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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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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열두 시가 훨씬 넘은 때이다.
창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느낄 여지도 없이 발에 채찍질을 하여 두 주먹을 부르쥐고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왔다.
대문을 들어선 그는 놓이는 마음보다 졸이는 마음이 더하였다. 허리와 등 그리고 목까지 들썩거린다.
땀은 비 오듯 맺혀 떨어진다. 손과 다리는 푸들푸들 떤다. 숨은 하늘에 닿았다. ─ 〈상환〉 본문 중에서
‘뛰는 것도 좋다. 그가 저녁에 찾아오기 전 어디로 몸을 감추었다가 형님을 찾아 봉천으로 뛰리라. 그렇다. 그것이 상책이다. 그러면 아내는 어떻게 하여야 할까. 데리고 가자니 여비가 없고 만일 데리고 간다 하면 그때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 형님과 같이 농사를 짓자. 그러나 농사 바탕은 있을까. 아니다, 아니다. 그러면 이 방성 일판에서는 나를 가지고 목이 불거지도록 욕을 하리라. 야성을 가진 개 같은 놈이라고. 아니 아니 내가 왜 어젯밤에 그곳엘 갔을까. 유부녀 강간, 아! 그것은 차마 못 할 짓이다.’ ─ 〈상환〉 본문 중에서
계용묵의 생애와 작품
신토불이 우리문학 시리즈
〈상환(相換)〉은 1925년 5월 《조선문단》에 발표된 계용묵의 단편소설이다.
밤 열두 시가 훨씬 넘은 때이다.
창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느낄 여지도 없이 발에 채찍질을 하여 두 주먹을 부르쥐고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왔다.
대문을 들어선 그는 놓이는 마음보다 졸이는 마음이 더하였다. 허리와 등 그리고 목까지 들썩거린다.
땀은 비 오듯 맺혀 떨어진다. 손과 다리는 푸들푸들 떤다. 숨은 하늘에 닿았다. ─ 본문 중에서
창수는 마치 도깨비에게 홀리운 사람 같았다.
전 같으면 점잖게 곤두기침을 서너 번 하고 들어설 그가 오늘 저녁에는 웬일인지 인적도 없이 들어와서 둘레둘레 사방을 살피기만 하고 아무 말이 없다.
어쩐 셈인지는 모르나 무슨 일은 단단히 있는 사람이다. 웬 입성은 물에 빠졌다 나온 사람 모양으로 땀에 쥐어짜고 얼굴에서는 김이 물물난다. ─ 본문 중에서
‘뛰는 것도 좋다. 그가 저녁에 찾아오기 전 어디로 몸을 감추었다가 형님을 찾아 봉천으로 뛰리라. 그렇다. 그것이 상책이다. 그러면 아내는 어떻게 하여야 할까. 데리고 가자니 여비가 없고 만일 데리고 간다 하면 그때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 형님과 같이 농사를 짓자. 그러나 농사 바탕은 있을까. 아니다, 아니다. 그러면 이 방성 일판에서는 나를 가지고 목이 불거지도록 욕을 하리라. 야성을 가진 개 같은 놈이라고. 아니 아니 내가 왜 어젯밤에 그곳엘 갔을까. 유부녀 강간, 아! 그것은 차마 못 할 짓이다.’ ─ 본문 중에서
북 트레일러
작가정보
저자(글) 계용묵
계용묵(桂鎔默, 1904~1961)
본관은 수안(遂安), 아호는 우서(雨西)이며, 초명은 하태용(河泰鏞)이었다.
1904년 9월 8일 평안북도 선천에서 아버지 계항교(桂恒敎)와 아버지의 총각 시절 연인이었던 어머니 진주 하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출생 후, 외가의 호적에 올라 하태용(河泰鏞)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 이후 생부를 따라 귀향하면서 계용묵(桂鎔默)으로 불리게 되었다.
1911년 평안북도 선천 삼봉보통학교 입학을 하였으며 동교 4학년 재학 중이던 1914년 당시에 안정옥(5년 연상녀)과 결혼을 하였다.
1920년 《새소리》라는 소년 잡지에 〈글방이 깨어져〉라는 습작 소설을 발표하여 소설가로 처음 등단하였다.
1927년 《조선문단》에 〈상환〉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소설가로 활동하였다. 이후 〈최서방〉, 〈인두지주〉 등 현실적이고 경향적인 작품을 발표하였다.
1935년 《조선문단》에 인간의 애욕과 물욕을 그린 〈백치 아다다〉를 발표했다.
1961년 8월 9일 향년 56세로, 서울 성북구 정릉동 자택에서 위암으로 사망했다.
대표작으로 단편 소설 〈백치 아다다〉, 〈최서방〉, 〈병풍에 그린 닭이〉, 〈상아탑〉 등이 있으며, 대중들에게도 잘 알려진 수필 〈구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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