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님, 청혼 장소가 틀렸어요! 5
(완결)2025년 10월 0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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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72197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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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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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자신을 핍박하는 가문에서 벗어나 꽃길 돈길 걷나 했는데 웬걸.
아무도 정령을 못 보는 탓에 사칭범으로 감방행이라니!
그런데 제국의 검이라 불리는 헤일튼 공작이 찾아왔다.
“레이디 엘로니아. 저와 결혼해 주시죠. 정령사라고 속일 만한 사람이 필요합니다.”
“공작님. 혹시…… 정령을 믿으시나요?”
“아뇨.”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제가 진짜 정령사입니다.”
“……그렇군. 감방으로 돌려보내.”
무슨 소리세요. 엘로니아 데브니, 오늘부터 가짜 정령사입니다.
13.
14.
외전.
엘로니아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제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필요할 때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정령이라니!
부들거리는 그녀를 건성으로 훑은 카르벨은 덤덤히 물었다.
“결혼은 못 하겠다는 건가?”
“이게 결혼은 조금…….”
엘로니아는 못마땅한 기색을 감추기 위해 마지막 말끝을 흐렸다.
애초에 그녀는 진짜 정령사다.
사기꾼으로 낙인이 찍힌 것도 서러운데, 이제는 가짜인 척까지 하라니.
불쾌한 것은 둘째치고, 진짜 정령사인 걸 증명할 수만 있게 된다면 돈도 명예도 전부 들어올 터.
굳이 결혼이라는 제약으로 묶일 필요는 없었다.
엘로니아는 조심스럽게 그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제가 공작님이 기분 나쁘시라고 드리는 말씀은 아닌데요.”
“도입부부터 기분이 나쁠 것 같으니 그대로 입을 다무는 게 좋겠는데.”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제가 진짜 정령사입니다.”
“……그렇군.”
믿어 준 걸까? 기대하는 엘로니아를 두고 그는 태연하게 팔짱을 끼며 외쳤다.
“그레이터 있는가.”
“예, 각하.”
덜컥, 문이 열리자 허리춤에 검을 찬 한 남자가 들어왔다.
카르벨은 여전히 그녀를 바라보며 그레이터라 불린 남자에게 지시했다.
“감방으로 돌려보내.”
일정한 발걸음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소리가 가까워질수록 엘로니아의 마음은 다급해졌다.
‘만에 하나 닉스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평생 정령사 사칭 및 사기죄가 낙인이 되어 따라다닐 게 분명했다.
주급이 괜찮은 취업 자리에서는 그녀의 수감 기록만 보고 거절할 것이 뻔했다.
데브니 남작 부부는 자신들이 입는 옷과 먹는 음식. 모두가 그녀의 희생으로 이뤄지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족속들이었다.
그녀가 여전히 누명을 쓴 채로 출소한다면 데브니 남작가에 돈을 헌납하는 지긋지긋한 삶이 지속될 것만 같았다.
기다렸다는 듯 메티카 감옥에 수감되자마자 그녀를 버린 것으로도 모자라 마지막까지 제 물건까지 처분하는 이들이 아니던가.
끝까지 엘로니아를 돈으로만 본 이들이다.
그런 데브니가를 위해 더 이상 노력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가짜 정령사인 척을 하다, 남들에게 보일 만큼 능력이 생기는 때를 기다리는 편이 좋을 듯싶었다.
탕.
엘로니아는 다급하게 책상을 두 손으로 짚었다.
그녀는 마주 앉은 그를 향해 결심한 듯 단호히 말했다.
“합니다! 합시다, 결혼!”
그제야 카르벨의 희미하게 늘어진 입매에서는 만족스러운 목소리가 나왔다.
“안 그래도 그대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고민이었는데, 다행이군.”
“처, 처리요……?”
“비밀을 유지하는 데 가장 확실한 방법이니까.”
태연한 모습과 달리 내포한 말의 의미는 살벌했다. 엘로니아는 애써 입매를 끌어올리며 생각했다.
‘결국 답은 정해져 있던 거잖아……!’
그렇게 엘로니아는 가짜 정령사가 되기로 했다.
인물정보
저자(글) 반 하는
반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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