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야 히지리, 금지된 숲을 넘어서 : 고야성

이즈미 쿄카(泉鏡花) 저자 지음

유아이북스 2025년 08월 1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이즈미 쿄카의 《고야 히지리, 금지된 숲을 넘어서》는 깊은 산속에서 펼쳐지는 기이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담은 일본 문학의 걸작입니다. 고야산의 한 스님이 히다에서 신슈로 넘어가는 험준한 산길에서 겪는 불가사의한 경험을 중심으로,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 자연의 신비로운 힘이 어우러진 독특한 세계를 그립니다.
여름의 뜨거운 햇살 아래 끝없이 펼쳐진 산과 숲, 그리고 그 안에 도사린 거머리와 뱀 같은 존재들. 스님은 길을 잃고 헤매다 신비로운 분위기의 외딴집에 다다릅니다. 그곳에서 만난 아름다운 여인과 기이한 가족들, 밤마다 들려오는 섬뜩한 소리들은 스님을 혼돈 속으로 몰아넣습니다. 이 외딴집의 비밀은 무엇이며, 스님은 무사히 이 금지된 숲을 벗어날 수 있을까요?
이 작품은 사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이즈미 쿄카 특유의 몽환적인 문체로 독자들을 매혹합니다. 숨 막히는 긴장감과 아름다운 비극성이 공존하며, 독자는 스님의 여정을 따라가며 생명의 근원에 대한 깊은 성찰을 경험할 것입니다. 일본 문학의 고전이자, 미스터리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놓칠 수 없는 작품입니다.

목차

1장: 겨울밤의 인연, 한 스님의 옛이야기

• 나고야에서 만난 소초 스님과의 동행
• 쓰루가 여관에서의 하룻밤
• 스님이 들려주는 히다 산길 이야기의 시작

2장: 속세의 조롱과 운명의 갈림길

• 산기슭 찻집에서 만난 도야마 약장수
• 약장수의 조롱과 모욕
• 두 갈래 길에서의 선택

3장: 뱀들이 지키는 길, 첫 번째 시련

• 농부와의 만남과 옛길에 대한 경고
• 아마우 고개로 향하는 험난한 길
• 거대한 뱀들과의 공포스러운 조우

4장: 거머리 비 내리는 숲, 피와 진흙의 악몽

• 태고의 숲 속으로 들어감
• 거머리들의 무시무시한 공격
• 죽음의 공포와 절망적인 탈출

5장: 산속 외딴집과 아름다운 여인의 수수께끼

• 백치 청년이 있는 외딴집 발견
• 신비롭고 아름다운 여인과의 만남
• 여인의 친절한 보살핌과 이상한 부탁

6장: 계곡으로 가는 길, 노인의 의미심장한 농담

• 여인과 함께 계곡으로 향함
• 수상한 노인의 등장과 기묘한 대화
• 계곡으로 내려가는 험한 길

7장: 달빛 아래 계곡, 성(聖)과 속(俗)의 경계

• 달빛이 비치는 아름다운 계곡
• 여인과의 목욕과 금기를 넘나드는 순간
• 박쥐, 원숭이 등 기이한 동물들의 출현

8장: 공포의 하룻밤, 짐승 울음소리 가득한 어둠

• 여인의 방에서 들려오는 기괴한 소리들
• 밤새도록 이어진 공포와 불안
• 요괴의 정체를 깨닫고 도망칠 결심

9장: 폭포의 환영과 짐승으로 변한 사내들의 비밀

• 거대한 폭포에서 본 환상
• 노인이 밝힌 여인과 짐승들의 진실
• 욕망에 사로잡힌 남자들의 비참한 최후

10장: 이야기는 끝나고, 눈길 위에 성자(聖者)가 서다

• 소초 스님의 이야기 마무리
• 다음 날 아침 스님과의 작별
• 눈길 위를 걸어가는 성자의 뒷모습

출판사 서평

환상과 낭만이 빚어낸 일본 근대 문학의 숨겨진 보석

겨울밤 여관에서 시작되는 한 편의 기이한 이야기. 이즈미 쿄카가 선사하는 '고야 히지리, 금지된 숲을 넘어서'는 독자를 히다 산맥의 깊은 숲속으로 이끌어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흐려놓는 매혹적인 작품이다. 일본 근대 문학사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 소설은 단순한 모험담을 넘어서 인간의 욕망과 금기, 성과 속의 경계를 탐구하는 철학적 깊이를 담고 있다.
작품은 액자소설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에치젠 쓰루가의 한 여관에서 우연히 만난 소초 스님이 들려주는 히다 산길에서의 기이한 체험담이 이야기의 중심을 이룬다. 이러한 구조는 독자로 하여금 이야기 속 이야기에 더욱 몰입하게 만들며, 현실과 환상 사이의 모호한 경계를 더욱 효과적으로 연출한다.

공포와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신비로운 세계

소초 스님의 이야기는 도야마 약장수와의 불쾌한 만남으로 시작된다. 속세의 조롱과 모욕을 당한 스님이 선택한 길은 50년간 사람의 발길이 끊어진 험난한 옛길이다. 이 선택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운명적 필연처럼 느껴진다. 작가는 이 지점에서부터 독자를 현실에서 환상의 세계로 서서히 이끌어간다.
히다 산맥의 옛길에서 펼쳐지는 시련들은 가히 압도적이다. 거대한 뱀들이 지키는 길, 거머리 비가 내리는 태고의 숲, 그리고 마침내 도달한 산속 외딴집에서 만나는 신비로운 여인까지. 각각의 에피소드는 독립적인 공포와 아름다움을 지니면서도 전체적으로는 하나의 거대한 신화적 여정을 구성한다.
특히 거머리 숲에서의 장면은 이 작품의 백미 중 하나다. 작가는 거머리들의 공격을 단순한 공포 장면으로 그리지 않는다. 대신 이를 통해 생과 사,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탐구한다. 스님이 거머리에 둘러싸여 죽음을 각오하는 순간, 그는 오히려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 이는 불교적 깨달음의 순간이자 동시에 환상 세계로의 입문 의식처럼 읽힌다.

욕망과 금기를 탐구하는 철학적 깊이

작품의 진정한 매력은 산속 외딴집에서 만나는 신비로운 여인과의 에피소드에서 절정에 달한다. 백치 청년과 함께 살고 있는 이 여인은 단순한 미녀가 아니다. 그녀는 성과 속, 인간과 자연,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서 있는 존재다. 작가는 이 여인을 통해 인간의 근원적 욕망과 그것을 둘러싼 금기의 문제를 탐구한다.
달빛이 비치는 계곡에서 벌어지는 목욕 장면은 이 작품의 가장 아름답고도 위험한 순간이다. 여기서 스님은 종교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인간으로서의 욕망 사이에서 갈등한다. 이즈미 쿄카는 이 장면을 통해 인간 내면의 복잡성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욕망을 단순히 부정하거나 긍정하지 않고, 그것이 인간 존재의 본질적 부분임을 인정하면서도 그로 인한 파멸의 가능성을 동시에 제시한다.
여인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나는 과정은 추리소설의 긴장감을 연상시킨다. 밤중에 들려오는 기괴한 소리들, 박쥐와 원숭이 등 기이한 동물들의 출현, 그리고 마침내 밝혀지는 여인과 짐승들의 관계는 독자를 마지막까지 긴장 상태로 몰아간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공포나 충격을 위한 장치가 아니다. 작가는 이를 통해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파멸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즈미 쿄카 특유의 환상적 리얼리즘

이즈미 쿄카는 일본 근대 문학사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가다. 자연주의 문학이 주류를 이루던 시대에 그는 환상과 낭만을 추구했다. '고야 히지리, 금지된 숲을 넘어서'는 그의 이러한 문학적 특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작품 중 하나다.
작가는 현실적 디테일과 환상적 요소를 절묘하게 결합한다. 히다 산맥의 지리적 정보, 당시의 교통수단과 여행 문화, 일본 전통 가옥의 구조 등은 철저히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적 토대 위에 거대한 뱀들, 거머리 비, 신비로운 여인 등 환상적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이는 독자로 하여금 이야기의 진실성을 의심하게 만들면서도 동시에 그 매력에 빠져들게 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작가가 환상적 요소들을 단순한 초자연적 현상으로 처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이들은 모두 인간의 내면 세계

작가정보

저자(글) 이즈미 쿄카(泉鏡花) 저자

작가 | 이즈미 쿄카 (泉鏡花, Izumi Kyoka, 1873~1939)환상과 낭만을 직조한 일본 근대 문학의 거장, 탐미주의적 비현실의 미학이즈미 쿄카는 일본 메이지 시대부터 쇼와 시대 초기에 걸쳐 활동한 소설가로, 일본 근대 문학사에서 독특하고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는 현실과 비현실, 꿈과 환상이 뒤섞인 몽환적인 세계를 탁월하게 그려내며 탐미주의적이고 낭만적인 문학을 꽃피웠습니다. 요괴, 유령, 신비로운 여인 등 전통적인 괴담 소재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독자들에게 기이하고 아름다운 문학적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특히 여성 인물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섬세한 묘사는 그의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고야 히지리》는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문학 세계를 응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