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의 순간
2025년 11월 17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10월 0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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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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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1. 메모적 쓰기와 즐거움2. 서간문이라는 메모3. 더 많은 걸 기억해야 한다는 강박4. 쓸모없는 메모의 지대5. 딴짓하는 읽기/메모6. 메모의 운명과 잠재력7. 달아올랐을 때 쳐라8. 자유롭게 붙들린다는 것9. 책이라는 메모 뭉치10. 인용이라는 머무름에 대한 단상11. 읽기의 능동적 수동성12. 여백에 낙서하기: 무한 확장하는 마지네일리아의 세계13. 메모를 하는 어중간한 포즈14. SNS는 메모가 될 수 있는가?15. 어찌 됐든, 무엇이든 계속 써간다는 것: 책이 되지 않는 메모들에 대하여</ol>에필로그: 머무르고 잡아채기
과거에는 한동안 메모에 집착했다. 인상적인 조각들을 모두 다 그러모으려고 노력했고, 책을 읽고서 ‘남는 것’을 사수하기 위해 애써보기도 했다. 나는 조금이라도 빛나는 것이라면 사금파리 조각이든 사금이든 닥치는 대로 모아 둥지에 쌓아두는 까마귀처럼 잡동사니 메모들에 질식할 지경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오랫동안 메모를 적다가 문득 생각했다. 어쩌면 메모를 써가는 일에서 기억하기는 부차적인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프롤로그, 10쪽)
또한 그간 나의 오랜 고민은 읽기와 쓰기 사이의 지대에 대한 것이었다. 독자는 과연 수동적인가? 우리는 읽기와 쓰기를 어디까지 따로 나뉜 것으로 생각해야 하는가? 이 때문에 이 책에서는 무언가를 쓰는 독자, 혹은 무언가를 읽는 필자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볼 텐데, 이는 결코 메모와 무관하지 않다. (프롤로그, 16~17쪽)
하지만 메모를 단순히 미래에 남기기 위한 것이라고만 본다면 메모의 ‘현재적’ 속성을 지나치게 간과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은 나중에 무언가를 남기기 위해서도 썼지만, 그냥 단순히 왠지 모르게 써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에도 썼다. 아니, 의무의 차원이라기보다는 때로 그냥 ‘바로 이 순간’에 쓰고 싶어서 못 견딜 것 같았기 때문에, 쓰는 게 즐거워서 썼다. (1. 메모적 쓰기와 즐거움, 22~23쪽)
한편, 어떤 작가들은 책상보다 거리나 다른 곳에서 쓰기를 선호하기도 했다.
책상에 진득하게 앉아 있을 시간이 부족했다든지 의자를 싫어한다든지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대체로 어떤 이들은 글을 쓰기 위해서 바깥으로 내던져져 자아와 세계가 뒤엉킬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주로 이런 틈새에서 나온 글들을 나는 ‘메모적 쓰기’라고 부르고 싶다. (1. 메모적 쓰기와 즐거움, 25쪽)
메모적 쓰기의 핵심은 오늘날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박제를 위한 데이터 아카이브로서의 생산성 메모보다는 서간문 전통(혹은 일기)에 더 진하게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글들은 대체로 형태나 분류 혹은 목적을 전혀 정해두지 않고서, 정말로 어떤 차원에서든 쓰고 싶은 마음 하나에서 우러나온 글들이기 때문이다. ‘쓰기의 즐거움’이란 오늘날 글쓰기 자동기계(생성형 인공지능)가 주목하지 않는 유일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서간문의 전통에서 핵심이 되는 부분이 바로 쓰기의 즐거움이다. (2. 서간문이라는 메모, 31쪽)
사람들은 유구한 정보의 홍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이윽고 찾은 것으로 보인다. 그냥 정보의 홍수를 전부 ‘들이마셔서’ 해결하자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기술 발전으로 마치 모든 것을 ‘실제로’ 다 읽고 기억할 수 있을 것처럼 환상에 빠져 있다. 이어 개인의 고유한 역량으로 여겨져왔던 쓰기마저 생성형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미 문헌 살피기, 요약, 훑어보기, 인용하기 등의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생성형 인공지능이 사용되는 사례들이 속속 등장하는 중이다. 이제 우린 지겨운 사투 없이, 간편하게 부담 없이 그 모든 서가에 짓눌리지 않으면서 그 위를 신체 없는 유령처럼 스쳐 지나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기술들은 실제로 우리의 읽고 쓰기 경험을 더 낫게 만들고 있는가? (3. 더 많은 걸 기억해야 한다는 강박, 65~66쪽)
AI 시대의 우리는 어떤 기쁨을 놓치고 있을까?
일기, 편지, 논문, 소설, 에세이, 논픽션, 뉴스레터, 블로그, 독서노트……
무엇이든 읽고 쓰는 당신을 위한 메모의 재발견
13년 차 기자이자 2021년부터 2025년 중반까지 책에 기반한 인문교양 뉴스레터 〈인스피아〉를 기획, 발행한 김지원 기자의 메모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해찰’이라는 콘셉트로, 매주 서너 권의 인문/사회 책들을 오늘날의 사회적 문제와 깊이 있게 가로지르며 읽어내고 소개한 이 뉴스레터는 ‘알 만한 사람들은 아는’ 뉴스레터로 독특하고 탄탄한 입지를 다지며 많은 구독자의 호응을 얻었다.
이 뉴스레터의 바탕에는 다름 아닌 메모가 있었다. 그러나 김지원 기자에게 메모는 실용성이나 생산성보다는 즐거움에 단단히 붙박여 있다. 그는 “메모를 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 다르게 말하면, 메모를 할 수 없다면 책을 읽지 않는다”고 말할 만큼 메모를 애정하는 사람이다. 그에게 읽기와 메모-쓰기는 동전의 양면처럼 딱 붙어 있다.
우리는 보통 어딘가에 써먹을 요량으로, 또는 잘 기억하고 저장해두기 위한 생각으로 메모를 하지만 저자는 ‘무용한’ 메모를 예찬한다. 따라서 잊어버리는 것에 대해서도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다. 그에게 메모는 ‘기억하기’보다는 ‘머무르기’의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그렇게 머물렀을 때 기억하게 된다고 말한다.
읽기와 쓰기 사이, 그 무용한 지대에 머무르는 즐거움
그렇다면 머무르는 행위로서의 메모란 무엇일까? 저자가 생각하는 메모는 읽기와 쓰기 ‘사이’의 지대다. 이 사이에 머무르는 시간의 물화가 바로 메모인 것이다. 메모에 대한 이러한 관점은 오랫동안 다음과 같은 질문들로 저자를 이끌었다. “독자는 과연 수동적인가? 우리는 읽기와 쓰기를 어디까지 따로 나뉜 것으로 생각해야 하는가?” 흔히 읽기와 쓰기는 별개의 행위처럼 여겨지지만 저자에게 이 두 가지는 동전의 양면처럼 하나로 붙어 있다. 읽으면서 쓰고, 쓰면서 읽는다. “메모는 읽는 동시에 쓰는 사람, 텍스트에 주해를 다는 방식으로 치밀하게 해찰하며 읽는 사람의 독서/글쓰기 방식”이라는 저자의 정의가 재밌다. 이때의 쓰기는 매우 성급해 띄어쓰기 같은 건 신경 쓸 겨를도 없고 비문도 한가득이며 오탈자들이 뻔뻔하게 고개를 들면 딱 좋단다. 이러한 메모의 핵심은 단 한 가지, 뜨끈뜨끈한 사유의 순간을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다. 외부의 텍스트를 만나 내 안에서 무언가가 ‘촉발’되었다면 나중의 생각으로 미루지 않고 즉각적으로 달려들어 머무르고 잡아챈다. 바로 이 머무르고 잡아채기, 저자가 말하는 메모의 전부다. 그것이 어디에 쓰일지 유용할지 오랫동안 머릿속에 기억될지 어떨지야말로 전부 나중 일이다.
메모에 대한 관점이 이렇다보니 유용한 메모‘법’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메모-쓰기 또는 정리/분류에 좋은 애플리케이션나 프로그램이라든지 메모에 꼭 적어야 하는 핵심 내용이라든지 어떻게 분류하고 정리하면 좋다든지에 대해서는 정말이지 한 줄도 쓰여 있지 않다. 저자는 일간지에 실린 대기업의 전면 광고 속 널찍한 여백, 청구서 봉투, 읽던 책의 백면을 찢어 메모하는 사람이고, 그저 더 많은 ‘여백’이 필요해서 컴퓨터를 켜는 사람이다.
물론 그도 특정 프로젝트 등을 할 때는 실용적인 메모를 쓰지만, 이 책은 그런 메모보다는 잡동사니 ‘일기’나 ‘앨범’에 가까운 메모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쓰였다. 이런 메모는 쓰는 이가 무엇이 될 것인가, 내 손에서 무엇이 태어날 것인가보다도 “무언가를 쓰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순전한 즐거움, 쾌감을 느끼는 사람들의 메모”라고 저자는 말한다. 메모의 재발견은 바로 이 지점에서 이뤄진다.
분류나 쓸모를 고민하지 않기, 잊어버려도 상관없다고 여기기,
읽는 동시에 쓰기, 적극적으로 딴짓하며 안 읽기, 여백에 낙서하기……
그 모든 걸 그저 즐거움으로 하기
이 책 전반에 흐르는 에너지는 ‘즐거움’이다. 저자는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메모-쓰기의 즐거움을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메모는 무언가 흥미로운 것에 붙들린 순간에 머무르는 행위이기에 결코 재미와 무관할 수 없고, 그것을 잡아채는 쾌감 또한 즐거움을 안겨주는 일이다. “바로 이 순간에 쓰고 싶어서 못 견딜 것 같았기 때문에, 쓰는 게 즐거워서” 쓴 게 메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즐거움에는 어떤 측면에서 확실한 주관이, 즉 ‘무엇을 볼 것인가’만큼이나 ‘무엇을 보지 않을 것인가’를 판단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판단에는 “특정한 좌표에 놓인 개인의 존재, 몸, 삶, 편견, 쓸모”가 개입한다.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누구에게나 유용하고 효율적인 ‘메모법’ 같은 게 존재할 수 없는 이유다. 따라서 방법론은 독자의 몫이다. “나는 어떤 메모를, 왜 하고 싶은가” 궁리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도출될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저자는 읽기와 메모-쓰기에 대한 독특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메모가 자신이 붙들린 무언가에 머무르며 흐릿한 생각을 잡아채는 행위로서의 ‘즐거움’이라고 할 때, 이야기는 읽기와 쓰기에 대한 보다 폭넓은 영역으로 확장된다. 예컨대 메모적 쓰기의 즐거움에 집착한 작가들, 메모적 (즐거움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책들, ‘쓰기의 즐거움’이란 측면에서 정점에 있는 서간문(편지)과 일기, 머무르기로서의 인용, 메모 뭉치로서의 책, 딴짓하면서 읽기, 여백에 낙서하기 등에 대한 이야기다.
이 이야기들은 궁극적으로 “생성 자체의 즐거움과 가치”를 재평가한다. 그 원초적 즐거움의 첫 단계로서 메모가 존재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는 챗지피티 등과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이 긴 글은 요약해주고 짧은 글은 길게 늘려주는 AI 시대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환기한다.
‘메모’라는 지대에서
우리는 더욱 자유로워진다
머무르며 잡아채는 메모의 순간은 무엇보다 자유로움의 순간이다. 읽기와 쓰기 사이에서, 쓸모를 고민하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는 강박에서도 벗어나 그저 순수하게 머무르는 행위로서의 메모. 그 지극히 ‘무용한’ 메모의 지대에서 우리는 마음껏 붙들리며 딴생각에 빠져들 수 있다. 그리고 놀랍게도 바로 그 몰입의 순간이 뜻밖에 ‘유용한’ 무언가로 이어진다. 저자가 “오로지 메모의 힘”으로 뉴스레터를 썼던 것처럼 말이다.
사방에서 ‘중요하다’고 외치는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에 우리는 “무언가 지적인 것을 그러모아 쌓아두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며 거의 질식할 지경이다. 메모에 대한 오래된 관심도 대체로 그러한 생산/저장 강박의 연장이었을지 모른다. 저자 역시 개인적으로도, 기자라는 직업적으로도 그러한 강박에 시달렸던 사람이기에 이 책이 재발견하는 메모가 더욱 깊이 와닿고 반갑다. 이 책으로 머무르고 잡아채는 그 원초적인 메모의 즐거움을 되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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