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소깍 어린이집

박희종 지음

마카롱 2025년 07월 25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스트레스로 인해 실어증에 걸려버린 아내. 그런 엄마의 상황을 개선하고자 남편은 제주도 여행을 제안한다. 그들이 구한 숙소는 제주도 쇠소깍에서 더 깊게 들어가는 시골 마을. 귀엽고 아담한 팬션도 마음에 들었지만, 무엇보다도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이 지역엔 아이들이 없어서 그저 어린아이와 함께라면 한 달 살이도 공짜라는 펜션 사장님의 말에 동네 산책을 한다. 산책 중 만난 어르신들은 아이들과 진심을 다해서 놀아주고, 그 다음 날부터는 먼저 아이들을 보러 와주시기도 한다. 부부는 그 마을의 어르신들과 함께 지내면서 상처 받은 마음들이 치유되는 감정을 느낀다.

목차

프롤로그. 하나
프롤로그. 둘
1. 제주도
2. 미니 쇠소깍
3. 온을이 엄마
4. 산책
5. 진심
6. 자유
7. 커튼
8. 걸음
9. 감귤초콜릿과 우도 막걸리
10. 리사이틀
11. 컴백홈
12. 컴백
13. 대장 할머니
14. 동거
15. 까밍아웃
16. 어린이집
17. 도깨비
18. 하루
19. 철이
20. 사고
21. 암막
22. 개원식
23. 체험 학습
에필로그. 하나
에필로그. 둘

책 속으로

아이는 이곳의 연주자였다. 그리고 많은 어르신은 아이의 모든 소리와 동작에 반응해 주시는 열열한 관객이었다. 지금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은 행복해 보였다.
우리는 내일이면 이곳을 떠나야 한다. 그래서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오늘 만큼은 조금 더 천천히 아이의 공연을 끝내고 싶었다. 이들도 조금 늦어지는 이 시간에 더 진한 추억을 남길지도 모르니 말이다. -89p


“엄마? 정말 엄마는 말 못 하는 사람이야?”
무심결에 물어본 온을이의 말이 심장을 찌르는 듯 했다.
잠깐 말을 못 하는 것이라고 말했던 그때부터 이미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나는 여전히 말하지 못하고 있고,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점점 약해지고 있었다. 게다가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나의 스트레스는 점점 더 커져만 가고 있었다. 갑자기 세상이 다 무겁게 느껴졌다. 공기도 조명도 내가 입고 있는 옷들도 모두 버거웠다. 나는 힘겹게 몸을 움직여 불을 껐다. -97P


“무시한 게 아니야. 피해다닌 것도 아니고, 싫어한 건 더 아니지. 처음에 새벽에 핸드폰으로 뭘 보냈을 때부터 알았어. 뭔가 힘든 일이 생겼다는 건.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잖아. 무슨 일인지도 모르겠고, 알아도 뭐라고 쓸지도 모르고. 미치겠더라고.”
생각해보면 참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이 마을에서 가장 대장 역할을 해주시는 분이고, 나를 가장 반갑게 반겨 주셨던 분인데, 그런 분이 글을 모르시면 나와 단 둘이는 그 어떤 소통도 하실 수 없는 것이었다. -121p

작가정보

저자(글) 박희종

『타운하우스』
『감귤마켓 셜록』 2022 문학나눔 선정
『더 비하인드』 2023 부산스토리마켓 한국 IP 선정
『#라이프_스포일러』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고 있어서 현실과 아주 맞닿아 있는 글을 쓰는 소설가.
주로 일상에 밀접해 있는 소재들을 통해 몰입감 넘치는 이야기를 만든다. 어느 동네에나 있는 타운 하우스. 누구나 쓰는 지역 기반 중고 거래 앱. 회사 직원들만 들어오는 커뮤니티. 연말, 연초면 찾는 토정비결. 그리고 이번에는 일주일에도 몇 번씩이나 마주치는 배달 기사님들을 보고 이야기를 떠올렸다.
“잘 안되면 배달이나 하지 뭐.”
많은 배달 기사님들이 가장 속상해하시는 말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데……. 그들의 삶과 마음을 모아, 이야기를 만들었다. 이 책이 누군가에게 위안과 응원이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