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분
2025년 01월 0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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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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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에 쭉 들어켰다. 한 잔, 두 잔, 석 잔……. 게집은 탐탁히 옆에 붙어 앉드니 은식의 얼은 손을 젖가슴에 품어준다. 가여운 모양이다. 고개를 접으며,
“나는 낼 떠나유.”
하고 떨어지기 섭한 내색을 보인다. 좀 더 있을랴 했으나 진흥회 회장이 왔다. 동리를 위하야 들뼝이는 안 받으니 냉큼 떠나라 하였다.
그러나 이 밤에야 어델 가랴 낼 아츰 밝는 대로 떠나겠노라고 하였다는 것이다. ─ 〈정분〉 본문 중에서
게숙이는 어리삥삥한 우슴을 띠이며 반색한다. 아마 그동안 눕지도 않은 듯 떠날 준비에 서성서성하였다. 게집의 의견대로 짐을 뎅그먼이 묶어놓았다.
먼동트는 대로 질머만 메면 된다. 만약 아츰에 주저 거리단 술집 주인에게 발각이 될게고 수동리에 소문이 퍼진다. 그뿐더러 안해가 쫓아온다면 모양만 창피하리라.
떠날 차보를 다 하고 나서 그는 게집과 자리에 맞우 누었다. ─ 〈정분〉 본문 중에서
김유정의 생애와 작품
신토불이 우리문학 시리즈
〈정분〉은 1937년 5월 《조광》에 발표된 김유정의 단편소설이다.
한숨에 쭉 들어켰다. 한 잔, 두 잔, 석 잔……. 게집은 탐탁히 옆에 붙어 앉드니 은식의 얼은 손을 젖가슴에 품어준다. 가여운 모양이다. 고개를 접으며,
“나는 낼 떠나유.”
하고 떨어지기 섭한 내색을 보인다. 좀 더 있을랴 했으나 진흥회 회장이 왔다. 동리를 위하야 들뼝이는 안 받으니 냉큼 떠나라 하였다.
그러나 이 밤에야 어델 가랴 낼 아츰 밝는 대로 떠나겠노라고 하였다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안해 생각이 문득 떠오른다. 집으로만 가면 따스한 품이 기다리련만 왜 이 고생을 하누, 하지만 안해는 싫였다.
아리랑타령 하나 못하는 병신, 돈 한 푼 못 버는 천지, 하긴 초작에야 물불을 모르도록 정이 두터웠으나 인제는 다 삭었다.
뭇사람의 품으로 옮아 안기며 에쓱어리는 들뼝이가 천하다 할망정 힘 안 드리고 먹으니 얼마나 부러운가, 침들을 게제 흘리고 덤벼드는 뭇놈을 이 손 저 손으로 후둘르니 그 영예 바히 고귀하다 할지라. ─ 본문 중에서
게숙이는 어리삥삥한 우슴을 띠이며 반색한다. 아마 그동안 눕지도 않은 듯 떠날 준비에 서성서성하였다. 게집의 의견대로 짐을 뎅그먼이 묶어놓았다.
먼동트는 대로 질머만 메면 된다. 만약 아츰에 주저 거리단 술집 주인에게 발각이 될게고 수동리에 소문이 퍼진다. 그뿐더러 안해가 쫓아온다면 모양만 창피하리라.
떠날 차보를 다 하고 나서 그는 게집과 자리에 맞우 누었다. ─ 본문 중에서
북 트레일러
작가정보
저자(글) 김유정
김유정(金裕貞, 1908~1937)
본관은 청풍(淸風). 소설가. 강원도 춘천 실레마을에서 태어났다.
부유한 집안의 8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으나 어렸을 때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집안이 몰락했다.
1929년 휘문고등보통학교를 마치고 이듬해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진학했으나 중퇴하였다.
1932년에는 고향 실레마을에 금병의숙(錦屛義塾)을 세워 문맹퇴치운동에 앞장섰다.
1935년 단편소설 〈소낙비〉가 조선일보에, 〈노다지〉가 중앙일보의 신춘문예에 각각 당선되어 문단에 올랐다. 그뒤 후기 구인회(九人會)의 일원으로 창작활동을 이어갔다.
1937년 3월 29일 아침, 김유정은 폐결핵과 치질이 악화되어 숨을 거둔다. 등단한 지 2년 만인, 그의 나이 향년 29세였다.
대표작으로는 〈봄봄〉, 〈동백꽃〉, 〈만무방〉, 〈소낙비〉, 〈노다지〉, 〈떡〉, 〈땡볕〉, 〈금 따는 콩밭〉, 〈안해〉, 〈산골〉, 〈솥〉, 〈따라지〉, 〈산골 나그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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