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랑슈 트레기에의 사랑

미상 지음

위즈덤커넥트 2025년 10월 17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프랑스 중부의 작은 마을 생테냐(Saint-Aignan)를 배경으로, 사랑과 신분, 그리고 전쟁이 남긴 상처를 섬세하게 그려낸 단편 소설이다. 이야기의 화자는 부유한 영국인 여행자로, 낯선 이국의 일상 속에서 창문을 닦는 한 젊은 여인 블랑슈 트레기에를 알게 된다. 검소한 옷차림과 밝은 눈빛을 지닌 그녀는, 가난에도 불구하고 자존심과 사랑을 지키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블랑슈는 군인 트리스탕 드 케르마르탱과 결혼하기 위해 직접 지참금을 마련하려 애쓰지만, 그 과정에서 여성의 체면, 계급의 벽, 그리고 전쟁의 여파가 그녀의 앞을 가로막는다.

목차

표지
목차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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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분량: 약 1.7 만자 (종이책 기준 약 30 쪽)

책 속으로

처음 그녀를 본 것은 그녀가 창문을 닦고 있을 때였다. 검은색 옷을 입고 있었고, 턱 아래로 묶인 작은 흰색 모자를 쓰고 있었다. 그 모자의 프릴이 얼굴 둘레에 마치 후광처럼 퍼져 있었고, 프릴 아래로 삐져나온 머리칼 몇 가닥이 보였다. 그것은 붉지도 않고 모래빛도 아니며, 우리가 흔히 금발이라 부르는 색도 아니었다. 마치 이탈리아의 비단 시장에서 가끔 볼 수 있는 옅은 노란색 고치에서 뽑은 실과 같은 색깔이었다. 그녀는 누군가가 아래에서 부르는 소리에 대답하며 오가고 있었고, 나는 막 야간 마차를 타고 생에냉에 도착한 참이라, 마담 랑드르노의 1층, 붉은 타일이 깔린 살롱, 샤키필 거리 49번지에서, 마담이 내 방을 준비하고 따뜻한 커피를 가져다줄 때까지 쓸쓸하게 내 짐 위에 앉아 있었다. 마담에게 미리 편지를 써서 도착을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항의하자, 마담은 태연하게 이렇게 말했다.
"아, 맞아, 아가씨가 편지 쓴 거 사실이야, 그건 부정 안 해. 하지만 날씨가 쌀쌀해졌으니 아마 마음이 바뀔 거라고 생각했지. 뭐, 곧 방 준비될 거니까 너무 오래 기다리진 않을 거야. 방은 완전히 깨끗하고, 그냥 좀 먼지가 쌓였을 뿐이야."
나는 여전히 자리에 앉아 지쳐 있고 심술궂어 보였을 테지만, 멍하니 내 방의 열린 창문에서 중정 맞은편, 금발 머리 소녀가 창문을 닦고 있는 쪽을 바라보며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가 장난기 있고 깊이를 알 수 없는 아름다운 갈색 눈으로 나를 힐끗 돌아보았다. 그 시선에는 상황 전체, 다시 말해서, 49번지 살롱의 중년 여인, 새로운 하숙인, 짐이 잔뜩 있음, 목욕, 침대, 아침식사 등 모든 게 필요함, 마담 랑드르노는 평소처럼 늦었고 숨을 헐떡이며 마르트를 주방에서 소리치고, 열쇠를 이리저리 찾지만 사실은 겉옷 주머니에 있고, 모든 것을 쾅쾅 두드리며 왜 사람들이 자신이 예상하지 않은 때에 오는지 궁금해하는... 이 하나의 순간을 다 읽고 있었다. "그래, 그래, 다 알고 있지." 하고 그 갈색 눈이 최대한 분명히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파란 먼지떨이로 마지막으로 한 번 털고, 아침 햇살에 먼지 하나 없이 반짝이는 여섯 창유리를 한 번 올려다보고, 동정과 재미가 뒤섞인 표정으로 중정 건너편의 나를 바라보더니, 창문을 닫고 사라졌다.

출판사 서평

<추천평>
"빗나간 사랑, 그리고 비극과 그 극복이 담담한 문체로 그려진 소설."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인물정보

저자(글) 미상

이 소설의 저자는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