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2024년 09월 0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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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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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말하는 여섯 여성의 목소리
오직 전자책으로만 만나실 수 있습니다
2021년 3월, 1인출판사 ‘책나물’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총 16종의 책을 출간했습니다. 가장 최근에 출간한 책은 2024년 1월 31일에 출간한 김나리 에세이 <삶은 그렇게 납작하지 않아요>였는데요. 7개월이 넘도록 종이책을 출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말하면, 종이책을 출간할 제작비가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2009년 10월, 처음 편집자로 입사해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책을 만들어왔어요. 작가와 소통하면서 책을 만드는 일은 제게 제법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돈 때문에 저의 ‘편집하는 삶’을 이어가기 힘들다고 생각하니까, 좀 슬퍼지더라고요.
지난봄, 저는 책나물 인스타그램(아이디는 booknamul이에요. 일상을 거의 매일 남기고 있으니, 놀러와주시면 반가울 거예요.)에 ‘함께 첫 책’ 프로젝트를 안내하면서 참여자를 모집했습니다. 세상에 책을 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많고, 그중엔 좋은 글을 쓰는 사람들도 제법 많고, 나는 그런 사람들의 글을 모아 책으로 만드는 일에 흥미가 있으니까, 한번 해보자, 충동적으로 올린 글이었어요. 참여자는 일정 비용을 부담하고, 원고가 책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비롯하여 출판에 관한 오프라인 클래스를 몇 번 듣고, 직접 에세이를 3~5편씩 써서, 그 글들을 모아 전자책으로 출간하는 프로젝트였어요. 저자가 된 사람들은 각자 출판사와 전자책 출간계약서도 작성하고요. 에세이의 주제는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정했어요. 아무래도 좋아하는 것을 말할 때는 신나서 말하게 되는 법이니까요. 그렇게 다섯 분이 모였고, 책나물에서 <나는 이제 울 것 같은 기분이 되지 않는다>를 출간한 바 있었던 도상희 작가님까지 함께해주기로 해서, 총 여섯 분의 작가가 한 권의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이 책,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입니다.
여러 상황상 전자책으로만 출간하는 점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여섯 사람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가닿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작가별로 챕터를 나눴고, 작가 소개에 이어 에세이를 보실 수 있게 구성했습니다. 에세이가 끝난 다음에는 작가노트 성격의 ‘작가의 말’도 함께 넣었어요. 여섯 사람의 이야기가 마치 저마다의 작은 책처럼 보여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모든 이야기를 아우르는 한 권의 책으로 독자분들의 마음에 남겨지면 더욱 좋겠지요.
읽으시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그리하여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글을 쓰고 싶어진다면, 우리의 작업이 꽤 보람 있을 겁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무엇을 좋아하시나요? 이 책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를 만들면서 새삼 깨달았는데요. 저는 저의 ‘편집하는 삶’을 좋아합니다.
여섯 사람이 저마다의 빛깔로 담아낸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 지금 만나보세요.
★ 이 책의 정가는 6,000원입니다. 더 많은 독자들에게 가닿고 싶은 마음으로 낮은 가격을 책정하였음을 밝힙니다.
[도상희]
수박, 같이 먹을래요? / 여름의 맛 1: 전복 솥밥과 대저 토마토 마리네이드 / 여름의 맛 2: 장마의 맛, 따끈한 샌드위치와 맑은 콘소메 수프 / 여름의 맛 3: 호박잎과 강된장, 그리고 멍게 된장찌개 / 작가의 말
[박수정]
빨간 맛 / 라흐마니노프를 좋아하세요? / 흰옷을 입는 일 / 그림책 속에서 찾은 구멍과 구원 /하늘 보기 / 작가의 말
[이명신]
어머니의 기도 / 매화단상 / 민들레 가족 / 나의 두 발로 서서 / 합정역에서 / 작가의 말
[황아라]
바르게 펼치는 사람 / 어쩌면 낭독은 나의 운명 / 내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마음 / 작가의 말
[강효정]
기억할게, 너를 응원했던 첫 마음을 / 엄마의 마음 1: 투수 아들의 경기를 관람할 때 / 엄마의 마음 2 : 자신과 마주한다는 것 / 돈, 인맥, 그리고 야구 / 사랑하는 아들에게 / 작가의 말
[함지연]
딸아, 꽃밭에서 우리 만나자 / 화분들 / 헤어질 결심 / 여행자의 방 / 작가의 말
본문에서
간편한 배달음식이나 식당도 좋지만, 무엇보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나의 고유한 입맛에 맞게, 내가 선호하는 재료들을 넣어 마음 가는 대로 만든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자유와 충만감이, 집밥에는 있다. _도상희, ‘여름의 맛 1: 전복 솥밥과 대저 토마토 마리네이드’에서
제일 좋아하는 여름 냄새 나는 노래를 한 곡 고른 뒤에, 그걸 틀어두고 재료를 천천히 손질한다. 나 자신을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밥을 만드는 한 시간, 그런 한 시간 한 시간이 모여서 이 여름을 견너가게 해줄 거라고, 나는 믿어본다. _도상희, ‘여름의 맛 1: 전복 솥밥과 대저 토마토 마리네이드’에서
우리, 혼자서도 함께여도 잘 챙겨 먹어요. 귀찮음과 번거로움을 이겨내고 요리하는 자신을 기껍게, 기특하게 여겨주면서, 즐겁게 먹어요. 그렇게 잘 살아가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감칠맛 나는 나날 보내세요. _도상희, ‘작가의 말’에서
‘당신의 영혼을 달래주는 음식은 무엇인가요?’라고 누군가 물어온다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할 것이다. ‘떡볶이’라고 말이다. _박수정, ‘빨간 맛’에서
“망하는 게 어딨어. 아무렴 또 좀 망하면 어떻니. 괜찮아.”라는 말을 간절하게 기다렸다. 나 스스로 괜찮다고 생각하는 자기 위안이 아니라 타인의 입에서, 특히 내 부모의 입에서 나오는 “괜찮다.”라는 말이 너무도 간절했던 삶이었다. _박수정, ‘그림책 속에서 찾은 구멍과 구원’에서
여러분의 시선 끝에 좋아하는 것들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그럼으로써 ‘나’라는 사람은 ‘나로서 이미 충만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는 즐거운 나날살이를 이어나가시길요. _박수정, ‘작가의 말’에서
수건을 목에 두르고 따뜻한 물을 기다리는 늦둥이 막내딸의 얼굴을 거칠어진 손으로 씻어주던 어머니.
“아침 세수는 좋은 것을 보라고 눈을 씻고, 좋은 냄새 맡으라고 코를 씻고, 좋게 말하고 좋은 것을 먹으라고 입을 헹구고, 좋은 말을 들으라고 귀를 씻고, 억울한 일을 당하지 말라고 목을 깨끗이 씻는 거란다.” _이명신, ‘어머니의 기도’에서
그동안 보아왔던 매화는 이렇게 소박하지 않았는데…… 내 뜰의 매화는 너무 여리다. 그런데 장난스럽다. 마치 갓 입학한 아이들이 팍팍한 학교생활에 익숙해지기 전, 한구석에 몰려서 작은 소리로 키득거리며 웃음을 터트리는 모습 같다. 그런데 매화는 아직 들킨 줄 모른다. 그들에게 내 시선을 들킬까 봐 소리 죽여 창문을 아주 조금만 연다. _이명신, ‘매화단상’에서
목마름을 드러내는 데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혼자라면 절대 드러내지 못할 갈망이지만, 작은 허브 줄기를 보고 용기 내었다. _이명신, ‘작가의 말’에서
나는 되돌릴 수 없이 내 이름을 사랑하게 되었다. 바르고 아름다운 것을 세상에 널리 펼치는 사람이라니. 나는 정말 그런 사람, 그런 어른이 되고 싶었다. _황아라, ‘바르게 펼치는 사람’에서
누군가와 대화하다가 일어난 감정이 슬픔인지 저항인지는 내 목소리의 떨림이 말해준다. 내가 원하는 것,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기 위해 나는 오늘도 가만히 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_황아라, ‘내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마음’에서
애초에 내 것이 아니었던 임무. 남들과 같아 보이려는 강박. 내가 원한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던 것들을 내려놓으니 선명해졌다.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앞으로 무엇에 집중하며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생각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나를 살게 한다. _황아라, ‘작가의 말’에서
나는 나고 아들은 아들이라고, 잘하면 본인 공이고 못해도 본인 탓이라고 분리해서 생각하면 좋으련만. 세상에 공개된 아들의 실력이 곧 나의 것인 듯 어느 날은 죄인이었다가 어느 날은 영웅이 되기도 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내 아들이 류현진이 된다 해도 나는 즐기면서 아들의 경기를 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나는 그런 사람이니까, 그런 엄마이니까. _강효정, ‘엄마의 마음 1: 투수 아들의 경기를 관람할 때’에서
이제 엄마에게 남은 숙제가 있다면 네가 스스로 걸어가야 할 때가 왔을 때 미련 없이 너의 손을 놓고 뒤에서 말없이 지켜보는 사람으로 남는 것이란다. _강효정, ‘사랑하는 아들에게’에서
이런저런 생각 끝에 내가 좋아하는 것은 ‘나’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야구선수가 꿈인 아들을 둔 어느 엄마의 성장기’는 나 자신을 좋아하기 때문에 쓸 수 있는 글이었다. _강효정, ‘작가의 말’에서
내가 준 물을 달게 마시고 식물들은 생기를 되찾았다. 마르거나 무른 잎을 떼어주고 잎사귀가 풍성해지고 뿌리가 길어진 식물은 큰 화분으로 옮겨주는 일. 흔들리는 식물 옆에 지지대를 세우는 일. 시든 식물에 물 한 바가지 붓는 일. 돌보고 먹이는 일. 그 일들이 나를 움직이게 했다. _함지연, ‘딸아, 꽃밭에서 우리 만나자’에서
마침내 나는 헤어질 결심을 했다. 결심이 다시 작아지기 전에 서두르고 싶었다. 참고 견디고 무력하기만 한 내가 불쌍해서 그곳에 나를 두고 싶지 않았다. 더는 나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 _함지연, ‘헤어질 결심’에서
앞으로도 나는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고심해서 단어를 고르고 어떤 문장을 남기거나 훌훌 털어버리며
나는 내 마음의 첫 번째 독자가 되었다.
이제 멀리 있는 누군가 내 마음을 읽어주면 기쁘겠다.
내 목소리가 다정한 당신에게로 가닿았으면 좋겠다. _함지연, ‘작가의 말’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강효정
창작자로 살기엔 재능이 너무 어중간하다고 생각했는데, 어설펐던 것은 재능이 아니라 노력과 끈기였음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 깨달음 이후에도 사느라 바쁘다는 핑계로 이렇다 할만한 음악을 만들지도, 글을 쓰지도 않았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라고 압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음악으로든 글로든 나를 표현하려는 시도는 끊임없이 하고 있으니, 언젠가는 재능을 이기는 끈기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저자(글) 도상희
토마토와 수박, 복숭아 때문에 땀나는 여름도 좋아하게 된 먹보. 에세이 <혼자서도 일상이 로맨스겠어>, <나는 이제 울 것 같은 기분이 되지 않는다>를 썼지만 이제는 혼자가 아닌 우리의 저녁밥을 짓고요, 때때로 양파 탓에 울 것 같은 기분이 됩니다. 저도, 제 글도 자꾸 변하지만 요즘은 과일빙수 같은 에세이를 쓰고 싶습니다. 산뜻하게 호로록 읽히지만 체리 한 점의 존재감은 남는 글을요.
저자(글) 박수정
사연이 많은 사람입니다만, 신파보단 시트콤 같은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하나씩 경험해보는 중입니다.
철학적인 것들을 좋아합니다.
그래서일까요. 동양철학에서 빠지지 않는 맹자 집안의 며느리가 되어,
현재 맹모살이를 겸하고 있습니다.
웃기고 진지한 사람(=괜찮은 어른)이 되는 것이 꿈입니다.
그래서 그림책을 들고 다니며 사람들과 만나는 일을 좋아합니다.
책이라면 대체로 다 좋아하지만, 아이도 어른도 같이 웃을 수 있어 그림책을 가장 좋아합니다.
인스타그램 @sujoy.book_liferary
저자(글) 이명신
서울 출생. 명신출판사(1인 출판사) 대표.
그동안 놓치고 지나갔던 사고의 편린들을 모아보니 하고 싶은 말은 많고 손끝은 거칠다.
시간이 마치 장마 통에 설악산 바위 골짝 휩쓸고 가는 급류처럼 거칠고 빠르게 흘렀다.
한 번도 서울을 떠나 살아본 적 없고 주변을 둘러볼 새 없이 살았지만, 깊은 사유를 통한 삶의 확장은 영혼을 성장시키는 밑거름임을 안다.
일상을 놓치지 않으면서 영혼을 성장시킬 수 있는 글쓰기를 지속하고 싶다.
저자(글) 함지연
53세에 강원일보 신춘문예(소설)로 등단.
57세에 처음 갖게 된 내 방에서 글을 쓰고,
처음 가보는 골목길을 부지런히 산책하며 지내고 있음.
장래 희망은 독거 할머니.
저자(글) 황아라
오디오북 내레이터, 낭독 강사, 낭독독서모임 리더.
이름처럼 살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계속 살아보는 중.
어쩌면 살기 위해 꿈을 가져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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