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지정학

니콜라스 존 스파이크먼 지음

섬앤섬 2023년 11월 25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미국 세계전략의 출발점이자
미·중 패권경쟁의 미래를 이해하는 열쇠

“림랜드를 통제하는 자가 유라시아를 지배하고, 유라시아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의 운명을 통제한다.”

미래 아시아의 질서는 어떻게 구성될 것인가, 그리고 한국의 운명은 어떻게 결정될 것인가?
향후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한국은 어떠한 외교정책 노선을 선택해야 하는가?

지리는 한 국가의 정책 형성에서 가장 기본적인 결정 요소를 이룬다. 왜냐하면 지리는 가장 영속적이기 때문이다. 국가의 지리적 성격은 비교적 안정되어 있고 변할 수 없기 때문에, 지리적 열망 역시 수세기 동안 동일하다. 세계는 국가 간의 욕구가 갈등을 빚지 않는 행복한 상황에 아직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열망은 여전히 마찰의 근원이 된다. 정부와 왕조는 바뀌어도 역사를 통해 영속되는 수많은 투쟁의 근원은 ‘지리’에 있다.

목차

발간사 ·5
감사의 말씀 ·7
서문을 대신하여 ·11

Ⅰ 전쟁과 평화의 지리학 ·19
평화를 위한 대안적 길 ·23 / 지리와 외교정책 ·25 / 지정학과 안보 ·29

Ⅱ 세계와 지도 ·31
지도 제작과 문제점 ·34 / 투영법의 종류 ·36 / 선택된 세계 지도 ·44

Ⅲ 서반구의 위치 ·51
대외 정책의 고려 요소 ·56 / 지리적 위치와 힘의 세계적 분포 ·58 / 잠재적 힘의 분포 ·62 / 미국과 세계 ·70

Ⅳ 유라시아의 정치 지도 ·73
매킨더의 세계 ·77 / 하트랜드The Heartland ·81 / 림랜드The Rimland ·84 / 근해 대륙The Off-Shore Continents ·85 / 유라시아 정치의 역동성 ·86

Ⅴ 안보 전략 ·91
세계 전쟁 ·94 / 제2차 세계대전의 전략 패턴 ·98 / 유라시아 갈등 지역 ·103 / 미국의 대對유라시아 접근로 ·108 / 바람직한 미국의 외교정책 ·113

[해제]
1. 스파이크먼의 지정학과 그 영향 모준영 ·119
2. 마한, 매킨더, 스파이크먼의 고전 지정학 이론과 한반도 김연지 ·134
3.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과 한국의 지정학적 운명 오세정 ·149

책 속으로

우리는 오늘날 순전히 물리적 힘을 놓고 강대국들이 벌이고 있는 거대한 투쟁을 마주하고 있다. 강대국들은 세계 질서의 토대를 자신들의 아이디어와 원칙으로 확립하고자 경쟁하면서 수백만 톤의 강철과 화약, 수십억 달러의 돈과 엄청난 양
의 인간 에너지를 퍼붓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자명한 진실의 원칙이나 신성한 도덕적 가치만으로 우리가 열망하는 이미지의 세상을 구축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가 생존을 위해서도, 더 나은 세상의 창조를 위해서도 물리적 힘이 필수
불가결한 도구임은 명백하다. 하지만 우리 문명의 가장 근본적인 가치가 노골적인 힘의 행사로 완전히 파괴되는 것을 막으려는 바로 이 순간에, 국제 관계에서 힘의 본질에 대해 연구하고 우리나라가 가진 힘의 강점과 약점에 대해 분석하는 것은 비난이나 경멸의 대상이 될 것이다. 특히 자유주의자들과 자신들을 이상주의자라고 부르는 많은 사람들은 국제 사회에서 힘이라는 주제를 도덕적으로 반대해야만 하는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평화와 안보에 관한 연구를 할 때 민주
주의 문명의 이상을 다뤄야 하고, 힘이 작용하지 않는 더 나은 세계 질서의 비전만을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물리적 힘이 뒷받침하지 않는 정치적 이상과 비전은 생존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 서구 민주주의 국가들은 스스로의 힘이나 동맹국의 힘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면서 존재하고 보전하고 있다. 지난 2세기 동안 대영제국, 프랑스, 스칸
디나비아 국가 및 유럽의 일부 작은 국가들은 최상의 민주주의의 축복을 누렸다. 하지만 1940년 이후 노르웨이, 덴마크,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는 무자비한 독재자의 발밑에 놓였고, 영국에 생성된 폭탄 구덩이들과 건물 잔해들은 자유를 위한
투쟁의 기념물이 되었다. 작은 국가들은 아무런 힘도 갖고 있지 않았고, 영국과 프랑스는 그들의 힘을 증진시키는 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우리 문명 전체의 운명은 침입당한 러시아, 배수의 진을 치고 있는 대영 제국,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개입한 미국이 공동의 적을 무찌르는 데 필요한 무력 수단들을 얼마나 빠르게 증진시킬 수 있는지에 달려 있었다. 적국들은 엄청난 힘을 축적해, 천년을 바쳐 만들어 온 서구 문명의 의미와 자부심이라고 할 수 있는 모든 가치를 파괴하고자 했다. 오직 연합국 군대만이 적들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게 막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국제 사회에서 국가 안보란 힘을 가진 조직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음이 분명하다. 오늘날 국제 사회의 주요 특징은 주권국가의 독립성인데, 주권국가는 다른 국가와 관계에서 어떠한 우월한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기본 단위로 인
식된다. 비록 국가들이 해결해야 할 특정한 문제를 다루기 위해 국제기구들이 설립되었고, 국가들은 서로에 대한 행동을 통제하는 일련의 규칙들에 합의했지만, 각 국가의 안보에 대한 최종 책임은 여전히 개별 국가에게 있다.

출판사 서평

대학 시절 강의 시간에 처음 들었던 니콜라스 존 스파이크먼 교수의 《평화의 지정학》을 30년 만에 한국어판으로 만나 그야말로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유고집의 형태로 세상에 나온 것으로 치면 76년 째였지만, 대작은 아직도 현실에 대한 적실성을 잃지 않고 있었다. 언론인으로서, 청년들과 한반도 문제를 소통하기 위해 학창시절 모은 국제정치학 교과서와 노트를 다시 들추고 있던 필자에겐 더더욱 큰 선물이었다. 그 속에는 지금 현재 최고의 국제정치학자로 꼽히는 존 미어 샤이머 교수가 ‘역외균형Off-Shore Balancing’이라고 부른 미국 헤게모니 정책의 핵심 개념이 이미 들어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아시아와 유럽, 중동에 집중된 미국의 대외정책의 근원도 찾을 수 있었고, 미중 패권경쟁의 미래도 담겨 있었다. 20세기 초 미국의 정치가들이 아시아와 유럽의 림랜드가 미국 국가안보의 핵심이라는 스파이크만 교수의 경고를 미리 깨달았다면, 한반도의 일제 강점도 없었을지 모른다는 아쉬움도 밀려왔다.
- 신석호 (동아일보 디지털뉴스팀장·북한학 박사)

작가정보

저자(글) 니콜라스 존 스파이크먼

스파이크먼Nicholas J. Spykman(1893-1944)은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났다. 그는 아동문학가인 엘리자베스 초우트Elizabeth Choate와 결혼했고, 49세에 암으로 사망했다. 1916년부터 1920년까지 중동과 극동에서 특파원으로 활동했던 그는 그 과정에서 현대 전쟁의 세계적 특성을 직접 목격했다. 1차 세계전쟁 중 조국 네덜란드가 파괴되는 것보다 유럽인으로서 사랑했던 문명이 해체되는 것에 대해 더 커다란 충격을 받았던 그는 1920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 후 버클리대학교에서 사회학을 전공으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했는데, 그의 학위 논문은 〈게오르그 짐멜의 사회이론Social Theory of Georg Simmel〉으로 사회학자 짐멜의 사상을 연구한 것이었다. 졸업 후 모교에서 정치학과 사회학을 가르쳤고, 1925년 예일대로 자리를 옮겼으며, 1928년 정교수가 되었다. 그는 예일대에서 국제관계학과 학과장이 되었고 본서의 서문을 쓴 프레드릭 셔우드 던Frederick Sherwood Dunn이 언급한 바와 같이 예일대 국제문제연구소YIIS(Yale Institute of International Studies)를 설립했으며, 그곳에서 지리와 지정학을 강조하는 국제관계에 대한 학제 간 연구 방법을 발전시켰다.