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브로커

강제이 지음

마카롱 2024년 08월 23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동무들의 피와 땀이 어린 '인민의 보검'은 내가 가져가겠시오.
나를 쫓을 생각 하지 마시라요."

하층민 출신에 부모는 탈북자인 해커, 리진혁. 출신성분 때문에 당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차별받았으나 투철한 충성심을 입증하기 위해 밤낮으로 '인민의 보검' 개발에 몰두하고 성공한다.
하지만, 그 대가로 돌아온 것은 자신이 곧 반사회주의분자로 처분될 것이라는 당의 결정 뿐.
살해될 명분과 이유같은 건 처음부터 없었다. 더이상 당의 뜻대로 살지 않겠다!

살해당할 위기에 처한 진혁은 탈북을 결심한다. 사건에 엮이게 된 웨이와 함께하며 광저우 총영사관 정안도에게 누명을 풀 증거를 주겠다 약속하고 도움을 요청한다. 안도는 거래에 응하고 셋은 함께 홍콩으로 도망친다. 한편, 북한에서는 진혁을 잡기 위해 사냥꾼 해수를 광저우로 내려 보내고, 잡힐 위기의 세사람은 진혁의 기지로 미 국가안보국과 거래에 성공하여 안전가옥으로 피신하지만, 그들의 배반과 들이닥친 대한민국 국정원으로 인해 또다른 위기를 맞이하게 되는데...
인민의 보검을 차지하기 위해, 개인의 탐욕을 위해,
자유를 위해 벌이는 처절한 쟁탈전이 시작된다!!

목차

1-15 챕터 분할형 목차 구성

책 속으로

‘그 리스트만 손에 넣는다면.’ 영민은 속으로 생각하며 입맛을 다셨다. 정보는 곧 권력이다. 원장이 원하는 정보를 가지면 그만큼의 보상이 따르고, 국회의원들이 원하는 정보를 원하면 여의도를 움켜쥘 수 있다. 그리고 대한민국 모두가 원하는 정보를 갖는다면 나라가 내 것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만 되면 더 이상 정권이 바뀔 때마다 줄을 바꿔 타려 안간힘을 쓸 필요도, 라인이 없어 차장에게 무시 받을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휴대폰은 잠겨있고, 그 휴대폰을 열 암호를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었다. 휴대폰의 주인이자 그 암호를 아는 유일한 사람, 천석표 의원이 며칠 전 강남구 자택에서 투신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숨이 끊어질 때까지 이 휴대폰을 꼭 쥐고 있었다. _3쪽

그 폴더 안에는 박 소장이 평양에 올린 일일 동향 보고서가 월별로 정리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중에 날짜가 아닌 ‘리진혁’이라는 폴더가 따로 있었다. 그곳에는 소장이 진혁의 동태를 주기적으로 상부에 보고한 내용들이 있었다. 전에는 보고서가 분기별로 작성됐지만 ‘인민의 보검’ 개발에 참여한 이후에는 매주 평양에 보고했다. 보고서의 끝에는 항상 부정적인 내용이 들어 있었다.

‘당성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출신이 불량하여 믿을 수 없음.’

‘언제 변절하여 당을 배반할지 모르므로 계속해서 주의 감시가 필요함.’

진혁은 타자가 느린 소장 동지가 한 자 한 자 힘을 줘서 꾹꾹 눌러가며 보고서를 적는 모습을 상상했다. 자신을 매일매일 관찰하는 그의 모습이 소름이 끼쳤다. 그는 진혁의 아주 작은 실수도 놓치지 않고 보고문에 적었다. _32쪽


지상에 내려온 안도가 빌딩을 올려다봤다. 멀리 자신을 어이없는 표정으로 내려다보는 영민이 보였다. 그토록 어질어질한 높이에서 어떻게 뛰어 내려왔는지 자신도 믿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온몸에 흘렀던 땀이 식으면서 등골이 서늘해졌다.

“빨리 가야 합니다, 외교관 선생.”

진혁이 그를 부축하며 일으켜 세웠다. 안도는 여전히 몸에 힘이 없는지 비틀거렸다. 안도는 진혁의 손을 맞잡고 말했다.

“이왕 해킹할 거 헬리콥터 이런 걸 하지 그랬어. 죽을 뻔했잖아.”

“실없는 소리 하지 말고 어서 일어나시라우.” _161쪽

출판사 서평

제10회 스토리공모전을 통해 발굴된 작품으로, 북한으로부터 버림받은 천재해커 '리진혁'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전개해간다.

속칭 그림자브로커가 만든 만능보안프로그램인 '인민의 보검' 탈취를 둘러싼 한, 중, 미, 북 4국의 추적 액션극이다.

해킹 천재의 도주와 액션은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낸다.

남북 요원들의 우정과 역경 속에서도 자라나는 연대와 사랑의 감정과 자유를 향한 갈망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강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