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수
2024년 07월 2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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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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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의사 정현수는 테이블에 접혀진 채로 놓여 있는 그날 신문지 위에다 모잽이 글씨로 이렇게 휘갈겨 써 보았다.
그때 건너편 기공실에서 조수로 있는 병일이가 더위를 못 이겨서인지 바쁘게 부채질하는 소리가 들려오자 그는 얼른 펜 끝에 잉크를 듬뿍 찍어 박박 긁어낼 듯이 이제 쓴 글자를 도로 지워 버렸다. ─ 〈정현수〉 본문 중에서
현수의 눈은 핑 도는 것 같았다.
모두가 말뿐이야 말이라는 것으로 공연한 이유를 붙여 제가 제일 옳다고 야단들이지 명희가 다 뭐냐 나 혼자 남달리 심각한 사상을 가졌다고 고집을 하며 세상을 욕했지만 모두 다가 잘못이었다.
이 세상이 나를 제일가는 위인이고 성인이고 부자고 미남자라고 하면 꾸리하게 되지 못한 생각들은 하지도 않을 것이다. ─ 〈정현수〉 본문 중에서
백신애의 생애와 작품
〈정현수〉는 1935년 12월 《조선문단》에 발표된 백신애의 단편소설이다.
치과 의사 정현수는 테이블에 접혀진 채로 놓여 있는 그날 신문지 위에다 모잽이 글씨로 이렇게 휘갈겨 써 보았다.
그때 건너편 기공실에서 조수로 있는 병일이가 더위를 못 이겨서인지 바쁘게 부채질하는 소리가 들려오자 그는 얼른 펜 끝에 잉크를 듬뿍 찍어 박박 긁어낼 듯이 이제 쓴 글자를 도로 지워 버렸다. ─ 본문 중에서
“현수 얼굴이 왜 그 모양이야.”
찬수는 약을 가지고 들어간 그 부인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왜 반찬을 주의해 먹이지 않았어? 사람이 영 죽게 되었더구나.”
받쳐 들고 고함을 치며 부인을 꾸짖었다.
현수의 가슴은 뜨거운 총알을 맞은 것 같았다.
그는 달음박질로 치과 의원으로 달려가 치료 의자에 가 덜썩 주저앉으며 목을 놓고 엉엉 울기 시작하였다. ─ 본문 중에서
현수의 눈은 핑 도는 것 같았다.
모두가 말뿐이야 말이라는 것으로 공연한 이유를 붙여 제가 제일 옳다고 야단들이지 명희가 다 뭐냐 나 혼자 남달리 심각한 사상을 가졌다고 고집을 하며 세상을 욕했지만 모두 다가 잘못이었다.
이 세상이 나를 제일가는 위인이고 성인이고 부자고 미남자라고 하면 꾸리하게 되지 못한 생각들은 하지도 않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북 트레일러
작가정보
저자(글) 백신애
백신애(白信愛, 1908~1939)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대한민국의 여성 소설가이다.
아명은 무잠(武潛), 호적명은 백무동(白戊東)이며, 박계화(朴季華)란 필명을 사용하기도 했다.
1908년 경북 영천 출생으로, 1924년 대구사범학교 강습과를 졸업 후 영천공립보통학교와 자인공립보통학교(玆仁公立普通學校)에 교원으로 연달아 근무하였다.
1926년 상경하여 조선여성동우회와 경성여성청년동맹 상임위원으로 활동한다.
1929년 1월 1일 박계화(朴季華)란 필명으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나의 어머니〉가 당선하여 문단에 등단했다.
1932년 부모의 결혼 강요에 못 이겨 은행원 이근채(李根采)와 약혼하고, 이듬해 봄 대구공회당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1934년 《신여성》에 〈꺼래이〉를 발표하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 〈복선이〉, 〈정조원(貞操怨)〉, 〈채색교(彩色橋)〉, 〈적빈(赤貧)〉, 〈낙오(落伍)〉 등을 발표했다.
1935년 〈멀리 간 동무〉, 〈상금 삼원야〉, 〈의혹의 흑모〉, 〈악부자〉, 〈정현수(鄭賢洙)〉를 발표했다. 그해 12월 아버지가 일본 규슈제국대학병원에서 사망했다.
1936년 단편 〈학사〉, 〈식인(食因)〉, 〈어느 전원의 풍경〉을 발표하였는데, 〈식인〉은 나중에 〈호도(糊塗)〉로 개작했다.
1937년 꽁트 〈가지말게〉를 발표하고, 1938년 〈광인수기(狂人手記)〉, 〈소독부(小毒婦)〉, 〈일여인〉을 발표했다.
1939년 단편 〈혼명(昏冥)에서〉를 발표하고, 5월 말경 위장병으로 경성제국대학병원에 입원하여 6월 23일에 세상을 떠났다.
그해 11월 유작인 중편 〈아름다운 노을〉이 《여성지》에 3회 분재(分載)되었다.
대표작으로는 전기 외에 〈낙오〉, 〈정현수〉, 〈정조원〉, 〈호도〉, 〈광인수기〉, 〈소독부〉, 〈채색교〉, 〈혼명에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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