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중산층

한국 제조업, 잃어버린 미래를 구하는 마지막 전략

노성문 지음

해라빛출판사 2025년 11월 04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저는 오랫동안 제조업이 '구시대의 유물'일지도 모른다고 추정했습니다. 수많은 지식인과 경제학자들이 금융과 플랫폼, 인공지능 같은 첨단 산업을 미래의 동력으로 이야기할 때, 굴뚝에서 연기를 뿜어내던 공장의 풍경은 왠지 모르게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우리 사회는 고도의 지식 사회로 나아가고 있으며, 물리적인 생산은 인건비가 싼 개발도상국에 맡기는 것이 선진국이 되는 필연적인 수순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우리 주변의 많은 기업들이 공장을 해외로 이전했고, 그 자리는 금융업이나 서비스업의 쾌적한 오피스 빌딩으로 채워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 역시 출판사 대표로서, 지식을 다루는 일에 집중하며 '만드는' 일과는 거리를 두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늘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경제의 표면은 화려한 첨단 기술과 금융 자본으로 빛나고 있었지만, 그 아래를 지탱하는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섬뜩한 느낌이었습니다. 우리 사회의 허리 역할을 하던 중산층이 급격히 얇아지고 있으며, 젊은 세대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계층 상승의 사다리를 타기 어렵다는 절망적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었습니다. 이 불안감의 근원을 추적하다가 저는 결국 제조업이라는 핵심 고리에 다다랐습니다. 제조업은 단순히 물건을 만드는 행위를 넘어, 평범한 이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부를 사회 전반으로 분배하며, 나아가 민주주의와 공동체 의식을 지탱하는 가장 강력한 기반이었던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제조업을 살리기 위해 동맹국까지 포함한전 세계에 관세를 부과했던 행동은 단순한 보호무역주의를 넘어, 제조업 붕괴가 야기할 수 있는 국가적 위기에 대한 심각한 인식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현재 한국의 많은 공장들 역시 해외로 이전하고 있으며, 이 현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속도로 중산층을 무너뜨리고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이 책은 제조업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그것이 무너질 때 우리 사회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독일과 일본 같은 제조업 강국들이 어떻게 그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지, 또 한국은 어떤 길을 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합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 여러분께서 우리 경제의 숨겨진 엔진인 제조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자각하고, 건강한 사회를 위한 논의에 동참해 주시기를 간절히바랍니다. 물질의 시대를 넘어 지식의 시대로 이동하는 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포기해야 할지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목차

목차

서론: 사라지는 공장, 흔들리는 사회의 민낯 ??

1부: 중산층을 지탱하던 사다리가 걷어차일 때 ??
1장: 고등 교육 없이도 부를 일구던 제조업의 역할
2장: 부의 재분배 장치로서 제조업 생태계의 작동 원리
3장: 노동의 존엄성과 평범함이 존중받는 사회의 기반
4장: 제조업 기반의 중산층이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힘

2부: 선진국에서 공장이 사라지는 역설적인 이유들 ??
1장: 피할 수 없는 인건비 상승과 복지 제도의 압박
2장: 환경 규제와 사회적 비용 증대가 제조업을 밀어낼 때
3장: 기술 고도화와 자동화가 가져온 초기 투자 비용의 폭증
4장: 국민 소득 3만 달러 구간, 제조업이 겪는 필연적 수축

3부: 제조업 붕괴가 가져온 사회적 대균열 ??
1장: 아웃소싱과 오프쇼어링, 산업 생태계 해체의 도미노 현상
2장: 숙련 기술의 단절과 혁신 동력 상실의 심각성
3장: 공장 없는 나라, 안보와 경제 기반의 취약성
4장: 사회 양극화의 심화와 정치적 갈등으로의 비화

4부: 제조업 강국 독일과 일본의 생존 전략 ??
1장: 독일 미텔슈탄트의 힘: 가격이 아닌 품질로 버티는 강소기업
2장: 독일식 이원제 직업 교육과 장인 정신의 토대
3장: 일본 제조업의 통합 시스템과 로봇 자동화의 성공
4장: 성공의 그늘: 독일과 일본이 겪는 산업 구조의 한계

5부: 대한민국의 기로: 제조업 강국을 지키는 길 ????
1장: 한국 제조업의 현주소: 황금기와 디지털 전환기의 교차점
2장: 미국, 영국과 다른 한국의 내수 시장 구조적 특성
3장: 기술 유출과 산업 공동화 방지를 위한 국가적 노력
4장: 제조업 르네상스를 위한 정부, 기업, 개인의 역할

결론: 제조업, 국가의 미래를 가르는 마지막 승부수 ??

부록: 제조업 붕괴 시대, 당신이 알아야 할 것들 ??
가. 러스트 벨트와 브렉시트, 노란 조끼 운동의 경제적 근거
나. 제조 강국들이 자국으로 공장을 회귀시키는 리쇼어링 현황
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제조업과 첨단 기술의 융합 사례
라. 한국의 핵심 제조업 경쟁력과 세계 시장 위치 보고서
마. 제조업 기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각국의 성공적인 정책 사례

인물정보

저자(글) 노성문

저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특별한 배경이나 학벌을 가진 것은 아니었지만, 주어진 일에 성실히 임하며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미덕이라고 배웠던 세대입니다. 오랜 기간 회사에 다니면서 저는 월급쟁이의 삶이 우리 사회의 중간층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힘이라는 것을 몸소 체험하였습니다. 성실한 노동의 가치가 곧 안정된 삶의 기반이 되는 구조 속에서, 저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키우며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저를 포함한 많은 직장인들이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일자리는 점점 더 불안정해지고, 노력만으로는 삶의 질이 나아지기 어렵다는 절망감이 사회 전반에 퍼져나가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저는 해라빛 출판사를 설립하고 독자들과 소통하는 새로운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출판사를 운영하며 저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기획하고 발간해왔습니다. 구체적인 숫자를 언급하기보다는, 많은 독자들에게 의미 있는 통찰을 제공하는 여러 권의 저작을 세상에 내놓았다는 점으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이 과정은 저에게 단순한 직업 활동을 넘어,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심도 있게 탐구하는 지적 여정이었습니다. 이번 책의 주제인 제조업의 중요성에 대한 깊은 탐구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저는 평범한 직장인으로서 체득한 삶의 현실과 출판사 대표로서 접한 지식의 흐름을 교차시키며, 제조업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심대한 영향력을 직시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한 명의 시민으로서, 또 사회를 조망하는 출판인으로서,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절박한 고민을 담아낸 결과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의 경험과 통찰이 독자 여러분께 가치 있는 지식과 사유의 씨앗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