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볕

김유정 지음

한국저작권위원회 2014년 09월 3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출전: 여성11(1937.2)
우람스레 생긴 덕순이는 바른팔로 왼편 소맷자락을 끌어다 콧등의 땀방울을 훑고는 통안네거리에 와 다리를 딱 멈추었다. 더위에 익어 얼굴이 벌거니 사방을 둘러본다. 중복 허리의 뜨거운 땡볕이라 길 가는 사람은 저편 처마 밑으로만 배앵뱅 돌고 있다. 지면은 번들번들히 달아 자동차가 지날 적마다 숨이 탁 막힐 만치 무더운 먼지를 풍겨 놓는 것이다. 덕순이는 아무리 참아 보아도 자기가 길을 물어 좋을 만치 그렇게 여유 있는 얼굴이 보이지 않음을 알자, 소맷자락으로 또 한번 땀을 훑어 본다. 그리고 거북한 표정으로 벙벙히 섰다. 때마침 옆으로 지나는 어린 깍쟁이에게 공손히 손짓을 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유정

(1908년 ~ 1937년)
한국 일제 강점기의 소설가.
소설 <소낙비>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왕성한 창작활동을 했으나 30세라는 나이에 요절했다.
대표작으로 「동백꽃」, 「봄봄」 등이 있다.

낭독 김이선

대한민국의 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