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의 이야기

한달식비 지음

젤리빈 2025년 04월 17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서양풍 #백합/GL #신분차이 #오해/착각 #잔잔물
#외유내강 #우월녀 #도도녀 #직진녀 #단정녀
새로운 저택에서 일하기 시작한 클레어. 그 저택은, 황실에서 쫓겨난 후 혼자 살고 있는 라비니아 마님의 저택이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클레어는 라비니아의 카리스마에 압도 당함을 느낀다. 하지만 저택은 이미 낡은 지 오래이고 퇴락의 징표가 곳곳에 서려 있어, 라비니아의 압도적 분위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GL - 한뼘 GL 컬렉션.

목차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2.7만자 (종이책 추정 분량: 약 53쪽)

책 속으로

폭우가 퍼붓는 날이었다. 거센 비는 하늘에서 쏟아지는 분노처럼 땅을 적셨고, 바람은 목소리를 빼앗아가는 맹렬한 속도로 울부짖었다. 작고 허름한 마차가 저택 앞에 멈추었다. 낡은 바퀴는 진흙 속에 파묻혀 삐걱거렸고, 마부는 귀찮은 듯 성급히 짐을 내려놓았다.
클레어 윈슬로우는 마차에서 내려 얼어붙은 손을 비볐다. 그녀의 갈색 머리칼은 비에 젖어 이마에 들러붙었고, 얇은 외투는 물기를 가득 머금어 무거운 채 체온을 앗아가고 있었다. 비바람 속에서도 그녀의 동작에는 단호함이 있었다. 손가락 끝은 검게 그을리고 손바닥에는 자잘한 굳은살이 배어 있었지만, 그녀의 눈에는 날카로운 생기가 살아 있었다.
'이곳이... 내가 일할 곳인가.'
검고 날카로운 형태의 저택은 폭풍우 속에서도 위압감을 뿜어냈다. 거대한 첨탑과 철창으로 뒤덮인 창문은 깊고 어두운 눈처럼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비바람에 흔들리는 잿빛 나무들이 마치 울부짖는 망령처럼 저택 주변을 휘감았다. 클레어는 턱을 굳게 세우고 두 손으로 젖은 외투를 감싼 채 철제 문고리를 두드렸다.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한 명의 하인이 문틈으로 그녀를 맞이했다. 그의 얼굴은 뻣뻣한 가면처럼 무미건조했다. 그는 그녀를 아래위로 훑어본 뒤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새로 오신 하녀 분이군요. 따라오시죠."
클레어가 따라 들어선 저택 내부는 어둠과 고요로 가득 차 있었다. 촛불 몇 개만이 긴 복도를 희미하게 비췄다. 오래된 벽지는 빛바랜 금빛 무늬가 선명히 드러나지 않았고, 무겁고 낡은 카펫에서는 오래된 먼지 냄새가 풍겼다. 벽에 걸린 황실 초상화는 흐릿한 그림자 속에서 음산한 감시의 눈처럼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하인은 클레어를 안내하며 나선형 계단을 올라갔다. 계단 끝, 황실에서 쫓겨난 후 이곳에 홀로 남은 비극의 주인공이 서 있었다.
라비니아 크로포드.
그녀는 계단 꼭대기에서 마치 저택의 여왕처럼 서 있었다. 짙은 검은 드레스는 그녀의 가냘픈 몸을 감싸고 있었고, 소매 끝에는 세밀한 금빛 실로 새겨진 문양이 은은히 빛났다. 빛 아래 그녀의 피부는 도자기처럼 창백했으며, 그 위를 흐르는 차가운 빛은 살아 있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조각상처럼 보였다. 검은 머리카락은 완벽하게 올려져 있었다. 비늘처럼 매끄럽게 빛나는 머리카락은 그녀의 고고한 이미지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그러나 가장 압도적인 것은 그녀의 눈이었다. 에메랄드빛 눈동자는 고요한 물결처럼 깊었고, 그 안에는 억누를 수 없는 비애와 냉소가 교차했다. 그녀의 시선은 클레어를 꿰뚫는 듯했지만, 정작 아무것도 들여다볼 수 없을 만큼 폐쇄적이었다.
"이 아이가 새 하녀인가?"
라비니아가 낮고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칼날처럼 단단했고, 동시에 얼음처럼 차가웠다. 비로 젖은 클레어의 피부를 뚫고 냉기를 퍼뜨리는 듯했다.
"예, 마님. 오늘 도착했습니다."
하인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출판사 서평

<한뼘 GL 컬렉션 소개>
시간과 비용 부담을 확 줄여서, GL 초심자도 가볍게 읽는 컬렉션입니다.
내 취향이 무엇인지, 어떤 주인공에게 끌리는지, 다른 사람들은 뭘 읽고 좋아하는지 궁금하셨지만, 몇십만 자가 넘는 장편을 다 떼야 알 수 있다는 생각..... 이제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가볍게 읽으면서 스낵처럼 즐기는 새로운 스타일의 GL들이 찾아 옵니다.
앞으로 나올 한뼘 GL 시리즈를 기대해 주세요.
(참고) 한뼘 GL 컬렉션 내 번호는, 편의상의 부여된 것으로, 읽는 순서와 관련이 없습니다. 컬렉션 내 모든 작품이 그 자체로 완결됩니다.
출간 (예정) 목록
여황제의 시녀는_한달식비
언니, 그 새끼 만나지 마요_한달식비
시녀장의 훈육_한달식비
엘레나의 굴종_한달식비
맥주 한잔 할래요_한달식비
위의 도서 외 매달 10여종 이상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작가정보

저자(글) 한달식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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