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 오브 초이시스

김다윗 지음

도그 이어 2024년 01월 17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부유한 양부모에게 입양되어 이탈리아에서 성장한 지인. 모종의 사건 이후 비밀의 무게를 견디기 힘들어, 가족을 떠나 홀로 한국행을 택한다.

한국에서 배우로 활동한 지 4년 차. 화보 촬영을 위해 방문했던 태국 방콕에서 한 남자가 접근해 오고, 지인은 이례적으로 그의 유혹을 받아들인다. 하룻밤 상대일 뿐인 그의 표정과 눈빛이 왠지 계속 마음에 걸리지만, 지인은 늘 그래왔듯 감정의 동요를 모르는 척한 채 서울로 돌아간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하게 그와 다시 마주치는 지인.

“나도 막무가내로 밀어붙일 때 있어요. 정지인 씨가 날 안 싫어했으면 해서 얌전한 척하는 거지.”

능란해 보였던 첫인상만이 그의 전부가 아니었다. 지인의 마음에 들기 위해 정성을 쏟는 그에게 점점 지인은 마음이 기운다.
하지만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과거의 무언가를 떠올리게 만드는 그. 방콕에서 보낸 밤이 우리의 첫 만남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인연일까, 악연일까.

때로는 지혜롭지 못한 선택을 하기도 하지만 변화하고자 하는 사람들. 그들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




※SM물이 아닙니다. 초반에 잠깐 설명이 나올 뿐, 가학/피학의 SM 관계, 지배/복종을 기반으로 한 DS 관계를 맺지 않습니다.





■짧은 발췌
“이한 씨는... 처음부터 날 알아본 거죠?”
“......”
“그런데 왜... 말 안 했어요. 먼저 아는 척해줬으면 나도...”
바로 알아봤을 텐데. 라는 말은 삼켜버렸다. 왠지 그를 탓하는 말처럼 들리는 것 같아서.
벽을 두드리던 발짓을 그만둔 그가 고개를 푹 떨어뜨렸다. 입술을 꽉 다문 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넓은 가슴팍이 크게 부풀었다 꺼졌다.
한참 만에 입을 연 그의 목소리는 꽉 잠겨 갈라져 있었다.
“아무리 봐도 정지인 씨는 기억 못 하는 것 같았고. 기억 못 하는 사람에게 과거 얘기를... 구구절절 들이밀 필요는 없으니까.”
“기억을 못 한 게 아니라, 그쪽... 이한 씨를 못 알아본 거예요.”
“......”
고개를 숙인 상태에서 그가 얼굴을 옆으로 돌려 나를 보았다.
“기억해요. 우리가 어떻게 만났고, 어떤 얘기를 했었고, 뭘... 했었는지.”
물기가 스민 것처럼 촉촉해 보이는 그의 눈이 나의 말을 듣는 동안 강하게 흔들렸다. 마른 입술을 꽉 깨물었다 잘근거리는 그의 얼굴에서 과거의 그를 발견해 보려 애쓰던 나는 조심스레 그의 팔을 당겼다.
“들어가서 얘기하죠. 여기는 좀...”
그는 말없이 나를 뒤따랐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다윗

청바지에 티셔츠. 들어본 적 없는 멜로디의 허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