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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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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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주인공이 기차 안에서 한 여학생에게 반해, 그 여학생에게 눈길을 주는 또 다른 사내와 기싸움을 하는 이야기이다.
나는 차 꽁무니로 해서 차 안에 막 들어서자 바로 문간에서 멀지 아니한 곳에 보얗게 선선하게 차린 여학생 하나에 선뜻 눈이 띄었다.
그가 썩 미인인 것도 아니요, 또 여학생이 아닌 다른 여자가 그 찻간에 타지 아니한 것도 아니었지만, ‘여학생’ 하면 웬일인지 시선과 귀가 이상하여지는 오늘날 우리 사회─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더욱이 시골─이라 그런지 나에게 역시 그가 산뜻하게 눈에 띄었고, 또 그 찻간에 탄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호기심에서 우러나지 아니한다 할 수 없었다. ─ 〈세 길로〉 본문 중에서
나는 그 여학생을 바라보았다.
그는 나를 마주 보다가 먼저 시선을 돌렸다.
내 마음에는 그 시선이 퍽 차진 것 같고 도리어 그 사내에게로 향하는 시선이 따스한 듯하였다. ─ 〈세 길로〉 본문 중에서
채만식의 생애와 작품
〈세 길로〉는 1924년 12월 《조선문단》에 발표된 채만식의 단편소설이다.
나는 차 꽁무니로 해서 차 안에 막 들어서자 바로 문간에서 멀지 아니한 곳에 보얗게 선선하게 차린 여학생 하나에 선뜻 눈이 띄었다.
그가 썩 미인인 것도 아니요, 또 여학생이 아닌 다른 여자가 그 찻간에 타지 아니한 것도 아니었지만, ‘여학생’ 하면 웬일인지 시선과 귀가 이상하여지는 오늘날 우리 사회─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더욱이 시골─이라 그런지 나에게 역시 그가 산뜻하게 눈에 띄었고, 또 그 찻간에 탄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호기심에서 우러나지 아니한다 할 수 없었다. ─ 본문 중에서
그는 적삼도 희고 치마도 희고 속옷도 희고 무릎까지 올라온 양말도 희고 분 바른 얼굴도 희고, 다만 뾰족한 뒷굽 높은 구두와 맵시 있게 늘쩡늘쩡 땋아내린 탐스러운 머리채만이 새까맸었다.
말하자면 시골 사람 말짝으로 ‘부자집 맏며느리감’이었었다. ─ 본문 중에서
나는 그 여학생을 바라보았다.
그는 나를 마주 보다가 먼저 시선을 돌렸다.
내 마음에는 그 시선이 퍽 차진 것 같고 도리어 그 사내에게로 향하는 시선이 따스한 듯하였다. ─ 본문 중에서
북 트레일러
작가정보
저자(글) 채만식
채만식(蔡萬植, 1902~1950)
본관은 평강(平康)이며 호는 백릉(白菱), 채옹(采翁)이다.
일제강점기와 대한민국의 소설가, 극작가, 문학평론가, 수필가이다.
1924년 《조선문단》에 단편 〈새길로〉를 발표하며 등단하였다.
1934년 발표한 단편 〈레디메이드 인생〉은 대학교까지 공부하였지만 학력에 맞는 직업을 찾지 못한 지식인 실직자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그리고 있는 대표작 중 하나이다.
1936년부터는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기자직을 버리고 본격적인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1938년 역설적인 풍자 기법이 돋보이는 〈태평천하〉와 1930년대의 부조리한 사회상을 바라보는 냉소적 시선에 통속성이 가미된 장편소설 《탁류》를 발표했다.
1939년에는 완전한 통속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는 《금의 정열》을 발표했다.
1943년에는 《어머니》를 조선총독부의 검열 때문에 《여자의 일생》으로 고쳐서 발표했다.
일제강점기 말기에 발표한 《아름다운 새벽》(1942), 《여인전기》(1945)는 일제에 부역한 친일 소설이다.
광복 후 자전적 성격의 단편 〈민족의 죄인〉(1947)을 통해 자신의 친일 행위를 고백하고 변명했으며, 이 때문에 자신의 친일 행적을 최초로 인정한 작가로 불린다.
1950년 한국 전쟁 발발 직전 49세의 나이에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대표작으로는 단편 〈새길로〉, 〈사라지는 그림자〉, 〈레디메이드 인생〉, 〈치숙(痴叔)〉, 〈쑥국새〉, 〈패배자의 무덤〉, 〈맹순사〉, 〈미스터 방(方)〉, 〈처자〉 등이 있다.
중편으로는 《태평천하》, 장편은 《인형의 집을 나와서》(1933), 《탁류(濁流)》(1937), 《금(金)의 정열》(1939), 《냉동어(冷凍魚)》(1940) 등이 있으며 자신의 친일 행위를 고백한 《민족의 죄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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