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 상속
2025년 08월 21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8월 2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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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6908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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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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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있음을 우리 모두 잊지 말아야 한다.
로맨스 미스터리 소설의 대가 제갈화랑이 아끼는 조카 오영에게 건넨 기막힌 제안. “출간 기념 파티에 모인 다섯 명의 마음을 모두 훔치면, 너에게 이 저택을 줄게.” 자신의 삶에서 연애를 가장 먼저 가지치기 해버린 오영에게 평생 유일하게 짝사랑해온 대상이었던 저택의 주인이 되는 일은 너무나도 유혹적이다! 화랑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그렇게 마주한 다섯 명의 손님들 앞에서 오영은 난생 처음 타인의 마음을 손에 넣는 법을 고민하게 되는데…
사랑이 피어날 것 같았던 저택에서 협박문이 발견되면서 순식간에 미스터리 장르로 탈바꿈한다. 오영은 무사히 모두의 마음을 훔치고, 이 저택을 상속받을 수 있을까?
책장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넘기면
그제야 이 사랑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2. 마지막 페이지
3. 벌들만 춤추리
4. 두 개의 폭탄
5. 사라진 사람
6. 크리스마스트리 혹은 프랑켄슈타인
7. 아무 일 없을 거예요
8. 내가 더 빨리 죽일 수 있었는데
9. 편폐
10. 발칙하라 이르니
11. 전지적 시점
가장 먼저 가지치기한 것은 연애. 절대로 가지치기할 생각이 없는 것은 고양이와 책이다. (중략) 어쩌면 그 안도감을 위해, 그러니까 고양이와 책으로 이루어진 작은 세계를 지키기 위해 오영은 자기 인생에서 진즉 로맨스를 내쳤을 수도 있다. (p.15)
네가 사람 마음을 얻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재미있는걸. 나는 오랫동안 네가 사랑을 경험하길 바랐어. 책 속의 사랑은 그저 안전하기만 하단다. 아무리 치열하고 절절한 사랑 이야기라도 그건 네 마음을 절반 이상도 흔들지 못해. 네 심장을 볼품없이 쪼그라지게 하고 갈가리 찢어지게 하고 썩어 문드러지게 하다가도 또 한순간 우주만큼 부풀게 할 수 있는 건 오직 네가 직접 경험하는 로맨스, 네가 직접 느끼는 연애 감정뿐이야. (p.18)
당신이 죽였다
곽강이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린다. 이게 뭐야. 여기서 ‘당신’이 작가님이야? 작가님이 죽였다 고? 누구를? ‘이모가 누군가를 죽이다니, 그건 소설 속에서나 가능한 일 이지.’ 오영은 희탄의 곁에 다가가 종이를 들여다본다. ‘누가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장난을 쳤을까.’ 오영이 종이에 적힌 메 시지를 누군가의 짓궂은 장난이라 여기고 있을 때, 협박문이군요. 희탄이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p.53~54)
어쩌면 그보다 더 신비하고 놀라운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우스꽝스럽지만 로맨스는 기본적으로 그런 것이다. 상대에 대한 동질감과 환상을 토대로 얼토당토아니할 정도로 상대를 사랑스럽게 여기게 되는 것. 그 순간이야말로 진정한 로맨스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p.70)
화랑이 진주 목걸이에 달린 장미 모양의 브로치를 매만지며 미소를 짓는다. 드디어 브로치의 의미를 밝힐 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화랑의 브로치를 눈여겨보았던 오영은 기대 반 긴장 반으로 상자를 연다. 그리고 상자 속에 놓인 선물이 바로 화랑이 말했던 ‘다섯 명의 마음을 얻은 것을 확인하는 방법’ 이라는 것을 직감한다. (p.91)
나는 강해요, 이모.
잔잔한 오영의 목소리에서 기품이 느껴진다. ‘그래. 이 아이는 누구보다 강하지.’ 화랑은 진주 목걸이에 한 손을 올리고 울컥하는 마음을 애써 가라앉힌다. 그러나 그도 잠시. 곧 따라붙는 오영의 말에 예상치 못한 실망감이 몰려든다.
이 집을 탐하지만 가지려 들지 않을 만큼 강해요. (p.113)
일어나. 당장 일어나. 처음 듣는 목소리. 오영과 옹이는 함께 귀를 기울인다. 눈을 떠. 밖에 누가 왔는지 봐. 목소리가 알려준다. 일어나야 한다고. 누가 찾아왔다고. 어서, 어서, 어서 일어나. 안 그러면 너…… 죽어. (p.194)
곽강이 벙벙한 얼굴로 중얼거린다. 다들 보고도 믿지 못하겠다는 듯 어리둥절해하기는 마찬가지다. 오영은 저도 모르게 로하의 손을 꼭 잡는다. 그리고 귀신에 홀린 것처럼 읊조린다.
저 속에서 살아나올 수 있는 사람은 없어. (p.247)
나는 내 안의 모든 발칙한 말들을 일기장에 담았다. 살기 위해 발칙해져야 했던 모든 순간들을 기록하다가 나의 발칙함을 정당화하는 말들이 생겨나고 마침내 이 땅의 여성들은 모두 발칙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말들이 터져 나왔다. 발칙해져라! 발칙해져라! 마땅히 발칙해져라! 발칙해져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p.287)
오영이 지키고 싶었던 것은 고양이와 책으로 이루어진 작은 세계,
그렇지만, 자신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위험한 로맨스의 세계로 뛰어들다!
스물 아홉 모태솔로 ‘오영’에게 연애란, 삶에서 가장 먼저 가지치기한 부분이다. 사람과 사랑에 대해 무엇도 기대할 수 없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책 속에서의 사랑이 더욱 안전하게 느껴지는 시대에, 그저 책과 고양이, 그리고 그들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만 있다면 오영은 충분했다. 그런 오영의 첫사랑이자 짝사랑 대상이 바로 제갈화랑 이모의 ‘저택’인 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로맨스 미스터리 소설의 대가인 제갈화랑은 오영에게 난데없는 제안을 한다. 곧 있을 출간 기념 파티에 모인 다섯 명의 마음을 모두 훔치면 이 저택을 너에게 주겠노라고. 다른 무엇도 아닌, 아름다운 그 저택에 매료되어 살아온 오영에게 아주 매혹적인 제안이었기에, 오영은 그 제안을 수락할 수밖에 없다.
출간 기념 파티 당일, 그곳엔 어린 시절 오영과 만났던 부잣집 도련님 곽강, 화랑의 자료조사원인 희탄, 신예 소설가 자오, 근처 양봉장의 젊은 사장 로하,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오름이 참석했다. 순순히 마음을 내어줄 이는 없어 보인다. 한 번도 타인의 마음을 훔쳐본 적이 없던 오영은 저택을 갖기 위해 애쓰다 마침내 자신의 마음을 설레게 할 누군가를 마주한다.
우스꽝스럽지만 로맨스는 기본적으로 그런 것이다.
상대에 대한 동질감과 환상을 토대로 얼토당토아니할 정도로 상대를 사랑스럽게 여기게 되는 것. 그 순간이야말로 진정한 로맨스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책 속에서-
이렇게 오영의 로맨스가 시작될 때, 저택 안에서는 또 다른 사랑의 모습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한다. 이 책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의 근원은 ‘사랑’에 있음을 우리 모두 잊지 말아야 한다. 자꾸만 사랑에 가 닿을수록 숨겨왔던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마음을 한 단어로 정의하기 위해 노력하는 건, 오로지 사람뿐!
저택 안에서 펼쳐지는 다층적인 사랑의 모양들,
어떤 사랑을 옳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랑의 종류는 다양하다. 이성애, 동성애, 양성애, 자기애 등 사랑의 대상에 따라 나뉘기도 하고 사랑 이후의 감정에 따라 설렘, 동경, 애증, 집착 등으로 변화한다. 3박 4일 동안의 출간 기념 파티 안에서 독자는 다층적인 사랑의 모양을 발견할 수 있다. 작가의 말에서 허진희 작가는 "이 소설은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사랑을 둘러싼 여자들의 이야기요"라고 이번 소설을 정의했다. 이처럼 이번 소설 속에서 모든 인물들의 행동들은 사랑에 기인한다. 그것이 옳은 방식인지, 그른 방식인지 판단하는 것은 중요치 않다. 그러한 내면 깊은 곳에 있는 사랑의 감정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것 자체에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저택은 원래부터 그렇게 설계되어 있었다. 이 저택의 진짜 의미를, 이 소설이 담은 사랑이라는 단어의 근원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선 반드시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어야만 한다.
나의 갸륵한 꿀벌이 지은 벌집에 내가 갇혀버린 것이다.
나를 지켜주는 달콤한 벌집이 나를 가뒀다. 옴짝달싹할 수 없다.
이 벌집을 떠나면 나는 죽는다. 내게 주어지는 영양분을 먹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나는 완벽하게 나의 꿀벌에게 의지하기 때문이다.
그건 나의 약점이었다. 치명적인 약점.
-책 속에서-
흥미롭지 않으면 시선을 붙들어 놓을 수 없는 시대, 책 속에서의 사랑이 안전하고 재밌다고 믿을 수밖에 없는 시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도록 좋은 것들은 결국 조금은 시시한 것들임을 이 저택의 모인 이들이 증명해줄 때까지, 이 소설의 결말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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