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정화(精華), 조선의 표상(表象)

강희정 지음

서강대학교출판부 2025년 08월 18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저자는 석굴암에 대한 연구에 있어 문화재라는 개념은 어떻게 시작됐고,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게 됐는지에 대한 물음부터 시작한다. 역사적으로 무수한 불교 신자들에게 열렬한 숭모의 마음을 일깨운 석굴암이 보호되어야 할 문화재로 바뀐 시기를 일제강점기로 보고, 가속된 근대의 시작을 석굴암에 관한 인식 변화의 기점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인식 과정에서 문화재라고 불리는 근대적인 인식의 전환은 일본인에 의해 주도되었으나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석굴암은 조선의 정신을 하나로 모아주는 민족정기의 상징이 되었다고 판단한다.
이 책은 석굴암에 대한 인식의 기초를 살펴봄으로써 그 패러다임의 형성 과정을 고찰한다는 점에서 근대적으로 재발견된 석굴암에 대한 인식의 공론화 과정을 추적한 글이다. 근대적인 발견, 복원 공사, 인식의 틀(패러다임 설정)에 이르는 근대 석굴암 인식론의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파악하면서, 석굴암 ‘발견’의 의의를 조선과 일본의 식민지와 제국주의의 관계만이 아니라 세계사적 관점에서 확인하고, 석굴암을 강조하게 된 일본의 입장을 검토하는데 목적이 있다. 즉, 일제가 유럽 제국주의를 따라 동남아에서 했던 발견, 발굴, 복원 행위를 그대로 배워서 조선에서도 시행했음을 밝히면서, 석굴사원이라는 패러다임 속에서 석굴암을 바라보는 것은 인도와의 관련성을 강조하기 위한 일본 지배층의 의도에 의한 것임을 밝히고자 한다. 석굴암이 사실상 인공적으로 축조된 건축물임에도 불구하고 석굴사원이라는 점을 부각시킴으로써 인도의 석굴사원과 같은 반열에 두려고 했던 것이 그것이다. 그만큼 인도 불교미술과의 관련을 의도적으로 강조하여 조선을 거쳐 일본에 전해진 불교와 그 미술이 가장 우수한 문화의 꽃이라고 주장하려는 의도였다고 파악했다.
일제강점기의 석굴암 발견담을 부분적으로 지적한 글은 있었지만 이 시기에 석굴암을 둘러싼 근대적 담론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최초의 책이며, 본격적인 석굴암 학술연구서로는 실로 오랜만에 출간된 책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인물정보

저자(글) 강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