 거리에서 만난 열혈 시민 겸 더비 ‘젤리’
인터뷰6 ‘나’를 위하는 일이 곧 ‘우리’를 위하는 일이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이기적 이타심으로 광장에 나선 유애나 ‘콩알’
대담 정치 너머, 빛 너머, 광장 너머 돌봄과 사랑의 세계로
-엔시티 퀴어 깃발을 든 ‘우나’와 오빛봉을 든 ‘니제’
에세이1 나는 왜 보아 응원봉을 들고 거리로 나갔을까? _일석
에세이2 팬덤의 정치적 계보 -개인적 경험과 한국 현대사의 국면을 중심으로 _구구
에필로그 『케이팝 응원봉 걸스』 비하인드 스토리
부록 단어 사전
2024년 12월 3일 늦은 밤, 방 한가운데 우뚝 선 내게 어떤 일이 일어난 걸까? 21세기에 일어난 계엄이라는 충격적인 사태에서 내 머릿속에 떠오른 건 건넛방에 잠든 가족도 아니요, 언론과 출판의 자유를 빼앗긴 작가로서의 입지적 불안이나 검열관에게 뺨을 맞는 수모와 수치의 미래도 아니었다.
그보다는 한 소년의 얼굴이었다. 최애가 나를 여기로 이끌었다. (8쪽)
약간 그렇다고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나에게 가장 큰 용기를 주는 게 무엇이냐, 라고 물었을 때 나를 나아가게 하는 거, 내가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게 하는 거, 내가 좀 더 좋은 세상이 오기를 바라게 하는 건 사랑이라고 늘 생각하고 있거든요. 분노는 금방 사그라들고 사랑은 오래 지속되잖아요. 아이돌 팬덤은 사랑에 담보 잡혀서 이것저것 다 하는 사람들이거든요. 이미 사랑을 담보로 너무 많은 탄압과 검열을 당해와서 이번 계엄령에 대응하는 방식은 우리의 주특기라고 할 수 있어요. 엔터사가 길러낸 특전사인 거죠. (25쪽)
우리는 어떤 조직이 아니라 그냥 모인 사람들이잖아요. 시즈니라고 해서 누가 누구를 대표할 일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한 기자분이 “엔시티 팬 대표세요?”라고 묻는 거예요. 그때 처음으로 헉! 내가 잘못하면 팬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35쪽)
저는 최애가 바닥을 보여줄까 봐 두려운 마음이 있어요. 일테면 저랑 정치 성향이 다르다는 걸 밝히는 건 상관없거든요. 그런데 일단 말을 했을 때 최애가 얼마나 욕을 먹을지 두렵고, 내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도 되고…. 한편으로는 그렇게 해서 드러난 최애의 모습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너무 복잡한 마음이 들어서 어떤 의견이든 아예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을 때도 있어요. (39쪽)
12월 7일에 처음 시위에 나갔을 때부터 믐뭔봄은 이미 유명했어요. 발광력부터 시작해서 여러모로 핫한 아이콘이었고요. 저도 응원봉이 여러 개라서 고민을 좀 했는데, 르세라핌 팬으로서 뭔가 들고 가고 싶었던 거 같아요. 광장에 나가면 많은 응원봉이 있을 텐데 그중에 핌봉도 있으면 좋겠다, 다른 핌봉을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55쪽)
덕질을 하다 보면 좋은 성적을 만들어주고 싶으니까 음원 스트리밍도 하고, 앨범도 여러 장 사게 되잖아요. 비건을 하면서 이래도 되나 싶어서 멤버들의 솔로 앨범은 최애인 키의 앨범만 사고 있어요. 트위터 자기소개에는 ‘지구야 미안해’라고 하면서 앨범 사는 비건 샤월이라고 적었고요(웃음). (81쪽)
저는 소속감이 중요한 사람이에요. 몬엑 덕질을 가열차게 하던 시절, 몬베베라는 이름으로 스스로를 부르고 그 안에 속해 있다는 게 제게 정말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내가 좋아하는 걸 함께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고, 공통된 감각을 공유하니까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바로 알아차리는 순간들이 분명 있고, 그게 참 좋아요. 제가 동네처럼 작은 팬덤을 선호하는 사람인 것 같기도 해요. (129쪽)
친구가 우연히 약속이 있어서 광화문에 갔다가 “국민이 주인이다”가 쓰인 깃발을 드신 분을 본 거예요. 그러곤 저한테 너무 재밌어 보인다면서 다음에 같이 가자고 하더라고요. 그때 시위도 재미있고 안전할 수 있구나, 그럼 나도 친구도 갈 수 있겠다, 하는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131쪽)
제가 장녀인데요. 가족과의 관계가 쉽지 않아서 결국 집을 뛰쳐나왔어요. 학창 시절엔 아이돌 보러 다른 지역에 가는 걸 철저히 비밀로 했어요. 친구 집에 다녀온다고 둘러대고, 심지어 엄마한테도 말하지 않았어요. 1541 콜렉트콜에 삼자 통화 기능이 있는데, 친구랑 짜고 엄마에게 같이 있는 것처럼 연출한 적도 있고요. 평소에 매일 같은 시간에 등하교하는 걸 일부러 부모님께 보여드렸어요. 그래서 아이돌을 보러 가는 날에는 그 시간표대로 맞춰 움직이면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 부모님의 눈을 피해 다니는 스킬만 늘어난 거죠, 뭐. (152쪽)
저도 마찬가지예요. 저도 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집회에 나갔어요. 이 얘기를 꼭 하고 싶었어요. (215쪽)
인물정보
케이팝 하는 페미니스트. 새롭고 반짝이는 것보다 묵묵히 쌓아온 시간을 동경한다. ‘고막 조물주’는 켄지, 노래방 애창곡은 보아의 「공중정원」. 답이 없어 보이는 케이팝 산업에 대한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을 담은 레터 〈편협한 이달의 케이팝〉을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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