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주정뱅이 NPC로 살아남는 법 5
2024년 08월 1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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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72195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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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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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술 갖고 와!”
하필이면, 술주정뱅이 캐릭터에 말이다.
뿐만이랴. 이 NPC는 첫 번째 메인스토리에서 희생당하는 운명.
나는 실종을 막기 위해 이 게임의 주인공, 용사에게 빌붙기로 했다.
더불어.
“자자, 이 누나가 이 기회에 제대로 알려준다.”
잘생긴 얼굴에,
“가슴이 미칠 듯이 화났잖아!”
조각한 듯 완벽한 몸매에,
“#댕댕남?”
어쩐지 순진해 보이는 용사로, 묵혀 두었던 내 로망도 실현해 보고 말이야.
17. 만남을 위한 준비
18. 같은 뜻
19. 재회와 복수
20. 재회와 이별과 사랑
이안이 눈을 데구루루 굴렸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날 수는 없었다. 애초에 그녀를 주시하라는 신의 계시를 받은 후부터, 매일같이 그녀를 찾아다녔다. 그런 와중에 새로운 계시까지 내려왔으니, 그녀를 계속 옆에 두어야 했다.
하지만 무슨 수로? 사실 자기 눈엔 신의 계시라는 것이 보이는데, 그 계시에 따라 만나러 왔다고 말하면, 그녀가 믿을까?
절대 그럴 리 없다. 다른 이도 아니고 진짜로 미친 여자에게 미친 남자 취급을 받고 싶지는 않았다. 이안은 계속 머리를 굴렸다. 그 모습이 답답했는지 멜리사의 인상이 구겨졌다. 이윽고 그녀의 입이 슬쩍 열리는, 그때였다.
“여자, 여자가.”
“네?”
“모르는, 여자가 자꾸 쫓아와서.”
이거다.
마땅한 답을 찾은 이안이 금세 표정을 갈무리했다.
“너와 함께 다닌 이후로, 처음 보는 여자들이 말을 걸기 시작했다.”
“어쩌라…… 네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자꾸 누가 따라오는 기분이 들더군.”
이안은 눈을 내리깔며 말을 이었다. 거짓말은 아니었지만, 그것이 멜리사를 찾아온 이유는 아니었기에 양심이 조금 찔린 탓이다.
“누가 날 감시한다는 건 썩 좋은 기분은 아니더군. 하지만 일반인을, 그것도 여자를 위협할 수는 없으니까.”
“…….”
“그래서 네 도움이 필요하단 거다.”
멜리사는 눈을 깜빡였다.
그녀가 자주 읽던 소설과 웹툰에 자주 등장했던 장면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우리는 계약으로 맺어진 관계다.>
<일 년. 서로의 이득을 위해 맺어진 계약은 일 년이었다.>
<조항 첫 번째. 사랑하지 않을 것.>
떠오르는 무수한, ‘그’ 내용의 문장들이 머릿속을 떠다녔지만 멜리사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저 또라이 용사는 북부대공 롤이라기엔 너무 어리벙벙했고, 황태자 롤이라기엔 찬란한 금발도, 능글맞은 성격도 아니었으며, 소꿉친구 롤이라기엔 이제 겨우 두 번째 만남이었으니까.
그나마 얼굴이 장점이긴 하지만, 그건 남주라면 필수로 갖추어야 할 디폴트값이 아닌가.
시답잖은 생각을 멈춘 멜리사는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얼굴로 물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일에 제가 어떤 도움이 될지 잘 모르겠는데요…….”
멜리사를 바라보는 이안이 낮은 한숨을 뱉었다. 그게 꼭 ‘그것도 못 알아먹냐.’라는 의미 같아서 멜리사는 울컥했지만, 그래도 혼자 지레짐작해서 민망한 상황이 오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저 용사는…….
“너는 먼저 나와 존맛탱 술집에 가면 된다.”
여자 보기를 돌같이 하기로 유명한 남자이고.
“무조건 옆에서 걷고, 필요하다면 약간의 접촉까지는 하는 걸로.”
아무리 예쁜 여자가 저돌적인 대시를 해도 무시로 일관한다고 했으며.
“축제 내내 그렇게 거리를 같이 걸으면 되겠지. 일종의…….”
자신을 따라다니는 여자를 곤혹스러워할 만큼 섬세한 성정을 가진 남자도 아닌…….
“연인 행세, 뭐 비슷한 걸 하면 된다.”
젠장.
끝없이 부정했지만, 멜리사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이안의 말이 증명해 주고 말았다.
작가정보
저자(글) 내이말
내이말
ban_9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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