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에 대하여: 개소리가 난무하는 사회에서
2025년 11월 20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11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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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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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이라는 건 도대체 무슨 쓸모가 있는 걸까? 문제 제기부터 해답을 향한 철학적 성찰까지, 판형은 작지만 한 줄도 허투루 쓰이지 않은 이 책에서 프랭크퍼트는 진실의 효용성을 역설한다. 특유의 정밀한 개념 분석을 통해 진실 없이는 인간도 사회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을 철학적ㆍ윤리적ㆍ실용적 차원에서 증명한다. 전작에서 보여준 재치와 통찰을 바탕으로, 프랭크퍼트는 우리에게 진실을 다시 바라볼 것을 권한다. 개소리의 시대에서 진실의 시대로, 생존과 번영의 토대로서의 진실을 새로이 사유하도록 이끈다.
해제|한성일(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
옮긴이의 글
다시 말해, 나는 개소리의 특징이라고 여기는, 진실에 대한 무관심이 왜 그토록 나쁜 것인지를 설명하지 않았다. 물론 대다수 사람들은 진실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며, 어느 정도 기꺼이 인정할 것이다. 다른 한편, 진실을 그토록 중요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해 기꺼이 공들여 고찰하려는 사람은 드물다.
우리는 누구나 우리 사회에-일부는 의도적이고 일부는 단순히 우발적이지만-개소리와 거짓말을 비롯한 여러 허위와 기만이 끊임없이 넘쳐 난다는 걸 안다. 하지만-적어도 지금까지는-이런 부담 때문에 우리 문명이 심각한 손상을 입지는 않았다. 어떤 이들은 어쩌면 이런 사실을 만족스럽게 여기면서 아무튼 진실은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며, 우리가 진실에 크게 신경 쓸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내가 볼 때, 이런 태도는 한심한 실수나 다름없다. 따라서 여기서 나는-《개소리에 대하여》의 일종의 속편으로, 또는 하나의 서론 격의 탐구로-진실이 실제로 갖는 현실적, 이론적 중요성을 검토해 보자고 제안한다. 우리가 대체로 그런 사실을 인식하고 행동하는지 여부와는 무관하게 말이다.
_12~13쪽
진실이 왜 우리에게 중요한지를 지적하려고 할 때, 곧바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평범해 보이겠지만 그럼에도 의문의 여지 없이 적절한 하나의 생각이다. 바로 진실은 종종 대단히 많은 현실적 효용이 있다는 생각이다. 내가 볼 때, 모름지기 최소한으로나마 기능하는 사회라면 끝없이 변화무쌍한 진실의 효용을 확실하게 인식해야 한다. 어쨌든 사회가 진실에 거의 신경 쓰지 않는다면, 공적 사무의 가장 적절한 처분과 관련하여 어떻게 충분한 지식을 바탕으로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있겠는가? 야심을 성공적으로 추구하고, 또 사회의 여러 문제에 신중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적절한 사실을 충분히 알지 못한다면, 그 사회가 어떻게 번성하거나 심지어 생존할 수 있겠는가?
_21~22쪽
실제로 우리는 진실 없이는 살 수 없다. 잘사는 법을 이해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아무튼 살아남는 법을 알기 위해서도 진실이 필요하다. 더욱이 이런 사실은 쉽사리 알아채지 못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진실이 우리에게 중요하다는 걸 적어도 암묵적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또한 진실이 우리가 무관심해도 되는 믿음의 어떤 특징이 아님을 (이번에도 역시 적어도 암묵적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무관심은 단순히 게으른 경솔함의 문제가 아니다. 금세 치명적인 문제임이 드러난다. 우리가 진실의 중요성을 알아보는 정도만큼, 많은 것들에 관한 진실을 향한 바람, 또는 진실을 손에 넣으려는 노력을 타당하게 자제할 도리는 없다.
_40~41쪽
스피노자는 주장하기를, 그러므로 진실을 경멸하거나 진실에 무관심한 사람은 자신의 삶을 경멸하거나 무관심한 사람임이 분명하다. 자신에 대해 이렇게 적대적이거나 무신경한 태도는 극히 드물며, 유지하기도 어렵다. 그리하여 스피노자는 거의 모든 사람-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기고 관심을 기울이는 모든 사람-이 알든 모르든 간에 진실을 사랑한다고 결론지었다. 내가 아는 한, 스피노자는 이 문제에 관해 전반적으로 옳았다. 사실상 우리 모두는 스스로 알든 모르든 간에 진실을 사랑한다. 그리고 삶의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다루는 것이 무엇을 수반하는지를 인식하는 한 우리는 진실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_52쪽
진실이 없다면, 우리는 현실의 실상에 관해 아무 의견이 없거나, 있더라도 잘못된 의견만 가질 것이다. 어느 쪽이든 간에 우리는 지금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알지 못한다.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서나 우리 안에서나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문제들에 관해 어떤 믿음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잘못된 믿음이다. 거짓 믿음은 당연히 우리가 현실에 대처하는 데 효과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마도 우리는 무지한 나머지 일시적으로 행복하거나 자신을 기만해서 잠시 흡족할 것이며, 이런 식으로 우리를 위협하는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잠시나마 특히 화가 나거나 불안한 것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우리의 무지와 거짓 믿음은 우리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_62~63쪽
거짓말은 우리의 현실 파악을 훼손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따라서 거짓말은 아주 실제적인 방식으로 우리를 미치게 만들려고 한다. 우리가 거짓말을 믿는 한, 우리의 마음은 거짓말쟁이가 우리를 속이려고 만들어 낸 허구와 환상, 환영에 점령되고 지배된다. 우리가 현실로 받아들이는 것은 남들은 직접 보고 만지고 경험할 수 없는 세계다. 따라서 거짓말을 믿는 사람은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살게 된다. 다른 사람은 들어갈 수 없고, 거짓말을 한 사람 스스로도 진정으로 속하지 않는 세계다. 그리하여 거짓말의 희생자는 진실을 박탈당한 정도만큼 공통된 경험의 세계로부터 차단되고, 다른 사람들이 찾거나 따라올 수 없는 환상의 영역에 고립된다.
_82쪽
애당초 진실을 중시하고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구체적으로, 실천적으로-무슨 의미인지 정말로 분명히 해야 한다. 단순히 특정한 진실을 획득하고 활용하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과 달리, 진실에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은 실제로 무슨 뜻일까?
_101쪽
짧고 도발적인 철학서 《개소리에 대하여》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해리 프랭크퍼트의 새로운 작품
개소리(bullshit)와 거짓말에 관한 명쾌한 분석을 담은 《개소리에 대하여》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전 세계 독자를 사로잡은 철학자 해리 프랭크퍼트는 이듬해 “전작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주제를 논하고자” 후속작을 선보인 바 있다. 그 주제는 다름 아닌 ‘진실(truth)’로, 전작에서 개소리의 특징을 ‘진실에 대한 무관심’으로 규정하였으나 정작 이것이 왜 그토록 나쁜지에 관해서는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던 까닭이다. 그리하여 《진실에 대하여: 개소리가 난무하는 사회에서》는 오직 진실의 가치와 중요성을 다룬다. 이 책은 단순한 속편이 아니다. 먼저 소개된 《개소리에 대하여》를 낳게 한 사유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프랭크퍼트는 특유의 정밀한 개념 분석을 통해 진실 없이는 인간도 사회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을 철학적ㆍ윤리적ㆍ실용적 차원에서 증명한다. 여전히 개소리가 난무하는 시대, 그의 메시지가 다시 한번 한국 사회를 찾는다.
진실은 왜 중요한가?
우리는 왜 진실을 중시해야 하는가?
오늘날 우리 문화는 미적지근하게 진실을 지지하기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개소리에 몰두한다. 어떤 이들은 아예 ‘참’과 ‘거짓’을 유의미한 범주로 인정하지도 않는다. 진실을 사랑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조차 정작 ‘그들의 언행이 진실한지’ 의심하게 만든다. 실제로 대다수는 꼭 필요할 때만 진실을 말하고, 종종 진실이 아닌 다른 대안들이 더 잘 ‘팔린다’고 믿는다. 그런데도 세상은 그럭저럭 굴러간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사실을 빠르고 쉽게 다루는 태도 때문에 우리 스스로를 파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이대로도 그냥저냥 ‘괜찮은’ 걸까? 진실이라는 건 도대체 무슨 쓸모가 있는 걸까? 문제 제기부터 해답을 향한 철학적 성찰까지, 판형은 작지만 한 줄도 허투루 쓰이지 않은 이 책에서 프랭크퍼트는 진실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그의 답변은 기본적으로 진실에는 “종종 대단히 많은 현실적 효용이 있다”(21쪽)는 것인데, 이를 설명하고자 합리성(rationality), 진실성(truthfulness), 실재성(reality)과 진실이 맺고 있는 연결점을 고찰함으로써 진실의 중요성에 대해 한층 명쾌하고도 명확한 이해를 도모한다. 프랭크퍼트의 논의를 일목요연하게 소개하면서도 한층 확장된 논점을 제시하는 분석철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 한성일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의 해제는 한국어판을 깊이 즐기는 또 하나의 묘미가 되어준다.
허위와 기만의 시대,
진실의 복원을 향한 강력한 선언
전작에서 보여준 재치와 통찰을 바탕으로, 프랭크퍼트는 우리에게 진실을 다시 바라볼 것을 권한다. 두 눈 빤히 뜨고도 무심히 지나쳐온 그 ‘진실’ 말이다. 어쩌면 진실은 너무도 빤해서 놓치기 쉽지만, 사실 우리는 의식하지 못했을 뿐 진실을 열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짧고 강렬한 이 철학 에세이는 오늘날 우리에게 진실의 가치와 의미를 다시 묻는다. 그리고 철학적 논의에서 나아가 생존과 번영의 토대로서의 진실을 새로이 사유하도록 이끈다. 개소리의 시대에서 진실의 시대로, “작은 책 안에서 커다란 철학적 아이디어를 다루는” 프랭크퍼트의 철학이 다시 한번 우리 현실을 비춘다.
“우리는 진실 없이는 살 수 없다. 잘사는 법을 이해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아무튼 살아남는 법을 알기 위해서도 진실이 필요하다.”(40쪽)
인물정보
인문사회와 국제문제 전문 번역가. 옮긴 책으로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의 아주 짧은 역사》, 《국가는 어떻게 무너지는가》, 《냉전》, 《특권계급론》,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비너스의 사라진 팔》 등이 있다. 《미국의 반지성주의》로 제58회 한국출판문화상(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해제 한성일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 분석철학과 형이상학 전공. 서울대학교에서 문학사, 예일대학교 철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고등과학원을 거쳐 2013년부터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재직하고 있다. 본질, 존재, 근거, 인과, 실체 개념 같은 형이상학의 핵심 문제를 탐구하는 데 연구의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Oxford Studies in Metaphysics, Philosophical Studies 등 국제 학술지와 《논리연구》, 《철학》 등 국내 주요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분석철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젊은 철학자 상 가운데 하나인 Marc Sanders Essay Prize에서 “Essence and Thisness”(2023)로 Honorable Mention을 받았다.
아리스토텔레스적 본질주의의 현대적 의미에서부터 스피노자의 유한 양태론, 힘(power) 이론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분석적 엄밀성과 철학적 사유의 깊이를 아우르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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