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으로 읽는 한국문화

땅의 이름에 새겨진 기억과 역사의 탐험

김익순 지음

와컨설팅 2025년 10월 2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우리는 매일 지명을 말하고, 쓰고, 듣는다. 하지만 그것은 공기처럼 너무나 당연해서 그 의미를 묻지 않는, 무의식적인 기호에 가깝다. 이 책은 그 무심코 스치던 기호들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하는 한 장의 ‘탐험 지도’다.

저자는 '지명 기반 한국학(Toponymy-based Korean Studies)'이라는 새로운 창을 통해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새롭게 읽어낼 것을 제안한다. 지명은 수천 년 전 이 땅에 살았던 이들의 목소리가 굳어진 ‘언어의 화석’이자 , 동시대의 욕망과 가치를 실어 나르는 가장 강력한 ‘시대의 미디어’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혼마치(本町)'가 어떻게 '충무로(忠武路)'가 되었는지 , 버려졌던 쓰레기 산 '난지도'가 어떻게 '하늘공원'이라는 치유의 이름을 얻었는지 , 그리고 '래미안 더 퍼스트' 같은 아파트 브랜드명에 어떤 현대인의 욕망이 담겨 있는지 추적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매일 걷는 거리와 동네 이름 속에 숨겨진 거대한 이야기를 발견하고, 익숙한 공간 속에서 새로운 역사를 캐내는 ‘도시의 고고학자’가 되는 지적 즐거움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목차

서문 (Prologue) - “지도 위에 쓰인 이야기”
제1장. 당신의 주소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제2장. '지명 기반 한국학'으로의 초대
제3장. 지도 위에 숨은 이야기 Mappa Mundi
제1부 지명의 뿌리, 언어와 자연
제1장. 신화와 건국, 이야기의 시작
제2장. 순우리말 지명, 땅의 모습을 그리다
1절. 뫼와 재, 벌과 들: 삶의 무대를 그리다
2절. 내와 강, 곶과 섬: 물과 땅의 만남
3절. 물, 불, 쇠, 나무, 흙: 오행(五行)으로 읽는 자연
4절. 이름의 소리, 땅의 울림
제3장. 한자어 지명, 세계관을 새기다
1절. 주(州)·군(郡)·현(縣): 통치의 네트워크를 짜다
2절. 인(仁)·의(義)·예(禮)·지(智): 도덕 국가의 청사진을 그리다
3절. 용(龍)·호(虎)·봉(鳳): 땅의 기운을 읽고 다스리다
제4장. 외래어와 혼합 지명, 교류의 흔적을 좇다
1절. 수라(水剌)와 오랑캐: 북방의 바람이 남긴 말
2절. 혼마치(本町)에서 충무로로: 이름을 되찾기 위한 투쟁
3절. 센텀시티와 위례신도시: 욕망과 정체성 사이에서
3-1절. 지명의 오역(誤譯)과 변용
4절. 세계 속의 한국 지명학
제2부 지명의 물결, 역사와 사회
제1장. 국가가 새긴 이름, 통치와 행정
1절. 왕의 길, 역(驛)과 원(院)
2절. 공신의 땅, 하사받은 이름
3절. 눈물의 땅, 유배지의 지명
제2장. 민중의 목소리, 삶이 만든 이름
1절. 황금과 검은 눈물, 자원의 지명
2절. 길과 돈이 만나는 곳, 상업과 교통의 지명
3절. 지명 속 사회운동사
제3부 지명의 숨결, 사람과 삶
제1장. 그곳엔 누가 살았을까: 직업, 계층, 그리고 잊힌 목소리
1절. 옹기장이와 대장장이 마을: 손끝 기술로 먹고 살던 사람들
2절. 양반 동네와 서민 동네: 공간에 새겨진 사회 계층
3절. 땅에 남은 여성의 이름: 역사 속 숨겨진 주역들
제2장. 그곳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 사건, 이야기, 그리고 기억의 공간
1절. 전설이 된 고개, 이야기가 된 바위: 구전 문화의 힘
2절. 나루와 다리, 만남과 헤어짐의 공간: 길 위의 희로애락
3절. 빨래터와 우물가, 마을의 중심: 여성들의 아고라
4절. 피바위와 아귀다리, 금기(禁忌)가 된 이름
제3장. 땅의 맛, 밥상의 이름: 음식과 농경의 지명학
1절. 미나리꽝과 댓골, 자연이 차린 밥상
2절. 방앗골과 염리동, 삶을 지탱한 기술
제4장. 믿음이 새겨진 땅: 종교와 신앙의 지명학
1절. 샤머니즘: 굿당과 서낭당, 보이지 않는 힘의 자리
2절. 불교: 미륵과 관음, 구원과 자비의 땅
3절. 기독교: 천주교 박해의 흔적과 근대 선교의 자취
3절. 삼겹살 골목과 커피거리, 욕망의 미식 지도
제4부. 지명의 확장, 길과 문화
제1장. 길 따라 흐르는 이름: 길 위의 역사와 문화
1절. 영남대로, 과거 보러 가는 길: 조선의 대동맥을 걷다
2절. 철도가 만든 도시, 역(驛)의 탄생: 근대의 속도와 충격
제2장. 도시가 만드는 이름: 현대의 욕망과 정체성
1절. -리(里)에서 -동(洞)으로: 도시화와 기억의 상실
2절. 대학로와 신촌, 젊음의 아고라: 문화가 만드는 이름
3절. 드라마와 K팝의 성지 순례: 미디어가 창조하는 지명
4절. 아파트 브랜드와 신도시 네이밍: 부동산 자본주의와 지명의 상품화
5절. '지명의 인플레이션(Inflation)'과 '기억의 젠트리피케이션'
제3장. 예술이 머무는 이름: 문학, 영화, 그리고 노래의 무대
1절. 소설 속의 풍경, 지도를 다시 그리다
2절. 스크린 속의 장소, 시선을 사로잡다
3절. 노랫말 속의 지명, 시대를 노래하다
제5부. 사라지는 이름, 되살아나는 땅: 지명과 생태의 대화
1절. 광산, 댐, 간척지: 개발의 상흔이 새겨진 이름
2절. 생태공원과 철새도래지: 회복과 공존의 약속

책 속으로

1970년대, 허허벌판이던 영동(永東) 지구에 제3한강교가 막 놓이던 시절의 흑백사진 한 장을 떠올려봅니다. 지금의 '강남역' 일대입니다. 당시 '강남(江南)'은 말 그대로 '강의 남쪽'을 뜻하는 지리적 위치 표시에 불과했습니다.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던 뽕밭과 과수원, 얕은 야산이 전부였던 곳입니다. 그러나 국가 주도의 강력한 개발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이 단순한 지명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욕망과 속도를 상징하는 단어로 압축 성장합니다. '강남'이라는 이름은 이제 단순한 지리가 아닙니다. 그것은 부와 성공, 교육열과 소비, 그리고 그 이면에 드리운 치열한 경쟁과 소외의 그림자까지 함축한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새벽의 정적을 깨우는 보신각 타종 소리를 들어봅니다. '종로(鐘路)'는 '종이 있는 거리'라는 지극히 직관적인 이름입니다. 하지만 이 이름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종로는 조선의 심장이었습니다. 경복궁 앞 광화문에서 시작되어 동대문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국가의 통치 이념이 구현되는 상징적 공간이자 모든 길이 시작되는 중심축, '육조거리'였습니다. (...) '종로'라는 이름 위에는 이처럼 조선의 통치 철학, 식민지의 저항, 민주주의의 함성이 겹겹이 쌓인 시간의 지층이 선명합니다.

출판사 서평

당신의 주소를 다시 읽는 순간,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왜 일제강점기의 ‘혼마치’는 해방 후 ‘충무로’가 되었을까? 허허벌판 뽕밭이었던 ‘강남’은 어떻게 대한민국 최고의 욕망의 아이콘이 되었을까? ‘래미안’, ‘자이’ 같은 아파트 브랜드명에는 어떤 불안과 열망이 숨어 있을까?

이 책은 우리가 매일 무심코 지나치는 '지명'을 '언어의 화석'이자 '시대의 미디어'로 규정하고 , 그 속에 숨겨진 한국의 역사, 문화, 그리고 우리 시대의 욕망을 파헤치는 '지명 기반 한국학' 인문서다.

저자는 ‘도시의 고고학자’의 시선으로, 고대 신화 속 '아사달' 과 '서라벌' 에서부터 조선의 통치 이념이 담긴 '종로' , 민중의 염원이 깃든 '미륵골' , 식민의 상처와 해방의 자긍심이 충돌하는 '충무로' , 산업화의 상징인 '대전역' 을 거쳐, 현대인의 욕망이 집약된 '아파트 브랜드' 와 K-컬처가 만들어낸 '성지 순례'의 공간 에 이르기까지, 땅의 이름에 얽힌 방대한 시간의 지층을 탐험한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당신이 딛고 선 땅의 이름이 전혀 다르게 보일 것이다. 당신의 주소가 당신에게 말을 거는 놀라운 경험, 익숙했던 모든 공간이 살아있는 역사책으로 변하는 지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인물정보

저자(글) 김익순

한국어 교원으로서 언어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한국문화 300』, 『일본문화 300』 등 여러 문화권의 코드를 탐구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그는 서로 다른 사회가 어떻게 그들의 역사와 세계관을 삶의 공간 속에 새겨 넣는지 비교문화적 시선으로 관찰해왔다. 삼성전자 본사 전략기획실에서의 경험은 그에게 현상의 이면에 숨겨진 구조와 코드를 읽어내는 통찰력을 안겨주었다.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 전략을 수립했던 그는, 이제 기업이 아닌 우리가 딛고 선 ‘땅의 이름’으로 향한다. 저자는 지명이야말로 한 시대의 욕망과 철학이 가장 압축적 으로 담긴 ‘전략적 결과물’임을 이 책을 통해 증명해 보인다.
『탈(脫 ) 미국 시대, 중·러·일의 코드 읽기』를 통해 국제 정세를 꿰뚫는 거시적 안목을 보여주었듯, 이 책에서는 ‘지명’이라는 가장 미시적인 텍스트를 통해 한국인의 무의식과 수천 년의 역사를 종횡무진 넘나드는 지적 탐험을 선보인다. 그의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매일 걷던 평범한 거리가 살아있는 역사 박물관으로 변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주요 이력 및 저서
現 국제경력개발협회 협회장
前 삼성전자 본사 전략기획총괄 인사팀
무인멀티콥터(드론) 1종 지도조종자
한국어 교원 자격(21-22-0754)
『한국문화 300: 문화공감력 인증』
『필리핀문화 300: 문화공감력 인증』
『일본문화 300: 문화공감력 인증』
『직장생활 A+ 이럴 땐, 어떻게』
『지적수다를 위한 잡학사전』
『캠타시아활용전문가되기』
『구글활용전문가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