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 『고르기아스』: 설득의 윤리

수사학과 소크라테스의 토론을 검증과 책임, 공공선의 규칙으로 읽다

사유의서재 지음

스마트북 2025년 11월 03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선동이 설득을 가장하는 시대, 무엇이 옳은 말이고 무엇이 매혹일 뿐인지 가려내기란 쉽지 않다. 『고르기아스』는 수사학과 철학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고전이다. 이 책은 원전을 그대로 해설하는 데 머물지 않고, 고르기아스·폴로스·칼리클레스와 소크라테스의 공방을 회의실 보고, 방송 토론, 사내 프레젠테이션, 법정 변론 같은 오늘의 장면으로 옮겨 읽는다. 질문을 선점하는 기술과 전제를 드러내는 기술, 쾌락을 겨냥한 말과 검증을 중시하는 말, 승리의 논리와 책임의 윤리를 나란히 놓고 비교하여 말의 규칙을 설계한다. 독자는 화려한 결론을 의심하고 절차를 점검하는 눈, 사실·의견·추정의 경계를 문장 안에서 구분하는 습관, 결과뿐 아니라 검증을 보상하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 원리를 얻게 될 것이다. 설득을 기술이 아닌 제도로 다루는 실전 철학서, 말의 힘을 공공선과 연결하려는 모든 기획자·리더·창작자에게 필요한 작은 기준서다.

목차

프롤로그. 왜 지금, 다시 『고르기아스』인가: 선동의 시대에 설득의 윤리를 묻다

1장. 힘 있는 말과 옳은 말은 어떻게 구분되는가

2장. 수사학은 기술인가 아첨인가

3장. 권력과 책임: 승리한 말의 윤리적 대가

4장. 소크라테스식 문답법: 논박은 왜 공동의 선을 낳는가

5장. 칼리클레스의 도전: 쾌락과 힘의 정치학

6장. 쾌락과 선: 헤도네와 아가톤의 구별법

8장. 말의 규칙을 설계하라: 현대 미디어 토론의 원리

9장. 설득의 윤리 체크리스트: 기획–진행–사후평가

10장. 정의를 말로 지키는 법: 개인과 조직의 실천

에필로그. 설득의 기술을 넘어서: 공동선으로 수렴하는 말하기의 약속

책 속으로

토론의 첫 장면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화려한 결론이 아니라 질문의 구조다. 말의 힘은 대체로 질문을 선점하는 데서 나온다. 수사가 무대의 조명과 카메라 위치를 조정한다면, 철학은 대본의 전제를 줄 단위로 점검한다. 둘은 애초에 다른 일을 한다.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이 제안하는 해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반박의 요령이 아니라 질문의 기술을 회복하라는 것이다. 질문은 상대를 함정에 몰아넣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합의 가능한 전제를 찾아가는 지도다. 토론의 목적은 굴복이 아니라 정교화다.

말이 달콤할수록 성분표를 더 자세히 읽어야 한다. 쾌락은 집중을 돕지만 판단의 여백을 좁힌다. 즐거움과 의심의 동거가 가능할 때만 말의 쾌락은 공익과 양립한다.

경계가 무너지는 지점에는 보상 구조가 있다. 단기 성과만을 보상하면 기술은 아첨으로 미끄러진다. 실패를 보고해도 불이익이 과도하지 않게 하는 안전망이 있을 때, 기술은 다시 전문의 윤리로 돌아온다.

독자는 여기서 단정 대신 절차를, 승부 대신 검증을 배우게 될 것이다. 말은 감정이 아니라 제도다. 제도가 된 말은 스스로를 통제하는 규칙을 갖는다. 그 규칙을 함께 세우는 일이 설득의 윤리다.

출판사 서평

플라톤의 『고르기아스』는 “말이 이긴다 = 진실이 이긴다”는 오해를 겨냥한다. 본서는 대화의 장면을 따라가되 현대 독자가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구조를 재배치했다. 1부는 힘 있는 말과 옳은 말의 차이를 질문 설계와 검증 절차로 풀어 주고, 2부는 수사학이 언제 전문기술이 되고 언제 아첨으로 무너지는지 보상 구조의 관점에서 해부한다. 3부는 칼리클레스 논쟁을 통해 쾌락과 선의 구별법을 체력·신뢰·공동선의 언어로 번역한다. “반박의 기술이 아니라 질문의 기술” “승부가 아니라 정교화” 같은 핵심 문장을 통해 토론과 보고, 교육과 리더십 전반에 통용되는 운영 규칙을 제시한다. 고전을 철저히 현재형 도구로 만드는 책, 말하기·쓰기·회의·정책 커뮤니케이션을 개선하려는 실무자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인물정보

저자(글) 사유의서재

사유의서재는 철학·과학·역사 등 인문사회 전반의 고전과 현대 담론을 교차 분석해 실행 가능한 인문 기술서를 집필하는 프로젝트 그룹이다. 철학을 감상의 언어가 아닌 운영과 성장의 언어로 번역하며, 질문 적용 점검 루틴을 통해 독자가 스스로 사고 체계를 세우도록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